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18. 1. 29.


더 풀러톤 호텔 싱가포르는 처음부터 호텔을 생각하고 지은 건물이 아닌 옛 우체국 건물을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어서 객실도 그렇고 레스토랑들도 대부분 내부 인테리어 자체가 그렇게 눈길을 끌지 못한다. 제이드의 경우 첫 입장시 느꼈던 점은 일반 연회장에 칸막이를 쳐놓고 의자와 테이블을 갖다 놓은듯한 분위기였었는데, 호텔 자체가 그런 역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크게 나쁘다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런 점을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내부 분위기에서부터 실망을 느낄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객실의 기본이 코트야드룸이고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코드야드 뷰를 생각하고 투숙하러 왔다가 실망하는 것처럼 말이다.

예약 당시 딤섬 메뉴가 따로 보이지 않고 주말에만 행사를 진행하는 딤섬 메뉴만 홈페이지에서 확인되어서 이메일로 문의 하였는데, 알고보니 딤섬 메뉴는 세트 메뉴 뒤에 붙어 있었다. 그 부분을 참고하기를 바란다.










내부 인테리어 느낌은 좀 그렇다고 할지라도 일단 쇼 플레이트는 눈길을 끄는 편이다.






뒤에 살짝 보이지만 테이블 간격도 그렇고 배치도 정말 연회장에 와 있는듯한 기분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 부분을 알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음료는 보이차를 주문하였다.






Deep - fried "Man Tou" stuffed with Chilli Crab Meat


시그니처 메뉴라고 해서 주문했었는데 사실 큰 감흥을 못 느꼈다. 싱가포르 하면 워낙 칠리 크랩이 한국인들에게 유명한데, 사실 이번에 다섯번째 방문하면서도 한 번도 칠리 크랩을 사먹어 본 적이 없다.






Deep - fried Shrimp Dumpling with Mayonnaise






Steamed "Teochew" Dumpling


어느 광동식 레스토랑을 가든 조주딤섬이 메뉴에 보이면 무조건 시켜보는데, 일단 조주딤섬의 특징중 하나인 아삭한 질감은 - 보통 견과류 아니면 마를 넣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집은 마였는지 견과류였는지 헷갈린다. - 그대로이나 단맛이 느껴져서 조금 의아했다. 짠맛 위주의 음식에서 단맛이 살짝도 아니고 어느 정도 느껴지니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Pork Siew Mai with Stewed Abalone






Deep - fried Barbecued Osmanthus Char Siew Bun


메뉴에서 찐 것과 튀긴 것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찐 것은 어디를 가나 볼 수 있지만 튀긴 것은 처음 만나기에 이 것을 선택하였다. 딱히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Pan - fried Radish Cake


전체적으로 딱히 인상적인 메뉴가 없었다. 사실 전반적인 조리 상태를 따져보면 그렇게 나쁘지는 않는데, 이런 메뉴들은 굳이 제이드에 오지 않더라도 싱가포르에서 자주 가는 광동식 레스토랑에 가면 만날 수 있으니 재방문 할 필요를 못 느꼈고, 그냥 처음 와서 즐겁게 먹고 가자 정도로 생각하고 식사를 마무리 하려고 했다.






Deep - fried Prawns with Wasabi Mayonnaise


추가로 딤섬을 더 주문하지 않았기에 아직 여유가 좀 있어서 식사를 하기 전에 가볍게 전채 요리 하나를 주문해볼까 찾아보던 중 반가운 메뉴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워낙 이 메뉴를 좋아하다보니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이것 하나 먹으러 다시 올까? 그런데, 이것 하나만 먹으러 오기에는 좀 아쉬운데 하는 생각이 계속 들던 중에 반가운 메뉴를 만나게 된다.










Simmered Egg Noodles with Boston Lobster and X. O. Chilli Sauce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이렇게 플레이팅에 신경 써서 내오던 식당을 마주친 기억이 없기에, - 아, 포시즌스 호텔 홍콩의 룽킹힌에서 마주친 것 같은데, 거기는 응대가 너무 어이 없어서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다. - 눈길부터 먼저 가게 되었다. 게다가 X. O. 칠리 소스의 향이 입맛을 다시게끔 하는데, 랍스터는 포크와 나이프로 살짝 갖다 대어도 껍질과 살이 부드럽게 잘 분리되었고, 입안에서도 부드럽게 씹히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다. 면의 익힘 상태도 아주 좋아서 걸리는 것 없이 후루룩 먹을 수 있었고, 짠맛과 감칠맛의 풍부함이 풍미를 최상으로 이끌어 내는 정말 흠 잡을 것이 하나 없는 완벽한 요리였다.


이 요리를 먹는 내내 정말 눈을 감고 계속 맛을 음미하면서 먹었는데, 이 면 요리 하나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 여기는 딤섬 보다는 다른 요리를 먹으러 와야겠다는 생각 말이다. 사실 딤섬에서 크게 감흥을 못 느끼면 다른 요리들도 크게 감흥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았는데, 제이드는 달랐다. 그래서, 곧바로 당일 저녁 예약을 부탁하였고 흔쾌히 예약 완료가 되었다.






Jade's Signature Almond Ice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아몬드가 들어가는 디저트류들은 차가운 것이든 따뜻한 것이든 다 맛있게 잘 먹는데, 이 날 서버가 디저트로 자기네들 시그니처 메뉴인 아몬드 아이스크림을 추천해서 그걸로 부탁하였다. 정말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그런 디저트였다. 달랑 아이스크림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젤리 등이 얹혀서 나오기에 질감의 대조 측면에서도 흥미로웠는데, 시작은 비록 아쉬움이 가득하였지만 끝 마무리가 좋았기에 결과적으로 즐거운 식사시간이었다.







곧 음력설이 다가오니 각 광동식 레스토랑마다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데, 그런 것들을 구경하거나 맛 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아쉽게도 배가 부른 것도 있고 해서 맛을 보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기회가 있을거라 생각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객실로 올라가서 휴식을 취하였다.

2018. 1. 17.


그간의 경험으로 점심과 저녁 두 곳의 식사는 배부름의 연속때문에 제대로 음식 맛을 못 본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사람 마음이란게 어떻게 보면 참 간사해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곳의 레스토랑들을 모두 방문하고싶은 마음에 연달아 식사를 했더니 저녁에는 배가 어느 정도 부른 상태에서 시작하였다. 전날 낮에 나의 테이블을 담당했던 서버가 이번에도 반갑게 맞이하였는데, 만다린 오리엔탈에 투숙하면서 다이닝들을 이용해 보면 어느 지점을 가든 대체적으로 직원들이 꽤 친근하게 다가온다. 단순하게 피드백 때문만은 아닌 그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데, 늘 혼자 다니다보니 오히려 이런 점이 반가울 때가 많다. 물론 이런 응대들이 나에게 있어서는 즐거운 식사가 될 수 있는 요소로써 크게 작용하는 부분도 있다.






이번에도 보이차와 함께 탄산수를 주문했는데, 주문과 동시에 세팅 되는 모습들을 보면 리듬에 맞춰 착착 세팅하는 것처럼 경쾌함이 느껴져서 무척 흥미롭다. 파인 다이닝들을 이용하다보면 이런 매끄러운 모습들이 또 하나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Assorted Barbecued Platter - Pork, Honey, Suckling Pig, Roasted


두 가지 또는 세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배가 어느 정도 부른 상태이니 두 가지를 선택하였다. 광동식 레스토랑 어디를 가든 가장 많이 선택하는 메뉴일텐데, 야게 역시 조리 상태는 훌륭하다. 크리스피한 질감과 부드러운 질감은 흠 잡을 것이 없는데 전날에서도 느꼈지만 여전히 간은 미약한 상태였다. 이 부분이 무척 아쉬운데, 이미 벤꼬또에서 헤드 셰프에게 타이페이 사람들이 요구하는 간의 수준을 들었기에 거기에 비춰보면 제대로 나온 상태 (?)라고 보아야할까? 차슈의 경우 단맛마저 희미하게 느껴져서 메뉴명에서 언급된 꿀이 제대로 들어간 것인지 순간 의심을 할 정도였다.






US Angus Beef, Garlic, Black Pepper, Sautéed


흑후추 쇠고기 요리 역시 조리 상태는 좋았다. 부드러운 질감과 흑후추와 마늘의 향이 배가 살짝 부른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식욕을 엄청 불러일으킬 정도로 좋았는데, 깜짝 놀란 것은 이 요리는 어느 정도 간이 되어 있었다. 짠맛이 아주 적극적으로 개입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 짠맛이 개입하니 확실히 풍미 측면에서도 무척 좋았다.










Crab Meat, Onion, Oven - baked


이쯤에서 식사로 바로 넘어가야 할 정도로 배가 불렀는데, 앞서 먹었던 흑후추 쇠고기 요리가 풍미가 좋다보니 요리 하나를 더 먹고싶어졌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가운데 현실적으로 배가 어느 정도 부르다보니 망설여졌는데, 때마침 내 테이블을 담당하던 서버가 눈치 채고 양이 그리 많지 않으면서 야게의 유명한 메뉴 중 하나를 맛 보라고 권해서 이 메뉴를 선택했는데, 일단 나오는 모양새부터 꽤 흥미를 갖게 한다. 뚜껑을 여니 게딱지에 게살과 양파를 섞어서 오븐에 구운 요리가 들어 있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정말 잘 구워졌다. 속은 촉촉했고 익힘 상태도 과하지 않아서 먹기 좋았는데 역시 이번에도 짠맛이 개입하지 않다보니 양파와 게살의 단맛조차도 희미하게 느껴졌다.






Ya Ge Signature Fried Rice (Mullet Roe, Sakura Shrimps, Lobster, Seafood)


전날 먹었던 이푸 누들을 또 먹고싶었지만 서버가 하프 사이즈를 시켜도 배가 불러서 다 못 먹을테니 차라리 볶음밥을 주문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해서 선택했는데, 역시나 조리 상태가 완벽했음에도 불구하고 짠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다 보니 맛 자체는 매우 밋밋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잘 볶아진 상태라 남김 없이 깨끗하게 비웠다.






Mango, Pomelo, Sago Cream


디저트로 아몬드 수프를 선택하려다가 배가 부른 것도 있지만 입안을 개운하게 정리하고 싶어서 신맛을 같이 느낄 수 있는 무난한 디저트를 선택했는데, 단맛과 신맛의 균형이 아주 좋았다. 질감 역시 너무 묽거나 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중간에 씹히면서 톡톡 터지는 포멜로의 질감이 오랜만에 맛보니 무척 재미있었다.


전반적으로 간이 거의 되어있지 않아서 맛 자체는 밋밋한데, 조리 상태는 거의 흠잡을 것이 없을 정도로 훌륭해서 타이페이에 다시 가도 이 레스토랑은 재방문 할 생각이다.

2018. 1. 16.


이미 한국에서 모든 레스토랑들의 예약을 완료한 상태라 전날 저녁에 음식을 맛보고 딱히 끌리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재방문 하게되었다. 물론 취소하면 되는 일이지만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 예를 들어 비행기 연착 등 - 취소하지 않는지라 가게 된 측면도 있다.






사진을 보니 생각이 난건데 전날 저녁에서는 저렇게 핫 타월이 나오지 않고 일회용의 얇은 물수건이 포장지에 씌워진 채로 나왔었다. 물론 그렇게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점심과 저녁때의 다름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타월의 수급 문제나 뭐 여러가지 이유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 파인 다이닝 아닌가?






전날 저녁에 나왔던 레스토랑에서의 전채라고 나왔던 단맛 위주의 콩보다는 그나마 이 죽순 요리가 더 나았다. 간이 적절하지만 그렇게 강하지 않고 딱 입맛을 돋우기 좋은 상태였다.






Steamed abalone siew mai


전날 저녁과 마찬가지로 의외로 간이 되어 있어서 오히려 신기했지만 그런대로 맛있게 먹었다. 타이페이는 계속해서 방문할 생각이 있으니 다른 레스토랑들도 간이 덜한가 궁금한데, 어쨌든 옌 레스토랑은 기본적으로 밑간이 잘 되어 있는 것은 칭찬할만하다. - 아니, 당연한 것인데 이게 칭찬할 일일까? - 그러나, 나오는 모양새는 파인 다이닝에서 나올만한 모양새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광동식 요리가 플레이팅이 화려하지만은 않긴 한데, 그래도 이런 모양새는 평범한 딤섬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Prawn spring rolls wrapped in steamed rice flour


확실히 간이 되어 있으니 먹기 편하다. 여전히 내온 모양새가 아쉽지만 말이다.






Braised tofu skin roll with shrimp, tribute vegetable in lobster bisque


그러나, 이 요리는 의외로 감칠맛이나 짠맛이 밋밋했다. 간은 되어 있는데 인위적으로 조금 제거한 느낌이랄까?






Baked barbeque pork buns, sugar frost


광동식 레스토랑에 갔을 때 메뉴에 있으면 꼭 주문하는 메뉴 중 하나가 이 바베큐 포크 번인데, 집어 들자마자 바스러져버렸다. 덜 구워서 그런것일까? 아니면 의도한 것일까? 단맛과 짠맛의 균형도 맞지 않아 서로 겉도는 느낌이었다. 바스러지면서도 질척이는 질감과 함께 맛도 서로 겉도니 이쯤에서 더 이상 기대를 갖기 어려웠다. 이미 주문한 메뉴들이 있으니 그래도 일단 맛을 더 보자 생각하고 앉아 있었는데, 결과적이지만 이때 일어났어도 큰 아쉬움이 덜 했을 것이다.






Pan fried sausage and shrimp radish cake


순무 케이크는 그냥 저냥 무난했었다.






Steamed taro cake with radish


싱가포르에서였나, 타로 케이크라는 딤섬을 먹어본 것 같은데 아니었던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요리여서 한 입 베어물고는 그냥 남겼다.






Braised e - fu noodles with shrimp, enoki mushroom in lobster bisque


이미 앞선 요리들에서 크게 감흥을 잃다보니 그렇게 좋아하던 이푸 누들도 정말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나마 조리 상태는 여느 요리들과 달리 흠 잡을 것이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게 먹었다라는 생각이 거의 들지 않았었다.










Hengchun longan, herbal jelly with honey


그렇게 달지 않은 디저트인데, 또 한편으로 신맛도 덜함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입안의 어떤 여운들을 정리해주는 디저트이다.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만나는 젤리류의 디저트들이 보통 이런 특징들을 가졌던가?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들의 조금씩 다른 질감의 대조가 또 먹는 재미가 있긴 하다.


사실 조리 상태야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서 달라질 수도 있으니, 두 번의 방문으로 어떤 평가를 내리기는 그렇다. 그러나, 사실 그런것보다 제일 거슬렸던 부분은 계산을 마치고 나갈 때까지 시작때부터 계속 들렸던 주방에서의 쿵쿵거리는 소음이었다. 식사하는 내내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니 정말 고문에 가까운 소음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과연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을까? 다음에도 또 그러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더 이상 이 레스토랑을 방문할 일은 없을 것 같다.

2018. 1. 14.


2018년 새해를 맞이해서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는 뉴 이어 누들 프로모션을 한달동안 진행하고 있다. 먼저 유 유안의 요리부터 시식을 하게 되었다.










Stir - Fried Noodle with Braised Spicy Lobster and Mung Bean Sprouts


랍스터의 단맛도 좋고, 익힘 상태도 좋아서 질감이 질기지 않고 먹기에 부드러웠다. XO 소스와의 조화도 괜찮은데다가 면의 익힘 상태도 씹는 맛이 있다고 할까? 여하튼 꽤 만족스러운 요리였다. 다만 아쉬운 것은 두 가지인데, 먼저 온도의 경우 조금만 더 낮았으면 더욱 완벽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뜨거워서 바로 먹기 힘들다면 우선적으로 맛을 제대로 볼 수 없으니 온도를 좀 더 낮출 필요는 있다고 보는데, 물론 이게 어려운 부분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한국에서는 조금만 온도가 낮아도 뜨겁지 않다고 곧바로 항의가 들어오니까 말이다. 다른 한가지는 플레이팅인데 굳이 랍스터가 들어갔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렇게 먹기 불편하게 껍질채 올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얼마든지 껍질을 제거한 채 랍스터 살만 올릴 수도 있을텐데, 이 역시 껍질까지 제거하지 않고 올려야 제대로 한 마리가 들어갔다고 생각하는 소비자의 시선이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본다. 실제로 종종 이와 관련해서 대화를 나누다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이 작용한다는 뉘앙스를 느끼곤한다. 파인 다이닝의 본질적인 존재 이유가 어떠한지 생각한다면 이는 소비자들이 좀 바뀔 필요가 있다. 소스의 감칠맛과 짠맛의 조화가 좋은데다가 면의 익힘 상태까지 좋으니 꽤 만족스러운 요리였다.










Wok - Fried Hanwoo Beef Noodle with Spring Onion and Shallow - Fried Ginger


먼저 생강의 향이 느껴지는데 이게 또 강하게 풍미를 당기게 만든다. 소고기의 질감도 부드럽게 잘 조리되었고, 면의 질감도 익힘 상태가 좋아서 씹는 느낌이 무척 좋다. 그 가운데 앞서 랍스터가 들어간 면 요리와는 다른 소스의 감칠맛이 느껴지면서 골파의 은은한 단맛과 함께 간이 적절하게 잘 되어 있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Wok - Fried Cod Fish Fillet and Noodle with Chicken Broth


흔히 잡내라고 잘못 표현하는데, 대구의 향이 강렬하다. 그 가운데 앞서 랍스터나 쇠고기와는 또다른 닭고기 육수의 감칠맛이 풍미를 당기게 한다. 짠맛도 적절하게 간이 되어 있기에 정말 맛있게 먹은 면 요리이다. 앞서 랍스터나 쇠고기가 들어간 면요리와 달리 온도도 적절해서 시작부터 끝까지 어느 것 하나 불편함이 없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대구도 과조리 하지 않아 부드럽고 각 채소들도 적절하게 익혀서 소위 말하는 씹히는 맛이 있어서 좋다. 


다만 아쉬운 것은 면의 종류나 조리 방법이 다양한 면 요리가 없다는 것인데, 물론 한국의 여건이 재료 수급에서부터 그리 원활하지 못한 것도 있고, 무엇보다 아직까지 대중들에게는 광동식 레스토랑이라는 것 자체가 그렇게 와닿지 않는 부분이 크기에 어쩔 수 없다라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아쉽다. 시간이 좀 더 지난다면 괜찮아질까?








키오쿠는 총 다섯가지의 면 요리가 제공된다.







Side Menu - Selection of 3 Daily Maki


먼저 사이드 메뉴를 보면 세 가지 종류의 마키가 있는데 매일 그 구성이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Gyu Niku Nodogoshi Udon - Hanwoo Sirloin with Spring Onion and Red Chili


셰프 사와다가 직접 반죽해서 만든 생면을 쓴다기에 기대 했었는데, 일단 받자마자 온도부터 너무 높았다. 올려진 쇠고기 등심이 떡이 되었다는 표현이 어울릴만큼 한데 뭉쳐져서 질겼고, 면을 바로 먹기에도 뜨거워서 꽤 불편하였다. 온도 문제는 앞서 이야기 했었지만 특히 키오쿠에서는 몇 번 온도와 관련해서 항의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기에 사실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다. 사실상 이렇게 뜨겁게 내놓지 않으면 항의가 더 많고, 오히려 나처럼 뜨겁다고 항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 당연히 셰프들의 선택은 온도를 다소 높게 설정할 수 밖에 없다. 물론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잘 알지만 어쩌겠는가?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꿋꿋하게 밀고 나아가기를 바라지만 업소측은 언제나 매출에 대해서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다. 그러기에 이해를 하지만, 가끔씩 온도에 신경 써달라고 말을 해야 하는 현실이 서로 불편하다.


반면에 면의 익힘 상태는 괜찮았다. 무엇보다 키오쿠의 면 요리를 먹을때 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국물의 층이 무척 좋다. 짠맛, 감칠맛, 신맛, 단맛의 조화가 균형을 잘 이루고 있어서 항상 면 요리를 먹을 때마다 그릇을 깨끗이 비우게 된다.


















Awabi Oroshi Soba - Grated Live Abalone and Yam


아래 사진 두 장은 본래 셰프가 의도했었던 냉소바이고, 위 사진 두 장은 현재 제공되는 냉소바이다. 나는 아래 사진처럼 본래 셰프가 의도했었던 냉소바가 더 낫다고 보는데, 키오쿠의 주요 고객층이 누구인지를 생각해 본다면 아무래도 질감 측면에서 차라리 씹히는 편이 나을수도 있겠다. 










Kaki Wakame Shirodashi Soba - Oyster and Seaweed in Warm Broth


앞서 말했지만 키오쿠의 면 요리들은 일단 국물의 짠맛이나 단맛, 감칠맛과 신맛이 균형이 좋고 맛의 층이 잘 느껴져서 항상 만족도가 높다. 하지만 만약 소바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나는 냉소바를 선택하겠다.










Nagasaki Chanpon Ramen - Nagasaki - Style Spicy Seafood Soup


향은 매콤한 것이 확 다가와 풍미가 당기면서 첫 시작은 좋았다. 안에 들어있는 해산물들의 익힘 상태도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잘 조리되어 있었고, 단맛이 잘 두드러지게 짠맛의 간도 잘 되어 있었다. 다만 감칠맛이 조금 밋밋하게 느껴졌었는데, 나중에 셰프의 설명을 듣고나니 이해가 되었다. 문제는 역시나 잔뜩 올려진 저 해산물들인데, 굳이 먹기 불편하게 껍질채 올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앞서 유 유안에서 이야기 한 부분이기에 이후의 이야기는 생략하겠다.










Donkotsu Ramen


일단 국물의 진한 감칠맛과 짠맛이 무척 좋다. 향도 혹자들은 돼지 잡내라고 하겠지만 이런 향이 나는 것이 당연하다. 차슈나 안에 들어간 계란도 알맞게 간이 잘 되어 있어서 먹는데 걸리는 것도 없다. 다만 이 날 아쉬웠던 것은 계란의 온도였는데 너무 차가운 상태였기에 먹는데 다소 불편하였다.










보칼리노의 경우 면은 네 가지, 소스는 세 가지가 있는데 그 중 면을 하나 고르고 그에 맞는 소스를 골라서 주문하는 형태이다. 잘 모를 경우에는 직원에게 면과 잘 어울리는 소스를 추천해 달라고 하면 된다.










늘 보칼리노의 치아바타는 아쉬운데, 이 날도 마찬가지였다.














Bucatini, Hanwoo Beef Bolognese Ragout with Horseradish and Parmesan Sauce


모든 파스타를 생면을 사용한다기에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는데, 소스와 면의 조합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리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니다보니 크게 감흥은 없었다.










Fusilli, Broccoli and Squid Ink Sauce


생면이라기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궁금했던 파스타 요리가 푸실리와 탈리올리니였는데, 소스와의 조합이 무척 좋았다. 잉크 소스의 감칠맛은 거의 폭발할 지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잘 느껴졌었고 향이나 파스타의 익힘 상태와 잘 어우러져 풍미가 무척 좋았다.










Spaghettoni, Broccoli and Squid Ink Sauce


스파게토니와 잘 어울리는 소스로 역시 잉크 소스를 추천했었는데, 파스타 자체가 개인적으로 흥미롭지 않아서일까? 앞서 푸실리에서는 소스가 압도할 정도로 풍미가 좋았었는데, 스파게토니에서는 단조롭게 느껴졌었다. 순전히 기분탓일 수도 있다.










Tagliolini, Sea Urchin and Green Lemon Sauce on Celeriac Cream


탈리올리니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생면임에도 불구하고 씹히는 질감이 개인적으로 무척 좋았는데, 특히 소스의 경우 앞서 잉크 소스는 파스타를 압도하는 측면이 크다면, 이 그린 레몬 소스는 반대로 파스타를 잘 받쳐주는 측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감칠맛이나 짠맛이 느껴지기는 하는데 굉장히 절제된 느낌이라고 할까? 페어링한 와인과도 잘 어울려서 정말 맛있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다음에 보칼리노에 식사를 하러 온다면 주저않고 이 파스타와 소스를 코스 요리에서 선택할 정도로 무척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으로 마루에서는 세 가지의 면 요리가 제공되는데, 마루는 늘 그렇듯 기대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지 않는다.

우선 기대되는 측면을 보자면 오픈 초창기에 삼계탕 메뉴가 독창적이었는데, 흔히 보는 닭 한마리가 통째로 들어가고 펄펄 끓는 상태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해체해서 찹쌀과 함께 동그랗게 말아서 두 덩이를 넣어서 나오는데 질감, 향, 맛, 온도 어느 것 하나 지적할 것 없이 완벽한 상태로 나왔었다. 그 요리를 기억하기에 사실 마루에서 새로운 한식 메뉴가 나온다면 한식의 문제점을 보완 또는 해결한 상태로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주요 고객층을 생각해 본다면 그 이후 나왔던 한식 요리들은 온도 문제나 플레이팅뿐만 아니라 간이 거의 되어 있지 않거나 향이나 맛의 층이 존재하지 않는 등의 한식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가진채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이번 면 요리는 어떠할까?







역시나 첫 요리부터 그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줬었다. 바지락은 해체되지 않은채 그대로 들어 있었고, 보기에는 어떠할지 몰라도 맛에는 거의 영향이 없는 고추 등의 고명이나 거의 간이 되어 있지 않아서 매우 밋밋한 국물, 자연스레 면도 맛이 밋밋했었고 향 자체는 진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나마 의외인 것은 온도였었는데 여느 다이닝들과 달리 정말 적절한 온도로 나와서 이 부분은 마음에 들었었다.

따로 스스로 간을 맞춰야 하니 양념장이 제공되는데 넣어보니 짠맛과 매움이 가득한 가운데, 바지락 칼국수를 맛 보는데 무의미한 양념장이었다. 함께 제공되는 밑반찬도 김치는 저염식인지 짠맛이 덜한 가운데 신맛도 다소 밋밋했고 무엇보다 배추의 단맛이 너무 강했다. 멸치 볶음도 마찬가지로 달기만 하였고, 호박 나물은 거의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럴거라면 굳이 밑반찬으로써 의미가 있을까? 물론 아무 맛도 안나는 상태라면 그게 보완적 측면에서 - 물론 맛의 균형과는 거리가 멀다고 본다. - 괜찮을 수도 있겠지만 양념장이 들어가서 먹는 사람이 임의로 간을 맞춘 상태에서는 오히려 더더욱 거슬리기만 할 뿐이다.







물론 이 부분을 어느 정도는 감안하고 있었고, 뒤이어 주문한 닭칼국수에서는 그에 맞춰서 어느 정도 간을 해서 내왔는데, 처음부터 간이 된 상태에서 조리한 것이 아니기에 조금 겉도는 측면이 있었다. 그나마 닭 육수의 감칠맛이 어느 정도 느껴졌었지만 한계는 분명 있었다. 아울러 닭고기의 질감은 약간 과조리되어 질겼고, 닭고기 경단의 경우 안에 메추리 알이 들어 있었는데 둘 다 과조리 된 상태라 질기고 뻣뻣했다. 간도 거의 되어 있지 않아서 맛이 밋밋했는데, 역시나 주요 고객층의 선호도를 생각해 본다면 이해가 가면서도 늘 아쉬운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떡만두국의 경우 만두와 만두를 찍어먹을 양념장의 단맛이 무척 거슬렸다. 설탕이 아니라 감미료를 쓴 듯 한데 기분 좋은 단맛이 아니라 불쾌한 단맛이 여운이 꽤 길었다. 이 부분은 조정이 시급하다고 본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다이닝들은 대체적으로 제대로 음식을 만들 여지가 충분히 있다. 문제는 소비자인데 주요 고객층들이 국내 호텔 다이닝들의 경우 대부분 중장년층이고 이들은 대부분 기존의 한식과 한국화 된 외국 음식 - 그것이 과연 옳은 방향으로 전개된 것인지는 의문이다. - 에 익숙하기에 앞서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거부감이라고 할까 그런 것들이 크다.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조절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해는 가지만 늘 안타깝다. 슬프지만 아마 이 부분은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