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18. 3. 26.


섬머 팰리스는 리젠트 싱가포르 어 포시즌스 호텔에 위치하고 있다.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에 투숙하고 있었는데, 몇 번 언급했지만 전반적으로 만다린 오리엔탈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수준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특히 컨시어지 서비스가 문제가 좀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번 싱가포르 방문에서도 조금 어이없는 일이 있었다. 아무튼 그런 일이 있다보니 클럽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컨시어지 서비스가 못미더워 직접 레스토랑을 예약했었는데, 홈페이지를 통해서 하다보니 막상 레스토랑에 도착 했었을 때 예약자 명단에 없다고 잠시 기다리게 되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직접 전화나 이메일로 예약한 명단만 보고 이야기 한 것이었는데, 대부분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의 경우 일종의 대행 업체를 통해서 예약이 되다보니 미처 그 명단을 볼 생각을 못했었던 것 같다. 이리저리 입장 당시에는 매끄럽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결과적으로 미슐랭 별을 받은 두 곳의 레스토랑을 방문하게 되었다.










리젠트 싱가포르 어 포시즌스 호텔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기에 딱히 뷰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입장 당시에는 조금 매끄럽지 못했지만 그 이후로는 직원들의 응대가 괜찮은 편이었다.














차는 보이차로 주문하였는데, 곧바로 나온 아뮤즈 부쉬의 경우 다녀온지 두 달이 지나서 포스팅 하다보니 사실 맛에 대한 기억은 희미하다.






딤섬 주문은 낱개로도 주문 가능하지만 메뉴에 따라서 하나 또는 두 개 이상을 최소로 시켜야 했는데, 하나씩 주문 가능한 딤섬의 경우 혹시 하나의 접시에 같이 내와도 괜찮겠냐고 묻길래 별 다른 생각 없이 그렇게 해도 괜찮다고 이야기 했었다.






Chicken and Prawn Szechuan Dumplings






Squid Ink and Seafood Dumplings






Lobster Dumplings






Barbecued Pork Buns






Stir - fried Turnip Cake with XO Sauce

두 달이 지나다보니 각 음식에 대한 기억은 희미하지만 전반적인 맛은 기억하고 있는데, 파인 다이닝으로써 정제된, 계산적인 그런 모습의 맛보다는 늘 해오던 방식으로 맛을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주먹구구식으로 맛을 보여준다는 것이 아니라 맛의 균형과 같은 것들을 생각하고 보여주는 것 보다는 경험으로써 축척된 맛을 보여준다고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맛의 균형이나 질감의 대조, 적극적인 향신료 사용 등 음식을 기본적으로 어떻게 요리해야 하는가를 아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오히려 여기에서 미슐랭을 의식한다든지 등의 이유로 다듬는다면 그러한 모습들이 오히려 깨질 것 같은 아슬아슬함도 느껴진다고 할까? 어찌되었든 꽤 흥미로웠다.






Deep - fried Prawn and Mango Rolls

그러나, 이 요리는 조금 아쉬웠는데 소스의 신맛이 마요네즈의 고소함에 묻혀져 전반적으로 다소 물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크리스피한 질감은 좋았지만 신맛의 균형이 맞았더라면 정말 즐겁게 먹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Baked Chicken Tart with Baby Abalone






Barbecued Pork Buns






Crispy Toasted Prawn Cake with Parma Ham

이 딤섬은 방문했던 1월에만 주문할 수 있었던 메뉴인데, 크리스피한 질감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진한 짠맛과 감칠맛이 꽤 인상 깊었었다.






Deep - fried Prawn and Mango Rolls


소스의 아쉬움이 여전했었는데, 결국 하나를 남기게 되었다. 포장 해줄까라는 질문을 받았지만 소스가 균형이 잘 맞았더라면 남기지 않고 다 먹었을테니 그냥 괜찮다고 거절하였다. 어떻게 보면 야성적인 부분이 있어서 이것이 흥미를 갖게 하는데, 이와 같이 맛의 균형이 어긋날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거부감도 커져버리는 아쉬움이 있다.






Crispy Truffle Spring Rolls

크리스피한 질감부터 마음에 들었지만 처음 씹었을 때 입안 가득 퍼지는 트러플의 향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너무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적절함이 좋았는데, 이 정도 균형감이라면 앞서 마요네즈 소스도 잘 만들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계속 생각났었다. 이 메뉴 역시 당시 1월에만 주문 할 수 있었던 메뉴이다.






Steamed Beef Ball with Water Chestnut






Steamed Chicken Roll with Mushroom and Fish Maw

두 메뉴 역시 1월에만 주문 가능했었는데, 비프 볼의 경우 부드러운 질감과 대조적인 아삭거리는 물밤의 질감이 아주 좋았었다. 생선 부레가 들어간 딤섬의 경우 씹히는 질감이 꽤 재미있었는데, 쉽게 만날 수 없는 딤섬이다보니 만약 이날 먹은 것 중 하나를 고르라면 이 딤섬을 고르고싶다.






Stewed Ee - Fu Noodles with Shrimps and Mushrooms


이때쯤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뱃속에 들어갈 자리가 없었지만 경험 차원에서 주문했었던 메뉴이다. 감칠맛이 어찌나 좋던지 배가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깨끗이 다 비웠다.






Chilled Almond Bean Curd with Longans

아몬드의 고소함과 단맛과 신맛이라는 디저트 고유의 맛 조합이 괜찮았었다. 디저트에서는 앞서 다른 딤섬들과 달리 맛의 표현을 미리 계산하고 정리해서 보여주고 있었는데, 디저트를 먹으면서 든 생각은 앞서 내가 생각했던 것이 틀린 것은 아닐까? 미리 계산하고 정리된 모습 같아 보이지 않지만, 오히려 그런 모습인 것처럼 처음부터 계산해서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었다.

어찌되었든 다음 싱가포르 방문 때 여건이 된다면 재방문 할 생각이다. 맛의 표현이 조금 신기한 부분도 있지만, 시즌마다 그리고 달마다 바뀌는 딤섬 메뉴에 대한 호기심도 있기 때문이다.

2018. 3. 21.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에 이번에 세 번째 투숙을 하였는데, 갈 때마다 호텔 자체에는 불만이 많은데 여기서 할 이야기는 아니고 다이닝의 경우 전반적으로 꽤 만족스러운 곳이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광동식 레스토랑 탐방이어서 따로 예약 하지 않고 갔다가 며칠 계속 광동 요리만 먹다보니 조금 질려서 저녁을 먹으러 방문하게 되었다.






운동하러 가면서, 수영하면서 이 앞을 정말 많이 지나다녔었는데 레스토랑 방문은 처음이었다. 한국에서 제대로 만드는 이탈리아 요리 만나기 힘든데, 과연 여기는 그 갈증을 해소시켜줄까?










컨시어지, 그것도 클럽 라운지의 컨시어지 서비스를 통해서 예약할까 하다가 그전에 응대부터 엉망진창이어서 못미더워서 직접 내가 방에서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고 갔었는데, 당일 오전에 예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좌석은 가장 뷰가 좋은 곳으로 마련해놓았었다. 창가 좌석을 원하기는 했지만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의 뷰가 어떠한지 이미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종종 참고를 하기 위해 - 개인적으로 네이버 블로그의 후기들을 그렇게 신뢰하는 편은 아니다.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고, 사실 계속 포스팅하면서 느끼지만 맛에 대한 표현이 정말 어렵다고 생각 하지만 식당과 관련한 후기 글들 보면 너무 어이없는 글들이 많아서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뷰 등을 확인하기 위해 종종 참고하는 편이다. - 글들을 찾아보면 한국식으로 생각하고 파인 다이닝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몇 번 이야기 한 적이 있지만 그냥 물보다는 탄산수가 음식을 즐기는데 한결 낫다. 물론 와인과 함께라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






Grissini


사진 순서가 약간 뒤죽박죽인데 하여간 먼저 그리시니가 나왔는데, 한마디로 이야기 하자면 잘 만들었다. 우와 할 정도의 수준이라기 보다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정석을 보여준다고 할까? 그만큼 한국에서는 기초부터 엉망인 레스토랑들이 많다. 그래서 별 것 아님에도 불구하고 첫인상부터 좋게 시작할 수 있었다.






Amuse Bouche


아뮤즈 부쉬로 버섯으로 만든 것이 나왔던 것 같은데, 버섯은 확실히 기억 나는데 그것말고는 향이나 맛이 어떠했는지 기억이 희미하다. 두 달이나 지나서 포스팅 하다보니 그러한데, 나쁘지는 않았었다.






파인 다이닝을 가게 되면 기본적으로 빵을 어떤 것을 내놓는가 살펴보는데, 한마디로 말해 잘 만들었다. 엄청 뛰어나다는 의미는 아니고, 기본적으로 빵을 어떻게 구워서 내놓아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고 할까?






함께 제공된 버터보다 올리브 오일이 더 마음에 들었다.






메뉴에 따로 테이스팅 메뉴는 없었지만, 첫 방문이니 테이스팅 메뉴 혹시 가능하냐고 문의하니 흔쾌히 가능하다고 들어서 테이스팅 메뉴에 와인 페어링으로 주문 했었다. 입장에서부터 주문까지 돌체 비타 매니저가 직접 응대하였었는데, 이탈리아인이었던가? 굉장히 유쾌한 사람이었는데, 대체적으로 싱가포르에서는 이런 분위기의 직원을 만나기가 힘들다. 그런 가운데 내가 생각하는 만다린 오리엔탈 특유의 친근함으로 응대를 하는 직원을 만나니 무척 반가웠었다. 그리고, 식사 하는 내내 접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말 정석을 보여줬었는데, 나중에 호텔을 체크 아웃 할 때 감사 멘트를 정확하게 남겼었는지 기억이 희미하다.






첫 시작은 버팔로 모차렐라 치즈인데 매니저가 직접 끌고 나왔었다. 나오면서 이거 다 네거야라고 농담을 하는데,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웃어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흔한 농담인데, 아마 첫 응대부터 사람 기분 좋게 만드는 매니저여서 그랬던 것 같다. 혹시 안초비를 좋아하냐고 묻길래 엄청 좋아한다고 하니까 혼자 신이 나서 담아주던데, 의외로 안초비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았나보다.










Treccia Campana di bufalo

Handmade buffalo mozzarella from Naples served with condiments


메뉴판에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직접 수입한 치즈라고 설명이 나와 있었는데, 우선 이런 신선한 재료를 직수입해서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부러웠다. 이탈리아 요리의 핵심은 신선한 재료라고 생각하는데, 한국에서는 워낙 관련 법률, 법령, 법규가 까다롭다 보니 그런 재료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부드러운 질감과 함께 약간의 단맛과 신맛의 치즈가 아주 훌륭했었는데, 거기에 감칠맛과 짠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안초비와 역시 짠맛, 감칠맛, 단맛, 신맛, 쓴맛 모두를 느낄 수 있는 선 드라이 토마토에 올리브 오일이 맛의 균형을 잡아주니 시작부터 무척 즐거웠었다. 흑후추의 향도 좋아서 정말 농담이 아니라 저 치즈 모두를 다 줬으면 좋겠다라는 다소 허무맹랑한 생각을 했었다.






















Norcina

Tagliolini with Umbria's pork sausage ragout, ricotta, spinach, black truffle


블랙 트러플과 흑후추의 향이 풍미를 당겨 주면서 짠맛과 감칠맛이 제대로 느껴지는 파스타였었다. 한국에서는 워낙 짜다라는 인식이 강하다보니 전반적으로 싱겁게 음식을 내놓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짠 것이 아니라 그동안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서 잘 느끼지 못했던 짠맛을 서양 요리에서는 제대로 느끼다보니 상대적으로 짜다라고 여기는 것이다. 한식의 경우 매운맛과 뜨거움에 가려져 짠맛을 제대로 느끼기 힘들고 - 매운맛은 통각이다, 그리고 너무 뜨거우면 맛을 아예 느낄 수가 없다. - 거기에 갈수록 단맛 중심으로 가다 보니 그런데, 통계 자료 등을 살펴보면 오히려 한국인들의 나트륨 섭취량이 훨씬 높다. 아무튼 그런 불만이 있는데다가 타이페이에서도 한국인들보다 더 짠맛에 민감한지 비교적 싱겁게 내놓는 이탈리아 요리를 먹고 나서 아쉬움이 컸었는데, 싱가포르에서는 그렇지 않아서 무척 반가웠었다. 면의 질감도 씹힘이 잘 느껴져서 좋았고, 짝짓기 한 와인이 입안의 여운을 깔끔하게 정리해줘서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와, 엄지 척 할 정도의 요리였는가? 그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흠 잡을 것 없이 기본적으로 음식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제대로 보여줘서 그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그만큼 한국에서 제대로 만든 요리를 만나기 힘드니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다.


















Merluzzo

Poached cod fillet, endive salad, citrus, saffron broth


대구 요리도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질감, 짠맛, 단맛, 신맛, 쓴맛, 감칠맛 모두 느낄 수 있는 가운데 균형이 잘 잡힌, 그리고 입안의 여운을 역시 깔끔하게 정리해준 짝짓기가 잘 된 와인, 그것만으로 꽤 만족스러웠었다. 










Tiramisu


디저트는 티라미수를 선택했었는데, 우와 할 정도는 역시 아니었지만 마지막까지 어떻게 요리를 해야하는지 가장 기초적인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었다. 두 달이 지난 상황에서 포스팅해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은데 와인과의 짝짓기는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마무리로 에스프레소를 주문 했었는데, 커피가 나오기 전에 이번에도 매니저가 초콜릿을 갖고 등장하였다. 이번에는 다 네 거야라는 농담을 안 해서 무척 서운 (?) 했었는데, 그 말을 했으면 주저 않고 다 싸달라고 했을 정도로 꽤 잘 만든 초콜릿이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니 당연히 커피도 제대로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온도나 맛 모두 나쁘지 않았었다. 그리고 끝까지 최고의 서비스를 보여줬었던 매니저와 직원들 덕분에 정말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런 표현이 자칫 차별로 들릴 수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싱가포르에서는 이런 유쾌하면서 진중한, 그런 응대를 다이닝이나 호텔에서 만나기 힘든데, 돌체 비타에서는 매니저 뿐만 아니라 직원들 모두 그런 모습을 보여줘서 꽤 인상깊었었다. 그동안의 경험에 비춰보면 만다린 오리엔탈의 경우 굉장히 친근한 모습으로 직원들이 다가오는 편인데, 유독 싱가포르만 그렇지 않았는데 돌체 비타만 예외적이다보니 조금 의외이긴 하다.

음식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고, 직원들의 응대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가장 교과서적인 모습이라고 할까? 하여간 그런 모습들과 맛이 기억에 남아서 다음 방문때에도 꼭 들릴 예정이다.

2018. 3. 18.


섬머 파빌리온은 더 리츠 칼튼 밀레니아 싱가포르에 있다.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와 가까운 곳에 있는데, 쇼핑몰을 통해서 도보로 이동 가능하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하나를 받았는데, 미슐랭 가이드가 하나의 절대적 기준은 아니기에 딱히 그것을 기준으로 레스토랑을 고를 필요는 없다. 하나의 참고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그것보다 나는 이해가 잘 안되는 것이 맛은 개인 취향이라면서 또 한편으로 이런 미슐랭 가이드나 네이버 블로그 검색창에서 "맛집" 검색을 통해서 레스토랑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미 과학적으로도 검증되었지만 절대적인 기준이란 것이 있다. 그것만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 굳이 이런 것들에 크게 영향을 받을 일은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꽤 불쾌한 반응을 보인다.






들어설 때부터 느낀 것이지만 섬머 파빌리온은 미슐랭 별 하나에 만족 못하는 분위기였다. 별 세개를 염두하고 있는 분위기였는데, 직원들의 유니폼부터 해서 여러가지로 신경을 쓴 것 같았다.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미슐랭 별을 염두하든 하지 않든 파인 다이닝으로써 음식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요소들까지 신경 쓴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척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이왕 신경 쓰는 김에 좀 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면 좋겠다. 당장 사진 속 의자를 봐도 무더운 도시에서 이런 의자들은 레스토랑의 분위기와도 어울리지 않지만 앉아서 식사를 하기에는 매우 불편하다. 싱가포르를 횟수로만 다섯번째 방문했지만 식사를 하면서 엉덩이에 땀이 차서 고생한 식당은 여기가 유일하다. 이런 의자가 과연 레스토랑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갖다 놓은 것일까?










창가쪽 자리를 미리 요청 했기에 이쪽으로 안내 받았는데, 햇볕이 내리 쬐는 곳도 아닌데 무척 더웠다. 싱가포르에서 냉방이 시원찮았던 식당도 여기가 처음이었다. 불편하였으니 이야기를 해야 마땅하지만 생각이 있는 곳이라면 처음부터 이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뒤에 다시 이야기 하겠지만 손님이 더 들어설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고 딱히 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싶지 않았다.










이번이 첫 방문이기에 예전부터 이렇게 세팅 되었는지, 아니면 미슐랭 가이드가 싱가포르에 진출할 시기에 이렇게 바뀐 것인지는 모르겠다. 선자든 후자든 식기에서부터 신경 쓰는 모습은 한국의 많은 식당들은 배울 필요가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눈에 들어왔는데, 메뉴판을 굳이 종이에 인쇄한 것으로만 달랑 만들어 놓은 것은 조금 더 신경 써야한다고 생각한다.










차는 보이차를 주문하였다.






불편한 부분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기에 꽤 신경 쓴 모습은 보기 좋았다. 그만큼 다른 부분들까지도 완벽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말이다.

생각보다 딤섬 종류는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우선 딤섬을 먹어볼 요량으로 방문한 것이기에 딤섬 메뉴를 중심으로 주문하였다. 여느 광동식 레스토랑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세 개의 딤섬이 한 바구니에 나오지만 낱개로도 주문 가능한데, 다만 최소 두 개부터 주문 가능하다고 해서 두 개씩 주문을 하였다.






Steamed Ginko Nut, Choy Sum, Coriander, Water Chestnut Dumpling

흥미로운 식재료가 보여서 주문하였는데, 흔히 말하는 물밤의 아삭거리는 질감이 무척 재미있는 딤섬이었다. 질감에 초점을 두고 만든 것 같은데, 질감 자체는 재미 있었지만 맛은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Steamed Coral Clam, Prawn, Egg White, Water Chestnut, Coriander Dumpling

물밤이 들어가지만 새우와 조개도 들어가는 딤섬이어서 기대를 하고 시켰었는데, 기대한만큼 짠맛과 감칠맛을 잘 보여줘서 무척 마음에 들었던 딤섬이다. 여러번 다른 글에서 언급하였지만 해산물들은 쫄깃한 질감은 과조리의 결과물이다. 부드러운 질감이 제대로 조리한 것인데, 대조적인 아삭거리는 물밤의 질감도 좋았고, 계란 흰자의 부드러움과 진한 맛이 이 날 가장 맛있게 먹었던 딤섬이었다.





Poached Prawn Dumpling, Chicken, Carrot, Mushroom, Chives, Hot and Sour Sauce

강렬한 매콤함은 꽤 인상적이었지만 상대적으로 메뉴명과 달리 신맛은 뒤에 가려진 것 같아서 조금 아쉬웠다.  






Pan - fried Crab Meat Dumpling, Mushroom, Onion

양파와 게살의 단맛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은 딤섬이었다. 찐것이나 구운 종류의 딤섬은 전반적으로 잘 조리하는 편이다.






Baked Wagyu Beef Puff, Mushroom, Onion, Spring Onion






Baked Abalone Puff, Assorted Mushroom

반면에 퍼프류의 딤섬들은 그렇게 잘 하는 것 같지 않았는데, 이름과 달리 두껍고 딱딱한 질감이 먹는데 불편하였고, 무엇보다 덜 익힌 느낌이 강했다. 






이쯤에서 멈추고 싶었는데, 그래도 온김에 요리 하나는 맛 보고싶었다. 딤섬류에서 인상적이지 않더라도 여기가 딤섬만 파는 곳도 아니니 다른 요리도 맛 보려고 했는데, 이미 어느 정도 배는 찬 상태라 가볍게 바베큐 하나를 주문하였다. 그리고,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물밤이 들어간 딤섬을 오랜만에 보아서 딤섬 두 가지를 추가로 주문하였다.










Summer Pavilion Barbecued Iberico Pork, Honey Sauce

향이나 맛 모두 그리 인상적이지 않은데다 질감이 다소 과조리 되었는지 뻣뻣한 느낌이 있어서 아쉬움이 컸었다. 이 정도 솜씨로 미슐랭 별 하나를 받았다는 것이 조금 의아했었는데, 추가로 주문한 딤섬을 맛보고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Steamed Coral Clam, Prawn, Egg White, Water Chestnut, Coriander Dumpling






Poached Prawn Dumpling, Chicken, Carrot, Mushroom, Chives, Hot and Sour Sauce


딤섬이 나오기 전에 잠깐 다른 테이블을 우연찮게 보았는데, 때마침 두 명의 서버가 동시에 음식을 내려놓고 있었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듯 미슐랭 별 세 개의 레스토랑에 볼 수 있는 행위를 보게 되었는데, 바로 동시에 음식을 내려 놓는 등의 행위 말이다. 첫 동작에서는 합이 잘 맞았지만 그 이후에서부터는 서로 어긋나는 모습이 조금 우스꽝스러웠는데, 여기에서 확신할 수 있었다. 섬머 파빌리온은 별 하나로는 만족 못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좀 더 세밀한 부분까지 다듬을 필요가 있었다. 내가 입장했을 때만해도 손님들이 그리 많지 않아서 서버들의 집중력이 높았었는데, 이때쯤 거의 모든 테이블이 다 차서 서버들의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었다. 그 결과가 다소 우스꽝스러운 행위를 보여준 것인데, 그냥 그럴 때에는 합을 맞추기 위해 억지로 박자를 세어 가며 행동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것이 산만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집중력이 떨어지다보니 응대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였었는데, 그것뿐만 아니라 주방에서도 집중력이 떨어진 것인지 추가로 주문한 두 딤섬은 다소 덜 익힌 상태에서 나왔었다. 






Poached Rice, Lobster Meat

사진을 마지막에만 찍어서 모양이 좀 그런데, 처음에는 밥과 랍스터만 놓여진 상태로 나오고 테이블에서 서버가 broth를 부어서 완성 시키는 요리이다. 식사 메뉴로 무엇을 시킬까 고민하다가 메뉴판에도 나와있듯이 셰프 추천 메뉴이기에 주문했었는데, 추천 메뉴로 올라올만했었다. 감칠맛이 꽤 인상적이었는데, 추가 주문한 딤섬에서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는 해소 시켜주는 메뉴였었다.






Chilled Almond Beancurd, Fresh Strawberries

한국에서 맛보는 딸기 대부분은 단맛이 강한 반면 신맛을 거의 못 느껴서 아쉬운데, 여기에서는 신맛이 잘 느껴지는 딸기를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단맛 중심의 디저트에서 아몬드의 고소함까지 겹쳐지면 다소 지루하다라는 느낌을 받기 쉬운데, 딸기의 신맛이 그것을 적절하게 잘 잘라주고 있었다. 


주문해서 맛 본 딤섬뿐만 아니라 메뉴를 봐도 부드러움과 대조적인 아삭거리는 질감을 보여주는 것은 좋았지만 손님이 많이 몰렸을 때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나 식기까지 꽤 신경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눈에 띄는 세밀한 부분들은 분명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재방문 할 의사는 있긴 한데, 그때에도 이런 모습이라면 아마 그때의 방문이 마지막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