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3. 26.
2025. 5. 12.
알란 셰프가 싱가포르로 돌아간 이후에도 계속해서 광동 요리를 선보였지만 더 이상 예전처럼 활발한 모습들을 볼 수 없었던 르 쉬느아와는 이제 영원히 헤어질 예정이다. 광동 요리가 아닌 닝보 요리를 중심으로 "용푸" 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할텐데 그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기로 하고, 르 쉬느아의 마지막 이야기를 해보자.
사실상 닝보 요리 중심으로 가는 과정에서 굳이 르 쉬느아의 마지막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싶지만 마지막으로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이 딤섬때문이다. 여전히 한국에서 딤섬이란 찐만두 이상을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이런 페이스트리 딤섬은 해외에 나가면 딤섬을 판매하는 여느 식당을 가더라도 흔히 만날 수 있다. 한국인에게는 다소 낯선 종류의 딤섬이지만 이런 페이스트리가 보여줘야 할 단어 그대로 완벽한 질감만 놓고 보더라도 한국에서 딤섬을 판매하는 식당은 물론 빵집조차 어디를 가더라도 의외로 찾아보기 힘든 완성도를 보여준다. 그렇기에 이런 완벽한 완성도를 보여주는 딤섬의 존재가 반가웠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야 메뉴에서 금새 사라지지 않을테니 이야기를 하고싶었다. 르 쉬느아가 문을 닫는 날에 이 딤섬 메뉴가 사라질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딤섬은 꼭 찐만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아울러 새롭게 시작할 "용푸" 에서 새롭게 선보일 딤섬 메뉴들 중에서 이런 류의 딤섬들이 더 선택지가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2024. 8. 7.
관심을 가졌던 광동식 레스토랑은 카지노 고객만 이용 가능해서 차선책으로 홍반을 선택했었다. 리조트의 셔틀버스가 운행하는 지역과 한국식 중식의 원류를 생각한다면 그 지향점은 이해가 되지만 사실 한국에서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북경 오리가 대세인데 동북 요리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당연히 나를 제외한 테이블은 북경 오리가 올려져 있거나 딤섬의 경우에도 하가우와 샤오롱바오 위주였었다. 심지어 누군가는 탕수육을 주문하면서 - 물론 탕수육과 비슷한 요리 - 소스를 따로 달라는 요청까지 하는 것을 들었다.
이런 현실에서 딤섬집이라면 흔히 기본적으로 있는 것들 중심으로 심지어 가격마저 저렴한 사실은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게다가 동북요리라니?
그래서 홍반의 딤섬은 마음에 들었단 말이야 아니란 말이야? 카지노 리조트답게, 캐주얼 다이닝답게, 그래서 사실 목적지로 갈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에선 매우 저렴한 가격, 한국에선 만나기 힘든 다양한 딤섬들 - 물론 창작보다 정말 딤섬집이라면 대부분 주문 가능한 전형적인 고전적 메뉴들 위주이지만 한국에선 만나기가 쉽지 않다. - 때문에 근처를 지나갈 일이 있다면 가볍게 먹고 나오기에 나쁘지 않다. 조리 수준이나 맛의 지향점을 포함해서 말이다.
다만 장소가 인천국제공항 근처이기 때문에 사실상 영종도에서 살거나 출국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들릴 일이 있을까싶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서 지향점을 중국 동북요리 중심으로 시작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국에서 호캉스의 유행은 여전하니 북경 오리와 같은 메뉴도 준비를 해놓았겠지만.
2024. 2. 5.
사진이 의외일 수 있다. 그동안 나는 한 번도 블로그에 메뉴 사진을 올린적이 없다. 블로거라면 당연하다는 듯이 올리는데, 메뉴는 레스토랑의 홈페이지에 대부분 업로드 해놓았기 때문에 굳이 블로거가 그런 일을 할 필요는 없다. 그럼 이 사진을 왜 올렸냐고? 서울에 유일한 “광동식 레스토랑” 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문을 연지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여전히 설 특선 메뉴는 이렇게 초라하다.
요리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사실 딱히 할 말이 없다. 제대로 조리했고 맛있었다. 딤섬 셰프가 바뀌면서 니엔까오가 좀 달라졌고, 루주에 나오는 빵은 “바삭함” 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랍스타 요리는 웍 프라이드 결과물은 이래야 한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다. 그런데 이것 말고는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
설날에만 먹는 “전통 요리” - 문화 혁명 이야기를 굳이 꺼낼 필요는 없겠지만 - 가 고작 푼 초이와 니엔까오만 있는 것은 아닌데, 이왕 특선 메뉴가 나온다면 설날에만 먹는 요리와 함께 셰프만의 특선 요리도 만들면 좋겠는데 등등 아직도 이런 이야기를 계속 해야할까?
호텔 내부의 사정이나 정치적인 문제까지 - 보수냐 진보냐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 언급하기보다 그냥 먹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서울이란 도시가 이제는 우리만 아는 도시도 아니고, (한국의) 미식가라면 거의 절대적 기준이 되어버린 “미슐랭 가이드” 가 진출한 마당에 저 메뉴판은 얼마나 초라한가? 서울의 다른 “광동식 레스토랑” 이라고 주장하는 한국식 중식 레스토랑들은 굳이 살펴볼 필요도 없다.
여전히 코로나 19의 여파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 한국과 달리 해외에서는 아예 문을 닫았던 호텔들이 생각보다 많다. - 내후년쯤에나 다시 해외를 나갈 생각인데, 그때까지 그래도 설 특선 메뉴를 내놓는 것에 감사하다는 생각만 가져야겠다. 적어도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2023. 12. 4.
이미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서 눈치 챘겠지만 올해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너무 무난해서 재미가 없었다. 맛이 없냐고?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다.
먼저 11월에 나왔던 레드 크리스마스의 경우 초콜릿과 향신료의 전형적인 조합이지만 향신료의 향은 정말 스쳐 지나가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체리도 마찬가지이다. 알콜이 들어갔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작년의 바카라와 협업을 통해 선보였었던 케이크를 생각하면 역시나 작년은 의외의 결과물이었고, 올해 나온 것이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한국만의 전형적인 조합이었다. 그러니까 재미가 없었다. 이렇게 만들면 크리스마스 케이크로써 무슨 의미가 있을까?
화이트 크리스마스도 마찬가지이다. 입안 가득 퍼지는 바닐라 향이 - 신기하게도 바닐라는 거부감이 없는 편이다. - 주를 이루고 초콜릿의 질감이 더해져서 레드 크리스마스보다는 질감의 대조에 의한 재미가 좀 더 있긴 한데, 그 초콜릿들을 빼버리면? 그냥 바닐라 무스에서 끝나버린다.
크리스마스이니 모양만 놓고 보면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맞다. 형식도 일단은 구색을 갖췄으니 역시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맞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맛 (flavour) 은? 나는 작년의 바카라와의 협업이 전형적인 형식이지만 그게 놀라웠다고 이야기했었다. 그리고, 그 결과물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올해에 많이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새로 나온 두 종류의 쁘띠 갸또가 차라리 낫다. 하나는 딸기향이 상쾌하게 다가오고 다른 하나는 유자가 이름에 들어갔지만 - 오히려 레몬이 절로 생각나 조금 의외였으나 - 신맛의 상쾌함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도 다시 생각해보면 또 타르트와 무스 종류이다. 다른 것은 이제 만날 수 없는 것인가?
지금 페이스트리 셰프가 호텔 오픈 이래 세 번째 셰프인데 - 이게 문제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실 이런 변화는 세계 여느 호텔들이나 비슷하다. 오래 근무하는 경우는 뻔한데, 서울은 그러하기엔 그렇게 매력적인 도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 세 번 모두 셰프가 초창기엔 여러 시도를 하지만 결국 1년 정도 지나면 항상 이런 모습들을 보였었다.
맛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니콘과 같은 존재는 아니다. 이것을 자꾸 눈에 보일려고만 하니 한국의 호텔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매년 산으로만 가고 있다. 거기에 늘 따라붙는 이야기, "맛은 개인 취향", 그 어디에도 논리와 과학은 없다. 물론 이것은 음식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2023. 11. 9.
2023. 11. 1.
2023. 10. 26.
2023. 10. 22.
2023. 5. 24.
2023. 5. 19.
2023. 5. 15.
2023. 5. 8.
2023. 5. 4.
2023. 4. 10.
여전히 로비를 중심으로 라운지까지 종잡을 수 없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직원은 단 한 명만 있었다. 오픈 시간 조금 지나 방문했지만 과연 한 명의 직원만으로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을까?
그런 가운데 음식들은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새로운 것이 나왔었다. 지난번엔 "봄" 이니 "딸기" 가, 이번에는 "벚꽃" 이 필 시기이니 그것을 주제로? 일본에서의 "슌" 영향? - 왜 하필 일본과 연관 짓냐고 하겠지만 이쪽 세계의 음식들은 유럽보다 일본의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그런 것은 뭐 그런대로 좋게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주제가 맛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료를 우리는 제철 과일을 사용했습니다' 이거나 외형을 그래 벚꽃 시즌이니 벚꽃 색상에 맞춰서 아니면 모양을...그 수준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먹고 나서 평가를 하는 사람들의 수준에 맞춘 것인지 아니면 만드는 사람이 그 정도밖에 못 만들어서인지 하여간 어디를 가나 대부분 그런 수준에서 만들고 평가를 하고 있다. 그래서 사실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일단 새로 나왔으니 한 번 먹어보자 차원에서 먹었는데 다소 놀라웠었다.
한국에서는 대체로 생과일을 그대로 올려야 수준 높은 것으로 평가하는데, 특히 향신료나 알콜이 들어갈 경우 재료에 문제가 있으니 꼼수를 부린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었다. 그런데 갤러리 라운지 38에서는 전혀 그렇게 만들지 않았다. 체리와 리큐르의 결합, 거기에 덧대어진 향신료의 조합, 일단 이것만으로 향을 좀 더 풍부하게 채워준다. 게다가 의외로 무스는 굉장히 매끄러웠다. 이게 놀랍거나 칭찬할 일이 아니라 당연한 것인데 한국은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이니 놀라운 일이다. 향의 풍부함과 매끄러운 질감의 결과물이 아침부터 상쾌하게 느껴졌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 "벚꽃" 을 주제로 맛으로 표현하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잘 만들었지만 사실 이게 당연한 것인데 한국에선 당연하지 않으니 의외로 놀라웠다, 딱 이 수준에서 끝난다. 제주, 벚꽃, 언제든지 이것을 맛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셰프는 거기까지 나아가지는 않았다. 현재 프랑스 출신의 셰프가 새로 왔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가 보여줄 수 있는 세계를 다음 방문에는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음료의 경우 오픈 초창기에 비하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는데, 여전히 커피와 홍차는 선택지가 적고 대신 다소 조잡스런 음료 선택지가 더욱 늘었다. 제주산 녹차는 둘째 치고 자꾸 뭔가 우려낸 것들로 차를 만드는데 글쎄... 그런 것들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추가한 것인지 아니면 그런 것들을 갖춰야 메뉴판이 뭔가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이 호텔은 처음 문을 열기 전에 초대한 손님들의 반응이 좋지 않아 대대적으로 음식에 대해 한국인이 선호하는 수준에 맞춰 문을 열어서 그 한계가 명확한데, 그나마 갤러리 라운지의 음료와 음식들은 종종 그 한계를 살짝 넘어설 때가 있어서 여전히 만족은 못하지만 제주도에 갈 때마다 찾는다.
2023. 3. 6.
윈터 큐브에 이어서 나온 스프링 큐브는 안에 딸기가 들어있다. 한국에서 봄 하면 딸기, 너무 흔한 만남이라 또 딸기야라는 생각부터 들지만 한 입 먹는 순간 내가 선입견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민트향이 시간차를 두고 밀려 오는데, 봄의 산뜻함이 절로 생각나게 만든다. 딸기가 아니라 민트가 핵심이라니, 그것도 한국에서!
지난 발렌타인 데이에 이어서 이번에는 정체 불명의 화이트 데이를 겨냥한 퓨어 러브는 코코넛향이 순수하게 느껴진다. 계속 반복되는 이야기이지만 페이스트리 셰프의 향을 다루는 실력은 이번에도 유효하다. 오히려 지난 로맨스 케이크보다 더욱 향이 선명하다. 거기에 더해 살짝 씹히는 코코넛의 질감이 아주 경쾌하다.
무엇보다 이번에 새로 나온 메뉴의 백미는 바로 헤이즐넛 파리 브레스트이다. 그동안 새로 온 세프의 창작물들이 너무 달지 않아 아쉽다고 했었는데, 아주 제대로 단맛을 느낄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한 견과류의 고소함까지, 너무 달고 고소해서 - 당연히 이게 단점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 오히려 놀라웠다. 이게 놀랄 일은 아닌데 워낙 한국에서 "달지 않아서 좋아요." 가 극찬의 표현이니 놀라울 뿐이다. 게다가 서걱거리는 슈의 질감과 함께 크림의 crunchy 질감까지 씹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드디어 새로 셰프가 온지 1년만에 제대로 된 라인을 보여주는 것인가?
이런 결과물들을 만나니 한 가지 아쉬움이 여전히 눈에 띄는데 바로 짝이 잘 맞는 음료였다. 커피보다 홍차가 그리운데 한국에서 이와 잘맞는 홍차를 만나기는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쓰거나 떫거나 같은 이유로 거부감이 큰 분위기에 기껏 인기 있는 것들은 가향차가 대부분, 그게 아니라면 현미 녹차정도? 물론 이는 반대의 상황을 만나기도 한다. 차가 괜찮다면 같이 곁들일 음식의 결과물이 형편 없는 그런 상황말이다.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에서 홍차의 선택지가 다양하지는 않아도 몇 가지가 있긴 하나 커피에 비하면 그 결과물이 아쉬울 때가 많다. 특히 이번에 나온 파리 브레스트와는 당장 짝이 잘 맞는 홍차가 얼른 떠오르지 않았는데, 이게 단순히 누구 하나의 잘못이라기 보다 현실적인 여건들이 서로 맞물린 상황이어서 계속 아쉬움을 가져야 할 것 같다.
2023. 2. 24.
여전히 북경 오리 갖고 국내 또는 해외 레스토랑들과 비교하는 수준의 리뷰 - 라기 보다 그냥 나 이것 먹었음! - 가 난무하는 현실에서 유 유안의 새 딤섬 메뉴는 늘 기대를 갖게 했었다. 어차피 하가우나 샤오롱바오만 다들 먹겠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고전적이든 아니든 몇 가지 새 딤섬 메뉴를 선보였었는데, 아쉽게도 이번에는 그런 기대감을 가질 수가 없었다.
다들 해외 레스토랑들과 비교하니 나도 비교 하자면 해외의 경우 하가우만 하더라도 고전적인 그대로 내놓는 곳들도 있지만 다양한 변주를 선보이는 곳들도 많은데, 유 유안은 씨우마이와 샤오롱바오만 조금 다르게 내놓았지만 그저 재료 하나 더 넣었어요 수준에서 그친다. 춘권도 새우에서 다시 돼지고기로 바뀐 정도인데, 물론 완성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몇 번 이야기 했었지만 유 유안은 특히 굽거나 튀긴 딤섬들의 질감 완성도가 아주 높은데, 함수각도 그렇고 춘권 역시 가볍게 바스락 거리는 질감들을 계속해서 느낄 수 있었다. 사진에서의 창펀도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 바스락거리는 질감 대조가 흥미로운데 사실 이 딤섬 메뉴는 몇 년전에 메뉴판에 존재하다 사라졌었는데 이번에 다시 등장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번에 새로 나온 딤섬 메뉴들은 새롭게 나왔다기보다 기존에 있던 메뉴들이 여러 이유로 사라졌었다가 다시 등장하였는데, 대중성을 너무 의식한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 물론 한국에서 딤섬은 곧 찐 만두라고 생각하는 현실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애써 이해할 여지는 있다. 그렇지만 사진 속 창펀처럼 소스를 찍어 먹게 나오는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디너 메뉴와 마찬가지로 딤섬까지 이번 유 유안의 새 메뉴들은 쿠 셰프의 의견보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2023. 2. 17.
드디어 애저 요리가 다시 등장했다. 유 유안이 오픈했을 때 바베큐 메뉴에 애저와 광동식 오리 구이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사라졌다가 다시 메뉴에 오른 것이다. 이제 광동식 오리 구이만 다시 등장하면 된다. 거위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런데 과연 그게 가능할까? 북경 오리 이야기는 그만하기로 했으니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겠다.
또 하나 반가웠던 메뉴는 복건식 볶음밥이다. 예전에 프로모션으로 잠깐 중국 8대 지방 요리 식사 메뉴로 나왔었다. 대다수 한국인들이 제대로 볶아서 나온 볶음밥이 너무 건조하다고 아우성이니 계란국 같은 것을 찾게하지 말고 차라리 이런 볶음밥 메뉴를 내놓는 것이 나을테다.
이제는 기대조차 안하는데, 여전히 유 유안에서는 쿠 셰프만의 요리만을 찾기가 어렵고 메뉴판에 기재된 요리 가짓수도 그리 많지 않다. 특히 디저트 메뉴는 특색이 너무 없는데, 네이버 후기를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디저트를 주문할 생각도 없고 기껏 제공되는 프티 푸르에 호들갑만 떨 뿐이다. 사실 저 두 메뉴가 다시 등장한 것이 반갑기는 하나 이번에 새로 나온 메뉴들을 보면 그동안 쿠 셰프의 스타일을 생각하면 뜬금 없는 것들이 있다. 애저 요리 위에 캐비아가 올라가는 것이 신기한 일도 아니고 해외에서도 자주 만나는 일이긴 하나 쿠 셰프는 그동안 캐비아나 블랙 트러플을 자주 사용하지 않았었다. 양고기 바비큐도 같이 나오는 민트 젤리가 너무 생뚱맞다. 새로 나온 수프 한 가지도 여전히 담백한 수준이다. 담백하다는 표현이 한국에서는 칭찬으로 들리겠지만 전혀 칭찬이 아니다.
2015년에 유 유안이 오픈했었는데 2025년, 그러니까 10년이 지나면 광동 요리가 아주 조금이라도 지금보다 더 알려질려나? 갈 길이 먼데 여전히 유 유안의 최고 인기 메뉴는 북경 오리이다. 그런 가운데 쿠 셰프의 웍 프라이드 결과물은 최상의 상태를 보여준다. 물론 대다수 사람들은 건조하다라고 불평을 하지만 말이다.
2023. 2. 11.
2월은 발렌타인 데이가 있는 달이다. 모양은 예쁘지만 사실 발렌타인 데이를 기념하여 만드는 모든 요리들은 대체로 평범하다. 그리고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에서 발렌타인 데이를 겨냥해 만든 로맨스 케이크 역시 그 평범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김새는 페이스트리 셰프가 일본에서 활동한 시절을 떠오르게 만들고, 완성도도 나쁘지 않지만 막상 한 입 먹어보면 여느 발렌타인 데이 기념 음식들과 맛이 다르지 않다. 아주 살짝 로즈 워터가 목소리를 내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지만 금새 사라져버린다. 지난달에 나온 윈터 큐브를 생각하면 형태에만 신경을 썼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그 아쉬움은 한국의 "딸기"가 올라간 밀푀유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딸기" 계절을 맞이해서 딸기가 들어가는 것은 좋은데 굳이 눈으로 확인 시켜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밀푀유와 한국 딸기가 시각적으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끔찍한 한국의 딸기 질감은 밀푀유의 질감과 전혀 맞지 않으니 시각은 물론 촉각마저 절망의 늪에 빠져들게 한다. 게다가 한국 딸기의 흐릿한 단맛과 거의 없는 신맛마저 더해지니 맛에서도 최악의 조합이다. 다만 재방문했을 때 조금은 단단한 딸기를 올렸고, 메뉴가 나온 첫 날보다 조금은 더 선명한 단맛과 신맛이 느껴졌지만 여전히 나는 한국 딸기가 서양의 디저트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이 블로그에서 아주 지겹게 이야기했으니 빵과 함께 이제 그만 이야기 하자.
플랑은 당연히 바닐라 향이 지배적인데, 확실히 새로 온 페이스트리 셰프는 향을 능수능란하게 잘 사용한다는 생각이 든다. 플랑에서는 보여줄 수 없었겠지만 향을 잘 다루는 능력을 다른 음식에서 보여줄 수는 없는 것일까?
한편으로 초콜릿 딜라이트 케이크는 초콜릿의 쌉싸름함에 리큐르에 절인 블랙 커런트가 맛의 한 층을 더 깔아주고, 견과류와 함께 느껴지는 짠맛의 선명함이 놀라웠는데 원래 이름은 "Brut" 으로 하려고 했다고 들었다. 원래대로 이름을 그렇게 지었으면 더 좋았을테지만 한국에서 갖고 있는 초콜릿의 위상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부정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술과 과일의 조합이나 짠맛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이게 아주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이게 특별한 것이 되어버린다. 거기에 초콜릿까지 더해졌으니...
분명 셰프는 이보다 더 다양한 맛의 세계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가 한국에 온지도 일년이 되었건만 여전히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외부적인 요인이든 내부적인 요인이든 여러 문제들이 겹쳐있어서 그렇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데, 그저 나 혼자만의 착각이길 진심으로 바란다.
2023. 2. 8.
코로나 19라는 질병이 제주에만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로 르 쉬느아 역시 주문 가능한 메뉴 가짓수는 많이 줄어들었고, 이제는 더 이상 예전처럼 거의 매달 특선 메뉴 프로모션을 진행하지도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다시 새해는 밝았고, 르 쉬느아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설 특선 메뉴를 선보였었다. 그러나 여전히 선택지는 제한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에 니엔 가오와 찹쌀밥을 먹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련다.
딤섬은 새롭게 재미난 것이 하나 눈에 띄었는데, 북해도산 관자 위에 제주산 해조류를 올렸다. 일종의 질감 대비를 느낄 수가 있는데 생김새도 예쁘지만 확실히 씹는 재미가 있었다.
한편 타로가 들어간 요리도 하나 등장하는데, 이 타로란 녀석이 막상 먹을 때는 뻑뻑한 것이 내가 이 요리를 왜 골랐나 후회하게 하지만 또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그 뻑뻑함이 그리울 때가 있다. 다른 북해도산 관자 요리는 계란 흰자와 아스파라거스라는 고전적인 조합의 요리인데, 여전히 르 쉬느아의 웍 프라이드 결과물은 한국에서 최고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입에서 거의 사르르 녹는 듯한 계란 흰자의 질감과 대비되는 아삭거리는 아스파라거스, 그리고 관자는 뻣뻣하지 않고 매우 부드러운. 이는 역시 새 메뉴인 돼지고기 볶음에서도 증명하는데 이게 당연한 결과물이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당연하지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