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0. 8. 30.

 


직구의 매력은 무엇일까? 사실 국내 매장 가격을 생각하면 꽤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이라 할 수 있지만 나는 그것보다 국내 매장에선 만나기 힘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매치스 패션은 아쉬운 직구 사이트이다. 빠른 배송, 깔끔한 포장, 관세 및 부가세를 포함해도 매우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장 큰 단점은 다른 직구 사이트에 비해 상품 가짓수가 적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작년에 새로운 상품이 입고되었길래 마침 할인 코드를 하나 받은 것이 있어서 얼른 구입하였다.






품번은 사진을 참고하기 바란다. 모니터에서 보이는 색상이 비슷할 경우 품번을 확인하면 같은 제품을 다시 구입하는 경우가 생기지 않는다.


























회색 계통의 색상은 예전에도 몇 번 제품으로 출시된 적이 있는데, 밑창까지 같은 색상으로 나온 제품은 처음인 것 같아서 구입하였다. 눈에 얼른 띄는 색상도 좋지만 이런 무난한 느낌의 색상도 하나 갖고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전에도 이야기 했었지만 메종 마르지엘라 스니커즈는 매 시즌마다 하나 이상씩 구입하지만 거의 신어본 적이 없다.






신발 전문 브랜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발을 신었을 때 그렇게 불편하지 않아서 나는 메종 마르지엘라 스니커즈를 좋아한다.










반응이 좋아서 그런지 올해에도 - 이 신발은 작년에 출시했었다. - 비슷한 색상의 스니커즈가 출시되었는데 색상이 조금 다르다. 

2020. 8. 26.

 


1년만에 다시 찾은 섬머 팰리스는 여전히 미슐랭 별 하나를 유지하고 있었다. 내 블로그를 꾸준하게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미슐랭 별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별이 있든 없든 요리가 맛있다면 그것으로 난 충분히 만족한다.





섬머 팰리스는 목적지로 삼을만한 곳인가? 나는 당연히 그렇다라고 생각한다. 딤섬만 놓고 봐도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곳이다. 섬머 팰리스의 딤섬들은 질감 대조가 무척 흥미로운 곳이다. 거의 모든 딤섬들이 부드러움과 바삭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데, 어떤 재료를 넣느냐 또는 어떤 방식으로 조리했냐에 따라 고전적인 딤섬이라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내놓고 있다.






해외에 나간 경우 가급적 보이차 대신 다른 차를 주문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나 습관적으로 무심코 보이차를 주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Winter Dim Sum

Steamed Chicken Roll with Fish Maw and Preserved Pork Sausage

아쉽게도 대부분의 딤섬 메뉴들은 작년에 방문했을 때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는데, 대신 계절별 메뉴가 - 섬머 팰리스는 작년부터 계절별로 네 가지의 특별 딤섬을 주문할 수 있다. 2020년 1월에 방문하였을 때 겨울 딤섬을 주문할 수 있었다. - 조금 바뀌어 있었다.

이 딤섬은 재작년에 방문했을 때 먹었던 딤섬과 거의 비슷한데 차이점은 광동식 소시지가 들어갔다는 것이다. 부드럽게 씹히는 닭고기와 탱글거리는 생선 부레, 약간의 탄력이 느껴지는 광동식 소시지의 질감들이 리듬감을 느낄 수 있고, 중립적인 닭고기와 짠맛과 감칠맛에 초점을 둔 광동식 소시지, 생선 부레의 고소함이 입안에서 한데 어우러지는 것이 무척 맛있다. 작년에 이 메뉴가 없어져서 아쉬웠었는데 올해 다시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내년에도 다시 먹을 수 있을까?






Winter Dim Sum

Steamed Bean Curd with Dried Seafood






Winter Dim Sum

Baked Eel Tarts with Mushroom

최근 몇년간 싱가포를 매년 1월에만 가니 다른 계절 메뉴들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겨울 메뉴만 놓고 보면 섬머 팰리스는 해산물이 들어가는 딤섬을 무척 잘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해산물이 갖고 있는 감칠맛과 탱글거리는 - 과조리 되어서가 아닌 - 질감을 잘 살려서 같은 메뉴를 또다시 먹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Chilled Osmanthus Pudding with Wolfberries

광동식 레스토랑에 갔으니 국내에서는 먹기 힘든 따뜻한, 단 것 같은데 달지 않은, 텁텁한 느낌을 주는 그런 디저트류를 먹는 것이 좋겠지만 더운 싱가포르의 날씨를 생각하면 보이차와 마찬가지로 무심코 차가운 디저트를 주문하게 된다. 

이런 차가운 디저트를 좀 더 선호하게 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전통 디저트에 비해 좀 더 단맛과 신맛을 느낄 수 있고 질감 역시 서양식 디저트처럼 부드러움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최고의 디저트는 따뜻한 아몬드 수프라고 생각한다.

2020. 8. 24.


몽클레르 스니커즈를 오랜만에 구입하였다. 6년전에 구입했었던 '모나코' 스니커즈는 흰색에 아주 깔끔한 디자인이어서 지금도 종종 신는 편인데, 이후 '뉴 모나코' 로 모델이 바뀌면서 구입을 하지 않다가 마침 눈에 띄어서 구입한 것이다.






품번은 사진을 참고하기 바란다. 매치스 패션에서 마침 세일 할 때라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QR 코드를 이용해서 쉽게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모나코' 스니커즈를 구입한 이후 한동안 구입 안 했던 가장 큰 이유는 '뉴 모나코' 의 경우 미드솔의 높이가 너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저 정도 높이는 신발이 전체적으로 둔탁하게 보여서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입한 이유는 신발 색상이 정말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드솔의 높이가 여전히 마음에 걸려서 그런지 아직까지 구입 이후 한 번도 신지 않았다.














 




몽클레르 역시 신발 전문 브랜드는 아니어서 신고 걸을 때 발바닥에 전해지는 충격이 잘 느껴지는 편이라 오래 신고 다니다 보면 발이 피로해진다. 사실 이런 브랜드들의 신발들은 바깥에서 오래 걸을 때 신으라고 만든 것은 아니어서 국내에서 실내에서만 신을 일이 잘 없는 나로서는 미드솔 높이 이유를 차치하더라도 선뜻 손이 가는 편은 아니었다. 해외 여행을 갈 때 물론 챙겨가겠지만 그건 코로나 상황이 끝나야 가능하지 않을까? ('모나코'의 경우 해외에서 자주 신는 편이었다. 물론 국내에선 거의 신지 않는다.)

2020. 8. 17.


롱침이 갑자기 문을 닫았을 때 허탈했었다. 대부분 '내가 방콕에서 먹었던 태국 음식 그 맛이 아냐' 라는 말들을 하였지만 한 가지 알아둘게 방콕에서 한국인에게 유명한 식당들은 대부분 맛이 순화된 것들이다. 그리고, 롱침은 파인 다이닝까지는 아니더라도 길거리에서 끼니를 떼우는 정도의 수준을 가진 음식을 만드는 곳도 아니었다. 

새단장 후 오픈한 차르는 홈페이지에선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그 기반은 미국식 스테이크 하우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실 그리 반갑지는 않았다. 한편으로 걱정도 되었는데 미국식의 그 무거움과 폭발적인 짠맛 기반의 음식들, 너무 달아서 한 입만 먹어도 그만 먹고 싶어질 정도의 디저트를 생각하면 한국에서 그것이 과연 대중들이 쉽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안 해도 되는 걱정 말이다.






오픈 후 곧바로 가진 않았고 조금 시간이 지난 뒤 방문하였다. 낮에 방문한 것 치고는 어두운 편이긴 하나 미국식 스테이크 하우스를 생각하면 그렇다고 많이 어둡지는 않다. 다만 예전의 롱침을 생각하면 홀 좌석은 많이 줄었다.

착석을 하면 로즈마리를 살짝 태워 향을 맡게 하는데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신기할지 몰라도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 롱침때에도 지적했던 사항이지만 메뉴판의 가독성은 여전히 떨어진다. 오히려 메뉴 가짓수는 늘었는데 글자 크기는 더 작아져서 한참을 들여다 봐야 한다. 와인 리스트도 단촐하나 - 왜 그렇게 대폭 줄였는지 이해는 하지만 - 마찬가지로 가독성이 떨어져서 눈이 아플 정도이다. 






음식을 주문하고 난 뒤 감자로 만든 빵이 나온다. (그렇게 설명을 들었다.) 사실 내가 미국식 스테이크 하우스를 그리 안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빵이 대체로 너무 기름지고 달기 때문인데, 역시나 이 빵도 단맛이 밑바탕에 깔려 있고 - 한국에서는 이제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 빵은 덜 구워진 상태였었다. 음식과 함께 곁들이기에는 썩 좋지 못했다.

한편 빵과 함께 먹으라고 가염 버터 뿐만 아니라 올리브 오일, 마늘, 소금이 같이 제공되는데 가염 버터만 그런대로 짠맛이 더해져 먹을만 했을 뿐 나머지 종류들은 잘 어울리는 편은 아니었다. 특히 마늘은 덜 익혀져서 특유의 아린 맛과 비린듯한 시큼함이 더해졌었다.


어차피 한국에서 빵은 더 이상 기대를 하지 않기 때문에 딱히 불만은 없다. 다만 주방의 조리 실력을 생각한다면 이보다 더 잘할 수 있을텐데, 그렇지 못하는 안타까움만 하나 더해졌을 뿐이다. 이건 빵만 그런 것은 아니었고 전체적으로 이 날 먹었던 모든 음식들이 모두 그랬다.


일단 짠맛의 밑바탕은 아슬아슬 해서 많은 한국인들이 항의를 할 수도 있고 안 할수도 있는 경계선에 머무르고 있었다. 이보다 좀 더 짠맛이 더해져야 할텐데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마냥 싱겁게 만들지는 않아서 그런대로 먹을만 했지만 이 부분의 아쉬움이 가장 컸었다. 한편으로 균형이나 맛에 입체감을 불어 넣어줄 신맛은 미약했었다. 이 역시 항의를 받을 것을 염두한 것인지 아슬아슬한 선에서 좀 더 아래에 머무르는 신맛을 보여줬었는데, 그렇다고 와인을 통해 보충하라는 개념은 아닌 것 같았다.






주방의 조리 실력을 감안하면 가장 아쉬웠던 것은 스테이크의 굽기 상태였었다. 미디엄 레어든 미디엄이든 어차피 한국에선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이나 같이 곁들어진 옥수수도 그렇고 좀 더 구웠어야 하는데 의도한 것인지 굽다 만 상태였었다. 이 역시도 항의를 염두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한편 같이 곁들여 먹으라고 나온 세 가지 소금들은 맛에 어떤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스테이크가 이미 적당한 짠맛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소금을 더할 필요는 없었는데, 굽다 만 어중간한 상태여서 정작 스테이크를 몇 점 먹다보니 금새 질려버렸다.






맛의 균형을 위해 초석잠 장아찌가 신맛을 더해주고 질감 대조도 어느 정도 보여주고 있지만 이 역시도 대중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것인지 따로 차르에서 직접 만든 피클도 제공되는데, 한국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시큼거리나 끝은 불쾌한 여운의 단맛이 남는 그런 피클들이어서 이 역시 음식을 즐기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디저트마저 그 경계선의 맛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판나 코타의 질감 자체는 크게 걸리는 것이 없었으나 고구마 특유의 단맛과 푸석거림이 꽤 긴 여운을 가져서 판나 코타 자체가 다소 퍽퍽하게 느껴진다. 나오는 순서가 바뀐것 같은데 그라니타 역시 신맛의 여운이 짧아서 끝이 너무 아쉬웠었다.


이 날 내가 먹었던 요리들은 강원도 식재료를 바탕으로 코스를 구성하였는데, 그 의도 자체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국산 식재료의 아쉬움이 너무 컸었는데 샐러드의 복숭아는 신맛이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로켓의 쓴맛이 너무 도드라졌었고, 오징어 먹물 리조또는 국산 쌀로 만들다 보니 마치 죽과 같은 질감을 보여줬었다. 그나마 양파의 아삭거림이 리듬감을 느끼게 하지만 그것 뿐이었다. 스테이크에 곁들여진 옥수수는 찰옥수수였었는데 단맛도 고소함도 거의 없었고 특유의 진득거리며 질긴 질감이 스테이크와 어울리지도 않고 전반적으로 불쾌감을 느끼게 했었다. 



다시 말하지만 차르의 음식들이 형편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분명 이보다 더 잘 할 수 있는데, 여러가지 여건을 감안해서 하다가 만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그런대로 먹을만 하지만 하나씩 들여다보면 여간 아쉬운 것이 아니다. 아무래도 다음에 다시 방문한다면 항의를 하지 않을테니 셰프가 의도한 그대로 요리를 해서 내달라고 요청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0. 8. 12.


앞서 딤섬 메뉴와 관련한 글을 올렸었는데, 나머지 런치 및 디너 메뉴 관련 글을 따로 올리는 이유가 있다.









웰컴 드링크는 저녁의 경우 알콜과 논알콜 중 선택 가능한데, 알콜이 들어간 것이 식전에 마시기엔 단맛과 신맛의 균형이 좋은 편이다.







Bai mu dan wang tea






Sanglag high mountain tea

차들은 비싼 차일수록 향이나 맛은 좋은데, 음식과 같이 마시기엔 차의 향과 맛이 좀 더 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Classic Sweet & Sour Chicken with Pineapple & Heritage Tomato, Shishito Pepper






Classic Sour & Spicy Soup

앞서 따로 포스팅 하는 이유가 있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그 이유 중 첫번째는 맛과 향이다. 사실 처음부터 예상은 했었다. 한국인에게 익숙치 않은 각종 향신료의 향, 분명히 짜다고 항의를 할텐데와 더불어 신맛이 존재하지 않는 음식을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대부분의 요리가 신맛은 거의 없는 편이었다. 

주문하기 전 다시 한 번 광동식이 맞는지 확인을 했었던 탕수육은 일단 향에서부터 밋밋했었는데, 신맛이 거의 없다 보니 - 그렇다고 단맛이 그리 강한 편도 아니었다. - 음식이 너무 심심했었다. 절반도 먹지 않고 남겼었는데, 산라탕도 마찬가지였었다. 한국인들이 그리 좋아하는 김치의 신맛은 거부 반응이 거의 없으면서 왜 다른 외국의 요리에서 느껴지는 신맛은 거부감이 강할까?

맛에 입체감을 불어 넣어줄 신맛의 존재가 거의 없다보니 전체적으로 대부분의 요리들이 평면적인, 그렇다고 밑바탕인 짠맛이 받쳐주지도 못하니 정말 맛 (flavour) 이란 존재가 없었다. 이걸 또 사람들은 담백해서 좋다라고 하겠지만 말이다.


이건 먹는 사람들의 문제이니 차오란은 그럼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인가?






Hand Pick Snow Crab & Sweetcorn Soup

예상했었던 옥수수와 게살의 단맛은 온데간데 없고 그렇다고 짠맛이 받쳐 주지도 않으니 정말 아무런 맛도 느낄 수가 없었는데, 느껴지는 것은 게의 비린내 뿐이었다. 무엇보다 너무 뜨거웠는데, 차의 온도는 그렇게 잘 맞추면서 정작 왜 수프는 모두 그리 뜨겁게 내놓는 것일까?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수프가 너무 뜨거워 한식의 국물 요리처럼 후후 불어가며 먹어보는 것은 차오란이 처음이었다.






Roasted B. B. Q. Pork with Flower Honey

차슈의 향은 처음부터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이 물컹거리는 질감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사람들이 탔다고 할까봐 카라멜 라이징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결과물은 억지로라도 이해하겠는데, 그렇다고 이렇게 덜 구운 결과물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Prawn Texture (Wasabi / Mango / Foiegra)

메뉴명과 달리 세 가지 서로 다른 질감은 결과물이 썩 좋지 못했다. 망고의 경우 새우는 과조리 되어 질겼었고, 와사비의 경우 바삭하지 않고 눅눅했었다. 푸아그라 역시 눅눅한 질감을 보여주는 가운데 그 폭발적인 지방의 고소함은 온데간데 없고 밋밋한 푸아그라의 존재감만 확인할 수 있었다.






Classic Black Pepper Beef Tenderloin

웍 프라이드의 결과물은 처음부터 큰 기대를 하지 않긴 했지만 역시나 결과물은 실망스러웠는데, 일단 소스와 고기가 따로 논다는 느낌이 강했다. 한데 어우러져 웍 안에서 볶아졌다기 보다 그냥 소스에 무친 결과물이라고 할까? 그렇다고 흑후추 소스 특유의 spicy 하거나 뒤에 따라오는 단맛이 느껴지는 것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고기가 질겼었는데 처음에 한우를 쓴 것이냐고 물으니 아니라고 들었다.






Chaoran Satay Chicken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많이 만날 수 있는 닭구이를 조금 다르게 요리한 것이라 생각하면 되는데, 역시 결과물은 썩 좋지 못했다. 재료의 한계야 차오란의 잘못이 아니지만 맛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하는 사테 소스를 굳이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밋밋한 사테 소스의 향과 맛이 - 물론 왜 그렇게 밋밋하게 만들었는지 이해는 한다. 한국에서 이런 류의 소스는 거부감이 정말 크다. - 오히려 이 닭구이를 먹는데 방해가 될 정도였었다.



 


Crab Meat Fried Rice with Egg White






Beef & Salami Fried Rice

볶음밥의 가장 큰 문제는 질감 대조였었다. 혹시나싶어 서버에게 문의 하니 아니나 다를까 건관자에 대한 항의가 있었나 본데, 그렇다고 잣이 그것을 대체할 수 없다. 바삭하지도 않을뿐더러 뒤에 은은하게 느껴지는 쓴맛이 계속 거슬린다. 아스파라거스가 그나마 질감 대조를 보여주긴 하지만 재료를 아낀 것이 아닌가 - 롯데는 그러고도 남을 기업이긴 하다. - 싶을 정도로 양이 적어서 큰 역할은 하지 못했었다.

쇠고기 볶음밥의 경우 안에 들어간 셀러리의 쓴맛이 너무 강했었다. 엔다이브의 쓴맛은 예상했었지만 셀러리의 강한 쓴맛이 더해지니 도저히 먹을 수 없어서 몇 숟갈 먹다가 말았다. 거기에 안그래도 맛이 없는 한국의 계란이 더해지는데 맛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보다 존재 의미 자체가 없었기에 굳이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Cantonese Lobster Egg Noodle

볶음면 요리도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한국에서 워낙 인기가 없기도 하고, 웍 프라이드의 결과물이 썩 좋지 못하니 메뉴에서 없는 것은 이해를 한다. 하지만 하나 같이 면 요리들은 소스와 어울리지 못하고 심지어 따로 들어간 오리 고기와 랍스타와도 어울리지 않고 제각기 따로 논다는 인상을 받았다.

부드럽게 씹히는 면의 질감은 좋았지만 소스와 섞이지 않으니 맛이 없었고 - 존재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 랍스타의 단맛과도 어우러지지 않고 입안에서 따로 논다. 무엇보다 소스가 가장 큰 문제를 갖고 있었는데, 이 면 요리의 경우 소스를 오리와 돼지 육수로 만들었다는 서버의 설명과는 달리 지방의 고소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었다. 그러니 전체적인 맛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면, 랍스타, 소스가 제각기 따로 노니 분명 나는 입안에서 한꺼번에 음식을 씹고 있는데 입체적이지도 그렇다고 평면적이지도 않는 이상한 질감과 맛을 느꼈었다. 이걸 또 사람들은 담백해서 좋았다고 후기를 남기니 설사 먹는 사람들이야 모르니까 그럴 수 있다고 해도 이런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면 굳이 힘들게 돼지와 오리 육수로 소스를 만들 필요가 있을까? 여기에서도 건관자 대신 건대추가 들어갔는데, 질감 대조는 당연히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오히려 대추의 단맛이 방해가 되었다.






Gelato Ice Cream

꽁꽁 얼어서 서걱거리는 젤라토, 눅눅하다 못해 끈적거리는 튀일과 크럼블들, 그나마 잘 만든 것은 젤라토를 감싸고 있는 바삭한 초콜릿 뿐이었다.







Panna Cotta Lychee Rose Raspberry

메뉴명과 달리 그 어디에도 느껴지지 않는 리치 로즈 라즈베리, 그나마 망고 펄이 희미하게 신맛을 더하지만 어차피 없어도 상관 없을 것이 디저트인데 단맛조차 희미했었다. 퍽퍽한 판나 코타의 질감이나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대조되는 바삭한 질감, 무엇보다 사진에서도 느껴지지 않는가? 저 꽝꽝 얼린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내가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먹는 사람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왜 이런 결과물들을 보여주는지 이해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대로 조리를 못한 것에도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편으로 황당했던 것은 저녁을 먹는 도중에 일어난 일인데 마지막 주문 시간이 지나자마자 바베큐 요리를 걸어놓았던 곳을 정리하고 곧바로 불을 꺼버리는 것이었다. 불현듯 시그니엘 서울의 스테이, 모던 레스토랑이 생각났었는데 거기도 아직 내가 식사중인데 홀 일부의 조명까지 꺼버렸었다. 주문 마감 했으니 빨리 먹고 사라져 달라는 의미일까? 항의를 하니 다시 불을 켜긴 했지만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가장 황당했던 것은 내가 스파클링 와인을 한 병 주문했었는데, 저렇게 오픈 해놓고 내가 식사를 모두 마치고 일어설 때까지 그대로 놔뒀던 것이다. 그러니, 세 번이나 방문해서 식사하는 동안 딱 두 잔만 차를 따라준 서비스는 그냥 불만을 갖지 않기로 했다. 그래도 두 잔이나 차를 따라줬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