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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4.


이미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서 눈치 챘겠지만 올해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너무 무난해서 재미가 없었다. 맛이 없냐고?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다.


먼저 11월에 나왔던 레드 크리스마스의 경우 초콜릿과 향신료의 전형적인 조합이지만 향신료의 향은 정말 스쳐 지나가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체리도 마찬가지이다. 알콜이 들어갔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작년의 바카라와 협업을 통해 선보였었던 케이크를 생각하면 역시나 작년은 의외의 결과물이었고, 올해 나온 것이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한국만의 전형적인 조합이었다. 그러니까 재미가 없었다. 이렇게 만들면 크리스마스 케이크로써 무슨 의미가 있을까?


화이트 크리스마스도 마찬가지이다. 입안 가득 퍼지는 바닐라 향이 - 신기하게도 바닐라는 거부감이 없는 편이다. - 주를 이루고 초콜릿의 질감이 더해져서 레드 크리스마스보다는 질감의 대조에 의한 재미가 좀 더 있긴 한데, 그 초콜릿들을 빼버리면? 그냥 바닐라 무스에서 끝나버린다.


크리스마스이니 모양만 놓고 보면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맞다. 형식도 일단은 구색을 갖췄으니 역시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맞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맛 (flavour) 은? 나는 작년의 바카라와의 협업이 전형적인 형식이지만 그게 놀라웠다고 이야기했었다. 그리고, 그 결과물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올해에 많이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새로 나온 두 종류의 쁘띠 갸또가 차라리 낫다. 하나는 딸기향이 상쾌하게 다가오고 다른 하나는 유자가 이름에 들어갔지만 - 오히려 레몬이 절로 생각나 조금 의외였으나 - 신맛의 상쾌함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도 다시 생각해보면 또 타르트와 무스 종류이다. 다른 것은 이제 만날 수 없는 것인가?


지금 페이스트리 셰프가 호텔 오픈 이래 세 번째 셰프인데 - 이게 문제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실 이런 변화는 세계 여느 호텔들이나 비슷하다. 오래 근무하는 경우는 뻔한데, 서울은 그러하기엔 그렇게 매력적인 도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 세 번 모두 셰프가 초창기엔 여러 시도를 하지만 결국 1년 정도 지나면 항상 이런 모습들을 보였었다. 


맛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니콘과 같은 존재는 아니다. 이것을 자꾸 눈에 보일려고만 하니 한국의 호텔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매년 산으로만 가고 있다. 거기에 늘 따라붙는 이야기, "맛은 개인 취향", 그 어디에도 논리와 과학은 없다. 물론 이것은 음식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2023. 5. 15.


5월에 새 메뉴가 나왔고, 메뉴가 나온 첫 날에 이미 다녀왔지만 블로그에 리뷰를 쓸 생각은 없었다. 잘 만들었지만 여전히 맛없는 국산 과일의 단점을 또다시 이야기 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글을 작성하는 날을 기준으로 이틀 전에 다시 방문한 뒤 생각이 바뀌었다.

국산 과일의 맛없음은 어제 오늘 일도 아닐뿐더러 셰프가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을 한참 벗어난 부분이니 다시 이야기 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과일이 달지 않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묻고싶은 것이 그렇게 단맛 중심의 과일이 좋으면 굳이 과일을 왜 먹으려고 하는가? 설탕이라는 아주 훌륭한 재료가 있다. 국산 과일, 예를 들어 딸기 같은 것은 아주 달콤한데 라즈베리는 달콤하지 않아서 불만이라고? 베리류의 특징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아무튼 셰프가 제어할 수 없는 영역이니 그건 넘어가더라도 결정적으로 이 글을 쓰려고 마음 먹은 이유는, 비록 라즈베리 타르트이나 피스타치오와의 짝짓기는 그리 새로운 일이 아닌데 첫 날 먹었을 때의 그 고소한 피스타치오의 향과 맛이 재방문 한 날에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닥이 포슬포슬하게 가볍고 경쾌하게 부숴지던 질감은 여전히 부드럽긴 하지만 다소 딱딱한 방향으로 바뀌었었다. 내가 새 메뉴가 나오는 첫 날에 무조건 가는 이유는 이것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맛이 변한다. 그것도 안 좋은 방향으로 말이다.


달지 않아서 좋다, 꾸덕해서 좋다, 느끼하지 않아서 좋다 따위의 후기들은 다시 말해 '이 집 정말 조리 제대로 못하는 집이에요.' 의미를 갖고 있는데 그걸 칭찬이랍시고 후기를 너도 나도 쓴다. 피스타치오와 같은 견과류의 고소함과 유지방의 고소함이 더해지니 느끼하다고 생각하는가? 그건 느끼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고소함과 신맛의 조합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국산 라즈베리는 신맛이라곤 어딜 둘러봐도 찾을 수 없지만 그래서 커피든 홍차든 음료가 존재하지 않는가?


우리가 라면을 먹을 때 만두 추가, 떡 추가, 파 추가 같은 것은 취향 차이라고 하지만 국물 양이 너무 많거나 면이 불어 터질 정도로 끓인 것은 취향 차이가 아니라 "잘못" 조리했다고 말한다. 라면은 쉽게 구분 가능한데, 디저트류는 그렇게 못하겠다고? 잘 모를 때에는 차라리 아무 말도 안하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

2023. 3. 6.


윈터 큐브에 이어서 나온 스프링 큐브는 안에 딸기가 들어있다. 한국에서 봄 하면 딸기, 너무 흔한 만남이라 또 딸기야라는 생각부터 들지만 한 입 먹는 순간 내가 선입견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민트향이 시간차를 두고 밀려 오는데, 봄의 산뜻함이 절로 생각나게 만든다. 딸기가 아니라 민트가 핵심이라니, 그것도 한국에서!


지난 발렌타인 데이에 이어서 이번에는 정체 불명의 화이트 데이를 겨냥한 퓨어 러브는 코코넛향이 순수하게 느껴진다. 계속 반복되는 이야기이지만 페이스트리 셰프의 향을 다루는 실력은 이번에도 유효하다. 오히려 지난 로맨스 케이크보다 더욱 향이 선명하다. 거기에 더해 살짝 씹히는 코코넛의 질감이 아주 경쾌하다. 


무엇보다 이번에 새로 나온 메뉴의 백미는 바로 헤이즐넛 파리 브레스트이다. 그동안 새로 온 세프의 창작물들이 너무 달지 않아 아쉽다고 했었는데, 아주 제대로 단맛을 느낄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한 견과류의 고소함까지, 너무 달고 고소해서 - 당연히 이게 단점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 오히려 놀라웠다. 이게 놀랄 일은 아닌데 워낙 한국에서 "달지 않아서 좋아요." 가 극찬의 표현이니 놀라울 뿐이다. 게다가 서걱거리는 슈의 질감과 함께 크림의 crunchy 질감까지 씹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드디어 새로 셰프가 온지 1년만에 제대로 된 라인을 보여주는 것인가?


이런 결과물들을 만나니 한 가지 아쉬움이 여전히 눈에 띄는데 바로 짝이 잘 맞는 음료였다. 커피보다 홍차가 그리운데 한국에서 이와 잘맞는 홍차를 만나기는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쓰거나 떫거나 같은 이유로 거부감이 큰 분위기에 기껏 인기 있는 것들은 가향차가 대부분, 그게 아니라면 현미 녹차정도? 물론 이는 반대의 상황을 만나기도 한다. 차가 괜찮다면 같이 곁들일 음식의 결과물이 형편 없는 그런 상황말이다.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에서 홍차의 선택지가 다양하지는 않아도 몇 가지가 있긴 하나 커피에 비하면 그 결과물이 아쉬울 때가 많다. 특히 이번에 나온 파리 브레스트와는 당장 짝이 잘 맞는 홍차가 얼른 떠오르지 않았는데, 이게 단순히 누구 하나의 잘못이라기 보다 현실적인 여건들이 서로 맞물린 상황이어서 계속 아쉬움을 가져야 할 것 같다.

2023. 2. 11.


2월은 발렌타인 데이가 있는 달이다. 모양은 예쁘지만 사실 발렌타인 데이를 기념하여 만드는 모든 요리들은 대체로 평범하다. 그리고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에서 발렌타인 데이를 겨냥해 만든 로맨스 케이크 역시 그 평범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김새는 페이스트리 셰프가 일본에서 활동한 시절을 떠오르게 만들고, 완성도도 나쁘지 않지만 막상 한 입 먹어보면 여느 발렌타인 데이 기념 음식들과 맛이 다르지 않다. 아주 살짝 로즈 워터가 목소리를 내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지만 금새 사라져버린다. 지난달에 나온 윈터 큐브를 생각하면 형태에만 신경을 썼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그 아쉬움은 한국의 "딸기"가 올라간 밀푀유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딸기" 계절을 맞이해서 딸기가 들어가는 것은 좋은데 굳이 눈으로 확인 시켜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밀푀유와 한국 딸기가 시각적으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끔찍한 한국의 딸기 질감은 밀푀유의 질감과 전혀 맞지 않으니 시각은 물론 촉각마저 절망의 늪에 빠져들게 한다. 게다가 한국 딸기의 흐릿한 단맛과 거의 없는 신맛마저 더해지니 맛에서도 최악의 조합이다. 다만 재방문했을 때 조금은 단단한 딸기를 올렸고, 메뉴가 나온 첫 날보다 조금은 더 선명한 단맛과 신맛이 느껴졌지만 여전히 나는 한국 딸기가 서양의 디저트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이 블로그에서 아주 지겹게 이야기했으니 빵과 함께 이제 그만 이야기 하자.


플랑은 당연히 바닐라 향이 지배적인데, 확실히 새로 온 페이스트리 셰프는 향을 능수능란하게 잘 사용한다는 생각이 든다. 플랑에서는 보여줄 수 없었겠지만 향을 잘 다루는 능력을 다른 음식에서 보여줄 수는 없는 것일까?


한편으로 초콜릿 딜라이트 케이크는 초콜릿의 쌉싸름함에 리큐르에 절인 블랙 커런트가 맛의 한 층을 더 깔아주고, 견과류와 함께 느껴지는 짠맛의 선명함이 놀라웠는데 원래 이름은 "Brut" 으로 하려고 했다고 들었다. 원래대로 이름을 그렇게 지었으면 더 좋았을테지만 한국에서 갖고 있는 초콜릿의 위상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부정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술과 과일의 조합이나 짠맛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이게 아주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이게 특별한 것이 되어버린다. 거기에 초콜릿까지 더해졌으니...


분명 셰프는 이보다 더 다양한 맛의 세계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가 한국에 온지도 일년이 되었건만 여전히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외부적인 요인이든 내부적인 요인이든 여러 문제들이 겹쳐있어서 그렇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데, 그저 나 혼자만의 착각이길 진심으로 바란다.

2023. 1. 9.


크리스마스 시즌이 끝나자마자 비록 한시적이지만 - 일주일동안 판매한다고 하니 아마 이 글이 올라올 시점에선 판매가 종료되었을 것이다. - 고전적인 메뉴가 하나 등장했다.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가 문을 연지 8년째 되는데, 그동안 셰프가 두 번이나 바뀌었고 바뀔때마다 초창기를 생각해보면 항상 이런 고전적인 메뉴가 등장했었다. 쇼케이스 안 어딘가에 항상 이런 고전적인 메뉴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사실 초창기에는 그리 인기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항상 인기가 있는 것은 딸기 아니면 망고 쇼트 케이크 정도, 밀푀유도 지금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었다. 

다들 빵 전문가니 디저트 전문가니 내세우지만 사실 많이 먹어봤다 수준에서 품평이 이뤄지지 뭘 하나라도 제대로 알고 평가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기껏 비교한다는 것이 프랑스 어디를 갔었는데인데 그런 수준에서 꾸준하게 이런 메뉴들을 내놓는 것만으로 언제까지 박수를 쳐야 할까?

아무튼 셰프가 바뀔때마다 이런 메뉴들이 주를 이루는 것은 한국의 현실을 감안한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고전적인 메뉴들 일부는 항상 쇼케이스 안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보다 셰프가 자신만의 색채를 드러내고싶을 때 사용할 재료부터 해서 도구까지 한국의 식품관련 법안들은 좋게 말하면 한국인들의 건강을 위해서 매우 세심한 기준들로 가득차서 당장 무언가를 내놓기가 생각보다 까다롭다.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에서 갈레트 데 루아를 주문했을 때 왕관은 따로 제공한다. 왕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fève 까지 같이 감안해서 생각을 해보면 다분히 의도적이긴 하지만 아무튼 법률상 식품에 올릴 수는 없으니 궁여지책인데 이럴거라면 차라리 안 내는 것이 맞겠지만 어디 이 음식이 의도가 뻔한데 그럴 수는 있을까?






사실 반가웠던 메뉴는 윈터 큐브이다. 드디어 셰프만의 새 메뉴 등장, 과연 어떤 맛의 세계를 느끼게 해줄까? 지난 글까지 꾸준히 이야기 했었지만 새로 온 셰프는 향에 좀 더 초점을 두고 맛을 설계하는데, 그동안 향신료에 기대었다면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정말 부드럽게 갈라지는 무스 - 이걸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 메뉴들은 대부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질감이 다소 뻑뻑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나는 기술적인 문제보다 피드백을 통한 보정이라 생각한다. - 를 입안에 넣으면 향을 통해 청량감과 함께 느껴지는 것은 "겨울" 이다. 추운 칼바람이 몰아치는 겨울이 아니라 시원하면서도 따뜻한 감각의 겨울? 이것을 하나의 문장으로 설명하기에는 꽤 복잡한데 단어만 선택하자면 "겨울", 색상을 보면 언뜻 겨울왕국의 "엘사" 가 생각나는데 그것과 일맥상통하려나?

향이 시간과 공간에 따라 꽤나 복잡하게 느껴져서 혹시 다른 여러 향신료가 들어갔는지 문의까지 했었는데, 그렇게 많은 재료들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복잡하게 느껴진다고? 그래서 하나를 더 먹으려고 했었는데 그 사이에 남아있던 윈터 큐브는 매진이 되어버렸다. 

여전히 단맛이 그리 강하지 않다는 아쉬움과 셰프의 일본에서의 활동을 생각해보면 윈터 큐브 모양새는 썩 만족스럽지 않지만 여러 여건을 감안해서 이 부분은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물론 그 시간이 일부라도 일년 가까이 걸렸다는 것이 여전히 불만이지만 말이다.

2022. 12. 4.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기대되는 곳 중 하나가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이다. 비교적 모형 만들기에 관대한 세계여서 가장 화려한 모양들을 만날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 향신료의 사용도 좀 더 적극적일테니 말이다.

한국에서 '맛' 이란 것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 달지 않아야 할 케이크들을 바라는 상황에서 '맛의 층' 이나 '맛' 이 의미하는 그 무언가에 대해서 '입맛은 개인 취향이죠' 따위로 넘어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 년 전에 전 페이스트리 셰프가 만들었던 케이크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분위기를 맛으로 표현한 그 케이크 말이다. 그러나 나는 아무도 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것을 본적이 없다. 사실 그 이유때문인지 몰라도 그 이후에는 평범한, 다시 말해 크리스마스 케이크의 전형적인 맛을 - 이걸 클래식 하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 만났었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케이크 모양이 천편일률적이지 않았었다 정도?


첫 시작이 불만인 것을 보니 짐작이 되겠지만 그렇다.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를 들어가자 마자 보이던 것들은 그야말로 전형적인 모양들이었다. 모양이야 그럴 수 있지, 반드시 창의적인 것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맛의 구성조차 아쉬웠었다.


"초콜릿 버블' 은 초콜릿과 라즈베리, 전형적인 맛 구성이다. '스노우 볼'은 '초콜릿 버블' 이 단순하게 크기만 커진 것이 아니라 좀 더 맛의 층이 다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한국의 현실을 생각하면 잘 만들었지만 딱 그 정도 선에서 멈춰 있다. 잘 만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결국 '맛' 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보여줘야 할텐데 여전히 새로 온 셰프의 세계는 물음표다. 

게다가 의도는 이해하지만 또다시 드러나는 한국의 현실은 오히려 암울하다. '딸기 버블'은 국산 딸기의 한계 - 단맛은 있으나 끝이 흐릿하면서 수분이 과하다는 느낌, 신맛의 부재 - 를 그대로 보여준다. '피스타치오 버블' 은 럼에 절인 체리의 맛과 향은 그런대로 좋았으나 피스타치오의 향과 맛을 나는 거의 느끼지 못했다.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것은 생각보다 그리 달지 않다는 것이다. 셰프가 몇 년동안 일본에 머무르면서 생각이 바뀐 것인지, 한국에 들어와서 주요 고객층 - 우스개 소리로 나보고 호텔 관계자냐고 묻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정작 출근 도장을 열심히 찍는 고객들은 나 말고 훨씬 많다. 아니 나는 명함을 못 내밀 정도이다. - 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인지, 아니면 원래 셰프의 성향이 그러한지는 모르겠지만 셋 중 하나 또는 둘 이상의 이유가 섞였을 수도 있다. 

아무튼 나는 첫 날 밀푀유까지 총 네 가지를 먹으면서 차나 커피의 도움이 전혀 필요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일주일 가량 뒤에 나올 '바카라' 와 협업을 통해 만들 '크리스마스 쥬얼' 은 더 이상 기대하지 않았었다. 모양이야 어차피 '바카라' 의 디자인을 토대로 만들텐데 여전히 셰프의 일본에서의 활동 결과물은 인스타그램에만 존재할 뿐 한국에서는 보여주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입 먹어보니 생각이 좀 달라졌었다.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새로 온 페이스트리 셰프는 향신료의 다양한 향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여전히 보였기 때문이다. 처음 입안에서 느껴지는 진저 브레드와 시나몬의 향은 아주 찰나의 시간차를 두고 넛맥과 정향이 뒤따르면서 입안 가득 향을 풍부하게 채워놓는다. 그 후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느껴지는 오렌지의 상큼함이 깔끔하게 입 안을 씻어준다. 향신료의 향을 시간과 공간에 따라 순차적으로 복합적으로 느껴지게 함으로써 크리스마스가 다가왔음을 알린다. 셰프는 단순하게 지난 까르띠에처럼 무난하고 평범하게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은 아닐까? (물론 셰프는 예전 이야기를 들었을 수 있지만 직접 먹어보진 않았으니 까르띠에 케이크 존재 자체를 모를 수도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크리스마스 쥬얼' 마저 그리 달지 않다. 차나 커피의 도움 없이 한 판을 그 자리에서 다 먹어 치울 수 있을 정도인데, 정작 인스타그램이든 블로그든 리뷰를 찾아보면 지금도 달지 않아서 괜찮았다는 호평이 많이 보인다.

2022. 8. 21.


여전히 바뀌는 속도는 더디지만 그래도 조금씩 새로운 요리가 나오고 있다. 하나의 커다란 틀 안에서 바뀌는 분위기는 아닌데, 이게 의도적인 것인지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인지 알 수 없지만 새로 온 페이스트리 셰프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이번에 알 수 있었다.

바로 "향" 인데, 입 안에 넣었을 때 느낄 수 있는 향신료의 은은하게 느껴지는, 그러나 머리 속에는 강렬함을 안겨준다. 사진에서의 케이크는 잔잔하게 입 안에서 퍼지는 진저 향이 매혹적인데 혀에서 느껴지는 패션 프루트와 파인 애플의 신맛과 과일의 향들이 진저 향과 잘 어울린다. 거기에 방점을 찍는 향신료가 하나 더 있지만 이는 직접 느껴 보시라. 혼자 먹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크기이니 프티 가토로도 판매했으면 좋겠다.


지난 추억을 생각해보면 그동안의 페이스트리 셰프들은 저마다 추구하는 방향이 있었다. 지금도 잊지 못하는 호텔 오픈 초창기의 베린느의 매끄러운 질감은 심지어 여러가지 종류를 판매했었는데 곧 사라졌었고, 그 다음에 온 페이스트리 셰프의 맛과 질감의 대조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졌었는데, 이번에 새로 온 페이스트리 셰프의 향은 과연 얼마나 오래 갈까? 


단순하게 눈과 입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디저트의 세계에서도 얼마든지 하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외침은 이번에도 지속적이지만 지난 7년간의 세월을 돌이켜보면 길게 가봤자 일년에서 일년 반 정도의 시간이었는데, 이번에는 지속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아직까지 새로 온 셰프가 그의 모든 것을 보여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다가오는 연말과 크리스마스에 "향" 으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된다. 

2022. 5. 15.


거의 반년 가까이 공석이었던 포시즌스 호텔 서울 페이스트리 셰프가 새로 부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공석 상태가 꽤 길었던 관계로 - 취업과 관련한 비자가 신청한다고 바로 나오지는 않는다. - 오자마자 셰프의 색채를 보여줄 시간적인 여유가 아무래도 부족하니 새로 나온 종류들은 흔히 말하는 '클래식' 한 것들이다.


부드러워 할 것은 부드럽고, 바스락거려야 할 것들은 바스락거리며, 유지방의 풍성함은 입안 가득차고, 견과류의 고소함과 어울리는 짠맛의 더해짐이, 카라멜의 쌉싸름함, 무엇보다 단맛 중심의 음식이 아닌가! 당연히 먹는 내내 즐거웠었다. 세상에 '클래식' 한 것을 먹으며 즐거워 해야 하다니! 그만큼 형편 없는 수준의 음식 세계를 너무 많이 마주친다. 예컨데 달지 않은 디저트 같은,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에서 밀푀유를 먹고 있으면 여전히 '달지 않은' 케이크를 찾는 손님들을 많이 본다. 그게 아니면 '천 겹의 잎사귀' 수준의 리뷰나.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새로 부임한 셰프의 새로운 음식들을 만나게 될텐데 부디 이번만큼은 옆에서 자꾸 근거없는 이야기가 떠돌지 않기를 바란다. 지난 셰프도, 지지난 셰프도 초창기와 달리 떠날 즈음엔 의욕을 잃은 듯 정말 무난한 수준의 음식들을 내놓았었는데 이제 그런 모습은 그만 볼 때도 되지 않았는가?

2021. 11. 26.


먼저 슬픈 소식부터 전해야겠다. 이제 더 이상 포시즌스 호텔 서울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에서 페이스트리 셰프의 새로운 디저트들을 만날 수 없다. 그는 이제 다른 곳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그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내놓은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여전히 부드럽고, 단맛 중심에 신맛이 균형을 맞추고 있으며 질감 대조를 이루고 있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2019년도에 보여줬었던 하나의 개념을 맛으로 표현한다든지, 2020년도에 보여줬었던 것처럼 향신료와의 조화 같은 것은 더 이상 없다. 작년부터 맛을 축약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올해는 더욱 간결해졌다. 그래서 리뷰도 사실 더 이상 쓸 내용이 없다.

이 날도 조용히 앉아 새로 나온 것들을 먹고 있었는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덜 단게 어떤거에요?" 라고 묻고 있었다. 페이스트리 셰프는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이것들을 만들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2020. 12. 1.


많이 찾지 않는 블로그이지만 매년 이 맘때쯤엔 조회수가 배 이상 오르는데,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때문이다. 오픈 초창기에 까르띠에 케이크와 함께 산타 클로스 얼굴이 올라간 케이크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매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또 많이 찾는 것 같다.

물론 눈으로 봤을 때 예쁘거나 즐거우면 좋긴 한데, 대부분 거기서 평가가 끝나는 것 같아 아쉽다. 특히 작년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만남' 을 주제로 가족들의 만남과 친구들의 만남을 맛으로 표현해서 좋아했었는데, 그에 대해서 별로 이야기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올해에는 또 무엇을 주제로 해서 포시즌스 호텔에서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선보였을까?












Christmas Coco Island Ball


크리스마스, 계절이 겨울이니 이번에는 향신료에 초점을 둔 분위기이다. 특히 이 코코 아일랜드 볼의 경우 바나나를 시나몬과 함께 구웠는데 그 독특한 향이 매력적이다. 바나나 특유의 향과 함께 달콤함이 먼저 입안에 느껴지며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코코넛 특유의 향과 함께 고소함, 부드럽게 입안에서 녹는 질감과 대조되는 아삭아삭 씹히는 코코넛의 질감, 그리고 마지막에 입안에서 맴도는 시나몬 향이 혀와 코를 즐겁게 한다. 고전적인 조합을 귀엽고 재미있게 표현했다. 홍차와 함께 나른한 오후 어느날 같이 즐긴다면, 따뜻한 - 특히 올해는 더더욱 그런 따뜻함이 간절하다. -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기분이 들 것이다. 비스듬히 자르다보니 단면이 조금 이상하게 나왔는데, 실제로 꽤 잘 만들었었다. 

나머지 두 가지는 유자와 망고가 만나는데 유자는 새콤하면서도 시트러스류 특유의 쓴맛의 마무리가, 망고 역시 새콤하면서도 핵과류 특유의 살짝 아린듯함이 맛차의 쓴맛과 한데 어우러져 마무리 짓는다.












Black Forest Cake


고전적인 조합인 초콜릿과 체리가 만났는데 지루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깜짝 놀랐었다. 부드러움이라는 질감의 표현을 세 가지 결로 다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입안에서 녹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의 부드러움, 씹는 맛이 있지만 저항감은 느낄 수 없는 부드러움, 그리고 이 둘 사이에서 서로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부드러움, 각각 어디에서 그런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는지는 직접 먹은뒤 찾아 보시라. - 그런 즐거움을 미리 다 이야기 해버리면 정작 먹을때는 재미가 없을테니까 - 더불어 초콜릿의 쓴맛과 체리의 신맛이 어떤 조화를 이루는지도 즐기는 재미가 있었다. 


블랙 포레스트 케이크는 홀 사이즈로도 주문 가능한데 크기만 다를 뿐 모든 것은 다 같으니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 바란다.




Christmas Coco Santa







Christmas Coco Reindeer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이 크리스마스 케이크 홀사이즈를 기다렸을 것이다. 올해에는 어떤 모양으로 나왔을지 말이다. 귀엽게 두 가지 모양이 나왔는데,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물어보니 대부분 산타 클로스를 선택했었다. 나는 루돌프가 마음에 드는데 모양이 좀 더 귀엽고 세세한 표현들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둘 다 올해에는 같은 내용물이어서 맛이 같으니 올려진 모양에 따라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코로나 19가 가장 큰 이유를 차지하겠지만 올해에는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들은 아쉬움이 있다. 평소 페이스트리 셰프가 추구하는 방향을 생각하면 올해에도 하나의 개념을 맛으로 어떻게 표현했을까 궁금했었는데 그런 것을 만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질감이나 맛, 향 역시 다양한 층이 느껴지는 - 시간적이든 공간적이든 - 즐거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것을 축약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코로나 19가 모든 것을 힘들게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단순히 그것 때문에라고 이야기 하기 어렵다. 좀 더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맛 (flavour) 의 층을 느낄 수 있을텐데 어느 순간 멈추고 사라져 버린다는 느낌을 먹는 내내 느꼈었다. 페이스트리 셰프도 한국에서 근무한지 2년이 넘었으니 어떻게 만드는 것이 대중적으로 반응이 좋을지 이제는 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추구하는 방향을 매 시즌마다 선보여서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여러가지로 한계에 부딪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본다. 그 한계 속에서도 즐거운 케이크를 먹을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2020. 5. 17.



빵을 살 일이 있어 잠시 들린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에서 조금 뒤늦은 감이 있지만 달고나 커피를 판매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총 세 가지 종류의 달고나 커피를 마셨다. 허세가 아니라 주로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아침에만 카푸치노를 마시는 편이어서 사실 이런 류의 커피를 썩 좋아하지 않지만 달고나 커피의 핵심을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에서는 캐치하고 있을까 궁금해서 주문했었다.






Cream Latte


이미 뉴스까지 방영되었으니 굳이 이 블로그에서 원리부터 해서 만드는 방법을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아무튼 달고나 맛을 충실하게 잘 구현 했는데 다만 아쉬운 것은 달고나 맛의 핵심이다. 

단맛 중심이긴 하지만 쓴맛과 신맛 등도 느껴져야 하는데 스치듯이 지나간다. 거기에 한국 우유 유지방의 고소함도 밋밋하니 풍성해야 할 맛 (flavour) 이 단맛쪽에 치우쳐있다. 커피의 쓴맛과 신맛이 어느 정도 목소리를 조금이나마 내고 있지만 그렇다면 굳이 달고나를 힘들게 만들어 올릴 필요가 있을까?

나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페이스트리 셰프가 달고나가 어떤 것인지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중에 따로 포스팅 하겠지만 달고나 빙수를 생각하면 함께 제공하는 달고나의 색상도 그렇고 분명 좀 더 복잡한 맛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데, 대중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조정한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평소 그의 지론이나 - 가끔씩 마주치면 대화를 나누는데, 사실 이건 자주 가니까 그런 것은 아니고 해외에선 셰프나 매니저와 종종 심도깊은 대화를 나눌 기회는 많다. 그저 단골 손님이니까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아니란 이야기다. - 그가 한국에 온 초창기에 만든 카라멜 타르트의 맛을 생각하면 분명 맛의 중심을 한쪽으로 조정했다는 확신이 든다.

2020. 3. 30.


Covid - 19,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직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맘때쯤이면 벚꽃이 한창 필 시기이니 전국이 들썩거려야 하는데, 이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전 세계가 얼른 이 바이러스의 공포로부터 벗어났으면 좋겠다.

아무튼 벚꽃 시즌에 맞춰 올해에도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에서는 벚꽃과 관련한 한정 메뉴를 내놓았는데, 때맞춰 부활절 관련 메뉴들도 예전에는 내놓았었지만 올해에는 소식이 아직 없다. 작년에 나왔었던 이스터 에그는 단어 그대로 이스터 에그로 만들어서 참 재미 있었는데, 그런 언어유희적인 메뉴는 아직 한국에선 시기상조인지 호응이 좋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마 그 영향 때문에 올해에는 소식이 없는 것은 아닐까?










Cherry Blossom Pop


디저트라는 것이 눈이 일단 즐거운 음식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맛도 물론 중요하다. 단순하게 놓고 보면 예쁘고, 신맛의 적극적인 개입, 굉장히 부드러운 무스와 대조되는 crunchy 바닥, 코코넛과 샴페인의 향 등이 매혹적이다. 단순히 그것뿐일까?

한 입 먹는 순간 느꼈던 감정은 벚꽃이 한창 핀 벚나무 아래 그늘에 앉아서 샴페인 한 잔과 같이 곁들이는 것이었다. 봄바람이 살랑 살랑 부는 가운데 가볍게 흩날리는 벚꽃 송이를 바라 보는 기분, 그것을 맛으로 제대로 표현했다. 코로나의 공포가 아니었다면 당장 한 판을 사서 벚꽃이 핀 곳으로 샴페인 하프 보틀 한 병 들고 갔을지도 모르겠다.


한편으로 걱정되던 것은 이런 맛의 표현을 사람들이 이해를 할까? 물론 모를 수 있고, 모른다고 해서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런 시도들이 지난 경험을 되돌아보면 아직까지 한국에선 유효한 전략이 아니라는 것을 계속 보게 된다. 게다가 당연히 부드러워야 할 무스는 자칫 한국에선 너무 매끄러워서 오히려 거부감이 들 가능성이 높다. 더 큰 저항은 매혹적인 신맛이다. 적극적인 신맛의 개입이 물론 맛의 균형을 맞춰주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셰프가 보여주려고 한 맛의 세계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런 맛내기 요소들이 여전히 대중들에게 저항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Sweet Potato Montblanc


이 몽블랑 사진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게 되는 단면일 것이다. 지금은 바닥의 머랭이 저렇게 만들어져서 나오지 않는데, - 불과 5일만에 바뀌었다! - 큰 저항 없이 바스락거려야 할 머랭이 지난 금요일에 먹으러 갔을때 - 처음 이 몽블랑이 나온 것은 월요일이었다. - 한국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머랭의 질감을 보여줬었다. 끈적거리는, 이에 달라붙는 듯한 질감이었는데 심지어 칼로 자를 때 저항이 너무 강해서 잘 부숴지지도 않았었다. 알고보니 겉면을 초콜릿으로 코팅하였는데다 머랭의 질감에 대해 항의가 있었는지 질감 자체를 바꿔버렸었다. 게다가 신맛도 많이 약해져서 결과적으로 큰 감흥이 없는 몽블랑이 되어버렸다.

위는 부드러운데 아래는 너무 딱딱해서 칼로 자르기 힘들고, 위는 부드러운데 아래는 끈적거리는 질감이 잘 만든 것일까? 신맛의 적극적인 개입이 없다보니 밋밋한 맛은 또 어떻게 이해를 해야할까? 내가 메뉴가 나오는 첫 날 기를 쓰고 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020. 2. 26.


내가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다이닝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포시즌스 호텔이기 때문' 이 아니라 그나마 호텔 다이닝 치곤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이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사 그 결과물의 반응이 좋든 나쁘든 말이다.

지금도 여기에서 계산을 하기 위해서, 테이블에 앉아서 먹고 있는 순간에도 꼭 듣는 이야기가 있다. '달지 않은' 것을 추천 해 달라고 말이다. '달지 않은 것' 을 사러 왜 컨펙션즈라는 이름까지 붙은 곳에 가는 것일까?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는 말이 있다. 무엇을 비유하려는지 음미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디저트 세계에선 그 말이 잘 통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발한 아이디어가 등장 하기도 한다.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는 어떠한가? 사실 예전 페이스트리 셰프가 있을 때에는 당장 눈으로 보기엔 예뻐보일지 몰라도 구성 요소들을 보면 비교적 단순 했었다. 그가 실력이 없다기 보다 그가 아시아권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아시아인들의 요구에 맞춰 제작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데, 새로 온 페이스트리 셰프는 그에 비하면 다른 방향으로 모양을 만들고 있다. 

어찌되었든 두 셰프 모두 예쁘게 잘 만들었지만 아무래도 한국인 입장에서 익숙한 형태는 전 페이스트리 셰프의 작품일 것이다. 무언가를 이것 저것 많이 쌓아 올리고 화려하게 꾸며야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그런 형태 말이다. 새로 온 페이스트리 셰프는 그런 관점에서 보면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을텐데, 초창기의 제품들을 생각하면 지금은 조금씩 한국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간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리고 당연히 나는 그런 방향이 썩 반갑지 않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맛'은 어떠한가? 예를 들어 2020년 발렌타인 데이를 맞이해서 나온 것들을 보면, 아무래도 모양은 단순할 수 밖에 없는데 먹었을 때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 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처음 한 입 먹었을 때 머리 속에 떠오르는 형상은 바로 '사랑' 이었다. 사랑도 여러가지 형태가 있지만 올해 나온 제품들은 풋풋하게 사랑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드는 설레임, 두근거림 이런 것들을 맛으로 표현했었다. 또 다른 하나는 가족들에 대한 - 특히 자녀들 - 사랑을 맛으로 표현하였었다. 한국인들에게 이런 맛의 표현은 익숙치 않을텐데 그래서 오히려 이런 것들이 이곳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의 제품들에 대한 평가가 그리 높지 않은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크리스마스나 발렌타인 데이 때 특별한 '호텔 베이커리 제품' 을 사려고 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 






물론 모든 제품들이 셰프의 철학이 듬뿍 담긴 무언가 심오한 맛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단순하게, 특히 고전적인 디저트들은 기본적인 것들은 갖추되 셰프의 재해석이 들어간 것들도 있는데 문제는 이것 역시 소비자들의 반응이 썩 좋은 편은 아니란 것이다.

'호텔 베이커리이니까 당연히 비싸겠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야 처음부터 접근을 할 생각을 안 하겠지만, 대체로 이런 곳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한국에선 아직까지 경제적 능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람들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실제로 가격대는 호텔 치곤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다.)

문제는 그들이 종종 본인의 성향을 맞춰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만약 내 입장에서 이 곳이 별로라면 - 그것이 조리부터 못해서든, 아니면 셰프가 추구하는 방향이 나와 맞지 않든 - 나는 다시 안 가는 선택을 하지 이것 저것 아쉬움을 이야기는 할지언정 내 취향에 맞게끔 수정 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엉뚱하게 만든 것도 아니고 셰프가 자기만의 철학을 갖고 만든 제품에 대해서 잘못된 부분도 아닌 자신의 취향에 맞춰 만들어 달라는 요구는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몽블랑의 경우 처음에 나왔을 때는 특유의 향과 함께 맛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카시스의 신맛이 꽤 괜찮았었는데, 점점 그 신맛이 줄어들더니 어느 순간 갑자기 배를 넣는 것이 아닌가! 맛의 균형 차원에서 나는 그것이 썩 잘 어울린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었다.






새로 나온 멜론 빵도 마찬가지인데, 사실 나는 이런 크림류가 들어간 빵 종류를 좋아하지 않지만 먹어보니 어떤 의도로 만든 것인지 이해는 되었다. 실제로 크림은 신맛이 적절했고 - 나중에는 맛의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 질감도 굉장히 부드러웠었는데, 아쉬운 것은 빵의 질감이었다. 크림과 함께 매우 부드럽거나 아니면 대조적인 질감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크러스트에서만 살짝 그런 대조적인 질감이 느껴졌었다.


새로 온 페이스트리 셰프도 이제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만큼 조금씩 한국적인 것에 익숙해지는 것 같은데, 그런 변화를 예상했었지만 그래도 그런 변화가 좀 덜 했으면 좋겠다. 물론 판매를 생각한다면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지키지 않는 것이 더 좋겠지만 말이다.







Nitro Coffee


컨펙션즈인만큼 그와 곁들일 차와 커피도 함께 판매하는데, 차 종류는 좀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그에 비하면 커피는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물론 전문 커피점에 비하면 호텔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꽤 신경 써서 커피를 내놓는다. 

사실 커피는 굳이 이곳 저곳을 찾아 다니면서 마시는 정도까진 아니어서 아주 나쁘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하는 편이어서 질소 커피도 처음 마셨었다. 질감 자체만 놓고 보면 매우 부드럽고 신맛 등도 그리 강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마시기 편했는데 아메리카노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어서 한 번의 경험으로 만족한다.

2019. 12. 8.


다시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를 정말 좋아하지만 이 맘때가 되면 조금 거리감을 갖는데 이유는 초콜릿을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먹었던 초콜릿과 초콜릿 케이크들은 너무 뻣뻣했고, 냄새가 불쾌했으며 - 마치 기름 찌든 내와 비슷했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 맛의 균형이 맞지 않아 한 스푼만 떠 먹어도 질릴 정도로 단맛이 너무 강했다. 그리고, 그 단맛도 꽤 불쾌한 여운이 남아 있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에서는 더 이상 그런 걱정을 할 필요 없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콜릿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부드럽고, 지방의 고소함과 기분좋게 만드는 초콜릿 특유의 향들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뿐만 아니라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면 - 한국에서는 조금 이상하게 변질되었지만 - 가족들과의 오랜만에 만남, 따뜻함, 반가움 등을 맛으로 잘 표현했다.


초콜릿 센세이션 볼, 블랙 포레스트 볼, 애플 헤이즐넛 크리스마스 볼 순서대로 부드러움은 밑바탕에 잘 깔려 있지만 crunchy 에서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듯한 부드러움까지 그 결은 조금씩 다르다. 신맛이 이쯤에서 좀 더 치고 나올법도 한데 조금은 약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지만 초콜릿의 여운을 생각한다면 이 정도도 나쁘지 않다. 차분하게 한 해를 마무리 한다는 느낌에서 가족들과 오랜만에 만나니 반가운 느낌까지 저마다 다르게 맛을 표현했다. 서양 문화를 생각하면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는 장식품의 모양도 복잡하지 않게 잘 구현했다.


슈톨렌과 파운드 케이크 역시 잘 만들었다. 파운드 케이크는 집에 갖고 와서 뚜껑을 여니 퍼지는 바닐라 향이나 은은하게 깔려 있는 시나몬 향이 파운드 케이크와 정말 잘 어울린다. 속에 가득 든 건과일들과도 맛이나 향 질감 모두 잘 어울려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는데, 이왕 먹을 때 홍차와 함께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슈톨렌은 향 때문에 거부감이 드는 사람들도 있을테지만 이 정도면 잘 만든 편에 속한다. 오래 보관 가능한데다 구매 후 바로 먹는 것보다 조금 시간이 지나서 먹으면 더 맛있으므로 한 두 조각만 잘라 먹고 놔뒀는데, 블로그에 글 쓰면서 생각난 김에 몇 개 더 사다 놓을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홀 케이크는 두 가지 종류가 나왔는데 하나는 산타 클로스를 다른 하나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형상화 해서 만들었다. 가족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내며 한 해를 차분하게 마무리 하고싶다면 전자를,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함께 어울려 왁자지껄 떠들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싶다면 후자를 선택하는 것이 그 느낌들을 맛으로 각각  표현했기에 잘 어울릴거라 생각 한다.

2019. 11. 7.


새로 나온 메뉴들 모두 너트류의 고소함이 깔려 있는데 - 물론 그 고소함의 결이 조금씩 다르긴 하다. - 가을이란 계절을 맛으로 잘 표현했다. 그러나 들어간 재료에 따라서 가을의 표현도 제각기 다르다.

가장 궁금했었던 몽블랑은 안에 든 카시스의 신맛이 입안에 넣자마자 거의 사르르 녹다시피 하는 몽블랑의 부드러운 질감의 여운을 너무 깔끔하게 끊어버리지만 오히려 그래서 밝은 가을 느낌이 든다. 반면 지바라 초콜릿 핑거는 카라멜이 여운을 좀 더 잔잔하게 이끌어 줘서 몽블랑과는 사뭇 대조적인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단맛과 신맛의 조합, 유지방의 고소함, 부드러움과 바삭함의 질감 대조 등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들은 모두 갖춰져 있다. 그 부드러움도 저항이 없는 부드러움이 있고 저항이 있는 부드러움이 있는데 이번에 나온 새 메뉴들은 전자에 가깝다. 다시 말해 이 정도 수준이면 적어도 광화문 근처에서는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더 재미있던 것은 몽블랑 홀 사이즈인데, 신맛은 개입하지 않지만 대신 질감의 변화를 줘서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거의 저항이 느껴지지 않는 바삭함이 마찬가지로 거의 저항이 느껴지지 않는 부드러움과 정말 잘 어울리게 만들었다. 신맛이 개입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맛의 균형도 좋아서 물리지 않고 그 자리에서 한 판을 다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단맛이 약한 편도 아닌데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을을 맛으로 표현한 것은 일맥상통한다.







10월 한 달동안 판매했었던 메뉴들도 핑크 리본의 취지를 생각 하면 그것을 맛으로 잘 표현했었다. 특히 핑크 옥토버 홀 케이크는 향부터 취하게 만들었는데, 단맛이 가벼움과 무거움이 단계별로 느껴지면서 초콜릿의 쓴맛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었다. 바삭거리는 질감도 초콜릿 층마다 달라서 재미있었는데, 신맛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이 모든 맛의 균형을 잘 맞춰주고 있었다. 한 마디로 말해 더 이상 기술적으로 흠 잡을 것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다.






앞서 본 메뉴들이 맛의 층이 복잡하게 보이긴 하지만 - 입안에서 한데 어우러지면서 느껴지는 맛의 세계를 음미해 보라! - 그렇다고 모든 메뉴들을 마냥 복잡하게 구성 하는 것은 아니다. 딸기 하트처럼 먹자마자 딸기의 새콤함과 달콤함을 그대로 표현한 것도 있다. 심지어 딸기 씨의 crunchy 한 질감까지 그대로 구현했다. 딸기 맛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지만 - 한국에서 딸기란 단맛만 존재하는 경향이 있는데, 신맛도 존재하는 과일이다. - 그 안에서 느껴지는 맛 (flavour) 의 세계는 또 다르다. 사실 하트 모양을 계속 반복해서 좀 식상한 면이 있긴 한데, 그렇다고 모두 다 똑같은 사랑 느낌을 맛으로 표현한 것은 아니란 이야기다. 딸기와 사랑을 같은 선상에 놓고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열대 과일의 신맛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사랑을 또 다르게 표현한다든지, 오로지 초콜릿만으로 구성하였지만 질감을 저마다 다르게 해서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구성한다든지, 부활절을 맞이해서 이스터 에그를 있는 그대로 모양을 만들어 식상할 것 같으면서도 말 그대로 이스터 에그스럽게 만들어서 웃음이 터지게 하는 등 새 메뉴를 발표할 때마다 모양에서부터 맛까지 기대를 늘 갖게 한다. 그런 가운데 유 유안의 이미지를 맛으로 표현한 디저트도 만들어 내고, 티라미수를 재해석 하거나 찰스 H. 바에서 특정 도시의 대표적인 디저트를 그대로 구현하거나 칵테일과 잘 어울릴만한 디저트를 만드는 등 어떻게 이 많은 것들을 계속해서 새롭게 만들어 내는지 놀라울 정도이다. 그래서,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는 또 어떤 특별한 메뉴를 발표할지 기대가 된다.

2019. 6. 25.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는 보통 분기별로 메뉴가 바뀌기에 만약 새로 메뉴가 나온다면 7월 1일에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며칠 전에 일부 메뉴가 바뀌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6월 말쯤이다.)






Vanilla Cheese Cake


이건 기존의 딸기 치즈 케이크 대신에 나온 것이어서 맛은 큰 차이가 없다. 






Flan Parisien






Chocolate Sensation


그동안 초콜릿 케이크 메뉴가 없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요청을 했었나보다. 이번에 새로 내놓았는데, 나는 초콜릿 종류를 좋아하지 않아서 흥미는 없지만 호기심 해소 차원에서 먹었다.






진한 초콜릿이 의외로 매끄러운 질감을 보여서 놀라웠다. 그동안 한국에서 만났던 것들에 비하자면 정말 놀라운 수준인데, 그런 가운데 질감 대조 차원에서 crunchy 한 장식물들은 과하지 않게 적당한 수준에서 올려놓아서 좋았다. 진한 지방의 고소함과 단맛이 절로 커피 한 잔을 떠오르게 만들었는데,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한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낸다면 평소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 내 입장에서 가끔씩 사먹을 용의가 있을 정도로 인상 깊었다.






Raspberry Tart


반면 이런 류의 타르트들은 특색 없이 쇼 케이스의 빈 공간을 채워 놓는 수준이라고 할 정도로 별로였었는데, 올려진 라즈베리가 거의 아무런 맛도 느낄 수 없는데다가 물컹거리는 질감도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Mango Guava Lover


새 페이스트리 셰프가 온지 얼마 안되었을 때 잠깐 이야기 나눈적이 있었는데, 맛의 균형에 대해서 짠맛이나 신맛의 개입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다. 어떻게 보면 가장 기본적인 조합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동안 내왔던 메뉴들을 생각해보면 충실히 그 공식을 잘 따르고 있었다. 아울러 질감 요소도 부드러움과 함께 대조적인 질감 개입이 어떤 재미를 불어넣는지도 잘 알고 있었는데, 사실 이런 것들은 놀랍다기보다 당연한 것이어서 따로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들지만 한국에선 그게 당연한 것이 아니다보니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아무튼 망고와 구아바의 신맛의 균형이 아주 좋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단맛을 잘 받쳐주고 있어서 기분좋게 먹을 수 있었는데, 그런 가운데 부드러운 질감은 - 앞서 초콜릿 센세이션과는 결이 다르지만 - 바닥의 crunchy 한 질감 대조를 잘 이루고 있었다. 그냥 먹는 것보다 - 당연한 것이지만 - 차 종류와 함께 곁들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Flan Parisien


이번에 새로 내놓은 메뉴들은 모두 부드러운 질감에 좀 더 초점을 둔 것 같다. 지나가는 말로 이것을 한 번 만들어볼테니 먹어보라고 페이스트리 셰프에게 들었던 것 같은데 - 내가 영어를 그렇게 잘 하는 편은 아니어서 착각 했을 수도 있다. 내 기억은 원한다면 만들어줄테니 주문 해보라고 들었던 것 같다. - 아무튼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면서도 동시에 한 두가지씩 이런 고전적인 메뉴도 같이 내는 것이 내 입장에선 정말 반가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