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17. 10. 30.


용산에 있는 CGV가 새 단장을 한 이후 IMAX관에서 영화를 볼 일이 있을 때 토요일 조조 영화를 보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런 날에는 집에 가는 길에 잠시 들러 샐러드를 맛보는 경우가 있다.






Vietnamese Style Pork Salad


짠맛과 단맛과 신맛의 조화가 매우 좋다. 어느 한쪽으로 크게 치우침이 없이 균형이 잘 맞고 면과 돼지 고기의 질감도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상태도 좋은 편이다. 과조리되어 면이 흐물거리거나 살코기의 퍽퍽함이나 비계 부분의 끈적거림을 느끼기 힘들다. 다만 아쉬운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먼저 향의 경우 고수 자체가 그렇게 향이 강하지 않다. 국산 고수는 비교적 향이 약한 편이다. 다른 하나는 양배추와 당근의 맛과 향과 질감인데 이 역시 국산 채소의 한계이니 아쉬운 두 가지는 내가 이해하고 넘어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셰프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말이다. 물론 어딘가에는 다른 품종으로 재배하고 있을 수 있고, 당연히 그런 좋은 상태의 식재료가 있다면 이용해야 하는 것이 맞겠지만 그런 일말의 희망을 나는 갖고 있지 않는 것이 오히려 정신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기에 크기 기대하지 않는 편이다.


다만 호텔의 영업 방침이 너무 아쉬운데, 일단 2017년에 들어서면서 지하에 있던 더 마켓 라더에서 판매하던 빵과 샌드위치와 샐러드 류 등을 이 곳 컨펙션즈에서 판매하게 되었는데 confections라는 명칭과 그게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호텔의 영업 방침에 대해서 여러가지 속사정이 있을테고 그런것까지는 내가 모두 알 수 없다. 게다가 포시즌스 호텔 서울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상호와 음식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업 방침을 결정하는 주체와 소비하는 주체가 엉뚱한 곳에서 헤매는 현실을 대체 언제까지 봐야할까? 심지어 요리하는 주체도 함께 엉뚱한 곳에서 헤매는 경우까지 말이다. 물론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경우 대화를 나눠보면 요리하는 주체는 그리 엉뚱한 곳에서 헤매지는 않는다는 인상을 많이 받는데 그게 각 다이닝의 셰프들이 모두 외국인이어서 그런 것일까?

2017. 10. 25.


예전 자료를 찾아보니 2013년도에 첫 방문을 했었다. 4년동안 매달 한 번씩은 방문하였는데, 늘 방문할 때마다 미안한 것이 주류를 주문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여러번 시도해봤지만 사케 뿐만 아니라 맥주도 나에게는 매우 어려웠었다. 알콜이 조금만 들어가도 얼굴이 붉어지고 숨이 가빠지는데, 이게 정도가 심한 경우가 있고 덜 한 경우가 있는데 정준호 스시에서 준비된 주류들은 대부분 전자에 속했다. 사장님은 그런거 신경 안 써도 된다고 하시지만 음식을 즐기기 위해서라도 사실 주류랑 함께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지라 그게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나 하나 때문에 거의 주문을 안 할 탄산수를 들여 놓는 것도 그렇고, 정도가 덜 한 주류를 들여 놓는 것도 마냥 요청할 수만은 없다.






어쨌든 매달 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나오는 음식들이 모두 다 맛있다. 먼저 이 맑은 국을 보자. 사시미 코스를 보통 선택하는데, 그때 제공되는 맑은 국은 자라 맑은 국이다. 이날은 쥐치가 좋은 것이 들어와서 쥐치 맑은 국이 나왔는데 우선 기본 간인 짠맛과 함께 감칠맛이 잘 어우러졌다. 쥐치의 단맛도 느껴졌고, 자연산 송이의 향도 잘 어우러져 풍미가 매우 좋았었다. 안에 들어있는 쥐치나 송이도 과조리 하지 않아서 질감도 모두 만족스러웠다.






사실 정준호 스시를 방문하면서 선어회라는 것을 처음 접했었는데, 부드러운 질감과 함께 단백질의 단맛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이날 나왔던 회 중에서도 이 전갱이가 특히 단맛이 좋았었다.






사시미 코스는 스시 코스랑 나오는 요리의 가짓수나 종류가 많이 다른데, 이날 처음 접해본 토란이 인상적이었다. 토란은 어릴적에 된장국에 들어간 것만 먹어본 것이 다인데, 세 시간 가까이 불에 구워서 나왔던 토란은 그 때 먹었던 것과는 또다른 맛이었다.

옆에 있는 것은 찹쌀떡 안에 어란을 넣고 구운 것인데, 예전에 몇 번 어란을 위에 얹어서 나온 것을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와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뭐랄까, 짠맛과 감칠맛이 찹쌀떡 탄수화물의 단맛과 좀 더 잘 어울린다고 할까? 개인적으로 어란을 위에 얹어서 낸 것보다 이렇게 내놓는 것이 풍미가 더 좋았었다.






정준호 스시에서 나오는 조림류들은 모두 다 좋아하는데, 소스의 짠맛과 단맛의 균형이 잘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날 나왔던 생선의 종류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쨌든 질감도 부드러웠다.














이 외에도 몇 가지 더 요리를 맛본 뒤 마지막으로 식사가 제공되는데, 이 우동 하나때문에 정준호 스시를 재방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날이 점점 쌀쌀해지고 추워지면 더욱 생각나는데 국물에서 느낄 수 있는 맛의 층, 단맛과 짠맛과 감칠맛의 조화가 꽤 좋다. 그리고, 저 청어 조림도 무척 인상적인데 이것 때문에 사실 교토 여행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기도 하다. 이 청어 우동뿐만 아니라 청어 요리 자체가 교토의 명물이라고 하니 언제 기회가 되면 여행을 가볼까 생각중이다. 색이 다르긴 하지만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키오쿠에서도 비슷한 맛을 볼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우동 면인데, 초창기에는 면도 직접 만들었다고 하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지금은 납품 받아서 쓰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질감이나 이런 것들이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이 나오는데, 이날은 생강 아이스크림이 나왔었다. 그 위에 올려진 것은 녹차와 시소 씨앗이 섞여있는 아이스크림인데 녹차의 진한 맛이 꽤 인상적이었다. 생강 아이스크림은 오랜만에 맛보았는데, 개인적으로 정준호 스시에서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은 향이 인상적인 벚꽃 아이스크림과 짠맛과 감칠맛이 묘하게 단맛과 어우러지는 새우 아이스크림이다.

그러고보니 스시 코스를 안 먹어본지 꽤 된 것 같다. 언제 시간이 맞으면 스시 코스를 먹으러 낮에 한 번 들려야겠다.

2017. 10. 20.


제주도는 예전에 참 많이도 방문했었는데 어느 순간 여행지로써 매력이 떨어져 이제는 1년에 한 번 정도 바우처 소진하러 갔었다. 이번에도 바우처 소진하러 해비치 호텔에 투숙하였는데, 굳이 다른 브랜드와 비교하긴 그렇고 전반적으로 조용해서 좋아한다. 객실에서 바라보는 바다도 좋다. 테라스에 나가 바다를 보는 것도 꽤 운치 있다. 몇년 전에 밀리우라고 프렌치 레스토랑을 오픈하였는데 제주도에 유일한 파인 다이닝이라고 홍보하던데 작년 방문 기억이 그리 나쁘지는 않아서 이번에 재방문 하였다.










코쿤석은 미리 예약하면 착석이 가능하다.










파인 다이닝임에도 불구하고 9코스가 138,000원밖에 안 하고, 게다가 특정 신용카드의 경우 10% 이상 할인 혜택도 있다.










와인 페어링이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잔으로 판매하는 와인의 가격이 12,000원이다. 코스 가격도 저렴한데 와인 가격도 저렴하다. 이 날 화이트 와인 한 잔과 레드 와인 한 잔을 마셨는데, 화이트 와인의 경우 휴대 전화가 에러가 나서 라벨 사진이 없지만 코스와는 조금 맞지 않았다. 반면 레드 와인은 괜찮은 편이었다.












빵 사진도 마찬가지로 휴대 전화가 에러가 나서 다시 찍었는데, 암튼 버터는 가염이었고 빵 상태도 그리 나쁜 편은 아니었다. 파인 다이닝이라면 당연히 그래야겠지만 가끔 한국에 있는 파인 다이닝 방문해 보면 빵부터 어이없는 곳들이 많아서 그게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Amuse - Bouche


작년과 달리 올해 셰프가 바뀌면서 아뮤즈 부쉬부터 내놓는 모양새가 달라졌는데, 딱히 작년과 비교하고싶지는 않다. 셰프가 달라졌는데 비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다만 작년에 놀랐던 것은 플레이팅이었다. 국내 여느 프렌치 레스토랑에서도 만나보지 못했던 완벽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그 부분에서만큼은 딱히 흥미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Mackerel, Cucumber Jelly, Lime Salt, Cassis Tuile










Basques Shrimp Ravioli, Caviar, Chorizo, Saffron, Bisque Sauce






Egg, Asparagus, Paris Mushroom, Pyogo Mushroom, Yeong - an Boterga






Today's Fish, Shrimp Stock, Provence Purée, Sherry Wine Sauce






Bong - Hwa Duck, Star Anise Orange Honey, Lemon Confit, Cumin Beet Purée, Cèpe Duck Jus, Green Yuja






Jeju Black Pork, Doenjang (Soy Bean Paste), Lentil, Makgeolli Sorbet






Clémentine Sorbet, Green Clémentine White Chocolate Powder, Oxalis







Chestnut éclair, Chestnut Crème Patissiere, Mascarpone Ice Cream, Chantilly Cream











전반적으로 맛이나 향이 밋밋하였다. 향도 약하다보니 전체적으로 풍미도 못 느꼈고, 결과적으로 그 어떤 감흥이 없는 저녁이었다. 왜 그럴까? 한국인들은 서양 요리에서의 맛이나 향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보니 그걸 감안해서 설정한 것일까?

오리의 경우 비트 퓨레의 맛이 강렬하다 보니 정작 오리 고기를 먹은 것인지 비트 퓨레만 먹은 것인지 헷갈린다. 메인이었던 돼지 고기의 경우 질감이 끈적거려 먹는 내내 불편하고 불쾌했었다. 이것은 조리의 문제일까, 아니면 국산 식재료의 열악함때문에 발생하는 일일까?

나는 국산 식재료에 그렇게 크게 감흥이 없다. 그 부분을 감안하고 음식을 먹는데, 이는 나나 셰프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니 그렇다. 물론 해외에서 좋은 식재료를 수입하면 좋겠지만 한국은 또 수입 자체가 매우 까다로운 경우가 많다. 가끔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후기들을 보면 해외와 비교해서 별로라는 이야기가 많던데, 그건 당연한 결과이다. 식재료부터가 다른데 어떻게 같은 맛이 느껴지겠는가? 사람들은 의외로 그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열악함을 감안하더라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맛이나 향은 밋밋하였기에 더 이상 밀리우를 재방문하고싶지 않아졌다. 어차피 내년에도 같은 결과일테니까 말이다.

2017. 10. 18.



비오토피아 레스토랑은 사전 예약을 해야 입구에서 확인 후 입장이 가능합니다.











방문한 날 흐려서 뷰가 좀 아쉽지만 테라스에 나가면 이렇게 산방산이 멀리 보입니다.










물잔 사진도 같이 찍어 봅니다만 날이 흐리니 그리 예쁘게 나오지 않네요.





그래서 몇 년 전에 방문 했을 때 찍은 사진을 찾아봤습니다. 이런 좋은 날에는 더 뷰가 좋은 것은 당연한 것이겠죠. 매년 이 맘때 방문하면 억새가 햇빛에 반짝이는 멋진 모습도 같이 볼 수 있습니다.






물잔 사진도 이렇게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뷰는 좋지만 음식은 과연 어떠할까요?





식전 죽이라고 갖고 왔는데 무슨 죽이라고 설명 들었지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사실 기억 못해도 상관없습니다. 참기름 범벅이라 안에 뭐가 들어갔든 참기름의 향과 맛만 기억 나거든요. 이런 것은 굳이 낼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가볍게 입맛을 돋우는 것도 아니고, 참기름에 파묻혀서 다음 식사에 방해가 될 뿐입니다.





Hot Udon Noodles with Deep - fried Prawn


사실 몇 년 전에 방문했을 때 음식 맛을 보고 다시 갈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지나가는 길에 도저히 배고픔을 참을 수 없어서 억지 방문 하였습니다. 이름답게 아주 아주 뜨겁습니다. 얼마나 뜨겁냐면 서버가 처음에 그릇을 내려놓지도 못 할 정도였습니다. 입천장이 까질 정도로 뜨겁더군요. 굳이 이렇게 뜨겁게 내놓을 필요가 있을까요? 뜨거운 국물이 좀 식혀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맛을 보니 맛의 층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로지 짠맛만 느껴지더군요. 간이 맞은 짠맛이 아니라 오로지 짠맛 짠맛입니다.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이 괜히 많겠습니까? 흔히 서양음식이나 일본음식이 더 짜다고 하는데 더 짠게 아니라 그동안 짠맛을 거의 못 느끼다보니 생겨난 오해입니다. 한국음식은 맵고 뜨겁고 달고 그 사이에 짠맛이 가려져 있습니다. 국물에서 감칠맛이나 이런 것들도 전혀 느껴지지 않더군요. 왜 그럴까요?

왕새우 튀김도 마찬가지로 뜨거워서 먹기 꽤 불편했습니다. 온도 맞춰서 내놓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닐텐데, 그렇게 내놓으면 대부분 음식이 식었다고 해서 그러는 것인지, 그런 것이라면 이해는 할 수 있겠는데 그게 아니라 습관적으로 그리 내놓는 것이라면?


뒤에 살짝 보이는 초회는 미리 만들어 놓은지 오래 되어서 말라 비틀어져 있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고, 초밥의 경우 기분 좋은 단맛이 아니라 그냥 단맛 가득함이 느껴졌습니다.





Pinx Ice Cream ; Soybean Flour on the Vanilla Ice Cream


내놓은 모양새부터가 먹기 싫어집니다. 디저트의 재미 중 하나가 눈으로 보는 즐거움인데 말이죠. 콩가루랑 같이 먹다가 사레 걸리기도 딱 좋고 뿌려진 것이 꿀이든 시럽이든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향이나 맛은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저기서 어떤 것이 메인이어야 할까요?


제주도를 그리 자주 여행갔어도 갈수록 흥미가 떨어졌던 이유 중 하나가 제대로 된 음식점을 만나기가 힘들다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그걸 또 한 번 느끼고 왔습니다.

2017. 10. 9.










10월부터 새로 선보이는 시즌 메뉴는 송이 버섯이다. 두 번의 방문을 통해서 일부 메뉴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메뉴를 맛 보았는데 전반적으로 만족했다. 보칼리노의 헤드 셰프가 바뀌면서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요리가 나오는데 소위 말하는 한국식이 아니어서 좋다.
다만 두 번의 방문 중 첫 번째 방문때 헤드 셰프가 쉬는 날이어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음식이 나오는 속도가 매우 느렸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 날 지인의 연락이 자주 오는 바람에 거기에 집중하다 보니 음식이 늦게 나오는 것에 대해서 크게 신경 안 썼는데, 어찌되었든 이 부분은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앞서 포스팅 할 때도 이야기 했었지만 보칼리노는 따로 와인 페어링 메뉴가 없다. 그러나, 요청하면 어느 정도 맞춰 준다. 사실 한국인으로서 와인은 그렇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한데, 일단 일상적으로 마실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와인을 선택할 수 있게 설정된 시스템이 자칫 와인을 마실 것이냐 안 마실 것이냐의 선택으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양 요리를 즐기려면 와인은 빠질 수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존재이니 선택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래서 소믈리에가 있으니 물어보고 추천 받는 방법도 있다. 한 병이 부담스럽다면 잔으로도 판매하니 가격이나 주량 측면에서도 부담이 덜 된다. 만약 술을 마실 수 없다면 차선책으로 탄산수도 있다.
간혹 일부러 비싼 와인을 추천하지 않을까, 잘 팔리지 않는 와인을 추천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 경험은 보칼리노나 해외 레스토랑에서 소믈리에들은 최대한 요리와 잘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줬으니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보칼리노의 경우 지난번에 경험했던 와인을 제외하고 다른 와인을 계속해서 짝짓기 해주기 때문에 경험의 측면에서도 좋았고, 특히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설명을 듣다 보니 바디감이니 산미니 탄닌감이니 이런 것들도 좀 더 명확하게 체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






Beef Carpaccio with Marinated Mushroom, Crispy Rice, Taleggio Cream and Mustard Leave


크리스피 라이스의 경우 일부러 쓴맛을 내기 위해서 그리 조리했는지 살짝 헷갈리기도 하는데, 만약 그런거라면 쓴맛과 짠맛과 감칠맛의 조화는 꽤 흥미로웠다. 실수였다고 해도 크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었는데, 어찌되었든 버섯이나 쇠고기와 라이스의 대조적인 질감도 재미있었다.














Mushroom Soup with Smoked Potato, Roasted Scallop and Black Garlic


우선 향부터 꽤 강렬하게 와 닿았는데, 버섯의 감칠맛이 풍부해서 그 자체만으로도 풍미가 아주 좋았다. 짠맛의 관자와 훈제한 감자와 흑마늘과 함께 먹으니 입안에서 맛과 향이 어우러지며 풍부한 풍미가 아주 아찔한데,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감자가 좀 더 단단한 질감이었으면 어땠을까싶다. 물론 국산 감자의 한계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최근의 보칼리노의 수프를 맛보면 감칠맛이 잘 살아 있어서 좋다. 






Risotto Parmigiana with Egg Yolk Powder, Sautéed Mushroom and Parsley Cream


그동안 경험했던 보칼리노의 파스타와 리조또는 대부분 질감에서 매우 아쉬웠는데, 여건상 생면을 쓰는 경우를 제외하고 특히 리조또의 경우 그 어중간한 질감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물론 그런 씹히는 질감의 리조또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다 보니 그걸 감안해서 소위 말하는 한국식으로 조리해서 나왔겠지만 미리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조리해서 내놓지 못했을 때 실망감은 매우 컸었는데, 이 상태로 만약 계속해서 나온다면 적어도 그런 아쉬움이나 실망감은 없을 것 같다. 샬롯의 아삭한 질감도 무척 흥미로웠고, 버섯과 치즈의 풍부한 감칠맛은 짠맛과 잘 어우러져 입안에서 풍미를 가득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Pappardelle with Mushroom, Meatball, Red Onion Stew and Nepetella


반면 파파르델레의 경우 리조또에 비하면 아쉬웠는데, 아무래도 그 폭발적인 풍미를 느낄 수 없어서 그랬을 것이다. 자체적으로 놓고 보면 짠맛이나 감칠맛이 나쁘지도 않았고, 살짝 질감이 아쉽긴 했지만 즐기기에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리조또와 비교해보면 조금 밋밋한 느낌이 들어서, 그래서 아쉬웠던 것 같다. 하지만 짝짓기 했던 와인의 산미가 꽤 느껴져서 그 둘의 궁합은 흥미롭기도 하였다.






Pan Seared Halibut with Cauliflower, Mushroom and Chestnut


해외에서의 경우 메인 요리 선택시 여건이 허락한다면 생선 요리나 가금류, 육류에서는 쇠고기를 제외한 다른 고기를 선택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국내에서 경험하기 힘들다보니 그런 경우가 많다. 그나마 국내에서는 생선 요리는 어느 정도 선택이 가능한데, 이 날 아쉬웠던 것은 광어의 상태가 그리 좋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추석 연휴에 방문해서 그런지 몰라도 선도가 좀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반면 맛의 조화나 광어의 질감 상태는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국내에서 대체적으로 생선 요리를 만족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 질감이 나쁜 경우가 많았는데, 아무래도 과조리를 해야 대중적으로 만족하다보니 그런 것 같고, 그게 아니더라도 생선의 품질 자체가 떨어졌던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Hanwoo Sirloin Steak with Mushroom, Parsnip Purée and Glazed Shallot


짠맛이 좀 약해서 아쉬웠던 스테이크였다. 그래도 먹을만 했다. 굽기 상태도 나쁘지 않았고, 파스닙 퓨레의 단맛과 소스의 신맛도 잘 어울렸다. 하지만 좀 더 짠맛이 났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메뉴를 사실 자세히 보지 않고 주문해서 처음에 파스닙 퓨레는 매쉬 포테이토인줄 알았는데 단맛이 좀 더 강해서 확인해보니 파스닙 퓨레였었다. 한우 자체를 그리 선호하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만족했던 편이다.










Amaretto Syrup, Sweet Yeast Bun, Fresh Mandarin, Almond Cream


보칼리노는 오픈한 이후 2년 동안 디저트 메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이게 국내의 디저트 문화가 파인 다이닝에서 포함보다는 제외하는 성향이 커서 그런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다. 좀 더 다양한 디저트를 경험해 보고싶은데, 암튼 선택 가능한 디저트 메뉴 중 가장 좋아하는 메뉴이다. 그동안 체리가 더해졌었는데 이번에 만다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좀 더 신맛이 강해서 단맛의 디저트와 잘 어울리는 것도 있고, 상큼함이 더해져 아주 깔끔하게 식사를 마무리 할 수 있어서다.  기존의 체리는 신맛보다 단맛이 좀 더 치고 올라와서 단맛의 디저트와 중첩되다 보니 오히려 금방 질리게 만드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렇게 상큼하다보니 짝짓기 한 귀부 와인과도 잘 어울렸었다.














White Chocolate Parfait with Vanilla Apricot and Basil White Chocolate Cream


재방문시 앞서 바바를 먹었으니 다른 디저트를 선택하고싶었는데, 특별히 소믈리에가 로제 와인을 디저트 와인으로 준비했다고 해서 그와 잘 어울릴만한 디저트를 오히려 추천해 달라고 했다. 산뜻하게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역시 디저트가 아쉬운 편이다.











에스프레소의 경우 예전에는 온도가 다소 높은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변화가 있었는지 온도가 알맞아서 좋았다. 수프도 그랬고 커피도 모두 후후 불어가며 마셔야 할 정도로 다소 높았었는데, 물론 내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모든 다이닝들은 적어도 커피 온도를 적절하게 맞춰 내놓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칭찬하고싶다.
피자를 제외하고 시즌 메뉴를 모두 맛봤는데 버섯의 감칠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