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18. 6. 21.

BOCCALINO at FOUR SEASONS HOTEL SEOUL - 포시즌스 호텔 서울 보칼리노 2018년 4월 신메뉴


포시즌스 호텔 서울 보칼리노는 호텔 내 다른 다이닝과 마찬가지로 1년에 두 번 메뉴가 바뀌는데, 2018년 4월에 바뀐 새 메뉴에 대해서 조금 늦었지만 글 올린다.






공교롭게도 새 메뉴를 맛 보기 위해서 방문한 날이 모두 다 점심때였다. 그래서 쇼 플레이트가 디너와는 다르다.






게다가 이 날은 차량을 이용해 가서 와인을 마실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탄산수와 함께 메뉴를 맛 보았는데, 맹물보다는 낫지만 확실히 와인 부재가 컸었다. 굳이 파인 다이닝의 수익을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음식을 즐기는데 있어서 주류와 함께 하는 것과 함께 하지 않는 것은 그 차이가 크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메뉴는 바뀌었는데 함께 제공되는 빵은 보칼리노 오픈 이후 한 번도 바뀐적이 없다는 것이다. 어쩌다 한 번 오는 경우라면 몰라도 자주 이용하는 사람에게 이 치아바타는 지겨운 측면이 있다. 빵 종류가 다 그렇지만 잘 만들기가 쉽지만은 않은데, 보칼리노의 치아바타도 완성도가 기복이 좀 심한 경우도 있기에 그 지겨움은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진다.










아뮤즈 부쉬도 바뀌었는데 감자의 단맛이 아슬아슬하게 강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어서 아쉽다.






Terrina di Polpo

Octopus Terrine, Cubed Potatoes, Baby Romaine, Green Sauce


처음 맛 본 메뉴는 Mediterraneo 였는데 4코스 메뉴이다. 처음 나온 전채는 문어 테린이었는데, 부드러운 질감의 문어가 마음에 들었다. 항상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서 이야기 하지만 해산물류의 경우 쫄깃하다라고 흔히 표현하는 그런 질감이 느껴진다면 과조리 된 것이다. 














Tortello

Tortello, Scamorza, Marinated Mackerel, Tomato Broth


셰프 치로가 보칼리노에 온 이후 새로 선보이는 메뉴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 파스타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지 한국인들에게 알려주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토르텔로를 선보였다. 메뉴명을 보았을 때 고등어가 있음을 보고 이 메뉴는 한국인들에게 호불호가 선명하게 나뉠 것이라 예상했는데, 나중에 문의해보니 역시나 거부감이 좀 큰 듯하다. 한국인들 기호에 맞춘 것일까, 고등어 향이 강하게 날 것이라 예상했었는데 생각보다 향이 강하지는 않다. 토르텔로의 씹히는 질감이 즐겁고 고등어의 신맛도 상큼하게 다가오며, 조금은 강한 단맛이 살짝 거슬리긴 하지만 신맛과 감칠맛의 토마토 브로스와의 조합이 산뜻하게 다가온다. 빨강과 노랑의 색 조합도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있다. 지중해를 가본 적이 없지만 지중해를 보았을 때 느껴지는 것들을 음식으로 나타낸듯 하다.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나는 지중해를 가 본 적이 없으니 지중해보다 봄과 새로운 출발을 느꼈다.)














Spigola Arrostita

Pan - Seared Sea Bass, Cucumber, Seaweed, Lemon curd, Sea Water Soup


메인 메뉴는 등심과 농어 중 선택 가능했는데 당연히 나는 농어를 선택했다. 메뉴명을 보았을 때 역시 앞서 전채와 마찬가지로 이 메뉴도 호불호가 많이 나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유는 바로 오이 때문이다. 한글로 표기된 메뉴에는 오이가 들어간다는 내용이 없었고, 만약 서버가 미리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메뉴가 나왔을 때 당황할 고객이 많을 것이라 예상하는데, - 실제로 네이버에 검색해보면 오이가 나와서 당황했다는 후기가 있다. - 그런 부분은 미리 공지하는 것이 좋겠다. 

한국에서 생선 요리를 맛 볼 경우 만나게 되는 당혹감 중 하나는 과조리가 많다는 것인데, 날 것인 회를 먹는 사람들이 생선을 부드럽게 구웠을 경우 덜 익혔다고 항의하는 경우를 워낙 많이 봐서 업장측에서 일부러 과조리를 하는 경우도 있고, 재료의 특성이나 왜 그렇게 조리를 하는지 모르고 요리 하는 경우도 있다. - 이번에 나온 모 프로그램의 생선 구이 요리를 보라, 그런 일이 파인 다이닝에서도 안 일어난다는 보장이 없다 한국에서는 - 셰프 치로가 처음 왔던 작년까지만 해도 셰프의 의도를 따라주지 못하는지 종종 과조리된 경우를 많이 봤었는데, 그동안 주방진의 교체가 있었는지, 또는 교육이 이뤄졌는지 모르지만 이번에는 과조리 되지는 않았었다.

쉽게 잘 부숴지고 조금은 퍽퍽하다라고 느껴질 수 있는 흰 살 생선의 특성상 함께 제공된 해초 소스가 그런 단점들을 보완해주는데, 그와 함께 곁들이는 레몬 커드의 신맛이 맛의 균형을 아주 잘 잡아주고 있다. 오이의 향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전채에서부터 메인 메뉴까지 지중해라는 메뉴명을 아주 잘 보여주는 코스였었다.


간혹 시각적인 요소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맛은 정작 메뉴명과 어울리지 못한 코스 요리를 많이 봤었는데, 이번 요리는 메뉴명에 걸맞는 메뉴여서 반가웠었다. 셰프가 보여주고자 한 맛을 재료부터 해서 조리의 결과물, 그리고 시각적인 요소까지 모두 계산해서 나온 결과물은 어느 하나 흠잡을 것이 없었다. 단지 아쉬움이 있다면 어울리는 와인과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Babbá

Babbá al Limoncello, Basil, Raspberry


디저트도 그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던 보칼리노에서 새로 바뀐 메뉴이다. 디저트 자체의 완성도는 좋은 편이었다. 부드러운 질감, 단맛과 신맛의 균형은 딱히 흠 잡을 것이 없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바바 위에 올려진 캔디인데, 예상은 쉽게 부숴지는 질감이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쫄깃한 질감이었다. 조리 실수 같지는 않고, 아마도 보관 과정에서 습도 조절이 안되어 생긴 결과물 같았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그런 측면이 있었다. 앞서 디저트와 관련해서 다른 글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한국에 현재 보급된 대부분의 쇼 케이스들은 습도 조절이 원활치 않아서 시간이 지날 수록 디저트의 질감 변화가 눈에 띄는 경우가 있다. 또 한편으로 다른 아쉬움은 디저트와 메뉴 구성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부분이다. 디저트로써 역할은 충실했지만 메뉴 구성에 있어서는 이질감이 느껴진다고 할까? 새로 바뀐 디저트 메뉴를 보았을 때 그나마 바바가 잘 어울리기는 하지만 끝 마무리로 아쉬움은 있다.






에스프레소는 여전히 아쉬움이 있지만 이 정도 온도와 맛이라면 지난 번보다는 한결 나아진 측면이 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커피 한 잔이 무료가 아닌가! 오히려 감사해야 하나? 다만 제공되는 프티 푸르가 나올 때도 있고, 안 나올 때도 있다는 것인데 사소한 것 같겠지만 이런 서비스의 아쉬움은 조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다른 메뉴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 하고 한꺼번에 정리해서 말미에 다시 이야기 하고 다른 메뉴에 대해서 살펴보자.






지난 번보다 상태가 좀 더 괜찮았던 치아바타이다.






Battuta di Manzo

Hanwoo Beef Tartare, Poached Quail Egg, Parmesan Cracker, Mustard Leaves, Balsamic Vinegar



이번에는 Autentico 메뉴를 시켰었는데 5 코스 메뉴이다. 














Zuppa di Asparagi

Asparagus Soup, Goat Cheese Dumpling, Fennel Seed


스프만 맛을 보자면 조금 밋밋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염소 치즈와 함께 먹으면 입안에서 폭발한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강렬한 짠맛과 감칠맛이 flavor를 풍부하게 한다. 아스파라거스의 향과 염소 치즈의 향이 처음인 사람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다.






Fusilli con Ragout di Manzo

Fusilli, Hanwoo Beef, Ragout, Horseradish, Parmesan Sauce



푸실리와 라구 소스는 한국에서도 워낙 많이 만나볼 수 있다보니 평범하지 않나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재료명만 보더라도 어떤 맛이 느껴질지 충분히 예측 가능한데, 앞서 전채에서부터 해서 수프와 파스타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폭발적인 감칠맛이 사실 하나 하나 놓고 보면 입이 즐거우나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조금 단조로운 측면이 있다. 메뉴명에 걸맞게 어떻게 보면 고전적인 구성이라고 볼 수 있는데, 게다가 와인이라도 같이 곁들였다면 그런 단조로움이나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많은 사람들은 와인을 잘 주문하지 않으니 그런 지루함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서양 요리에서 와인은 떼놓을 수 없다. 










Tagliata di Manzo

Hanwoo Beef Sirloin, Tomato Pappa, Ricotta Croquette, Anchovy Sauce


지난번에 농어를 맛 보았으니 이번에는 등심을 선택했었는데, 계속해서 감칠맛을 강하게 느끼다보니 이때쯤 정말 지루했었다. 하지만 이는 내가 와인과 함께 맛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불만은 없다. 






Semifreddo alla Vaniglia

Vanilla Semifreddo, Candied Peach, Olive Oil Cookie, Pistachio Ice Cream



그동안 바뀌지 않았던 디저트 메뉴를 생각해보면 이번에 새로 다 바뀐 디저트 메뉴들은 모양새부터 해서 맛의 구성까지 모두 디저트의 정석을 잘 보여줘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과일도 생과일을 올리지 않고 한 번의 조리를 거쳐서 올렸기에 부드러운 질감의 디저트와도 잘 어울린다.






Mozzarella Caprese 2.0

Buffalo Mozzarella, Tomato, Mozzarella Foam, Bread Chip, Basil Pesto



이 메뉴는 단품으로 선택 가능한 전채인데 이름부터 눈길이 간다. 기존의 카프레제와는 다르게 내놓았는데, 국산 토마토의 아쉬움인 단맛의 강세가 여기에서도 느껴지지만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그러고보면 보칼리노에서는 나름대로 고르고 골라 토마토가 가지는 짠맛과 감칠맛 신맛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것들로 선택한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이 카프레제에서도 나름대로 조리를 거쳐서 다른 맛들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내놓았다. 바삭한 질감의 칩과 대조적인 측면에서도 즐거운데, 무엇보다 플레이팅이 2.0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소 독특함이 눈길을 끈다. 






Cannoli con Ricotta

Cannoli, Soft Ricotta Cheese, Chamomile Pear, Chocolate Sorbet


추가로 새로 나온 디저트 메뉴도 맛 보았는데 먼저 카놀리의 경우 맛의 차원에서는 딱히 흠잡을 것이 없었지만, 질감 차원에서 바삭함을 넘어 다소 딱딱함이 아쉬웠었다.





Millefoglie alle Mandorle

Almond Cream, Cherry, Port Wine Ice Cream


밀푀유의 경우 체리의 신맛이 맛의 차원에서 균형을 잘 이뤄 좋았고, 질감 자체도 크게 흠 잡을 것은 없었지만 역시나 습도 조절의 문제인 건조함이 아쉬웠었다.

정리하자면 새로 바뀐 디저트들은 기본적인 맛의 구성 즉 단맛과 신맛의 조화가 잘 어우러져 있었고, 국산 쇼케이스의 고질적인 문제인 습도 조절에 있어서 아쉬움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질감의 부드러움은 잘 보여주고 있다. 보칼리노의 새로 나온 메뉴들도 셰프가 보여주고 싶어한 맛을 메뉴명과 어울리게 제대로 보여주고 있고 동시에 시각적인 차원에서도 난잡하거나 복잡하지 않게, 간결하면서 포인트를 잘 잡아서 보여주고 있어서 무척 마음에 든다. 

하지만 보칼리노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할까? 여전히 응대와 접객 차원에서 아쉬움이 많은데, 국내 대부분의 파인 다이닝이 그렇듯 계속해서 일어나는 직원 교체에 따른 문제라 이게 단순하지는 않다. 중간 관리자급 이상의 직원들의 응대는 해외 유명 파인 다이닝과 비교해봐도 좋으면 좋았지 나쁜 편은 아니다. 게다가 눈에도 띄지만 직원 수가 예전에 비하면 많이 줄었다. 그러다보니 원활한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하게 이해하고 이런 상황을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방진의 교체도 잦은지는 모르지만 예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지긴 했어도 손님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 음식이 나오는 간격은 여전히 긴 편이다. 애써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 부분도 개선해야 한다. 미슐랭 별을 떠나서 파인 다이닝이라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상황들이 종종 있는데, 오픈 이후 그 빈도는 줄어들었다고 해도 여전히 그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면 업장 측에서는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한다. 새로 메뉴들이 바뀌면서 맛의 차원에서 변화가 일어났듯이 서비스도 대대적인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