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0. 12. 23.

LOUNGE 38 at GRAND HYATT JEJU - 그랜드 하얏트 제주 라운지 38 2020년 12월


차이나 하우스 리뷰를 더 바라는 분위기이지만 우선 라운지 38부터 이야기 하고싶다. 차이나 하우스에서 점심을 먹고 체크 인 하기 전 시간이 남아 호기심에 38층에 올라갔었다. 조금은 정신 없는 구조이긴 하지만 곳곳에 직원들이 서서 안내를 하기 때문에 길을 헤맬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직원들은 오픈 초를 감안하더라도 생기 넘치고 열정이 가득찬 모습들을 보여준다. 무언가 하나라도 더 설명하고 안내하며 메뉴 권유도 한국의 호텔들을 생각하면 굉장히 적극적이다.

다소 산만한 음악과 억지로 우겨 넣은듯한 테이블 간격이 흠이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라운지 38이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한다는 느낌도 있다. 좋게 말해 캐주얼한데, 아무튼 이런 것들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앞서 이야기 했듯이 산만한 음악들이 지금이야 오픈 초라 손님이 거의 없어 좀 시끄럽네 하고 말테지만 분명 속된 말로 '뷰 맛집', '제주도에 가면 필수로 방문해야 할 곳' 등으로 인기를 끌게 되면 여기 저기서 들리는 대화 소리와 카메라 셔터음과 맞물려 굉장히 정신 없게 만들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테이블 간격을 고려하면 높아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될 것이다. 원형 소파석의 테이블 배치와 창가쪽에 있는 4인용 테이블 사이에 끼워 넣은듯한 2인용 테이블 간격을 보면 호텔이 이곳을 어떤 방향으로 운영하려고 하는지 의도가 뻔히 들여다 보인다.

게다가 내가 앉았던 테이블은 무릎보다 낮았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노골적인 표현이 아니라 유행이니까 따른 것이라면 더더욱 생각없음을 보여주는 것일테다.










아무튼 가장 높은 층인 38층에 있으니 이렇게 날씨 좋은 날에는 창 밖을 바라보는 재미는 있다. 손님이 많지는 않았지만 중간 중간마다 앉아 있기에 손님이 없는쪽으로만 파노라마 사진을 찍었는데, 좁은 테이블 간격이 답답하긴 하지만 그래도 멀리 창 밖을 본다면 확 트인 시야가 시원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 중에서도 아마 가장 인기가 있는 자리는 여기일텐데, 여기서 바라보는 뷰가 이 호텔의 코너 스위트 오션 뷰 - 호텔 영문 홈페이지는 Sea View 로 표기 - 와 동일하다. 






남성 화장실에서도 이런 뷰를 보여준다.






뷰 이야기는 그만하고 음식과 음료를 먹고 마시는 공간이니 가장 중요한 것은 '맛', '맛'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식사 메뉴는 따로 없고 낮에는 차와 커피, 베린, 애프터 눈 티 이렇게만 주문 가능하다. 저녁에는 여기에 알콜과 같이 곁들일 음식 메뉴가 더해진다.

커피는 맛없음을 이미 오전에 갤러리 라운지에서 경험했기에 제외하니 선택지는 홍차 몇 종류뿐이었다. 티백은 아니라는데 국내 호텔 라운지에서 티백이든 아니든 크게 기대하는 것은 없기에 무엇이든 상관 없었다. 애프터 눈 티를 직원이 추천했었지만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오는 구성을 보니 기대할 구석은 전혀 없는데다 점심을 먹고 곧바로 올라왔기에 베린 하나를 같이 주문했었다.






Earl Grey

직원이 차를 따르다 흘렸는데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다. 이게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지만 아무튼 차 온도는 적절했고, 향이나 맛도 아주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나쁘다고 할 구석도 없었다. 커피를 왜 선택하지 않았는지는 나중에 갤러리 라운지 리뷰를 할 때 이야기 하겠다.







 Verrines

Mango, passion fruit, almond

선택지는 베린 하나, 그 안에서 다시 다섯 가지가 나뉘는데 모두 다 끌리지 않았다. 이유는 이미 갤러리 라운지에서 경험한 결과물 즉 달지 않은, 시지 않은, 부드럽지도, 대조되는 것도 없는 질감 때문이다. 그나마 패션 프루트라도 들어가 있으니 - 제주도산 애플 망고는 기대하지도 않았다. - 신맛이 느껴지긴 하지만 매끄럽지도 않은, 퍽퍽한 질감의 베린을 먹자니 도저히 넘어가지 않아 반 이상 남겼었다.

외국인 셰프가 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결과물이 나왔냐면 이유는 뻔하다. 그런 뻔한 상황이 이해되기 때문에 사실 여기 음식에 큰 불만은 없다. 내가 안 가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셰프랑 같이 부둥켜 안고 울어봐야 달라질 것은 없다.


저녁에는 칵테일을 주문할 수 있다기에 나중에 들릴려고 했으나 제주도도 방문한 시점에 2단계 상황이라 저녁 9시까지만 영업을 해서 저녁을 먹고 나니 들릴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앞서 객실 리뷰에서 이야기 했었지만 다시는 이 호텔에 투숙할 일은 없기에 어쩌면 영영 라운지 38의 바에 앉아 칵테일 한 잔을 마실 일도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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