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W - Gourmet Traveler

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6. 4. 17.


 코로나 이후 몇 년만의 방문이었던가? 가장 좋아하는 호텔 브랜드이고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지점이었기에 정말 많은 기대를 하며 오랜만에 투숙을 하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많은 실망을 하게되었는데 하나씩 이야기를 해보자.

 
 먼저 멤버십 제도 개편, 나는 최고 등급인 Pearl 을 부여받았었는데 일단 투숙 당시 모든 혜택을 다 제공받았었다. 특히 레이트 체크 아웃의 경우 '가능하면' 이라는 조건이 붙긴 하지만 비수기인데도 만실이라는 의외의 상황에서도 꽤 많은 배려를 받았었다. 다이닝과 스파 크레딧도 각각 입력되었기에 나중에 계산 시 공제도 잘 받았었고 그 외 공식적인 혜택은 모두 받았는데 단 하나 룸 업그레이드는 물론 '가능하면' 이라는 조건이 붙지만 투숙 당시 정말 만실에 가까운 상황이어서 업그레이드가 되진 않았었다. 당연히 그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다.

 문제는 앱, 그렇다 드디어 출시된 만다린 오리엔탈의 앱에선 내가 예약한 내역이 전혀 보이지 않았었고 이는 홈페이지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이지 않았었다. 메일로 문의도 해보고 심지어 체크 인 할 때에도 당시 호텔 임원이 본사에 직접 문의까지 했다는데 결과적으로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후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에 투숙했을 때에는 웹과 앱 모두 예약 내역이 보이는 것은 물론 투숙 기록도 남아있는데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다시 만다린 오리엔탈 방콕을 예약하니 또 웹과 앱에서 내역이 확인되지 않는다. 무엇이 문제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 이제 호텔측의 공식적인 답변은 더 이상 기대를 하지 않는다.




 두 번째 문제는 호텔의 전반적인 재단장 결과물이다. 만다린 오리엔탈 방콕의 팬이라면 이 사진을 보는 순간 무엇이 문제인지 알텐데 그렇다, 전 객실을 재단장 했다는데 당시 내가 묵었던 기본 등급 룸 기준으로 욕실은 전혀 변화가 없었다. 물론 이런 디자인의 변화가 없다고 해서 무조건 문제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침실쪽은 디자인의 변화가 있는데 욕실쪽은 변화가 없는, 그래서 이질적인 디자인을 한 공간에서 보는 것은 만다린 오리엔탈, 그것도 150주년이 되었다고 자랑하는 곳에서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침실쪽도 좋게 말해 다소 비용을 아꼈다는 느낌을 받는 디자인이었다. 단순하게 재단장 결과물이 새롭기 때문에 낯설어서 불만을 갖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싶다.

 이와 관련해서도 다른 호텔 임원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 이의를 제기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우연찮게 임원과 마주치게 되어 대화를 나누었다. - 공식적인 답변은 아닌 관계로 블로그에서 자세히 이야기 하긴 어렵지만...


 하지만 가장 아쉽고 안타까운 부분은 이제 더 이상 만다린 오리엔탈 방콕만의 서비스는 없었다는 것이다. 먼저 처음으로 이 호텔에서 직원에게 "No." 라는 대답을 들었다. 어떤 요청이든 그동안 그런 대답을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그것도 무리한 요청도 아니었음에도 처음 그런 대답을 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불쾌하다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직원이 너무 부족해서 도저히 그런 요청을 들어줄 수 없다는 것이 눈에 뻔히 보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호텔이 자랑하는 버틀러 서비스 조차 체크 인 당일 버틀러와 인사를 나눈 뒤 체크 아웃 할 때까지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기에 무언가를 요청할 수가 없었다. 당연히 나를 감시한다고 오해할 정도로 객실을 비울 때마다 행해지는 각종 정비나 하다 못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것도 거의 기다린다는 느낌을 받지 못 한 예전과 달리 항상 기다려야 했었다. 


 또한 직원들의 응대는 이제 더 이상 예전의 만다린 오리엔탈 방콕 특유의 응대를 바랄 수 없게 되었다. 이는 오랫동안 이 호텔에서 근무했었고, 그래서 내 얼굴을 기억하는 직원과 대화를 하면서 왜 그리 되었는지 이유를 서로 공감했었는데 우선 코로나의 영향 때문에 그만둔 직원이 많았고 그나마 복귀한 직원들도 방콕에서 새로운 럭셔리 브랜드 호텔들이 들어오면서 이직한 직원도 많았기 때문이다. 경력 직원들이 많이 빠지면서 생긴 교육의 부재와 그에 따른 서비스 등의 공백과 함께 새로 들어온 직원들은 이제 더 이상 예전처럼 투숙객 모두의 이름과 얼굴을 외울려고 노력하지 않고 오히려 어떻게든 덜 힘들게 일할 수 있을지 궁리만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그냥 나때는 안 그랬는데 하는 일종의 푸념이 아니었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는데 거울의 커다란 얼룩은 체크 인 해서 체크 아웃할 때까지 그대로 있었고, 두 번째 사진은 보이는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말이다. 뭘 이런걸 갖고 별로라고 호들갑이냐 하겠지만 만다린 오리엔탈 방콕은 이런 것까지 허투로 관리하지 않던 호텔이었다.


 일단 2026년 올해에도 예약은 해놓긴 했는데 - 작년에 묵었을 때 보수하느라 문을 열지 않았던 프렌치 레스토랑과 조주식 레스토랑을 가고싶기에 - 만약 이번에도 실망을 하게 된다면 이제 더 이상 이 호텔을 찾지 않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만다린 오리엔탈 방콕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부정적인 의미에서) '마이 뺀 라이' 문화가 작년에 은근슬쩍 보였었는데 더 심해지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2026. 4. 6.


 좋게 말해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라고 하기엔 어려울 정도로 이 호텔은 이제 많이 낡아버렸다. 재단장할 시기를 이미 지나버렸는데 별다른 계획이 없는 분위기이다. 2008년에 있었던 시위의 영향으로 많은 유능한 직원들이 떠난 뒤로 한때 만다린 오리엔탈 방콕과 함께 최고의 접객을 보였던 그 명성은 코로나 이후 더욱 처참하다 할 정도로 추락하였다. 전 객실 차오프라야 강 뷰, 여느 강변에 있는 호텔과 다른 반대쪽에서 바라보는 뷰,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호텔이었기에 아쉬움이 컸던 호텔이었다. 


 그럼 다이닝은 어떠할까? 호텔과는 별개로 코로나 직전까지 접객은 훌륭했었고 요리 역시 광동 요리든 태국 요리든 꽤 준수한 편이었다. 방콕 특유의 부족한 완성도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그런 곳이었다. 코로나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을텐데 예전 그 분위기를 지금도 느낄 수 있을까? 








 다행히 메이지앙은 큰 변화가 없었다. 아니 이걸 다행이라고 표현해야 하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차 카트를 보니 눈물겨웠다. 어쩌면 호텔 전체적으로 재단장 하지 않는 이유는 이런 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다고 애써 좋게 바라볼 정도로 말이다. 방콕 특유의 친근함을 직원들이 보여주진 않지만 절제된 동작들과 접객은 방콕은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여기만큼은 묵묵히 자리를 지켜왔다고 조용히 이야기 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관광객 중심의 손님들이 아닌 중국계 태국인 손님들이 흔히 말하는 중국인답지 않게 - 나는 이런 표현을 좋아하지 않지만 - 조용히 대화를 나누며 각자 좋아하는 요리를 즐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차를 이렇게 내놓는데 당연히 요리도 훌륭했었다. 많은 요리 선택지, 방콕답지 않은 요리의 완성도, 그렇다고 고전적이지만은 않은 딤섬의 모양새들, 무엇보다 메이지앙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가격 변동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 좋았었다. 물론 전혀 변동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방콕도 이제는 어줍잖은 파인 다이닝이라고 내세우는 곳 조차 기본적으로 수십만원은 지갑을 열어야 하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는 말이다.


 인테리어만 그대로인 것이 아니라 요리도 그대로였었다. 물론 거의 십여년만에 방문했으니 세프가 모두 바뀌었겠지만 특히 딤섬 담당 셰프는 꼭 만나보고 싶을 정도였었다. 고전적인 딤섬 조차 요즘 유행에 맞춰 색상이나 모양을 변주한 것도 좋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콕에서 흔히 만나는 속된 말로 2% 부족한 완성도가 아닌 최상의 결과물들은 여전히 이 레스토랑을 여행의 목적지로 삼고싶을 정도였었다. 전체적으로 가격은 올랐지만 그만큼의 접객이나 완성도는 못 따라오기에 방콕을 이제 여행지에서 제외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었는데 메이지앙만큼은 놓치지 않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 도시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정부가 나섰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정도로 럭셔리에 초점을 두지만 태국 요리들은 특히 서양인 관광객 중심으로 입맛에 맞춰 너무 순하고, 서양 요리들은 파인 다이닝이라 해도 뭔가 부족한 완성도, 그나마 선택지로 괜찮은 광동식 레스토랑은 갈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은 현실 속에서 올해에도 방콕을 꼭 가야 하나 고민을 하게 만드는데 여기만 생각하면 그래도 가야지란 생각이 든다. 

2026. 3. 26.


 5년만에 재방문하였다. 당연히 변화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조잡한 얄궂은 인테리어야 재단장 하지 않는한 그대로일테고, 엉망진창 수준의 조리 상태는 여전히 변함없을테니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5년 전 모습 그대로였었다.

 레스토랑을 재단장하고 외국에서 주방팀원들을 데려오지 않는한 음식은 달라지지 않을테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겠는데 접객 수준이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 조금 놀라웠다. 5년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었단 말인가? 여전히 차와 물은 내가 알아서 따라 마셔야 하고, - 따라 마시면 되지 그걸 왜 따지냐 하겠지만 오픈 첫 날 관리자와 대화를 나눌 때 물을 포함한 음료는 직원들이 직접 따르도록 교육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 그것까지는 애써 이해하겠는데 그래도 파인 다이닝 아닌가? 동네 중국집 아르바이트생이 하듯 시큰둥한 표정으로 음식을 내려놓고 가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심지어 누룽지탕을 내놓을 때에는 도구를 사용하면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마무리 지을텐데 사람 불안하게 힘들게 붓는 과정에서 쏟을 것 같으니 본능적으로 맨손을 갖다 대려는 모습을 보고 그냥 할 말을 잃었다. 

2026. 3. 13.


  저녁에 다시 방문해서 확실하게 깨달았다. 여기는 셰프의 요리를 선보이는 것보다 관광객을 상대로 잘 팔리는 요리를 내놓기로 했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그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컨셉트로 영업을 하는 곳에 굳이 재방문 하고픈 마음은 들지 않는다.

 가뜩이나 물가도 오르고 환율도 오르는 판국에 여기만의 요리를 만들지도 않는데 내 돈을 내면서까지 갈 이유가 있을까? 물론 요리의 수준은 훌륭하다. 한국에선 쉽게 만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렇지만 목적지로 갈만한가? 

 지금도 가끔 홈페이지를 통해 메뉴를 확인하는데 반년이 지난 지금도 딱히 메뉴는 큰 변화가 없다.

2026. 2. 23.


 지난 호텔 리뷰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이 호텔은 투숙객 중심의 동선이 아니어서 외부인이 방문하기엔 편할지 몰라도 투숙객은 어느 공간이든 일일이 찾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카페 마들렌은 포시즌스 호텔 셔틀 보트 탑승장 근처에 있는데 포시즌스 레지던스와 가장 가깝다. 따라서 주요 고객을 누구를 상정하고 문을 열었는지 짐작이 가능하다.


 그런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갈만한 곳인가?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면 방콕 카페 맛집 키워드부터 해서 사진 찍기 좋은 카페, 심지어 하이쏘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인플루언서 = 하이쏘는 아닌데 잘 모르면서 쓴 글이 대부분이다. 어찌되었든 결론부터 말하자면 굳이 찾아가야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근처에 볼 일이 있어서 들린다면?


 여느 호텔에 있는 베이커리와 디저트 가게가 그렇듯 와우 감탄사가 나올 정도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맛의 구성은 교과서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한국의 호텔들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가게 이름에서 유추하겠지만 마들렌부터 해서 크루아상, 사과 쇼송까지 일단 잘 구웠다. 케이크나 무스류도 마찬가지다. 유지방의 고소함과 단맛 중심, 그리고 열대 과일의 신맛까지 - 방콕이 어느 나라에 있는 도시인지 생각해보라! - 무엇보다 질척거리지도 힘을 줘야 겨우 잘리는 그런 것이 아니라 매끄러운 질감까지 거슬리는 부분이 전혀 없다. 교과서적이란 것이 물론 아주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기에 호텔에 소속된 곳이니 맛의 특색은 그다지 없는 편이라 볼 수도 있으나 방콕에서 포시즌스 호텔에 투숙 중 제과든 제빵이든 먹고싶을 때 일순위로 찾을만하다.


 커피와 초콜릿은 태국 북부 지역에서 생산한 원두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커피의 경우 물론 유명한 원두와 비교하자면 아주 뛰어난 품질이라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크게 거슬리는 부분 없이 맛있게 마실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환경 등을 생각해서 다양한 운동이 펼쳐지고 식음료 업계에도 일정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태국에서 커피와 초콜릿을 재배하고 일정 이상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부러웠다. 물론 그것이 최상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한 값어치는 충분히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사용함에 있어서 속된 말로 돈값을 못하지도 않으니 부러울 수 밖에.

 나는 젤리 류를 굳이 찾아서 먹는 편은 아닌데, 여기에서 직접 만든 젤리는 꽤 맛있었다. 태국산 마하차녹 망고를 사용해서 만들었는데 투숙객에게는 몇 개 먹어보라고 객실에 놓여져있다. 실제로 먹어보니 망고의 산미가 젤리의 맛의 균형을 잘 잡아주고 있어서 마음에 들었는데 하필 월병 구매에 신경이 쏠려 젤리를 미처 구매하지 못해서 아쉽다. 


 온전히 음료와 음식에 집중하고싶다면 오전에 일찍 가는 것이 좋다. 점심 시간 전후로 해서 오후에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방콕의 인플루언서들이 여기저기에서 사진 찍기 위해 몰리기 때문에 먹고 마시는 것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페이스트리 셰프가 신경을 써서 음식을 만들고, 바리스타가 공을 들여 음료를 만들어 주지만 그런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는 것은 서울이나 방콕이나 똑같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