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18. 5. 30.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유 유안은 매년 정기적으로 두 번 메뉴가 바뀌는데 작년에 사이먼 셰프에서 쿠 셰프로 바뀐 이후 처음으로 메뉴가 바뀌었다. 어떤 새로운 메뉴들이 나왔는지 지난 4월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들려서 하나씩 맛보고 난 뒤 뒤늦게 포스팅을 한다.

룸은 아니지만 아마 유 유안에서 가장 인기있는 좌석이 바로 이 창가 좌석일텐데, 사실 층수가 11층이다보니 경복궁이 제대로 보이지는 않는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29층이 끝인데 29층 팰리스 뷰 이그제큐티브 스위트에서 바라보는 경복궁이 가장 보기 좋다. 스위트라 가격이 부담된다면 클럽룸에 투숙 후 28층 이그제큐티브 클럽 라운지에서 뷰를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메뉴가 바뀌고 나서 첫 방문에는 지인들과 약속이 있어서 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다. 이후에는 계속해서 혼자 방문 하였는데, 시간 순서가 아닌 메뉴 순서대로 사진을 정리해서 포스팅 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조명에 따라서 사진 상태가 다를 수 있음을 양해 바란다.

사실 사진만 생각한다면 dslr로 사진 찍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럴 경우 음식의 온도와 향이 달라지게 되므로 음식을 즐긴다는 측면에서는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얼른 휴대 전화로 찍고 음식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데, 간혹 유명 블로거들 포스팅을 보면 저렇게 세팅 해가면서 사진 찍다보면 음식의 맛을 제대로 못 느낄텐데 하는 생각을 간혹 하게 된다.










"Zha ji" Shallow - Fried Crispy Chicken


일단 발음에 주의할 필요는 있다. 한국에서는 남성의 성기를 뜻하기 때문이다. 


바베큐 메뉴에서는 기존의 오리 고기가 빠지고 새로 닭이 추가가 되었는데, 밑간이 잘되어 있고 살코기의 부드러운 질감에 크리스피한 껍질의 질감이 대조적이어서 나쁘지 않다. 다만 두 번의 시식 결과 아쉬운 부분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닭의 사육 조건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보니 껍질의 크리스피한 질감이 약한 편이다. 함께 제공되는 우스터 소스나 새우 소금 - 정확하지는 않다. 우스터 소스는 정확한데, 소금 종류는 새우 가루가 들어간다고 설명 들은 것 같은데, 다시 한 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 과 같이 곁들여서 먹는 재미도 나쁘지 않다.






Scallops with marinated Jellyfish in Leek Oil Dressing






Marinated Chicken in Scallop Sauce






Sliced Pig Ear with Coriander in Spicy Vinaigrette






Marinated Bean Curd with Preserved Duck Egg in Soy Sauce






Marinated Black Fungus with Baby Chili


전채요리의 경우 기존에 있던 해파리 냉채나 목이 버섯 냉채, 닭고기 냉채는 소스가 바뀌었다.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가짓수가 줄어들었는데, 대신 다양성에 초점을 두어서 소스를 다양하게 하거나 재료를 다양하게 해서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돼지귀 냉채인데 돼지귀 특유의 질감이 한국인들에게도 큰 거부감이 없는데다가 - 족발 등을 생각하면 - 비록 고수 등과 함께 다양한 향신료가 들어가지만 의외로 반응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좀 더 강한 향과 함께 신맛이 받쳐줘야 하겠지만 아무래도 그동안 여러 이야기를 들었는지 다소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조절한 것 같다. 피단 냉채도 향이나 맛을 약하게 조절해서 한국인들도 큰 거부감이 없게끔 만들었는데, 이 정도 향이나 맛도 싫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 향신료는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이다.






"Hangzhou" Beef Soup with Asparagus


쇠고기의 감칠맛도 좋고 무엇보다 한국인들 입맛에도 큰 거부감이 없는 무난한 수프이다. 향이 강하다거나 신맛이나 짠맛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라면 아이들에게 먹이기에도 부담감이 없을 그런 수프이다.






Steamed Lobster with Glass Noodles in Spicy Chili Shrimp Sauce






Wok - Fried Live Abalone with Asparagus in Spicy Chili Shrimp Sauce


해산물 요리에서 우선 전복과 랍스터의 경우 칠리 소스를 기반으로 찌거나 볶아서 제공하는데, 칠리 소스가 들어갔으니 스파이시함도 있지만 새우도 같이 들어가서 감칠맛이 꽤 흥미로웠다. 흔히 맵다라고 번역을 하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매운 맛은 덜한 편이다. 한국에서 매운 맛은 캡사이신 용액이 들어간 경우가 대부분이라 굉장히 자극적인데 그런 통증은 전혀 없으니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다만 아쉬웠던 부분은 약간 과조리 되어서 두 요리 모두 질감이 조금 질겼었다. 항상 말하지만 해산물은 쫄깃하면 과조리 된 것이다.






Steamed Black Cod with Glass Noodles in Spicy Chili Sauce


해산물 메뉴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메뉴인데 완벽하게 쪄 냈기에 질감이 무척 부드러웠다. 매콤하면서도 스파이시한 소스와도 잘 어울려서 flavor가 즐거운데다가 정말 완벽하게 조리했기에 살코기가 부숴지는 것도 없이 정말 흠 잡을 것이 전혀 없는 그런 요리였었다.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해서 나온다면 해산물 메뉴에서 항상 일순위로 선택할 생각이다.






Wok - Fried Scallops with Black Fungus in XO Sauce


또 한편으로 눈에 띄는 것은 관자인데, 새로 바뀐 메뉴를 보면 관자가 들어간 요리가 많아졌다. 쿠 셰프가 원래 웍 전문이다보니 웍 프라이드 요리는 정말 완벽에 가까운데, 이 메뉴도 잘 볶아져서 과조리 된 것 없이 부드러운 관자의 질감을 느낄 수가 있었고 XO 소스 특유의 맛과 함께 관자의 단맛도 잘 어우러진데다가 아스파라거스의 아삭함이나 목이 버섯의 물컹거리는 질감과도 대조를 이뤄서 나름대로 먹는 재미가 있었던 메뉴이다.














Deep - Fried Shrimp and Seasonal Fruits in Honey Sauce


새로 나온 해산물 메뉴, 아니 새로 나온 메뉴를 모두 포함해서 가장 한국인들에게 대중적으로 다가올 메뉴인데 한국식 탕수육인데 돼지고기 대신 새우가 들어간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듯 하다. 단맛의 꿀 소스와 함께 바삭거리는 튀김옷과 부드러운 새우의 질감이 흠잡을 것 없이 완벽하게 어우러지는데, 다만 아쉬운 것은 딸기의 신맛이 그렇게 강하지 못하다. 좀 더 신맛이 강했다면 다소 느끼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을 균형 잡아 줄텐데, 국산 딸기는 단맛이 강한 대신 - 그 단맛도 처음에는 치고 나오지만 이내 사라져버리는 약간의 불쾌감이 남는 그런 단맛이다. - 신맛은 거의 없다시피 해서 이는 재료의 한계로 봐야 한다. 그나마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는 딸기의 신맛이 다소 있는 것들을 공수해서 제공하고는 있는데, 그것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아무튼 앞서 보았던 항저우식 쇠고기 수프와 함께 아이들에게 먹이기에도 큰 부담이 없는 그런 메뉴라고 보면 된다.






Wok - Fried Cuttlefish with Zucchini in Green Vegetable Sauce


지난 사이먼 셰프나 현재의 쿠 셰프 모두 웍 전문이다 보니 확실히 웍 프라이드한 요리들은 조리 상태가 아주 좋은 편이다. 이 메뉴도 사실 지난 메뉴와 거의 비슷한데 차이점이 있다면 소스의 종류가 다르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쿠 셰프는 메뉴의 가짓수를 줄여서 집중력을 높이고 대신 소스의 종류를 다양하게 해서 지루하지 않게 메뉴 구성을 구상한 듯 하다.






Steamed Chicken with Bok Choy and Lotus Leaf in Oyster Sauce






Wok - Fried Chicken with Shallot in Black Bean Sauce


가금류 요리에서는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이 아쉬운데, 닭고기와 오리고기 말고도 거위나 메추라기, 비둘기 등의 요리도 있으면 좋겠지만 일단 재료 수급의 어려움도 있을테고 - 여러 차례 이야기 하지만 한국은 재료 수급 자체가 원활하지 않다. 수입 제한도 있지만 통관 절차가 복잡한 문제도 있고, 무엇보다 생산자의 초점은 생산이나 유통의 편의성에 있지 맛에 초점이 가 있지 않다. - 흔히 말하는 잡내가 난다는 이유만으로도 - 각 고기마다 특유의 향이 있는 것은 당연한데, 우리는 이상하게 그것을 잡내라고 하면서 향 자체가 나면 안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 또는 흔히 만날 수 없는 재료이다보니 그 자체만으로도 거부감이 강해 종류가 다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Deep - Fried Pork in Cantonese Superior Sauce


광동식 탕수육이라고 생각하면 편할텐데,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탕수육 맛은 아니다. 신맛이 강하고, 향도 시큼한 편이라 향을 맡는 순간 깜짝 놀랄 수도 있다. 이 역시도 한국인의 취향을 염두한 것인지 아주 강렬한 편은 아니긴 한데, 그래도 놀랄 가능성은 있는 편이다.






Wok - Fried Tofu with Chili and Cashew Nut in Superior Sauce


채소류에서 눈에 띄는 요리는 이 두부 요리인데, 신맛과 매운맛이 꽤 흥미롭다. 차로는 맛의 균형을 잡긴 어렵고 술이 맛의 균형을 잡아줄 수 있는데, 와인보다는 맥주가 잘 어울린다. 






Fried Rice with Beef and Egg in Superior Sauce


유 유안에서 인기있는 식사 메뉴는 게살 볶음밥일텐데 오픈 이래 계속해서 주문이 가능하다. 이번에 새로 바뀐 볶음밥 메뉴는 이 쇠고기 볶음밥인데 잘 볶았지만 쌀이 아쉬운 부분이 있다. 몇 번 이 블로그에서도 이야기 한 적 있지만 베트남산 쌀이 정상적으로는 수급이 어렵다보니 국산쌀을 쓰거나 태국산쌀과 섞어서 쓰다보니 쌀 자체의 향이나 질감, 맛은 부족한 부분이 많다. 물론 그런 것들은 고려해서 맛을 보지만 아쉬운 부분은 있을 수 밖에 없다. 어쨌든 잘 볶아져서 나오기에 그 자체만으로는 만족스러웠었다.






Fried Noodles with Beef in Soy Sauce






Fried Rice Noodles with Chicken in Black Pepper Sauce


아직도 광동식 레스토랑에 와서 짜장면을 찾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다. 짜장면이 먹고싶으면 짜장면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에 가면 되지, 왜 만들지 않는 메뉴를 엉뚱한 곳에서 찾는지 모르겠다. 굳이 짜장면이 먹고싶다면 이 메뉴를 선택하면 된다. 물론 짜장면과 맛이 전혀 다르지만 형식이나 이런 것들이 비슷하다라고 생각하면 되니까 말이다.

메뉴가 바뀌기 전에는 검은 콩 소스였었는데 이 흑후추 소스도 잘 어울린다. 






Noodle Soup with Assorted Seafood


그동안 유 유안의 식사류에서 가장 아쉬웠던 메뉴가 국물이 있는 면 종류였었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이 메뉴는 그동안의 아쉬움을 한번에 날려주는 메뉴라고 생각한다. 일단 국물의 짠맛과 감칠맛이 잘 느껴지는데다가 면도 퍼지지 않고 부드럽게 후루룩 넘길 수 있게 잘 익혀져서 나온다. 함께 들어있는 새우와 관자, 갑오징어도 과조리 하지 않아 부드럽다. 한동안 식사류는 이 메뉴만 집중해서 먹을 생각이다.






Citrus Crème Brûlée


디저트의 메뉴도 조금 더 다양해졌는데 크렘 브륄레의 경우 좀 더 구워서 내면 어떨까싶지만 그럴 경우 십중 팔구 탔다고 하거나 쓴맛이 난다고 항의할 가능성이 높다. 






Layered Cinnamon and Milk Jelly Cake


개인적으로 무척 반가운 디저트 메뉴인데, 단맛과 함께 유지방의 고소함이 잘 느껴져서 아주 좋았다. 시나몬 향도 과하지 않아서 큰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을텐데 이런 젤리류는 사실 해외의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한 두가지씩은 만날 수 있는데 그동안 한국에서는 만날 수 없어서 무척 아쉬웠었다. 예전에 삼색 젤리라고 해서 유 유안에서 제공한 적이 있었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서 결국 사라져버려 아쉬웠었는데, 이 메뉴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서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Milk Egg Tarts


크림 브륄레와 마찬가지로 좀 더 구워서 캐러멜라이징이 더 되었으면 하는데, 조금만 갈색 빛깔을 띄어도 탔다고 항의하는 현실에서 이 정도로 만족할 수 밖에 없다. 예전의 유 유안에서 제공하던 에그 타르트는 크런치한 질감을 갖고 있었다면 이번에 다시 나온 타르트는 좀 더 부드럽고 잘 부스러지는 질감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는 물과 함께 커피가 대부분 무료로 제공되지만 외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러다보니 한국에서의 경험만을 생각해서 무심코 커피를 주문했다가 나중에 요금이 청구된 것을 보고 깜짝 놀라는 경우가 있는데, 가끔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후기를 보다보면 커피나 차가 후식으로 제공 안되어서 불만이다라는 글을 보게 된다. 

펄 리앙은 그랜드 하얏트 타이페이에 위치하고 있다. 이번 타이페이 여행에서도 딤섬을 위주로 해서 다이닝들을 이용했었는데, 도착 첫 날 이용했던 곳이다.






메일로 처음에 예약 할 때에는 응대가 괜찮은 편이었는데, 막상 도착하니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왜 그러한지는 뒤에서 차차 이야기 하겠다.






파인 다이닝이 아니었던가? 테이블 간격의 좁음을 보고 놀랐었는데,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레스토랑인지 만석이었다. 가끔 카페나 블로그 글들을 보면 현지인 맛집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보게되는데, 난 그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가싶다. 일단 사람마다 입맛은 다 다르죠, 이런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하면서 현지인 맛집 찾는 것도 웃기고, 아니 현지인 맛집이란 것이 맛의 보장을 해준다는 근거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아무튼 테이블로 안내되었는데, 하필 배정 받은 자리는 주방과 연결되는 자리여서 계속해서 내 앞으로 서버들이 들락거렸었다. 일부러 이런 자리를 배정했는지 모르지만 그 부분이야 어쩔 수 없다라고 이해한다 쳐도 소파나 테이블 보의 상태를 보니 솔직히 자리에 앉고싶은 마음이 싹 사라질 정도로 낡았었다. 소파에는 무엇을 흘렸는지 모르지만 얼룩이 군데 군데 있었고 - 심지어 천으로 된 소파였었다! - 테이블 보도 가장 자리를 보니 낡아서 헤진 곳도 보이고 그러는데 이걸 그대로 사용하는 모습에 이곳이 호텔에 있는 파인 다이닝이 맞나 의구심이 들 정도였었다.






게다가 호스티스가 자리를 안내한 후 서버가 다가왔을 때 대만어로 나에게 대화를 걸었는데, 내가 영어로 대답하니 이내 사라져버렸다. 몇 분간 멍하니 혼자 앉아 있어야 했었고, 이후에 영어가 가능한 서버가 와서 주문을 받았지만 이런 매끄럽지 못한 응대도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호텔 다이닝이라고 해서 반드시 직원들이 모두 영어를 잘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이메일로 사전에 예약을 했으니 펄 리앙에서는 내가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는 인지하고 있었을테고, 그렇다면 적어도 어떤 서버가 응대를 해야할지 충분히 준비할 수 있었던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 연출된다면 글쎄, 뭐라고 생각을 해야할까? 이런 상황은 식사를 하고 일어설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이 되었었는데, 그때마다 불편한 사람은 나 혼자였었다.










아무튼 차는 보이차를 주문했었고, 이어서 아뮤즈가 나왔었는데 무엇인지 대충 짐작은 되었지만 정확하게 알기 위해 이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역시나 영어를 못하는 직원이 응대를 하는 바람에 잠시 기다려달라는 대답만 들었고, 다른 직원을 불러준다더니 식사를 다 마치고 일어설 때까지 그 누구도 나에게 이 아뮤즈 부쉬가 정확히 무엇인지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응대는 그렇다치고,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맛은 그럼 어떠할까?






Steamed rice flour roll, barbecued pork


창펀은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그저 무난하다고 할까?






Baked seafood tart, cheese


주문 전에 딤섬을 한 개씩만 주문 가능하냐고 물으니 무조건 한 바구니씩 주문 가능하다는 이야기에 고민을 좀 했었다. 몇 가지만 시켜도 배가 부를텐데 한 개씩만 먹는다고 쳐도, 응대도 그렇고 소파나 테이블 상태를 보니 파인 다이닝에 오면서 처음으로 그렇게 주문하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다행히도 이 타르트부터 해서 그런 생각은 어느 정도 사라지게 되었는데, 나온 모양새는 아쉽지만 맛은 짠맛과 감칠맛이 폭발적이라고 할 정도로 매우 강렬한데 그것이 나쁜 의미가 아닌 치즈와 새우 등이 가진 맛을 잘 살려준 요리여서 좋은 의미로 다가왔었다.






"Fen Guo", steamed crystal chicken dumpling


이런 조주 딤섬 종류를 만날 때마다 굉장히 반가운데, 이번에는 닭이 들어간 딤섬을 메뉴에서 보게 되어서 무조건 주문 하였다. 여러차례 이 블로그에서 이야기 했었지만 닭고기 자체는 퍽퍽한 질감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 대부분 조리를 잘못해서 그런 경우가 생긴다. 펄 리앙에서 시킨 이 딤섬은 당연히 그런 질감이 아닌 부드러운 질감이었고, 무엇보다 짠맛과 감칠맛을 잘 살려서 조리가 되어서 무척 반가웠었다. 이런 류의 딤섬은 한국에서는 만나기 거의 힘들기 때문이다.






"Xia Jiao", steamed prawn dumpling, black truffle


보통 광동어로 하가우라고 표기 하는데 여기는 중국어로 시아 지아오로 표기했었다. 하가우와 같은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딤섬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잘 안 시키는데 블랙 트러플이 들어갔다는 설명을 메뉴판에서 보고 호기심에 주문하였다. 이 메뉴를 맛 보고 든 생각은 응대 같은거 생각하지 말고 다음에 타이페이 오게 되면 이 딤섬 또 먹으러 오자였었는데, 그만큼 잘 쪘고 맛과 향의 균형도 아주 좋아서 즐겁게 먹을 수 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트러플의 향이 압도한 나머지 오히려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데, 생김새는 지금까지 만났었던 하가우와 달리 투박한 모습이지만 맛은 전혀 그렇지 않다. 






Pan fried turnip cake, preserved meat


여느 광동식 파인 다이닝과 달리 펄 리앙에서는 플레이팅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듯한데, 거의 모든 딤섬이 나올때마다 장식이나 생김새 등은 대부분 투박하다. 물론 광동식 요리 자체가 플레이팅의 세심함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니 그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이번에 나온 이 순무 케이크도 내가 지금까지 맛 보았던 순무 케이크들 중 두번째로 상태가 좋았었다. 잘 구웠고, 짠맛과 감칠맛도 과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특유의 탱글거리는 질감 상태도 아주 좋았다. 플레이팅은 투박하지만 지금까지 나왔었던 딤섬들만 보더라도 조리 상태는 훌륭했었기에 응대는 생각않기로 하고 음식의 맛과 향에만 집중하기로 하였다.






Pan fried New Zealand beef bun, black truffle paste


이어서 나온 이 구운 쇠고기 번도 짠맛과 감칠맛이 과하지 않게 간이 잘 맞았었고, 블랙 트러플의 향도 압도적이지 않아서 물리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군만두라고 보통 표기하지만 튀긴 상태로 많이 나오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렇게 잘 구운 딤섬을 만난 것 자체가 역시나 반가웠었다. 






Crispy shredded dough roll, bird's egg, taro, curry paste


이 날 유일하게 실망했었던 딤섬인데, 사실 처음에 나왔을 때 모양을 보고 혼자 속으로 엄청 웃었었다. 메뉴에 새알이 표기가 되어 있었지만 설마 이런 둥지속 알 모양으로 나올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었을까? 그런점에서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다른 조리 상태는 흠 잡을 것이 없었지만 메추리 알의 경우 과조리 되어서 커리 페이스트의 질감과 합쳐지니 너무 퍽퍽한 나머지 먹기가 불편했었다. 그런 점에서 실망스러웠지만 조리 상태가 좀 더 나았다면 모양도 그렇고 꽤 흥미로울 수 있었던 딤섬 종류이다.






Deep fried bean curd roll, prawn


두부피는 크리스피하게 잘 튀겼고, 속에 든 새우도 과조리 하지 않아 부드럽고 탱글한 질감이 잘 어울렸고 간도 잘 되어 있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Baked goose meat puff


이 딤섬까지 맛보면서 든 생각은 여기 펄 리앙은 찜이든 튀김이든 구이든, 심지어 퍼프까지 어떤 형태로든 조리 자체를 잘 한다는 것이었다. 이쯤에서 다른 요리들이 궁금해졌는데, 목적이 딤섬인데다가 어느 정도 배가 부른 상태이다보니 다음에 재방문하기로 하였다.

향은 한국인들은 다소 거부감을 가질 수 있는 향신료의 향이 느껴지는데, 향신료에 익숙하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아니다. 부드럽게 부숴지는 질감과 함께 안에 든 부드러운 거위 고기의 질감도 잘 어우러지고, 짠맛과 함께 단맛의 조화도 꽤 흥미롭다. 이날 이미 매진되어서 주문할 수 없었던 펄 리앙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설명을 들은 베이크드 포크 번의 맛이 궁금해지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Deep fried homemade squid ball, fragrant salt


여기까지 해서 딤섬 메뉴를 모두 맛보았는데, 앞서 메추리 알을 제외하고 이 오징어 볼까지 모두 다 빠짐없이 과조리 되지 않아서 좋았다. 충분히 밑간이 된 상태였기 때문에 그냥 먹어도 충분하지만 곁들여진 소금과 함께라면 좀 더 감칠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사실 입은 즐거웠는데, 한편으로 불편했던 것은 응대의 아쉬움이었다. 쇼 플레이트를 앞접시 삼아서 먹은 경우는 처음인데, 더 놀라운 것은 한 번도 플레이트 교체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많이 아쉬웠는데, 재방문하게 된다면 그때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 궁금하다.






Braised E - Fu noodle, barbecued pork, egg


배가 어느정도 찬 상태이지만 이푸 누들이 먹고싶어서 주문했었는데, 저 바베큐 포크의 향이 무척 강렬하다. 나야 이런 향신료의 향이 강렬한 상태가 반갑고 좋지만, 한국인들은 보통 표현하는 중국스러운 향과 함께 돼지고기 특유의 향도 살짝 느껴지기에 거부감이 강할 가능성이 높다. 조리 상태는 앞서 딤섬들과 마찬가지로 거의 흠잡을 것이 없었는데, 보통 이런 요리에는 숙주를 사용하는데 콩나물을 사용한 것이 의외였다. 콩나물은 열기가 가해지면 대체로 질겨지는 경우가 많아서 외국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식재료인데, 역시나 질긴 콩나물의 질감이 부드러운 면이나 돼지고기와는 이질감이 느껴져서 불편했었다.






Egg tart, bird's nest


디저트가 나올 때에도 약간의 헤프닝이 있었는데, 식사를 다 하고 디저트를 달라고 했는데 직원이 어떻게 들었는지 포장을 해서 가져다 주었다. 내가 여기서 먹고 갈 것이라고 이야기 하니, 내 눈앞에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포장지에서 그냥 바로 접시에다 부어서 가져다 준 모양새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응대는 여러가지로 거슬렸고 불편했었는데, 보통 이런 경우 다시 재방문 할 생각을 안하게 된다.

하지만 마지막 이 디저트까지 음식 자체는 정말 마음에 들어서, 타이페이에 또 가게 되겠지만 그때 다시 한 번 재방문 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가게 된다면 못 먹어본 시그니처 딤섬도 맛을 보고, 기회가 된다면 다른 요리들도 맛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