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0. 11. 26.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 오픈한 이후 지난 오년간 꽤 많이 투숙했었다. 스무번째까지는 횟수를 기억하다가 이제는 잊어버렸을만큼 말이다. 프레지던셜 스위트와 세종 스위트를 제외 하고 - 가격을 떠나 혼자 투숙하는데 굳이, 게다가 나는 여행을 가지 않는한 호텔에 투숙하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 거의 모든 방에 묵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프리미어룸은 처음 투숙하였다. 그래서, 이 블로그에 간단하게 리뷰 글을 올린다. 아울러 일반적인 프리미어룸과 구조가 조금 다르기 때문에 같이 기록을 남긴다.

앞서 말했듯이, 그리고 이 블로그에서 여러 차례 이야기 했듯이 나는 여행을 가지 않는한 호텔에 투숙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서울에 거주하면서 왜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그렇게 자주 투숙했는가? 그 이유는 말미에 다시 이야기 하겠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 투숙할 때마다 스위트만 주로 투숙하였는데, 이번에는 신용 카드사의 혜택으로 룸 업그레이드 및 클럽 라운지 이용이 가능한 조건으로 투숙하였다.














보통 커넥팅 룸은 기피하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거의 만실 수준이어서 내가 어떻게 바꿔 달라고 할 상황은 아니었다. 옆방은 가족 단위로 투숙한 것 같았는데, 다행히도 그렇게 시끄럽지 않아서 크게 불편한 일은 없었다. 사람이 하는 일이란 언제든지 실수가 있기 마련이니 혹시 몰라 확인했었는데 당연히 문이 잠가진 상태였었다.






마찬가지로 시스템 오류이든 아니면 다른 방문객이나 호텔 직원의 실수이든 갑자기 문이 열리는 상황이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기에 나는 어느 호텔을 방문하든 무조건 DND 를 켜 놓고 문을 잠근다. 적어도 서로 불편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기에 조금 불편해도 습관적으로 행동한다.














욕실은 포시즌스라는 브랜드와 서울이라는 도시가 갖고 있는 이미지를 잘 표현했다. 서울은 옛 조선의 수도였고, 지금 한국의 수도이기도 한데 욕실은 후자, 즉 현대적인 모습들을 형상화했다. 포시즌스라는 브랜드가 갖고 있는 이미지 역시 럭셔리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현대적인 모습에 그것을 더했으니 기본룸에 가까운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호텔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곧바로 알 수 있다.





 


























샤워실은 여느 방들과 조금 다른 모습인데, 이 방은 욕조가 없는 방이다. 거의 모든 객실에 욕조가 있지만 이렇게 욕조가 없는 방이 있는데, 내가 원한다고 해서 배정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추측컨데 만실일 경우 어쩔 수 없이 배정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아무튼 욕조가 없다보니 샤워실은 다른 방들에 비하면 비교적 넓은 편인데, 그만큼 여기 저기서 물줄기를 맞을 수 있는 구조여서 나 같이 샤워할 때 물줄기를 강하게 맞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음에 드는 구조일 것이다.






헷갈릴 것 같지만 직관적이어서 사용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어매니티는 Natura Bissé 제품을 제공한다.


























미니 바의 경우 빈 공간이 눈에 띄는데, 아마도 코로나 19와 관련해서 빼놓은 것이 아닐까? 그게 아니라면 상대적으로 배정이 잘 안되는 방이니 - 욕조가 없는 방을 반가워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 빼놓은 것을 깜빡했을 수도 있다. 어떤 경우인지 따로 확인하지 않았다.










통창이었으면 바깥 경치를 보기 더 편했겠지만 호텔 건물의 외관도 생각해야 한다. 동시에 객실에서 바깥을 바라볼 때에도 크게 거슬림이 없어야 하는데,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그 두 가지 제약을 잘 풀어냈다.










클로짓 역시 여느 프리미어룸에 비하면 - 사실 클럽룸과 프리미어룸은 클럽 라운지 이용과 고층이냐 아니냐의 차이만 있을 뿐 같은 구조여서 이번에 처음 묵지만 구조는 잘 알고 있다. - 위치도 다르고 조금 작은 편이다.






















객실 디자인도 서울이라는 도시 - 사실 나는 이 부분에 있어서 회의적인데, 최근에서야 신경을 쓰지만 이전까지 개발된 모습들은 주먹구구식이어서 과연 특색이란 것이 있나 생각한다. - 를 생각해서 현대적인 모습들을 표현하며 - 대신 회색 빌딩 가득찬 모습을 생각해보면 그것을 어느 정도는 표현했다고 본다. - 동시에 한옥이 갖고 있는 모습들을 하나의 패턴으로 잘 표현했다. 사실 서울이란 도시의 현대적인 모습만 표현했다면 무척 심심했을텐데, 거기에 한옥이 갖고 있는 고유의 선이나 문양 등을 더하니 오히려 더욱 특별하게 보인다.

포시즌스 호텔이나 포시즌스 리조트를 어디든 묵어 보면 위치가 정말 좋을 뿐만 아니라 각 객실도 해당 도시 또는 해당 국가의 전통 문화나 자연 또는 여러가지 특색들을 잘 녹여 표현하고 있는데, 서울도 마찬가지이다. 거기에 창 밖으로 보이는 고궁까지 - 물론 이 방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 한 폭의 그림이 더해지니 관광객으로서 이보다 좋은 뷰가 또 어디 있겠는가! 물론 안타깝게도 초록색 바닥들도 같이 휑하니 보이니 그것이 다소 불편해 보이겠지만 말이다.










책상에 앉아 업무를 보아야 할 경우에도 크게 불편함이 없다. 무엇보다 동선이 편하게 짜여져 있어서 업무를 보든 휴식을 취하든 거슬리는 구조가 아니어서 좋다.







케이블은 필요한 것들이 모두 갖춰져 있어서 좋은데, 아마 코로나 19 때문이겠지만 사무용품이 빠져 있었던 것은 아쉬웠다.






포시즌스 호텔 또는 포시즌스 리조트의 각 지점에 묵어보면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이 TV를 켜면 볼 수 있는 홍보 영상들이다. 사진에서처럼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홍보 영상들, 그러니까 포시즌스 특별 여객기와 같은 것들도 보는 재미가 있지만 그것보다 더 눈길이 가는 것은 각 지점별로 홍보하는 영상물이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객실과 다이닝들을 디자인 할 때 무엇을 염두했는지 디자이너들이 직접 나와 설명하는데 나름대로 볼만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외국과는 달리 홍보 영상이 조금 단조롭다. 관광 또는 액티비티와 관련해서 다른 영상들도 몇 편 더 찍었으면 좋겠는데, 아직 작업중인지 아니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웰컴 어매니티는 원래 과일과 함께 나오는데, 코로나 19 때문에 현재 마스크와 소독 용품이 나온다.






금고의 위치는 사진을 참고하기 바란다. 간혹 금품 도난과 관련해서 의견이 분분한데, 객실 내 금고도 믿지 못한다면 프론트 데스크에 가서 금품 보관 서비스를 요청하면 된다. 적어도 호텔 직원에 의한 도난 시비를 더 이상 겪지 않을 것이다.






위에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통창이 아니어도 창 밖 풍경을 보는데 전혀 거슬림이 없다.






원래라면 경희궁이 있어야 할 자리이지만 안타깝게도 교회 건물부터 먼저 보인다. 대신 저 멀리 인왕산과 도성이 보이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보자.

카드 키 디자인은 두 번이나 바뀌어서 이번이 세 번째인데, 처음에는 방 등급에 따라 색상이 달랐고 두 번째에는 검은색으로 통일 했었다. 이번에는 재료를 목재로 바꿨는데, 아직까지는 클럽 라운지를 이용 가능한 등급의 방에만 - 다시 말하지만 프리미어 룸이긴 하나 신용 카드사의 바우처로 투숙해서 클럽 라운지 이용이 가능했었다. - 우선 사용중이라고 설명을 들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세 번째 카드 키 디자인이 가장 마음에 든다.

포시즌스 호텔의 특징을 하나의 단어로만 표현하라면 나는 정중함이라 생각하는데, 그러면서도 동시에 친근함을 같이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여행을 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 호텔을 투숙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중함, 하지만 한국적이 아닌, 다시 말해 무조건 예스, 무릎을 꿇고, 사물까지 존칭을 쓰는 그런 정중함이 아닌 정중함이 무엇보다 한국에 새로 생긴 호텔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 역시 무척 반가웠었다. 외국에 있는 호텔에서 겪었던 경험들을 고스란히 한국에서도 느낄 수 있었으니 자주 여행가지 못하는 입장에서 온전히 휴식을 갖기엔 더할 나위 없던 호텔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투숙했었다. 게다가 오픈 초창기엔 온갖 욕을 듣던 상황이라 손님도 거의 없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혼잡한 곳에서 휴식을 취할 상황이 아니기에 가급적 투숙은 안 하는 편인데, 바우처는 써야 하고 주말에만 시간이 나니 오랜만에 주말에 투숙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국내에서 호텔에 머무르는 휴가가 인기라 하지만 이렇게까지 혼잡한 곳에서 투숙을 해야 하는가? 

또한 비교 문화, 나는 동의 하지 않지만 아무튼 특정 호텔의 서비스가 그렇게 좋다면 거기에 가면 되지 왜 다른 호텔에 가서 비교하는가? 그런식의 비교라면 과연 특정 호텔도 해외 유수의 호텔처럼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각 호텔마다 지향하는 지점이 있을테고 - 물론 나는 국내 브랜드 호텔들은 없다고 확신한다. - 포시즌스 호텔이 지향하는 지점이 있을텐데 이걸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자면 정말 끝이 없다.

아무튼 가급적 투숙은 지양하고 있지만 그래도 종종 바우처를 소진하러 또는 특별한 날에는 꼭 투숙하는 곳이다. 해외 여행을 못 나가는 현실에서 더더욱...

2020. 11. 22.


매년 가는 싱가포르, 갈 때마다 항상 들리는 레스토랑들이 있지만 한편으로 한 두 곳은 항상 새로운 곳을 찾는다. 이번에는 단순히 투숙하던 호텔과 가장 가까운 레스토랑을 찾았다. 





들어가는 입구는 다소 화려한 편인데 테이블 배치가 조금 의아하다. 통로 역할을 하는 공간인데 거기에 몇 개의 테이블이 놓여져 있었다. 만약 그곳으로 내 자리가 배정되었다면 도저히 음식에 집중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홀 안쪽에 앉을 수 있었다.

입구의 다소 화려함이나 홀 내부의 웅장함을 생각하면 조금은 균형이 맞지 않는 테이블 세팅이 불안감을 불러온다. 분명 파인 다이닝인데 기물부터 해서 접객마저 동네 어딘가에 있을법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심지어 딤섬 메뉴 구성도 그렇다! 가장 고전적인 메뉴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는데, 물론 그런 구성이나 설정의 방향이 무조건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주문한 딤섬들이 나왔을 때 모양도 그렇고, 하나를 먹었을 때 느껴지는 맛들은 앞서 느꼈던 불안감을 확인시켜줬었다.







Baked Barbecued Pork Bun

가장 최근도 아니고 십년도 훨씬 넘은 시기에 수상한 경력을 내세우는 것이야 이해할 여지는 있겠지만 어찌되었든 모든 음식들은 맛으로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 한 입 베어무는 순간 와록에 내가 앉은 시기가 2020년 1월이 아니라 수상하던 시기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변화를 거부하는,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해 현실을 외면하는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물론 누군가는 이런 변함 없는 모습을 좋아할 수 있다. 셰프가, 아니면 업장측이, 그것도 아니면 손님들이 원하니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과 과거의 영광에 갇혀 고리타분한 결과물을 내놓는 것은 전혀 다르다. 안타깝게도 와록의 딤섬들은 대부분 후자였었다. 

2020. 11. 18.


4년인가 5년만의 투숙이었다. 더 이상 갈 생각이 없었고, 그만큼 관심도 끊었었지만 때마침 신용 카드 바우처로 무료 투숙할 일이 있었기에 오랜만에 예약을 했었다. 






신라 호텔은 처음 생길 때부터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에 한국인들이 말하는 친절함이 돋보이긴 하지만 나는 늘 사람을 갈아 넣는 구조라 생각해서 그것이 마냥 편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일종의 가식적인 모습도 보이는데다 일단 거의 모든 직원들의 얼굴에서는 생기를 느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그렇다고 하기엔 차곡차곡 쌓이고 쌓여 꼭꼭 눌러진 피로감이 온전히 전해지는 그런 모습들이었다.

나중에 객실에 올라가서 알게된 사실인데 오픈한지 올해로 30주년이 되었다고 한다. 주변에서 국내 최고의 호텔이라 평가를 받고, 역사도 그 정도 되었다면 오래 근무한 직원들에게서 자부심이 느껴져야 하는데 그런 모습은 전혀 볼 수 없었다. 반면 젊은, 그래서 근무한지 오래되지 않은 직원들은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에서 억지 웃음을 지으며 생기 잃은 모습과 함께 메뉴얼에 따른 기계적인 멘트와 행동들을 주로 보여줬었다. 

그래도 상관 없다. 어차피 기대란 것을 하지 않았을뿐더러 어찌되었든 나는 일박에 육십만원이 넘는 방값을 주고 투숙한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하지만 내가 실제로 그 금액을 지불하고 투숙한 상황이라면?















물론 지은지 삼십년이나 되었으니 낡은 것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페인트 칠이 벗겨진 자리에 덧칠한 흔적들을 보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레노베이션 할 때가 한참 지난 것 같은데?














몇 년전 하우스 키퍼의 청소하는 모습이 뉴스에 나오면서 시끌시끌 했었는데, 제주 신라 호텔의 대응책은 비닐을 씌운 뒤 봉인을 하는 것이었다. 이왕 하는김에 좀 더 신경을 썼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입욕제는 없었는데, 요청을 하면 갖다 주는지 모르겠다. 














몰튼 브라운 제품을 제공하는데, 향이 너무 인위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욕실의 덧대어진 페인트 칠을 생각한다면 클로짓 상태는 양호한 편이었다. 










미니 바의 경우 이 정도 방값을 받는다면 이제 캡슐 커피는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술이나 음료 리스트도 바꿔야한다. 명색이 로컬 브랜드의 위치가 럭셔리 브랜드쪽에 있는데, 이런 음료 구성은 소위 말하는 품격에 맞지 않다. 예전에 투숙했을 때 찍었던 사진을 찾아보니 심지어 가짓수도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제주 신라 호텔의 정체성이다. 신라 호텔이 추구하는 정체성이라고는 어딜 봐도 찾을 수 없는 인테리어는 단순히 오래되어 낡은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아무런 특색 없는, 휑하니 놓여져 있는 가구들을 보면 비록 관리는 잘 되어 있다고 해도 신라 호텔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카페트부터 소파까지 중구난방의 디자인을 보고 있노라면 머리가 어지럽다. 

신라 호텔 정도라면 해외 럭셔리 브랜드 호텔들을 충분히 벤치 마킹할 수 있을텐데, 안 하는 것인지 못 하는 것인지 하여간 속된 말로 너무 구린 모습의 객실 디자인이다. 이런 방을 하룻밤 머무는데 육십만원 넘게 지불하라고? 스스로 양심에 찔리지도 않나 보다. 






맛도 없는 이 스낵은 여전히 환영 과자로 제공되고 있었다. 제주도이니까 귤과 관련된 무언가를 제공할 수 있는데 왜 하필 말린 감귤인가? 쓴맛이 주를 이루니 환영 인사가 아니라 저주 인사를 하는 것 같아서 더욱 불쾌했었다.






예전에는 층마다 방 명칭을 달리 해서 가격마저 다르게 책정했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이 부분은 좋아진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의 값어치를 하는가?






바닥 타일도 그렇고 의자와 탁자까지, 호텔 브랜드의 위상은 물론 방값마저도 못하는 결과물을 보노라면 신용 카드사의 바우처로 온 것이 다행이다.






카드 키 디자인을 변경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이 우선이어야 하는지 생각했으면 좋겠다. 


























뷰야 좋은 편이긴 하지만 그만큼 신경써야 할 부분들도 제대로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 단순히 오래되고 낡아서 그렇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로컬 브랜드로써 자타가 공인하는 럭셔리 브랜드의 위치를 지향하고 싶다면 그에 걸맞는 구조물을 갖춰야 한다. 물론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신라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이다. 또한 제주 신라 호텔이 추구하는 개념과 함께 생각해서 디자인으로 표현해야 한다. 하지만 실무진에서 기껏 제안해도 책임자가 허락을 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실무진에서조차 모르고 있는 것인지 아니 그보다 신라 호텔의 정체성과 제주 신라 호텔이 추구하는 개념 같은 것이 존재하는지?

한편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서비스도 친절함이란 것이 단순히 무릎을 꿇어 가며 사물에까지 존칭을 쓴다고 해서 모든 것이 친절한 것은 아니다. 오래 근무한 직원들에게서는 자부심을 볼 수 없고, 젊은 직원들은 웃고 있지만 그게 진심으로 웃는 것은 아닌 모습들을 보고 있으면 여전히 사람을 갈아 넣는 구조여서 서글프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또한 리조트형 호텔이다보니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존재하는데, 직접 이용을 여러번 했었지만 진지하게 연구해서 개발한 프로그램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이 정도 가격을 지불하고 머무는 투숙객들을 상대할거라면 다양함은 물론 유료 프로그램도 여러가지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제반 비용을 엄청 아껴서 운영하려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다시 말하지만 사람을 갈아 넣는 구조도 적당히 해야지 너무 노골적이다.


제주도에 해외 럭셔리 브랜드 호텔과 리조트들이 몇 개 들어서면 자극이 되어서 조금이라도 바뀔까? 물론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이미 서울에서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부동의 일위, 서울 신라 호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