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17. 11. 20.


왜 한국에서 다이닝 관련 포스팅은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다이닝뿐인가? 사실 무슨 음식이든 꼭 파인 다이닝에서 먹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그것이 호텔에 있느냐 없느냐로 따지지도 않는다. 그러나, 형편없는 음식을 만나지 않으려면 사실 이 방법 밖에는 없다. 물론 서울 어딘가에는 음식을 제대로 만드는 곳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식당을 찾기 위해서 오늘도 열심히 일해 번 돈을 무의미하게 쓰고싶지는 않다. 내가 새로운 식당을 찾아서 알려야 하는 의무도 없거니와 대체적으로 몇 번의 대화를 나눠보면 현실적인 문제가 아닌 음식을 만드는 사람 스스로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를 못 하는 경우가 많기에 그렇다.

사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다이닝들도 처음부터 음식을 제대로 내왔던 것은 아니다. 특히 보칼리노가 심했는데, 한편으로 이해가 가는 것이 예를 들어 보칼리노의 경우 대부분의 고객들이 짜다와 덜 익혔다로 이의를 제기하는 모습을 실제로도 보았고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에서도 많이 보았다. 한국에서 제대로 만든 이탈리아 음식들을 먹어보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그런 의견이 다수라면 현실적으로 레스토랑에서는 그 부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갈 때마다 짜다라고 안 할테니 간 제대로 맞춰 주고 - 심지어는 이탈리아에서처럼 간을 해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있었다. - 마찬가지로 덜 익혔다라고 안 할테니 부드럽게 또는 씹히는 느낌이 있게 - 건면 파스타나 리조또의 경우 - 조리 해 달라고 요청을 했었는데, 늘 내가 원하는 지점과 한국인들 대부분이 좋아하는 지점 그 사이 어디엔가 위치해서 자주 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셰프가 바뀐 이후 어느 정도 내가 원하는 지점에 맞춰 요리가 나오다보니 이제는 보칼리노도 자주 찾게 된다. 물론 가끔씩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지점에 맞춰 요리가 나오는 경우도 있긴 하다.


어쨌든 2017년 11월에 들어서 한달 동안 진행하는 특선 요리는 화이트 트러플이었다. 당연히 가격대가 높을 수 밖에 없는데 늘 이야기 하지만 파인 다이닝을 찾으면서 가격을 걱정할 것이라면 아예 안 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암튼 모든 메뉴를 맛 본 것은 아니지만 셰프 치로의 추천을 받아서 먹었던 요리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 하겠다.





화이트 트러플의 향이 무척 좋은데 그만큼 질린다고 할까? 두 가지 요리를 맛 보고 나니 금방 물리는 것 같아서 방문할 때마다 두 가지 요리만 맛보았다. 실제로 셰프 치로가 추천하는 경우도 두 가지 요리 정도만 맛 보는 것이 좋겠다고 했었다.













그전에 제공되는 빵 얘기를 좀 하고싶은데, 굳이 다양한 빵이 제공되지 않더라도 가끔씩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를 만나게 된다.  한국에서 만나는 고질적인 경우라고 할까? 덜 익혀진 경우가 가끔 있었다. 마지막에 방문했을 때에는 올리브유 맛이 살짝 이상했었다.





















Sous Vide Egg with White Truffle, Hazelnut, Parmesan and Smoked Potato


셰프 치로가 가장 추천하는 메뉴인데 실제로 먹어보니 정말 맛있었다. 부드러운 질감과 대조적인 헤이즐넛의 크런치한 질감도 좋았고, 무엇보다 화이트 트러플의 그 향이 정말 압도적이다. 감칠맛과 짠맛과 단맛의 조화도 아주 좋다. 정말 완벽한 풍미였었는데 개인적으로 헤이즐넛이 들어간 것이 일종의 신의 한 수라고 할까? 다만 아쉬운 것은 계란인데, 조리는 물론 잘되었지만 국산 식재료가 대부분 그렇지만 다소 밋밋한 맛은 좀 아쉽긴 하다. 그러나, 그것을 감안할 수 밖에 없으니 화이트 트러플 특선 요리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드는 요리이다. 실제로 두 번 맛을 보았는데 다음주 중에도 한 번 더 갈까 생각중이다. 11월이 가기 전에 적어도 세 번은 먹어봐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말이다.













White Truffle Cauliflower Soup with Sausage and Fennel


컬리플라워의 다소 밋밋한 맛은 아쉽지만 - 사실 이런 말 하기 나도 지겹지만 - 국산 식재료의 한계를 감안한다면 먹을만 하였다. 부드러운 질감도 좋았고 짠맛과 감칠맛도 좋았다. 









White Truffle Tagliolini with Butter and Sage


셰프 치로가 수비드 에그와 함께 추천했었던 메뉴인데 면의 질감이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었던 메뉴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보다 더 좋았던 메뉴는 리조또였었다.













White Truffle Risotto with Walnut


초창기때 리조또의 질감을 생각한다면 정말 만족스러운 질감인데 - 이 날은 조금 아쉽긴 하였다. 조금 더 익힌 질감이었다. - 거기에 짠맛과 감칠맛이 화이트 트러플의 향과 함께 풍미가 아주 풍부했었던 리조또였다. 만약 누군가가 추천하는 메뉴가 있냐고 물어본다면 수비드 에그와 함께 이 리조또를 추천하고싶을 정도이다.


이외에도 피자나 대구, 한우 요리도 화이트 트러플과 함께 나오는데 사실 수비드 에그와 파스타 또는 리조또를 먹고 나면 화이트 트러플 향 때문에 더 이상 화이트 트러플이 더 먹고싶지 않아서 먹어보지 않았다. 딱히 그 요리들이 먹고싶을 정도가 아니기도 하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총 세 번의 방문동안 와인과 함께 먹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운전을 해야 해서 아쉽지만 탄산수로 마무리 짓긴 했는데, 실제로 보칼리노 측에서도 와인 페어링을 나름 준비했었는데 제공할 수 없음에 안타까워 했었다. 11월이 가기 전에 한 두 번 더 방문할 수도 있는데 그때는 와인과 함께 먹을 수 있지 않을까?

2017. 11. 13.



필리핀이라는 나라는 나에게 여행지로써 전혀 매력이 없는 나라였다. 그래서 갈 일이 없었는데, 모임을 하나 하는데 거기에서 마닐라에서 우리 모이자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얼떨결에 다녀오게 되었다. 물론 어떤 특별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순전히 그냥 해외에서 모여보자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여행으로써 재미는 하나도 없었지만 우리들끼리 모여서 호텔 클럽 라운지에서 즐거운 대화 나눈 것이 하나의 추억으로 남아있다.

암튼 호텔을 결정할 때 보통 포시즌스나 만다린 오리엔탈, 래플스 이 세 브랜드를 고르게 되는데 때마침 마닐라에는 래플스 호텔이 있어서 그곳으로 투숙하게 되었다. 페어몬트와 같은 건물을 쓰는데 두 개 층만 따로 래플스 호텔 객실이 있었다. 그 중 내가 묵은 층은 수영장과 같이 있는 층인데, 재미있는 것은 래플스 호텔 투숙객은 아래층에 있는 페어몬트 호텔의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는 반면, 페어몬트 호텔 투숙객은 래플스 호텔의 수영장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두 군데 다 둘러본 결과 래플스 호텔이 수영 자체를 즐기기에는 조용해서 좋았다.

래플스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래플스 마카티는 전 객실이 스위트인데 사실 두 개층만 사용하는지라 객실 수는 그리 많지 않다. 기본룸이라고 할 수 있는 주니어 스위트에 묵었는데, 객실 전반적인 분위기는 래플스 싱가포르를 많이 참고한 것 같았다.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을 보면 소파가 놓여져 있는데 래플스 싱가포르의 소파와 색상이 비슷하다. 그 앞에 놓여져 있는 TV는 래플스 싱가포르와 달리 브라운관 TV는 아니었다. 2017년 5월에 래플스 싱가포르에 투숙했을 때 일부 객실은 브라운관 TV가 모두 교체되었던데, 아무튼 요즘 지어진 호텔처럼 스위트이니 거실이 넓을 것 같지만 래플스 싱가포르처럼 거실이 그리 넓지 않다.









래플스는 사실 래플스 싱가포르만 묵어봤는데, 늘 갈 때마다 보게 되는 TV는 브라운관 TV이다 보니 아날로그 방식이라 화질이 그리 고르지 못하다. 그런데 래플스 마카티에 와서 이렇게 깔끔한 영상을 보니 오히려 낯설었다. 물론 최근에 래플스 싱가포르도 TV가 바뀌어서 느낌이 또 다르지만.
















객실 내 커피는 말롱고가 제공된다. 사실 캡슐 커피의 경우 기기 관리가 아무리 5성급 호텔이라 하더라도 잘 안되는 경우를 많이 봐서 딱히 손대지 않는 편이다.

















미니바 구성은 이렇다. 래플스의 경우 회원 제도가 있긴 한데 일종의 초청 방식이라 단순하게 얼마 투숙하고 그런 것에 따라서 회원 혜택을 받을 수는 없다. 그러나, 회원이 된다면 혜택이 나름 매력적이긴 한데, (물론 메리어트 등의 회원 혜택과는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우선 회원 혜택은 이 을 참고하면 된다.





















전 객실이 스위트이다보니 환영 과일은 비교적 풍성하게 제공된다.





여기까지는 래플스 싱가포르와 분위기가 흡사하다.






침실도 마찬가지로 바닥 등을 보면 래플스 싱가포르와 비슷한데, 한편으로 조금 다르기도 하다.





















침실에 들어서자마자 왼쪽에 보이는 화장대는 책상 겸용인듯 서랍을 열어보면 사무 용구가 간단하게 갖춰져 있다.





꽤 착화감이 좋았던 슬리퍼다. 여성용의 경우 리본이 달려 있다. 이것이 성차별적인 요소가 될 수도 있을까?













시계를 보면 래플스 싱가포르를 참고해서 구성한 것 같다.





물은 페어몬트 호텔에서 제공되는 것과 같은 것일까?













침구류 상태는 괜찮았다.

































영상을 보는 순간 엇! 래플스 싱가포르다! 라고 외쳤지만, 전반적인 침실 분위기도 거실과 마찬가지로 래플스 싱가포르를 참고해서 꾸며 놓은 것 같다. 이게 나쁘다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좀 특색이 없긴 하다.





























closet이 욕실과 연결된 공간에 배치되어 있다. 있어야 할 것들은 다 있고, 관리 상태도 양호한 편이었다.





워낙 필리핀에 대해서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듣다보니, 괜히 일 생기는게 싫어서 캐리어는 기내용 사이즈를 갖고 갔다. 일정도 2박 3일인데다가 딱히 관광이나 이런 것들도 계획이 없어서 -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마닐라를 갔는가 흠 - 캐리어 자체는 충분히 여유가 있었다. 스타 얼라이언스 골드에 비즈니스석을 이용했으니 수하물 무게는 매우 여유가 있는 편이었지만 말이다.





































마지막 사진의 저 박스 안에 입욕제가 들어있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2016년 9월에 방문했었고, 포스팅 하는 시점이 1년이 훨씬 지나다보니 그렇다.





욕조에서 반신욕을 한 것 같기도 한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샴푸 등은 향이나 품질 모두 평범했었다.









가끔 인터넷에 보면 변기 옆에 있는 이것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글이 보이는데, 어떤 형태로든 변기 옆에 따로 저런 것들이 설치되어 있다면 수동식 (?) 비데라고 보면 된다.









목욕 가운은 래플스 싱가포르와 같다. 래플스는 싱가포르와 마카티 이 두곳만 묵어봐서 전 지점이 같은 목욕 가운인지는 모르겠다.









카드 키 디자인은 이렇다. 카드 키 디자인은 세 브랜드 중 만다린 오리엔탈이 가장 예쁜것 같다.






이 것은 룸 메이크 업 서비스가 끝난 후 객실 모습이다.

앞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필리핀이라는 나라 자체가 여전히 나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아서 다시 방문할 일은 없을 것이다. 짧지만 2박 3일동안 지내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기에 혹시 누군가가 마닐라에 갈 일이 있다면 래플스 호텔 투숙하는데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내가 당시 투숙할 때에는 프렌치 레스토랑이 한창 오픈 준비중이어서 이용해보지 않았고, 따로 마닐라에서 파인 다이닝을 경험하지 않아서 주변의 식당이나 이런 정보는 전혀 없다. 마찬가지로 따로 컨시어지 서비스도 이용하지 않아서 전반적으로 호텔의 서비스가 어떠한지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참고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