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18. 2. 26.


먼저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유 유안 이야기부터 꺼내야겠다. 2년 전 유 유안의 소개로 포시즌스 호텔 싱가포르의 지앙난춘을 방문했었다. 직접 알란 찬 총괄 셰프와도 인사 나눴었고 그랬는데, 작년에 갔을 때 그가 떠났다는 것을 알고 굉장히 아쉬웠었다. 유 유안과 지앙난춘에서 모두 들었지만 제주 신화월드 리조트로 옮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후 리조트 내에서 광동식 레스토랑을 오픈할 것이라는 이야기만 들었었는데, 메리어트 앱에서는 아직 오픈 전이라는 문구만 보여서 며칠 전 전화로 문의 하니 최근에 오픈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랴부랴 항공권을 알아 본 다음 당일치기로 방문하였다. 간단하게 말해서 포시즌스 호텔 싱가포르의 지앙난춘 총괄 셰프였던 알란 찬의 요리를 한국에서 직접 맛 볼 수 있게 되어서 방문했다는 이야기다. 그 과정에서 유 유안이 소개를 한 것인데 묘하게도 유 유안에서 근무했었던 직원 분들을 이곳 르 쉬느아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당일치기로 딱 점심만 먹고 갈 계획이었는데, 항공권을 급하게 구하다보니 - 토요일에 알아보고 일요일에 이용하였다. - 오픈 시간보다 40여분 일찍 도착하게 되었다. 아직 오픈 전이라 이렇게 입구 사진만 한 장 먼저 찍었다.






상호명이 프랑스어인데 광동 요리에 프랑스 요리를 접목 시켰다는 의미일까? 나중에 먹어보면 알 수 있겠지 생각을 하고 일단 르 쉬느아가 위치한 제주 신화월드 메리어트 리조트 내부를 잠깐 구경하였는데, 랜딩 리조트쪽으로 연결된 곳을 지나칠 때 느낀 것은 굉장히 어수선하다는 것이었다. 외부 레스토랑 입점 업체 목록부터 리조트의 성격과는 잘 어울리지 않았고, 내부 인테리어도 잔뜩 호화롭게 꾸미겠다고 힘을 준 것 같지만 속 빈 강정과 같은 느낌이랄까?

하필이면 이런 느낌이 고스란히 르 쉬느아에서도 어느 정도 느껴지게 되었는데, 좋게 말하면 파인 다이닝보다는 덜 격식을 갖춘 자유 분방한 모습이고, 나쁘게 말하면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일반 음식점 같은 모습이었다.

우선 전화로 예약 할 때부터, 예약 절차나 이런 것들이 너무 간단하여서 오히려 내가 예약을 제대로 한 것이 맞나 잠깐 의구심이 들었었는데, 제주도에서 한정지어 이야기하자면 예약과 관련해서 가장 교과서적인 모습은 해비치 호텔의 밀리우에서 찾을 수 있다. 예약 절차, 예약 안내, 그리고 방문 전날 다시 한 번 전화 확인, 알러지나 기타 주의해야 할 사항 확인과 같은 것인데,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드레스 코드 관련해서는 따로 안내가 없다는 것 정도? 게다가 아직 홈페이지에 메뉴 등이 확인되지 않아서 전화로 문의 했을 때 일부 메뉴는 잘못 알려준 것들도 있었는데, 아마 광동 요리나 특히 딤섬과 관련해서 많이 접해보지 못했기에 착각을 한 것 같았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아직 오픈 초창기이니 미흡하다라고 좋게 생각하고 넘어갈 여지는 적어도 나에게는 있다. 하지만 문제는 홈페이지의 미흡한 안내는 얼른 고쳐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특히 공식 블로그에서 알란 찬 셰프가 미슐랭 스타로 유명하다라고 포스팅 한 부분은 얼른 수정해야 한다. 지금 포스팅 하면서 검색을 통해 알게 된 것이라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때 이야기하지 못했는데, 이것은 분명 잘못된 정보이다.






레스토랑에만 신경쓴 나머지 다른 부분은 몰랐었는데, 방문한 이 날 카지노 오픈일이었다. 이게 또 문제가 된 것이 카지노 내부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중식당이 따로 있는데, 이게 르 쉬느아 하고도 연관된 곳이었던 것 같다. 단체 주문이 한꺼번에 몰려서 르 쉬느아는 전반적으로 한적했었는데, 주방쪽에서 엄청 바쁘다보니 몇 가지 문제가 좀 있었다. 물론 그 부분에 대해서도 그냥 내가 날을 잘못 잡았다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다.














어쨌든 오픈 시간에 맞춰 입장하였는데 내가 첫 손님이었고, 때마침 유 유안에서 근무하셨던 분이 접객을 해서 레스토랑 내부 모습을 먼저 살짝 소개받을 수 있었다. 홀을 보자마자 느낀 것은 싱가포르에서 주로 보아왔던 모습과 비슷해서 익숙했었는데, 분명 어느 정도 치장에 신경 쓴 것 같은데 뭐랄까 속 빈 강정과 같은 모습? 하지만 내가 이쪽으로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그냥 지레짐작 같은 부분이라 여기서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옳지 않을 것 같다.










룸은 크게 두 가지 형태였었는데 하나는 입구에 문이 달려있지 않고, 다른 하나는 입구에 문이 달려있는 형태였다. 해외에서는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인데 한국에서는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사실 유 유안을 제외하고 한국에서 따로 광동식 레스토랑을 가 본적이 없어서 정확하게 말하자면 잘 모르겠다.














와인 셀러도 꽤 신경 썼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와인 리스트를 그러고보니 확인하지 못했다. 물론 확인했어도 뭐가 뭔지 잘 모르지만 말이다.


















한국식 중식에 익숙하다면 이러한 테이블 세팅이 낯설텐데 해외에 나가 보면 대체적으로 이런 식으로 세팅이 되어 있다. 아니면 소스 두 세가지 정도 세팅이 더 되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따로 밑반찬과 같은 개념의 음식들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리고, 직원이 양해를 구하던데 물과 차값을 따로 받는다는 안내를 받았다. 그게 양해를 구할 일인가? 레스토랑의 수익 구조를 이야기하면 그래서 내가 식당 이익을 위해서 손해를 봐야 한다는 말이냐, 음식을 좀 더 즐길 수 있는 측면에서 이야기하면 개인 취향이라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어서 여기서 딱히 더 길게 이야기 하고싶지는 않은데, 결과적으로 이런 운영 방식이 나는 옳다고 생각한다.







Steamed shrimp dumplings, gold foil, bamboo shoots

Steamed pork dumplings, scallops, fish roe

Steamed asparagus, mushroom dumplings




원한다면 곁들여서 먹으라고 두반장 소스도 같이 나왔는데 맛을 본다는 것을 깜빡했다.


음식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전에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주문 과정에서 의사 전달이 명확히 안 된 것 같다. 기본적으로 보통 셋 또는 네 개의 딤섬이 하나의 바구니에 나오는데, 혼자 다 먹기에는 양이 많을 수 있으니 낱개로 주문 혹시 가능한지 문의 했었다. 만약 가능하다면 하나씩 주문할 생각이라고 이야기 했는데, 이것을 모든 메뉴를 하나씩 다 주문하겠다고 들었나보다. 주문 가능 여부부터 확인해 달라고 했는데 여기서 시간이 좀 걸렸었고, - 단체 주문이 이 때부터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주방이 바쁜 것은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능 여부를 확인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 것까지는 아쉬운 부분이다. - 게다가 가능하다는 대답을 나중에 들었지만 동시에 모든 메뉴를 하나씩 바로 주문 넣어서 내오는 것이었다. 부랴부랴 그런것이 아니라고 이야기 하고 정확하게 재주문 했지만 이 부분은 오픈 초창기라고 해서 마냥 이해할 수준은 아니기에 많이 아쉽다.

하가우의 경우 딱히 먹을 생각은 없었는데 저렇게 나왔으니 그냥 먹겠다고 했고, 요금 안 받겠다는 것을 내겠다고 이야기 했다. 하가우나 슈마이나 모두 짠맛이 밑바탕에 깔린 상태에서 나왔기에 맛 부분에서는 딱히 아쉬운 부분은 없다. 아스파라거스 딤섬의 경우 아삭한 질감을 잘 살려서 만족스러웠다.










Deep fried glutinous rice pork dumplings

Baked crispy barbecued pork bun


전화로 문의 했을 때에는 스팀 바베큐 포크 번만 있다고 들었는데, 막상 메뉴판을 보니 스팀이 아니라 베이크드였었다. 이런 안내 부분이 아까 아쉬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여기서도 주문이 꼬이면서 원래 세 개가 나와야 하는데 두 개가 먼저 나왔고, 나중에 다시 한 개가 나왔다. 

둘 다 역시 짠맛이 밑바탕에 깔린 가운데 단맛이 개입하는데, 베이크드 바베큐 포크 번의 경우 속의 양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싶다. 조금 더 속을 채운다면 질감 측면에서 더 즐겁지 않았을까 싶은데, 일단 이 메뉴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이 메뉴를 보자마자 르 쉬느아는 매달 한 번은 들리겠다 생각하였고, 그래서 다음 방문시 또 먹어보고 평가를 해야할 것 같다.






Hot and spicy shrimp, pork dumplings


포시즌스 호텔 싱가포르의 지앙난춘에서 가장 좋아하던 메뉴 중 하나라 굉장히 반가웠는데, 조금 더 스파이시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딤섬의 경우 온도가 매우 낮아 거의 차가운 수준이었는데, 이게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조리 과정에서 잘못된 것인지 먹는 나 조차도 헷갈려서 따로 이야기 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재방문해서 다시 먹어보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이때쯤 되니 살짝 배가 불렀는데, 아직 시간적 여유도 좀 있고, 몇 가지 다른 요리들도 맛이 어떨까싶어서 몇 가지 요리를 더 주문했다.






Traditional charcoal roasted honey glazed barbecued Iberico pork


내 기억에 이 요리를 이렇게 내놓은 곳은 없었는데, 아무래도 한식의 조리 방식을 선보임으로써 한국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흥미를 이끌 요소로 한 것 같은데, 이게 맛의 측면에서는 좋은 선택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단맛의 강도가 많이 컸는데, 이게 좀 아슬아슬해서 몇 점 먹고 말 수도 있는 정도였다. 뒤에 보이는 채소들은 당연히 한식에서의 쌈을 차용해서 내놓았는데, 파인 다이닝에서 이런 방식이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

형식에서는 많이 아쉽고 맛 측면에서도 아슬아슬한데 그나마 좋았던 부분은 질감이었다. 부드럽게 잘 구워졌는데 제주산 흑돼지를 사용하지 않은 부분도 개인적으로 좋았다.






Crispy soft shell crab, wasabi sauce






Fried prawns, wasabi sauce


베이크드 바베큐 포크 번과 함께 무척 반가웠던 메뉴이다. 특히 와사비 새우의 경우 싱가포르와 방콕을 가는 주된 이유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처음에는 메뉴판에서 소프트 셸 크랩만 봐서 그것만 먼저 주문하였다가 나중에 메뉴판에서 새우도 보게 되어서 같이 주문하였다.

르 쉬느아라는 상호명에서 짐작했지만 플레이팅도 프랑스 요리의 영향이 있는 것 같은데, 좀 과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게다가 와사비 새우의 경우 튀김 옷이 덜 익혀졌는데, 심각한 수준은 아니고 살짝 덜 익혀져서 아쉬웠다. 소프트 셸 크랩의 경우 잘 튀겨졌었는데, 와사비 새우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이때쯤 배가 너무 불러서 아쉽게도 소프트 셸 크랩은 거의 남기게 되었다. 






Wok - fried Jeju beef tenderloin 1++, potato, black pepper sauce


배가 부른 상태에서 나왔는데, 이 흑후추 소스라는 것이 묘한 매력이 있다. 그래서 배가 부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두 먹게 되었는데, 이 날 나왔던 요리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요리이다. 조금 신경써서 조리해 달라고 주문 할 때 같이 이야기 해서 그런지 몰라도 질감, 향, 맛, 풍미 모두 완벽해서 정말 즐겁게 먹을 수 있었다. 물론 질감이 100%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한우임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 질감은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감자의 질감인데 너무 무르다라고 할까?






Wok - fried flat rice noodle, seafood, sambal chili sauce


흑후추 쇠고기를 거의 다 먹게되니 아직 배가 덜 불렀나싶어서 식사를 마지막으로 주문했었는데, 흑후추의 향에 취해서 다 먹은 것인지 면 요리는 너무 배가 불러서 맛만 조금 보는 수준에서 많이 남기게 되어서 무척 아쉽다. 면은 잘 볶았고, 특히 관자와 새우가 무척 부드러웠는데 - 쫄깃하면 그건 과조리 한 것이다. - 거기에 삼발 소스의 감칠맛과 짠맛과 매콤함이 정말 입맛 당기는데 배가 너무 불러 대부분 남겨버렸다.






Mango sago cream


디저트는 몇 가지가 없어서 아쉬운데 일단 첫 방문이니 무난하게 망고 사고 크림을 주문하였다. 신맛이 좀 더 가미되면 어떨까싶은데 질감의 재미 측면에서도 보통 많이 들어가는 포멜로가 들어갔으면 좋았을텐데 국내에서 포멜로 수급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원활한 수준인지 잘 모르겠다.


하필 카지노 오픈 일에 가게 되어서 주방이 너무 바쁘다보니 조리 측면에서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고, 주문 과정에서도 제대로 의사 전달이 안되어서 시간이 걸리거나 잘못 나오는 부분이 있었는데, 가급적 초창기 + 갑자기 몰린 주문 때문이라고 생각하고싶다. 분명 첫 응대부터 해서 아쉬운 부분이 많긴 한데 워낙 총괄 셰프의 팬이기도 하고, 또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메뉴판에 보이면 무조건 주문하는 몇 가지 메뉴들이 있는데다가, 무엇보다 미흡하지만 그 가운데 유 유안 출신 서버 분들의 노련한 응대가 좋았기에 일단 몇 차례 더 방문할 예정이다.

2018. 2. 5.


체리 가든은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 5층에 위치하고 있다. 만다린 오리엔탈이라는 브랜드에 비해 호텔 자체적인 서비스들은 대부분 기대치 이하인데, 다이닝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라 싱가포르에 가게 되면 투숙은 주로 래플스 호텔에 하면서 식사를 하러 종종 들리게 된다. 특히 체리 가든과 포시즌스 호텔 싱가포르의 지앙난춘은 항상 방문하게 되는데, 이번에도 주말 딤섬 브런치를 이용하기 위해 체크 인 후 곧바로 체리 가든으로 내려갔다. 주말 딤섬 브런치의 경우 2부제로 운영되며 각각 두 시간씩 이용 가능한데, 주문 방식은 All you can eat 이라 메뉴판에 나와있는 모든 메뉴들을 무제한으로 주문 가능하다.














자리는 매년 올 때마다 같은 자리인데 싱가포르에서는 사실 응대가 그렇게 매끄럽지 못한 경우가 많다. 파인 다이닝에서도 그렇고 호텔에서도 그런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도 또 왔다고 너희들 음식 맛있어서 매년 싱가포르 온다고 또 다시 이야기 하니 - 무얼 바라고 말한 것은 아니고 대화를 나누다보니 그렇게 이야기가 나왔다. - 응대가 조금 다르긴 하였다. 물론 그 차이는 그렇게 큰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런 대화가 나오게 된 것도 통상적인 물음, 싱가포르에 온 것은 처음이냐는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 길게 이어졌는데, 빈말이 아니라 이곳과 포시즌스 호텔 싱가포르의 지앙난춘의 딤섬을 먹기 위해 매년 싱가포르를 방문하고 있다.






Amuse bouche







Steamed prawn and pork dumpling with vinegar and spicy sauce






Wok - fried radish cake with XO sauce






Steamed prawn dumpling with black garlic

Steamed crystal dumpling with fresh mushrooms and black truffle

Steamed pork siew mai with baby abalone

Steamed Sha Cha beef dumpling


미슐랭 가이드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적어도 체리 가든에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한 것 같다. 별을 따기 위해서 그런 것인지 모양새부터 예전과 달라졌다. 그리고 맛 또한 좀 더 적극적인 짠맛의 개입을 통해 보다 입체적인 맛, 나아가서 적극적인 향신료의 사용으로 풍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블랙 트러플이 들어간 딤섬의 경우 과하지 않게 적절하게 사용해서, 입안에서 딤섬을 터트리는 순간 트러플의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아주 좋다. 밋밋하지도 않고 과하지도 않은 아주 적절한 지점에서의 향이 퍼지니 쉽게 물리지도 않는다. 마찬가지로 샤차가 들어간 딤섬도 한국의 된장처럼 특유의 향이 입안에서 퍼지는데 거부감이 드는 것보다 풍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줘서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왔었다. 안에 들어간 쇠고기도 다져서 들어가서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부드럽게 씹히는 질감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더 주문해서 먹었는데, 입안 가득 퍼지는 향과 함께 풍미 가득한 딤섬 맛을 정말 잊을 수가 없다. 미슐랭의 별을 의식해서 그런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이런 변화는 두 손 들어 환영한다.






Honey - glazed Kurobuta char siew

Cantonese - style roasted pork belly






Fried Chinese bun served with chili crab meat sauce

Crispy almond prawns with fresh mango and flying fish roe

"Gu Lao Rou style" Kurobuta pork with pineapple cucumber and capsicum in sweet and sour sauce

Sliced braised beef fillet with five spices


담아내는 모양새도 확실히 예전보다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광동 요리라는 것이 프렌치처럼 화려한 플레이팅에 초점을 두지는 않지만 이런 변화도 미슐랭 가이드의 영향이 미쳤다고 생각한다. 

와사비 마요네즈 새우에서 아몬드가 추가되었는데, 예전의 메뉴와 좀 다르다고 이야기 하니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피드백을 통해서 메뉴 구성에 변화를 주었다고 들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기존의 와사비 마요네즈 새우와 지금의 아몬드가 들어간 것 중 어느 것이 낫냐고 되물었는데, 솔직하게 말해서 난 기존의 와사비 마요네즈가 내 취향에는 더 좋았다고 이야기 했다. 취향을 따지자면 그렇고, 맛의 차원에서 놓고 보자면 사실 아몬드가 들어갔다고 해서 어떤 극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꾸라오로우라고 읽어야 하나? 하여간 저 요리는 한국의 탕수육과 비슷한 요리라고 보면 되는데, 사실 찍먹과 부먹 논쟁은 무의미 하다고 본다. 배달의 편의성이나 조리 실력의 부족함을 감추기 위해서 찍먹이란 것이 생겼으니까 그런데, 아무튼 향이나 맛이 잘 안 맞아서 고생한다면 이런 메뉴도 있다는 것을 참고하기 바란다. 참고로 신맛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니 맛의 균형 차원에서는 좋은데 이걸 또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테니 그 부분은 염두하는 것이 좋다.






아몬드가 들어갔든 들어가지 않았든 워낙 이 메뉴를 좋아하고, 이 메뉴 때문에 체리 가든을 다시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추가로 주문하였다.














Braised ee-fu noodles with nameko mushrooms silver sprouts and chives


이쯤되니 배가 불러서 디저트를 바로 시킬까 했는데, 그래도 이푸 누들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체리 가든에서 이푸 누들을 먹어본 기억이 없어서 주문하였다. 서버가 배부름을 눈치 채고 평소보다 양을 적게 주방에 주문을 넣어서 사실 나온 모양새는 그저 그런데, 내 입장에서 놓고 보자면 고마웠었다. 물론 주문을 하기 전에 이미 서버는 배부를테니 디저트를 시키는 것이 낫겠다고 이야기 했었지만 말이다. 따라서 맛에 대해서는 사실 평가하긴 어려운데, 결과적으로 다음 방문시 제대로 맛을 볼 생각이다.






Osmanthus jelly with wolfberry






Cherries in nui er hong and aged kuei hua wine cocktail jelly served with lychee sorbet


디저트는 큰 변화가 없었는데, 사실 예전부터 있었던 디저트 메뉴들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편이다.

2018. 2. 1.






지앙난춘은 포시즌스 호텔 싱가포르의 2층에 위치하고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유 유안을 통해서 알게된 곳인데, 그전에는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의 체리 가든만 주로 이용했었다. 2016년에 소개로 알게되어 방문한 이후 음식들을 잘 만들기에 매년 싱가포르에 방문할 때마다 체리 가든과 함께 빠지지 않고 방문하고 있다.










작년 연말부터 광동식 레스토랑에 가게 되면 보이차를 주문하기 시작했는데, 아직까지는 차에 대해서 잘 모르기에 뭐라고 평하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음식과 함께 마실 때 마치 서양 음식에서 와인 처럼 입안을 정리해주는 측면에서 주문하지 않는 것보다 주문하는 것이 훨씬 낫다.






그동안 포시즌스 호텔 서울, 포시즌스 호텔 싱가포르, 포시즌스 호텔 홍콩, 포시즌스 호텔 프라하, 포시즌스 호텔 부다페스트, 포시즌스 리조트 치앙마이에 투숙하고 각 호텔 또는 리조트 별로 다이닝을 이용해봤는데, 호텔 및 리조트는 물론 다이닝 모두 키즈 프랜들리 정책이 일관되게 시행되고 있었다. 지앙난춘도 마찬가지인데 이날은 주말이라 가족 단위의 이용객들이 많아서 여기 저기에서 아기들 울음소리가 들리곤 했었다. 그것이 그렇게 거슬리게 들리지는 않았다.

주말이나 평일이나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지앙난춘에서는 딤섬을 하나씩 주문 받는데,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주말에 선택 가능한 딤섬이 평일보다 조금 더 많다는 것과 평일 런치 메뉴에 있는 딤섬을 주말에는 주문할 수 없다.






amuse bouche


이 날 아뮤즈 부쉬는 초절임 무였는데 신맛과 함께 밑에 있는 약간 스파이시한 소스와 잘 어울렸다.






Wok - fried Turnip with X. O. Sauce


여느 광동식 레스토랑이든 첫 방문시 꼭 시켜보는 메뉴 중에 하나가 순무 케이크인데, 지앙난춘은 3년째 방문하고 있지만 항상 시키는 메뉴이다. 의외로 순무 케이크가 맛없는 광동식 레스토랑들이 있는데 지앙난춘은 그렇지 않다.






Crispy Puff Pastry with Black Pepper Beef


말 그대로 크리스피 한데 입안에 넣는 순간 큰 저항없이 바삭거리며 부서지는 질감이 아주 좋다. 그리고 흑후추 쇠고기의 향이 훅 느껴지며 풍미가 좋은데, 향신료에 대해서 거부감이 크다면 조금 접근하기 어려운 메뉴일 수 있다.






Four Seasons Steamed Rice Rolls with Pork Belly


탱글한 질감도 여전히 좋고 향신료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창펀 소스나 안에 든 포크 벨리의 풍미가 꽤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메뉴이다.






Pan - fried Turnip with Chinese Sausage, Mushroom


개인적으로 팬 프라이드한 순무 케이크를 더 선호하는데, 웍 프라이드의 경우 X. O. 소스와 함께 조리되다 보니 향이나 감칠맛 등이 소스에 묻힌다고 할까, 조금은 풍미 자체가 과하다고 느껴져서 싫어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좀 아쉬운 감이 있는데, 팬 프라이드의 경우 그것이 덜해서 선호하는 편이다. 게다가 탱글하면서 부드러운 질감을 좀 더 잘 느낄 수 있기도 하다. 지앙난춘에서는 팬 프라이드든 웍 프라이드든 과하거나 부족하다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없어서 두 가지 모두 주문 가능할 경우 꼭 시키는 편이다.






Steamed Pork Dumpling with Scallop






Pan - fried Wagyu Beef Black Pepper Bun






Steamed Pork and Shrimp Dumplings in Chilli Oil and Coriander


싱가포르에서는 어느 광동식 레스토랑을 가든 비슷한 이름으로 만날 수 있는 메뉴인데,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의 체리 가든과 함께 여기 지앙난춘 이 두 곳이 가장 입맛에 잘 맞는 편이다. 다른 곳들은 대체적으로 스파이시함이 과하다고 느껴지거나 때로는 식초의 신맛이 과해서 두 번 이상 먹기 부담스러운데, 이 두 곳만큼은 그렇지가 않다. 물론 두 곳도 약간의 차이가 느껴지는데 지앙난춘은 신맛이 조금 덜 한 대신 향이 좀 더 풍부하고 상대적으로 스파이시함이 조금 덜한데 그게 서로 또 부족하다고 느껴지지 않고 균형을 잘 이루고 있다.










Hong Kong Crispy Egg Noodles with Slow Cooked Beef Cheek


보통 콘지나 이푸 누들을 딤섬을 먹고 나서 시키는데 지앙난춘에서는 꼭 이 면 요리를 주문한다. 볼살이 무척 부드럽고 볼살을 다 먹고 난 다음 소스에 의해 부드럽게 풀어진 면을 후루룩 먹는 것이 아주 좋다. 소스의 향이 꽤 매력적인데 역시 향신료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면 싫어할 가능성이 높다. 






지앙난춘에서는 식사가 끝난 후 디저트를 주문하면 테이블 정리 후 다시 한 번 따뜻한 핸드 타월과 함께 입안을 가볍게 헹궈 줄 주스가 제공되는데, 이 날은 칼라만시 주스가 나왔었다.






Mango and Sago Cream with Pomelo










Crispy Puff Pastry with Almond Cream


지앙난춘에서 꼭 주문하는 메뉴가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앞서 딤섬에서 하나, 면 요리에서 하나, 마지막으로 이 디저트 메뉴이다. 크리스피한 질감이 일단 무척 좋은데 입안에서 쉽게 부서지므로 입안에서 큰 저항감이 없어서 좋다. 간혹 보면 입안을 상처낼 정도로 날카로운 경우가 있는데 - 주로 한국에서 - 그런 저항감은 전혀 없으며, 안에는 아몬드 크림이 들어 있어서 단맛과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느끼하다라고 느낄 수도 있는데 그런 과함이 전혀 없어 디저트로써 마지막 여운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