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일주일 가량 뒤에 나올 '바카라' 와 협업을 통해 만들 '크리스마스 쥬얼' 은 더 이상 기대하지 않았었다. 모양이야 어차피 '바카라' 의 디자인을 토대로 만들텐데 여전히 셰프의 일본에서의 활동 결과물은 인스타그램에만 존재할 뿐 한국에서는 보여주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입 먹어보니 생각이 좀 달라졌었다.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새로 온 페이스트리 셰프는 향신료의 다양한 향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여전히 보였기 때문이다. 처음 입안에서 느껴지는 진저 브레드와 시나몬의 향은 아주 찰나의 시간차를 두고 넛맥과 정향이 뒤따르면서 입안 가득 향을 풍부하게 채워놓는다. 그 후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느껴지는 오렌지의 상큼함이 깔끔하게 입 안을 씻어준다. 향신료의 향을 시간과 공간에 따라 순차적으로 복합적으로 느껴지게 함으로써 크리스마스가 다가왔음을 알린다. 셰프는 단순하게 지난 까르띠에처럼 무난하고 평범하게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은 아닐까? (물론 셰프는 예전 이야기를 들었을 수 있지만 직접 먹어보진 않았으니 까르띠에 케이크 존재 자체를 모를 수도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크리스마스 쥬얼' 마저 그리 달지 않다. 차나 커피의 도움 없이 한 판을 그 자리에서 다 먹어 치울 수 있을 정도인데, 정작 인스타그램이든 블로그든 리뷰를 찾아보면 지금도 달지 않아서 괜찮았다는 호평이 많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