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3. 3. 6.


윈터 큐브에 이어서 나온 스프링 큐브는 안에 딸기가 들어있다. 한국에서 봄 하면 딸기, 너무 흔한 만남이라 또 딸기야라는 생각부터 들지만 한 입 먹는 순간 내가 선입견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민트향이 시간차를 두고 밀려 오는데, 봄의 산뜻함이 절로 생각나게 만든다. 딸기가 아니라 민트가 핵심이라니, 그것도 한국에서!


지난 발렌타인 데이에 이어서 이번에는 정체 불명의 화이트 데이를 겨냥한 퓨어 러브는 코코넛향이 순수하게 느껴진다. 계속 반복되는 이야기이지만 페이스트리 셰프의 향을 다루는 실력은 이번에도 유효하다. 오히려 지난 로맨스 케이크보다 더욱 향이 선명하다. 거기에 더해 살짝 씹히는 코코넛의 질감이 아주 경쾌하다. 


무엇보다 이번에 새로 나온 메뉴의 백미는 바로 헤이즐넛 파리 브레스트이다. 그동안 새로 온 세프의 창작물들이 너무 달지 않아 아쉽다고 했었는데, 아주 제대로 단맛을 느낄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한 견과류의 고소함까지, 너무 달고 고소해서 - 당연히 이게 단점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 오히려 놀라웠다. 이게 놀랄 일은 아닌데 워낙 한국에서 "달지 않아서 좋아요." 가 극찬의 표현이니 놀라울 뿐이다. 게다가 서걱거리는 슈의 질감과 함께 크림의 crunchy 질감까지 씹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드디어 새로 셰프가 온지 1년만에 제대로 된 라인을 보여주는 것인가?


이런 결과물들을 만나니 한 가지 아쉬움이 여전히 눈에 띄는데 바로 짝이 잘 맞는 음료였다. 커피보다 홍차가 그리운데 한국에서 이와 잘맞는 홍차를 만나기는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쓰거나 떫거나 같은 이유로 거부감이 큰 분위기에 기껏 인기 있는 것들은 가향차가 대부분, 그게 아니라면 현미 녹차정도? 물론 이는 반대의 상황을 만나기도 한다. 차가 괜찮다면 같이 곁들일 음식의 결과물이 형편 없는 그런 상황말이다.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에서 홍차의 선택지가 다양하지는 않아도 몇 가지가 있긴 하나 커피에 비하면 그 결과물이 아쉬울 때가 많다. 특히 이번에 나온 파리 브레스트와는 당장 짝이 잘 맞는 홍차가 얼른 떠오르지 않았는데, 이게 단순히 누구 하나의 잘못이라기 보다 현실적인 여건들이 서로 맞물린 상황이어서 계속 아쉬움을 가져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