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19. 2. 28.


내가 싱가포르를 계속 찾게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지앙난춘 때문이다. 포시즌스 호텔 싱가포르에 위치하고 있는 지앙난춘을 알게된 것은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유 유안에서 소개를 해줬기 때문인데, 그때 당시 셰프였던 알란 찬은 현재 제주 신화월드 메리어트 리조트에 위치한 르 쉬느아에 있다.






이번에 미슐랭 별 하나를 받았는데, 항상 하는 이야기이지만 미슐랭 가이드의 별이 어떤 절대적인 진리는 아니다. 역사가 오래된만큼 비판도 많이 받은 것이 미슐랭 가이드인데, 특히 싱가포르에서의 미슐랭 가이드를 살펴보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분명 있다. 물론 국내 유명 블로거들처럼 내가 좋아하던 레스토랑이 별을 못 받거나, 내가 별로라고 생각했던 레스토랑이 별을 받아서가 아니라, 조리 실력부터 의구심이 드는 레스토랑들이 몇몇 눈에 띄기 때문이다. (이는 서울도 마찬가지이다.)

아무튼 이번 여행에서는 가게 된 레스토랑들이 대부분 미슐랭 별을 받은 곳들인데, 미슐랭 가이드를 참고해서 간 것은 아니니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물론 지앙난춘이 별을 받은 것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대부분의 레스토랑들이 별을 받게되면 입구에 전시를 해놓는데 지앙난춘은 따로 전시는 하지 않고 있다.






호텔 객실만 renovation 한 것이 아니라 레스토랑들도 같이 했는데, 구조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고 내부 인테리어가 좀 바뀐 것 같은데 따로 사진을 찍어놓은 것이 없어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다.

싱가포르에서 파인 다이닝이라 해도 사실 접객 및 응대는 썩 좋은 편은 아닌데, 처음에는 당연히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간 것이니 꽤 불쾌했었는데, 몇 번의 방문을 통해 그들의 문화를 조금이라도 알게 되면 일정 부분 이해가 된다. 물론 그것이 양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런 부분을 감안 했을 때 지앙난춘의 접객 및 응대는 싱가포르에서 꽤 매끄러운 편이다.


















아뮤즈 부쉬는 기억이 정확하진 않은데 비트로 만든 젤리였던 것 같다. 오이의 아삭함과 대조되는 질감에 신맛과 단맛이 적절해서 아뮤즈 부쉬로는 아주 좋았다.









예약할 때 북경 오리를 주문했었기에 그에 맞는 글라스 와인을 추천해 달라고 해서 한 잔 주문하였다.









차는 보이 차를 주문하였다.






























Signature Jiang - Nan Chun Peking Duck

Roasted in a mesquite - wood - fired oven, served with caviar and carved tableside by the chef


메일로 예약을 했을 때 답장에서도 그랬고, 실제로 당일에도 서버는 혼자서 먹기엔 양이 너무 많으니 - 지앙난춘에선 반 마리 주문은 불가하다. - 차라리 roasted duck 을 주문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 했었다. 양이 6인분 정도 되니 서버의 말을 듣는 것이 맞는데, 사실 이 블로그 포스팅 때문에 주문했다.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나는 북경 오리보다 오리나 거위 구이를 주문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인데, 일단 내 취향을 떠나서 반 마리든 한 마리든 혼자서 먹기엔 양이 너무 많다. 게다가 아직도 국내에선 껍질이 바삭하냐 안 바삭하냐, 살코기랑 같이 카빙을 하냐 하지 않냐로 싸우고 있는데 그게 과연 큰 의미가 있나 생각이 든다.

왜 오리를 이렇게 해서 먹을까? 북경 오리와 광동식 바베큐인 오리나 거위, 닭 구이는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 서양에서는 어떤 식으로 구워서 먹을까?

껍질과 살코기 사이의 지방층을 어떻게 조리해야 맛에 또다른 측면을 불어 넣어줄까? 또 어떻게 조리를 해야 제대로 한 것일까? 그걸 감안한다면 이런 류의 요리는 어떤 것에 초점을 두고 맛을 음미해야 할까?


지앙난춘에서는 캐비아와 함께 제공되며, 셰프가 나와서 옆에서 카빙을 하면 서버가 야빙에 직접 오리를 싸주는데 딱 오리만 싸서 사진처럼 테이블에 놓아준다. 나머지 파나 오이, 소스 등은 각자 취향껏 적절하게 넣어서 먹으면 되고 이 때 함께 제공한 캐비아 역시 취향에 따라 넣어서 같이 먹으면 된다.






세 네가지 중 하나 선택 가능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때쯤 배가 너무 불러 - 6인분 정도 되는 오리를 혼자 다 먹었으니 당연하다. 파인 다이닝에서 이렇게 과식을 하는 편은 아닌데 이 날은 순전히 블로그 포스팅 때문에 무리를 했다. 물론 다시는 이런 바보같은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 그냥 한 숟갈만 맛만 보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디저트를 안 먹고 갈 수는 없기에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배가 너무 불러서 못 먹겠다고 이야기 했고, 당연히 서버는 이해한다며 정리 해주었다. 포장도 가능하다고 했지만 이미 너무 배가 불러서 포장해서 객실로 갖고 가봤자 먹지도 못할테고, 당연히 온도가 떨어지면 맛도 그만큼 떨어지기에 사양하였다.

지앙난춘에선 디저트를 주문하면 정리 차원에서 칼라만시 주스가 나온다.






Petit Four


하필 배가 너무 부른데 이 날따라 음력 설을 맞이해서 프티 푸르까지 나왔다.










Crispy Puff Pastry with Almond Cream


셰프가 바뀌면서 확실히 지향하는 지점이 전 셰프와 다른 점이 있었다. 그런 가운데 예전부터 인기 있었던 메뉴는 거의 건드리지 않았는데, 특히 이 디저트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 나로선 무척 반가웠다.

2019. 2. 27.


여행을 자주 다니는 편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1년에 몇 차례 국내든 해외든 다니다보니 호텔에서 묵으면서 객실이 아닌 수영장 샤워실이나 사우나 샤워실에서 씻을 경우 필요한 로션이나 면도기 등을 담아갈 세면 가방이 필요했었다.

객실에서 들고갈거니 그렇게 클 필요는 없고, - 물론 호텔에서 대부분의 비품들은 제공 한다. - 가죽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그동안 검색할 때마다 가죽 아니면 나일론 소재여서 구매하지 않다가 어느 날 캔버스로 만든 제품이 눈에 띄어 구매하였다. 때마침 세일 기간과 겹쳐서 아주 저렴하게 구매하였다.






워시백이지만 그래도 파우치라고 나름대로 포장에 신경 썼다.






품번은 사진을 참고 바란다.






사실 저 VLTN 로고가 내 취향에서는 너무 보기 싫어서 구매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캔버스 재질의 워시백 찾기가 워낙 힘들어서 - 물론 발렌티노 브랜드에 내에서 - 결국 구매를 결정했다.










락 스터드는 빠트리지 않는 발렌티노다.










내부도 단순하다.

사실 워시백은 여행 관련 브랜드에서도 다양하게 만들기 때문에 가격만을 고려해도 선택의 폭은 넓지만 대부분 디자인보다 수납성에 초점을 많이 둬서 이것 저것 집어 넣고 짐을 싸서 짐가방에 넣기엔 좋은데, 그것을 들고 호텔이나 리조트 내에서 돌아다니기엔 불편한 점이 많았다.

어차피 객실에서만 씻는다면 이 제품이 필요 없지만 수영장을 이용하거나 사우나를 이용할 경우에는 호텔에서 미처 구비못한 비품들이나 개인적으로 따로 사용하는 로션 등을 담아서 이동하기엔 작고 간단하게 몇 가지를 담을 수 있어서 좋다.

2019. 2. 21.


우연찮게 알게 된 레스토랑이다. 홈페이지도 없고 달랑 인스타그램 계정 하나만 검색 된다. 정작 그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메뉴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시작한 것일까?

그래서 사실 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 어떤 음식들이 어떻게 나올지 뻔히 예상되는데 굳이 갈 필요가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 일이란 혹시 모르기에 혹시나싶어 방문하였다. 주차는 발렛만 가능한데, 아래에서 내려서 걸어 올라가야 한다. 워낙 발렛 주차 맡기는 것을 싫어하다보니 이런 곳은 대부분 피하는 편인데, 그러니까 이런 정보들조차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도 나와 있지 않다.













그나마 쥬에의 의미가 무엇인지, 어떻게 운영을 할 것인지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서 밝히고 있는데, 추후 자세히 이야기 하겠지만 그런식으로 운영할 것이라면 아예 처음부터 제대로 했어야 한다.

추구하는 방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서버들의 유니폼은 정작 파인 다이닝에 어울리지 않게 디자인 하였는가? 왜 음식들의 플레이팅은 무성의한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이런 것들이 파인 다이닝으로써 갖춰야 할 기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당연히 이 곳 역시 그런 것에 대한 신경을 쓴 흔적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분위기는 그럴싸한데, 정작 중요한 것들은 하나도 갖춰있지 않은, 그런데 사람들은 고급지다라고 표현을 하는데, 더 웃긴 것은 여기까지 와서 식사하는 사람들이 콜키지 가격이 오만원이라니까 너무 비싸다라고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그래도 좋다. 어차피 국내에서 어디를 막론하고 그런 것까지 큰 기대를 하고 가지는 않기에 애써 의식하지 않을 수 있는데, 메뉴를 보면서도 사실 헛웃음이 나왔다.









음료 주문 의사를 묻지 않는 것이야 국내에선 아직까지 물은 공짜라는 개념이 강하기에 그럴 수 있다 쳐도,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서 밝힌 것처럼 좋은 차와 좋은 술을 대접할 의지가 정말로 있다면 추천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그것까지는 애써 이해할 수 있다. 아직까지도 그렇게 적극적으로 다가온다면 마치 무조건 유료로 음료 주문해라고 강권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에서 방어적인 태도는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한 페이지를 다 차지해서 설명하고 있는 보이차가 아직 주문 불가하다는 것이다. 여기 오픈한지 두 달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준비가 안 되어있다니?










Dark Tea : Keep Fermenting

Liu bao cha


그래서 우선 차는 흑차로 육보차를 주문 하였다.











Welcome dish


웰컴 디쉬로 나온 음식들을 먹으면서, 아 괜히 왔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이 버섯 같은 경우 흐물거리는 것이 드레싱에 너무 오래 절였었다. 이런 것조차 제대로 못하는데 음식들은 과연 제대로 조리를 할까? 당연히 아니었다.







소스도 마찬가지였다. 두반장과 그린 페퍼 소스는 둘 다 매운 반면 다른 맛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아니, 맛은 있었을텐데 매운 맛이 그 모든 것을 다 덮어버려서 아무런 맛을 느낄 수가 없었다. XO 소스는 심지어 아무런 맛도 나지 않았다.

처음에 딤섬을 주문할 때 간장 이야기를 하던데, 알고 있다. 한국에선 워낙 짠맛에 민감하게 반응하다보니 - 그러면서 정작 찌개와 김치는 잘 먹는다. - 아예 기본적인 간조차 하지 않고 음식을 내는데, 당연히 간은 먹는 사람이 테이블에서 직접 맞춰서 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간장 이야기를 하던데, 애시당초 이런 파인 다이닝에 오면서 건강을 생각하고, 가성비니 뭐니 돈을 생각하고 온다는 것부터 넌센스다. 맛,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파인 다이닝이 존재하는 이유 아닌가?

그렇다면 저 소스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좀 더 다양한 재미를 즐긴다는 목적에서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 예를 들어 두반장이라면 좀 더 감칠맛을 덧입힌다든지 - 그런 목적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Honey Glazed Barbeque Pork


첫 음식부터 실소가 나왔는데, 향이 미약한 것이야 이해한다 쳐도 - 한국인들 대체로 향신료 경험이 적다보니 거부 반응이 크다. 그래서 업장에서 조절한 것일 수 있다. - 짠맛에 비해 단맛이 너무 강하다. 짠맛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다시 말해 맛의 균형이 맞지 않았고, 무엇보다 실소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질감때문이었다. 

부드러운 것이 아니라 물컹거리는 것이 바베큐를 했다기보다 마치 찌거나 삶은 듯한 느낌이 강했다. 수비드 한 것까지는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질감이라고 할까? 마치 한 덩어리인듯한 질감이 꽤 불쾌감을 안겨준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두려워서 그랬다기 보다 조리 실력이 뒷받쳐주지 못한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Steamed Abalone Siu - Mai

Steamed Shark's Fin Dumpling

Steamed Mushroom Dumpling with Oolong Tea Leaves


고맙게도 딤섬은 낱개로 내주었는데, 딤섬 역시 솔직히 말해 맛이 없었다. 기본적인 간은 되어 있긴 한데, 일단 피가 흐물거리는 것이 오래 쪄서 그런 것은 아니고 처음부터 잘못 만들었다. 봉안어시교라는 딤섬이 어떤 의미인지는 아는데, 오징어 먹물로 만들었다는 피는 짠맛이 그만큼 받쳐주지 못할 뿐더러 올려진 상어 지느러미는 질감 차원에서 어떤 역할도 하지 못했다. 그것과 상관 없이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우와 모양이, 올려진 샥스핀 식재료를 생각하면 최고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게 다였다. 정작 중요한 맛은? 






Clear Soup with Seafood Dumpling


혹시나싶어 문의했었는데, 돼지 육수를 사용한 것 치고는 너무 가벼웠다. 손님들의 반응이 느끼하다라고 할까봐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고 보기엔 너무 맑고 가벼웠다. 안에 든 덤플링을 터트리면 좀 달라질까 - 당연히 달라져야 하지만 - 싶었는데 큰 변화는 없었고 오히려 안에 든 해산물 때문에 단맛이 더욱 증폭 돼 더 먹기 싫어졌다. 게다가 덤플링의 피는 흐물흐물 거리는 것이 오히려 곤죽이 되다시피 해서 보기에 다소 역겨운 측면도 있었다.

덤플링 안에 샤오롱 바오처럼 돼지 젤라틴이 들어가 있다고 들었는데, 들어 있는데도 터트렸을 때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Steamed Rice Flour Roll with Shrimp


창펀도 마찬가지로 피가 하는 역할은 거의 없었고, 기억 나는 것은 새우 밖에 없는데, 그마저도 소스의 단맛이 강해서 금방 질려버렸다. 그래도 혹시나싶어 몇 점 더 집어먹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Steamed Bean Curd Sheet Wrapped with Minced Pork and Shrimp


딤섬의 재료들이야 새우와 돼지고기가 중복되는 것은 이해한다. 한국에서 다른 재료를 사용해봤자 좋아하는 사람들만 좋아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여기까지 먹고 나니 이곳 쥬에는 음식이 단조롭다기보다 전반적으로 조리 자체를 못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딤섬들의 피가 너무 흐물거리는데 이유야 뻔하지 않겠는가? 맛의 균형도 단맛에 치우쳐 있는데다가, 설명을 듣기로 이 딤섬의 경우 안에 물밤이 들어가 있다고 하던데 씹히는 것은 세 개 중 하나에서 한 개의 물밤이 씹혔다. 물밤을 넣은 이유는 무엇일까? 난 질감 대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말 그럴 의도라면 이렇게 음식이 나올 수가 없다.

그게 아니라면 굉장히 영악하게 장사를 하는 것이다. 어차피 모를텐데, 적당히 분위기 맞춰 주고 적당하게 그럴싸하게 음식 내놓으면 된다는 생각 말이다.






Deep - fried Sweet Rice Dumpling Stuffed with Minced Pork and Chicken


그나마 이 딤섬이 이 날 유일하게 음식다운 음식이었다. 우와 잘 만들었어가 아닌 다른 요리들이 형편 없다보니 상대적으로 잘 만들었다고 느껴졌다. 






Steamed Barbeque Pork Bun


차슈바오도 마찬가지로 향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돼지 고기의 질감도 썩 유쾌하지 않은 물컹거림에 맛의 균형도 단맛에 치우쳐 있었다. 메뉴판에는 이베리코 돼지란 단어가 들어가 있던데 큰 의미가 없었다.

사실 이 정도라면 이쯤에서 일어났어야 하는데, 그래도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혹시나싶은 생각에 요리 두 가지 정도 더 주문했다. 그리고, 이쯤에서 나는 확신했다. 여기는 정말 조리를 못 한다라고 말이다. 






Stir - fried Korean Beef with Black Pepper Sauce


아마 나 혼자 식당에 있었다면 한참을 크게 웃었을 것이다. 쥬에가 무슨 작위라고? 그럼 뭐하나, 음식 내놓는 모양새부터 이런데 말이다. 아 물론 아무도 신경 안 쓰겠지.

블랙 페퍼 소스라는데 블랙 페퍼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씹히지도 않고 정작 눈에 많이 보이는 것은 마늘이었고, 소스도 spicy 하거나 흑후추의 단맛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마늘의 단맛이 너무 강했다. 게다가 이 질척거리는 소스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심지어 고기는 질감이 절대 stir - fried 한 것이 아니었다. 마치 소스를 들이부어 끓인 것처럼 물컹거리면서 질깃한, 그런 가운데 소스의 감칠맛과 단맛이 덮어버리는, 한 마디로 말해 최악의 음식이었다. 이렇게 조리를 해놓으면서 메뉴판에는 흑후추 소스가 들어간 쇠고기 볶음 요리라고? 당연히 채소도 아삭거리는 질감 없이 물컹거린다.

정말 이것을 stir - fried 했다면 조리 실력이 형편 없다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 소스와 함께 끓인 것이라면? 






Pan - fried Crispy Noodle with Seafood and Beef


식사 메뉴는 더했다. 일단 나온 모양새를 보라. 먹고싶은 마음이 드는가?


한국에서의 초면이란 것이 어떤 요리인지 아는데, 영어 표기로는 pan - fried 인데, 심지어 crispy 하단다. 난 이것들이 서로 연결되지 않아서 물어보았는데, 분명 설명은 내가 아는 그 초면이 맞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설명이 연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주문해봤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저렇다. 이걸 먹으라고 내놓은 것인가? 


pan - fried 했다지만 그냥 삶은 면을 대충 지져서 얹어놓았다. 당연히 crispy 하지 않다. 게다가 소스 위에 저렇게 덮어버리니 그 열기 때문에 안그래도 삶은 면이 더 퍼져버린다. 더 웃긴 것은 면과 소스가 섞이지 않아 따로 놀았다. 당연히 맛은? 면에서는 비릿한 냄새가 나고, 소스와 섞이지 않으니 아무런 맛이 없었다. 주방에서는 이걸 자기들은 나름대로 잘 만들었다고 생각해서 내놓았을까?






Apricot Milk Jelly


이 디저트도 정말 어이가 없었는데, 물론 묽은 질감으로 내놓을 수는 있다. 그런데 그 묽음이 썩 유쾌하지 않은 질감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회사 연수 갔을 때 단체 급식 먹을때 나오는, 일회용기에 든 순두부 같은 질감, 딱 그런 질감이었다. 부드러움과는 거리가 먼 그냥 흘러내리는 그런 질감 말이다. 게다가 맛의 균형도 엉망이었다.






Lychee Ice - Cream


직접 만들었다던데 만들 실력이 안된다면 외주를 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icy한 질감이 너무 불쾌했다. 그래도 위에 금가루 뿌려놨으니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할지 모르겠다. 


예상했었지만 그래도 이런 결과가 나오면 참 여러가지로 안타깝다. 그 좋은 동네에 그럴싸하게 식당 만들어놓고, 서비스도 나쁘지는 않은데 정작 중요한 음식은 맛이 없는 것을 떠나서 기본적인 조리 실력에 대한 의구심이 들 정도로 나쁜 음식들을 내놓는다. 그리고, 아무도 그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사람 없이 이 집 맛있네만 이야기 하고 있다. 맛이야 있겠지, 그래도 기본적인 간은 해놓았으니까, 그런데 딱 거기까지이다. 쥬에가 파인 다이닝을 표방한다면 이런 음식들을 난 돈 받고 팔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나은 것은 화장실 정도? 다 같은 가족들인데 레스케이프의 팔레 드 신이나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타마유라보다는 그래도 신경을 좀 쓴 흔적이 있었다.

그러나 앞서 처음에 이야기 했던 것처럼 발렛 주차를 맡긴 뒤 언덕길을 올라서 레스토랑 입구로 걸어 가다보면 내가 타고 온 차량이 아래에서 레스토랑 앞 주차장까지 올라오고 있다. 나는 이게 이 레스토랑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