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0. 10. 25.


일년만에 다시 찾았다. 싱가포르를 가는 이유 중 하나, 목적지로써의 레스토랑, 알란 찬 셰프는 이제 한국에서 만날 수 있지만 그가 싱가포르에 없다고 해서 지앙난춘을 다시 찾지 않는 우를 범할 이유는 전혀 없다. 






테이블 간격이 조금 좁은 편이긴 하지만 주 고객층이 중국인 - 또는 중국계 싱가포르인 - 임을 감안하더라도 그렇게 시끄럽지는 않다. 중국인이니까 시끄럽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특유의 성조 등을 감안하면 크게 떠든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은데, 이곳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그만큼 파인 다이닝을 방문 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다들 이해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사실 같은 한국인으로서 한국인을 비난하고픈 마음은 전혀 없다. 단지 이런 곳을 방문할 때 옷차림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 물론 나도 한국에선 드레스 코드를 그렇게 지키지 않는 편인데, 지켜봤자 혼자 동물원의 원숭이마냥 쳐다보는 모습들이 불편하다면 너무 변명같은 이유일까? - 대화를 나눌 때 목소리 크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싶다.

포시즌스 호텔 싱가포르에도 한국인 투숙객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데, 그러다보니 지앙난춘에서도 한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파인 다이닝을 방문하는데 너무 어려워 할 필요는 없다. 드레스 코드는 예약할 때 문의 하거나 아니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대화를 나눌 때 목소리 크기도 조금만 줄여도 충분히 상대방에게 들린다. 아이에게 휴대전화로 영상을 보여주고 싶다면 헤드폰을 준비하면 된다. 이게 어려운 일인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Steamed Mushrooms Dumpling with Black Truffle and Beetroot


지앙난춘의 딤섬 메뉴들은 매년 가더라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몇 가지만 새로 생기고 빠지는데, 꾸준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딤섬 중 하나이다. 사실 이 딤섬이 여기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긴한데, 여기에서 꼭 먹어야 할 이유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트러플 때문인데, 여느 레스토랑들과 달리 은은하게 퍼지는 트러플 향이 꽤 매력적이다. 트러플 오일이 들어갔다는 것은 잘 알지만 그게 너무 과하지 않아서 좋다.  







Pan - fried Turnip Cake with Dried Shrimps and Chinese Sausages


순무 케이크는 워낙 내가 좋아하는 딤섬 중 하나여서 어디를 가든 메뉴판에 보이면 무조건 시킨다. 이제 한국에서는 만나기 어려운데, 여기에서 취향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찌거나 XO 소스와 같이 웍 프라이드 한 것보다는 이렇게 팬 프라이드 한 순무 케이크를 가장 좋아한다. 짠맛과 감칠맛이 잔잔하지만 입안에서 힘차게 맴돌기 때문인데, 찐 것은 아무래도 향이 무 비린내처럼 살짝 거슬릴 때가 있고, 웍 프라이드의 경우 감칠맛이 너무 강해 금새 질린다. 물론 취향에 따라 누군가는 찐 것을 좋아할 수도 있고, 웍 프라이드 한 것을 좋아할 수 있다. 취향 이야기를 하려면 어느 지점에서 이야기 해야 하는지 이제는 이해할 수 있으리라.

한편 부드럽기만 하면 다소 지루할 수도 있으니 바스락거리는 건새우와 탄력있게 씹히는 중국식 소시지도 들어가 있다. 물론 이 두가지는 맛 (taste) 에도 영향을 준다.







Steamed Pork and Shrimp Dumpling in Chilli Oil and Coriander


이 딤섬은 지금까지 내 경험 가운데 가장 완벽하게 만드는 곳은 이곳 지앙난춘 뿐이다. 다른 곳들이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맛의 균형이 맵거나 시거나 아니면 단맛에 조금 더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지앙난춘은 세 맛의 균형감이 아주 좋다. 처음엔 매운맛이 느껴지지만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신맛이 입안에 피어 오른다. 그런 가운데 교자를 씹다보면 단맛이 서서히 느껴지는데, 시간차를 두고 세 가지 맛이 느껴지고 마지막에 한데 뒤섞이는 포인트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이 딤섬 하나만 먹기 위해 나는 지앙난춘을 방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Deep - fried Pork Dumpling with Dried Shrimps


함수각의 매끈하게 잘 빠진 저 자태를 보라! 처음 입안에 넣었을 때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입안에서 느껴지는 가볍게 겉이 부숴지는 질감, 단맛 중심이지만 적절하게 치고 들어오는 속의 짠맛, 찰기가 있지만 전혀 이에 달라붙지 않는, 너무 끈적거리거나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씹히는 마무리까지, 지앙난춘의 딤섬을 먹다 보면 딤섬을 만드는 셰프가 굉장히 치밀하게 맛 (flavour) 을 설계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Fish Noodles with Pork Collar in Scallion Oil


보통은 마무리로 콘지나 이푸 누들을 즐겨 먹지만 지앙난춘에서는 따로 먹는 면 요리가 있다. 그런데, 설 연휴 일주일 전에 방문했더니 딤섬을 제외하고 모든 메뉴가 설 특선 요리로 준비되어 있었다. 아쉽지만 그런 가운데 눈에 띄는, 그리고 좋아하는 피쉬 누들이 있기에 주문 했었는데 이럴수가!!!

피쉬 누들의 탱탱한, 탄력있으면서도 부드럽게 씹히는 질감을 좋아하는데 지금까지는 국물이 있는 면 요리만 먹었었다. 서버에게 이것도 국물이 있는 요리냐고 물어보니 드라이 누들이라고 해서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었는데, 아 이 맛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감칠맛과 짠맛과 단맛의 균형감이 정말 좋은데, 이걸 적절하게 글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저 감탄을 할 수 밖에 없는 - 물론 나는 이런 맛 표현을 썩 좋아하지 않지만 정말 글로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다. - 그런 맛이어서 한 입 먹고 곧바로 하나 더 추가 주문을 했었다. 그러자 서버가 진정하고 일단 다 먹고 다시 생각해보라 했지만 - 이제는 몇 년째 방문하다 보니 서버는 내가 먹는 양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고 있다. - 이건 배가 터질 것 같아도 한 그릇 더 먹어야 할 맛이니 추가 주문 무조건 해야 한다고 하니 웃으면서 알겠다고 대답했었다.

한편 돼지 목살도 질기지 않고 탄력있게 입안에서 씹히는데, 이것을 면과 함께 씹다 보면...그냥 절로 탄성이 나오게 된다. 안타깝다. 이 맛을 온전히 글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말이다.







Chilled Beancurd Pudding with Bird's Nest


디저트도 꼭 주문하는 것이 있지만 마찬가지로 설 특선 메뉴로만 구성되어 있어서 푸딩을 선택했었는데, 제비집이 들어갔다고 해서 놀랄 필요는 없다. 가격을 감안하면 최상급은 당연히 아닐뿐더러 질감에 초점을 둔 재료여서 부드러운 푸딩의 지루함을 상쇄하는 역할이라고 보는 것이 좋다.







Pan Fried Rice Cake


배가 부른데 어시스턴트 매니저가 새해 복 많이 받으라며 서비스로 디저트 하나를 가져다 주었다. 메뉴명을 보고 지레짐작으로 흥미가 생기지 않아 주문하지 않았던 메뉴인데, 조그맣게 잘라 한입 먹어보니 또 한 번 깜짝 놀랐다. 세상에 이렇게 고소한 맛이라니!!! 단맛과 어우러지는 고소함과 겉을 잘 지져놓아 바스락거리는 질감에 또 한 번 추가 주문을 할 뻔 했었다. 

정말 맛있어서 물어보니 새해에만 먹는 음식이니 지금 아니면 먹을 수 없다고 했었는데, 마침 선물 박스로도 판매중이었지만 도저히 한국으로 들고 갈 수 없어서 - 검역 절차를 밟아야 한다. - 아쉬웠었다. 다행히도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설 연휴 즈음해서 두 곳의 광동식 레스토랑에서도 먹을 수 있어서 아쉬움을 어느 정도 달랠 수 있었다.

2020. 10. 20.


메종 마르지엘라 스니커즈의 경우 그동안 주로 파페치와 매치스 패션에서 구입했었는데, 이번에는 루이자비아로마에서 거의 반값으로 할인을 해서 루이자비아로마에서 제품을 구입하였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직구 사이트는 한글 지원은 물론 심지어 한국에서 만든 신용 카드는 결제하기가 꽤 까다로웠었는데, 이제는 한글 지원은 기본에 심지어 고객 센터까지 한국어 또는 한글로 문의가 가능하다. 그러니 이제 직구에 대한 두려움은 더 이상 가질 필요가 없다.






이번에 구입한 스니커즈의 품번은 사진을 참조하기 바란다.






























처음에 박스를 개봉했을때에는 조금 실망했었다. 내가 생각했었던 (그리고 모니터에서 확인했었던) 페인팅이 아니었기 때문인데, 그래도 여느 페인팅 스니커즈와는 달리 무난하게 신을 수 있는 페인팅이라 생각한다. 

2020. 10. 19.


분기마다 바뀐다고 하지만 코로나 19의 영향을 여전히 무시 못하는 분위기이다. 가뜩이나 국내에서 수급 가능한 식재료의 한계가 있는데, 수입까지 원활하지 못하다보니 역시 이번에도 메뉴가 많이 바뀐 것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코스 메뉴는 선택하지 않고 단품 메뉴를 주문했었다.






Cappesante e gamberi rosa marinati all' Aneto, brodetto di astice

Lobster bisque dill marinated prawns and scallops


전에 나왔던 비스크를 생각하면 그리 진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농후하다. 진한 감칠맛 위에 새우와 관자의 단맛이 겹쳐지는데, 언뜻 사랑하는 연인과의 가을 데이트를 하는 느낌이 스친다. 워낙 비스크를 좋아해서 사실 어떤 느낌이 들든 그저 메뉴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한국에선 갑각류 특유의 향을 비린내라고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실제로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Crema di patate al tartufo nero, funghi shitake, zucca gialla

Truffle potato soup, pumpkin, shitake, black truffle shavings


이번 새 메뉴에서 가장 눈에 띈 음식은 바로 이 감자 수프였었다. 트러플 향이 매혹적이지만 사실 나는 트러플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어서 있든 없든 그것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 수프를 먹는 순간 느꼈던 가을, 그 느낌이 정말 강렬했었다.

좀 더 지방의 고소함이 가득해도 좋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다른 재료들과의 입안에서 섞였을 때 느낄 맛 (flavour) 을 생각한다면 이 정도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아삭거리는 감자등의 질감이 살짝 경쾌함을 불어 넣고, 탄력있지만 매우 부드러운 - 말캉거린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 표고 버섯을 씹는 순간 느껴지는 강렬한 감칠맛이 수프의 짠맛과 지방의 고소함 위에 한 켜를 더해 정말 입안을 황홀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약간 쌀쌀하지만 산책하기에 좋은 가을 날에 어느 울창한 숲속의 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수프를 먹는 동안에는 그렇다. 코로나 따위는 생각나지 않고, 그저 어디론가 자연속으로 훌쩍 여행을 떠나고싶었다. 비스크를 정말 좋아하지만 한동안 이 수프만 계속 선택할 것 같다.







Calamaro grigliato, ripieno di patate ed erbe, salsa Puttanesca

Calamari stuffed with potato and anchovy, tomato and caper fondue


가을의 느낌이 메인에까지 온전히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부드럽게 잘 익힌 - 이런 표현이 파인 다이닝에선 칭찬할 내용이 아니긴 하지만 국내에서 만났던 오징어 구이를 생각하면 꼭 언급하고 싶다. 이것도 덜 익혔다고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 오징어 구이는 진한 감칠맛의 토마토 퐁듀와 잘 어울리지만 이보다 좀 더 폭발적인 감칠맛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국내의 식재료들은 한계가 분명 있다. 그걸 감안한다면 이 정도 감칠맛을 낸 것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도 여전히 메인을 선택하라면 이 오징어 구이를 선택할 것 같다.







Babà brioche

Chestnut cream and rum baba, cassis marmalade


처음 메뉴가 나왔던 날 먹었던 바바를 생각하면 두 번째 방문 했을때 먹었던 바바는 맛의 방향이 많이 바뀌었다. 거의 몽블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진한 밤 크림 맛이 지배적인데, 바바를 생각한다면 럼은 거의 없다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럼이 안 들어갔다는 의미는 아닌데, 그동안 보칼리노에서 선보였던 바바를 생각하면 가장 약한 편이었다. 워낙 바바를 특히, 럼향 때문에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고육지책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이런 경우의 수까지를 감안해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 너무 슬프지만 어찌되었든 바바와 밤크림, 카시스의 조합은 가을을 마무리할 디저트로는 제격이다. 

2020. 10. 15.


2018년 포시즌스 호텔 서울 찰스 H. 바에서 옆자리에 앉은 카페 퍼넷의 바텐더를 통해 알게 된 지거 앤 포니는 2019년 포시즌스 호텔 찰스 H. 바에서 게스트 바텐딩 행사를 통해 처음 만났었고, 2020년 1월에 처음 다녀왔었다. 첫 방문 날 - 지거 앤 포니는 두 번 방문했었다. - 낯익은 바텐더와 서로 반갑게 인사 나눴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서로 어디서 처음 만났었는지 기억을 못했었다. 그저 리브 트와이스에서 근무하고 있으니 한 번 놀러오라는 인사말만 나누고 헤어졌었는데, 나중에 리브 트와이스에 방문해서야 기억을 떠올렸었다.

알고보니 서로 타이페이에 있는 인덜지 비스트로에서 처음 만났었다. 매우 친절했었던 바텐더가 보이지 않아 아쉬웠었는데 싱가포르에서 이제 만날 수 있으니 그것으로 되었다. 혼자 갔다면 더욱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겠지만 당시에 동행이 있어서 - 리브 트와이스도 두 번 방문했었다. -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는데, 내년에는 방문할 수 있을까?





리브 트와이스는 지거 앤 포니와 같은 소속인데 찾아가보니 깁슨도 같이 있는 것이 아닌가! - 깁슨은 2층에 있다. 물론 깁슨도 같은 소속이다. - 지거 앤 포니와 리브 트와이스는 조금 거리가 멀긴 하지만 걸어서 갈 수 있으므로 한 번에 세 곳의 바를 방문할 수 있다. 아쉬운 것은 동행이 있는 상황이어서 깁슨을 가보지 못했었는데, 부디 내년에는 갈 수 있기를 바란다.




 

들어서자마자 '일본 스타일인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고 바 카운터석도 없으며, 전체적으로 개방적인 구조인데 혼자 와서 바텐더와 대화를 나누며 칵테일을 마시기엔 조금 흥미가 떨어지는 구조이다. 






Spring Riot

roku gin, sakura soda, merlet crème de peche, grated daikon


인덜지 비스트로에서 만났었던 바텐더에게 추천을 받은 칵테일인데, 일본식 칵테일들의 특징들이 고스란히 느껴진다고 할까? 맛이 없는 것은 아닌데, 교과서적인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정직함? 그래서 아주 깔끔함이 느껴지는 칵테일이었지만 동시에 지루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두 번째 방문했을때에도 아마 같은 것을 마신 것 같은데, 여전히 깔끔하면서도 정확함이 먼저 느껴졌었다. 두 번의 방문 모두 그리 오래 앉아 있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고 다시 싱가포르를 갈 수 있다면 깁슨과 함께 동시에 방문해서 좀 더 오래 바텐더와 대화도 나누고 여러 칵테일을 마실 생각이다.

2020. 10. 12.


매 시즌마다 마음에 드는 마르지엘라 스니커즈가 하나 이상씩 꼭 있는데, 특히 이번에도 이용한 파페치의 경우 홈페이지의 한글 지원 후 가격이 너무 올라 이제는 대부분 국내 매장에서 구입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세일 기간을 잘 활용한다면 이야기가 또 달라진다. 이제는 마르지엘라 스니커즈를 대부분 그런식으로 구입하고 있다.






품번은 사진을 참고하기 바란다.










가끔씩 컴퓨터 모니터에서 보던 색상과 다른 경우가 있는데, 다행히도 이번 스니커즈는 동일했었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색상을 질감 변화를 주어서 독특하게 느껴진다.





메종 마르지엘라 스니커즈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밑창 때문인데, 걸을 때마다 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아서 좋다. 신발 전문 브랜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래 신어도 발이 불편하지 않다.





다음 시즌에는 또 어떤 색상을 선보일까?

2020. 10. 4.


처음 내가 갈 때만 하더라도 네이버 세상에선 방문 후기를 가뭄에 콩나듯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싱가포르 여행 관련 카페는 물론 블로그 후기를 자주 볼 수 있다. 물론 그 이유가 나의 후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방문 후기 대부분이 주말에 이용할 수 있는 딤섬 브런치 all you can eat 에 초점을 두고 있다. 경험이 곧 지식은 아니지만 나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그것이 국내 파인 다이닝의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랄뿐이다.






매년 그렇게 싱가포르를 찾는 이유 중 하나가 체리 가든 때문인데, 1년에 두 세 차례만 방문하지만 많은 직원들이 오래 근무하고 있어서 실제론 오랜만이나 느낌은 어제에 이어 오늘 또 방문한 것 같다. 그만큼 직원들이 환영하기 때문인데, 이번에는 나를 위해 특별히 좋은 좌석을 지정해놓았다고 매니저가 너스레를 떨었다. 물론 기분 좋으라 한 이야기이고 실제론 이날 만석이라 홀이 좀 시끄러울 수 있어서 혼자 온 나를 위해 배려 차원에서 방으로 안내했었다.





정신 없이 바쁜 가운데 여러 차례 이것 저것 챙겨준 체리 가든 직원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한다. 물론 당시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 투숙중이라 체크 아웃 할 때 코멘트 카드에 감사 인사를 남겨두었다.






Pu Er

매번 해외 광동식 레스토랑에 갈 때마다 다른 차를 시켜야지 마음을 먹고 가지만 습관적으로 자리에 앉자마자 차는 보이차로 주문해버린다. 이 날은 와인도 한 잔 마실려고 했는데 일단 혼자 한 병을 마시기엔 어차피 한 두잔만 마실 정도 수준이라 어려웠고, 잔술로 주문하기엔 내가 주문하려는 요리와는 짝이 그렇게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매니저의 의견에 따라 다음에 방문하면 그때 와인 한 병을 따로 주문하기로 하였다.






Crispy wasabi - aioli prawns with fresh mango and tobiko

체리 가든에서만 먹을 수 있는 메뉴는 아니지만 나는 체리 가든 하면 이 요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와사비 특유의 톡 쏘는 맛과 더불어 단맛과 신맛과 고소함의 균형이 아주 좋은데다 새우의 바삭한 질감과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알들이 흥미롭기 때문인데 마음 같아선 싱가포르에 머무르는 내내 이 요리만 먹고 오고 싶을 정도이다.







Thick superior lobster soup, conpoy and seaweed

해조류는 아마 미역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진한 감칠맛의 여운이 꽤 긴 수프였었는데, 한국에선 어떤 형태로든 다양한 맛의 수프를 만나기가 어려우니 종류가 무엇이든 해외에 나가게 되면 꼭 수프 하나는 주문한다.







Steamed cod fillet in homemade soy sauce

사실 wasabi prawn 을 제외하고 저녁에 주문하고픈 요리는 생선 요리였다. 문제는 혼자서 먹기엔 양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매니저까지 극구 말릴 정도였었는데, 그래서 선택한 것은 대구 필렛이었다. 이것도 소자와 대자로 다시 선택 가능했었는데 나는 소자를 선택했었다.

필렛은 숟가락으로 자를 때 약간의 저항감이 느껴지는 탄력있는 단단함이 있었지만 이내 부드럽게 잘리고 남은 부분은 형태가 무너지지 않는다. 입안에서 씹을 때에도 저항감 없이 부드럽게 씹히는데, 그렇다고 사르르 녹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탄력감이 있다. 간장 소스는 생각보다 짠맛과 감칠맛이 강하지 않고 은은함이 느껴지는데, 약간의 새콤함과 함께 대구살의 단맛을 끝에 잔잔하게 끌어 올려준다. 어찌나 맛있던지 소자를 주문한 것을 후회할 정도였었다.


이게 늘 딜레마인데, 특히 해산물 요리의 경우 양을 생각하면 혼자서 먹기엔 너무 많아 선택지가 제한적이고, 그렇다고 여럿이서 가기엔 음식 맛에 집중하기엔 한계가 있으니 어느 쪽을 선택하든 늘 후회하게 된다. 제일 좋은 것은 음식 맛에 다같이 집중하면서 즐기는 것이겠지만 어디 그게 말처럼 쉽다면 고민할 필요가 있겠는가!


이후 볶음밥과 함께 디저트까지 먹고 나왔는데, 배가 너무 불러서 끝에 가서는 온전히 음식 맛에 집중하기가 조금 어려웠었다. 사람이 하루에 먹을 수 있는 양과 집중할 수 있는 맛은 한정적인데, 가고싶은 곳도 먹고싶은 것도 많으니 항상 고민하고 결과적으로 후회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