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1. 11. 26.


먼저 슬픈 소식부터 전해야겠다. 이제 더 이상 포시즌스 호텔 서울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에서 페이스트리 셰프의 새로운 디저트들을 만날 수 없다. 그는 이제 다른 곳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그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내놓은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여전히 부드럽고, 단맛 중심에 신맛이 균형을 맞추고 있으며 질감 대조를 이루고 있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2019년도에 보여줬었던 하나의 개념을 맛으로 표현한다든지, 2020년도에 보여줬었던 것처럼 향신료와의 조화 같은 것은 더 이상 없다. 작년부터 맛을 축약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올해는 더욱 간결해졌다. 그래서 리뷰도 사실 더 이상 쓸 내용이 없다.

이 날도 조용히 앉아 새로 나온 것들을 먹고 있었는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덜 단게 어떤거에요?" 라고 묻고 있었다. 페이스트리 셰프는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이것들을 만들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2021. 11. 23.


아마 2014년도가 마지막이었을테다. 제주도에 대한 감흥을 잃은 시기 말이다. 그 이후 일년에 한 번 신용카드사의 바우처를 사용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들리는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코로나 19 영향 때문에 대부분의 호텔들이 만실 수준이어서 조금 늦게 바우처를 통해 예약하려고 하니 예약 가능한 호텔이 몇 곳 뿐이었다.

물론 르 쉬느아 오픈 이후 거의 매달 제주도를 가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광동 요리를 즐기기 위해 가는 것이니 여전히 제주도에 대한 감흥은 없는데, 동선을 생각하면 신화 월드에 숙소를 잡아야 하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거의 대부분의 호텔들이 만실이어서 - 바우처를 통해 예약 가능한 경우를 말한다. - 어쩔 수 없이 그나마 신화 월드와 가까운 디 아넥스 호텔을 선택하였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구조인데,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것들을 보면 과연 이 호텔이 홈페이지에서 말하는 것처럼 제주 감성을 간결한 디자인에 담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물론 한국에서 최고의 호텔이라는 신라조차 브랜드가 내세우는 철학 따위는 객실 디자인에서조차 보이지도 않으니 디아넥스 역시 한국에서 크게 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음식과 마찬가지로 늘 중요한 것은 간과하는 것이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가족 단위 투숙객이 많다 보니 젖병 등도 같이 소독하라는 배려 차원에서 갖다 놓은 것일까? 아니면 한동안 떠들썩 했던 호텔들 위생 불량이나 지금 현재 코로나 19 상황때문에 갖다 놓은 것일까?














한국에 있는 호텔들의 미니 바 무료 행사는 눈 가리고 아웅 수준이라 생각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여기도 내용물은 부실하다. 물론 해외 럭셔리 브랜드 호텔들 수준으로 행사를 진행하라는 것이 아니다. 사실 이 정도 수준의 내용물들은 미니 바 무료 행사라고 홍보할 것이 아니라 그냥 웰컴 어매니티로 내놓는 것이 낫다.










다시 한 번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는 문구를 보면 제주 감성을 간결한 디자인에 담았다고 한다.


















욕실쪽 청결 상태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들은 바닥과 수건에 떨어져 있는 머리카락들이었다. 샤워 부스도 물때가 낀 채 그대로였었다. 










제주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갖춰 놓은 어매니티들은 이렇다. 사실 기본 등급의 방이니 - 신용카드사 바우처는 기본적으로 해당 호텔의 기본 룸을 선택할 수 있다. - 딱히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네이버 세상에선 조 말론 어매니티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검색된다. 














처음엔 침대가 꺼진줄 알았는데 나중에 잘 때 보니 시트 안 공기가 빠져나간 흔적이었다. 


















내가 건축 등을 전공하지 않아서 못 찾는 것일까? 제주 감성을 정말 간결한 디자인에 담았는지 다시 생각해봐도 나는 찾을 수가 없다.






이 호텔은 객실 바닥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금고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의자와 탁자 모두 녹이 슬었는데 이걸 그대로 방치한다. 혹 앉을 생각이라면 녹이 묻어도 괜찮은 옷을 입고 앉는 것이 좋을 것이다.


















뷰는 이러한데, 방문했을 시기에 오래만에 미세 먼지를 만나서 그렇게 썩 좋은 기상 상태는 아니었다. 

전체 객실수가 적어서 호텔이 그렇게 혼잡한 수준은 아닌데 딱 거기까지만 좋다. 어차피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 실망을 할 것도 없었지만 정말 홈페이지 안내에서처럼 제주 감성을 오롯이 담아낼 것이라면 객실 디자인도 거기에 맞춰 해놓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2021. 11. 16.


이미 앞서 시그니처 스위트와 관련해서 객실 구조부터 해서 모든 것을 다 이야기 했으니 스위트와 차이점은 정말 거실만 없을 뿐 거의 모든 것이 똑같은 구조와 비품 구성 등에 대해 - 헤어 드라이기나 객실 내 스피커 브랜드가 다르긴 하다. - 다시 이야기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 한다. 옷장을 그런식으로 만들어 놓았다든지, 욕실 싱크는 동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배치라든지, 화장실에 비상 전화기가 없다든지 등과 같은 것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처음엔 이 룸에 대해서 리뷰를 쓰지 말까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한국에서 소위 말하는 오성급 호텔들의 턴 다운 서비스는 더 이상 큰 기대는 안 하는데, 이미 지난 투숙 때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반 달라진 것은 없었다. 여전히 슬리퍼는 뜬금 없는 곳에 이렇게 놓여져 있었다. 이렇게 밝게 만들어 놓고 잠들라고 한다면 어느 누가 잠이 쉽게 오겠는가? 조도 조절이나 이런 것들은 한국에서 크게 기대하지도 않으니 넘어 가자.





그러나 이 객실의 가장 큰 문제점을 이야기 하자면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서 누군가가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으면 다른 누군가는 씻지도 못하는 촌극은 정말 별 것도 아니다. 문제는 슬라이딩 도어가 바닥에서 몇 센티미터 정도 올라와 있는데다 끝까지 문이 닫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게 뭐가 문제냐고? 샤워할 때마다 바닥 틈 사이로 물이 다 튀어서 씻고 나오면 샤워 부스 앞은 물이 고여 있어서 안전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마 내 인스타그램을 예전부터 봤던 사람들이라면 당시 내가 올렸던 영상이나 사진들을 보았을 것이다.

이는 나만의 문제는 아니어서 당장 골드 라운지 직원을 통해 이야기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내가 받은 답변은 지금까지 물이 고여 있었다는 항의를 받은적이 없다는 것 뿐이었다. 이제와서 문을 교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닐테니 객실을 재단장 하기 전까지는 계속 이런 상태일텐데, 과연 이 호텔이 일정 시기가 지나면 재단장을 할까?

한국에서 처음부터 호텔을 지은 것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호텔들은 일정 시기가 지나면 매각을 통해서 시세 차익 등을 얻는 사업 구조인 것 같던데, 여기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들 하드웨어가 어떻고 소프트웨어가 어떻다고 이야기 하지만 그래서 새로 생긴 호텔들이 기본적인 것부터 잘 만들어져 있는가? 호캉스라는 것이 하나의 유행이 된지도 꽤 되었는데 별반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

2021. 11. 8.


다른 브랜드의 팔찌도 몇 번 샀었지만 결국 발렌티노 가라바니 팔찌만 계속해서 사게 된다. 아무래도 다양한 색상의 팔찌를 고를 수 있기 때문인데, 몇 년전부터 해외 직구 가격이나 국내 매장 가격이나 큰 차이가 없어서 구매 버튼을 쉽게 누르지 못하고 있다. 사람 심리가 예전에는 저렴하게 샀었는데 이제는 돈을 더 주고 사야 하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할인 바우처나 세일 기간에만 제품이 남아 있다면 사게 된다.






파페치 우수 회원이다보니 배송비는 항상 무료인데 세일 행사를 해서 얼른 구매했었다.











락 스터드가 골드 색상이어서 호기심 차원에서 구매했었는데 정말 마음에 든다. 이제 실버 색상보다 골드 색상이 더 예쁘게 보인다. 벌써 몇 개 더 찜해 놓은 것이 있는데, 역시나 제 가격을 다 주고 구매하려니 또 망설여진다. 그래봤자 몇 만원 차이인데도 말이다.

2021. 11. 3.


딤섬 메뉴는 많이 바뀌지 않았지만 다른 요리들은 새롭게 등장한 메뉴가 꽤 많다. 거의 새로 메뉴판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보다 눈에 띄는 것은 차이나 하우스가 추구하는 방향이 비록 한국인 입맛에 맞춰 요리를 내놓고 있지만 - 간단하게 말해 과조리 하고 간은 싱겁게 내놓는다. - 새 메뉴 선택지는 광동 요리뿐만 아니라 상해, 사천, 호남 등의 요리도 많이 추가하였다.






그 중에서 가장 반가웠던 것은 바로 이 생선 부레 수프였다. 심지어 오리까지 들어가 있는데 - 물론 북경 오리 따위를 집어 넣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 , 이 진득한 질감과 함께 지방의 고소함이 밑바탕인 수프를 드디어 한국에서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가웠었다. 뿐만 아니라 전복 수프와 소라 수프도 만날 수 있었는데, 불도장이 모든 것인 현실에서 - 아주 특별한 날에는 제비집 수프를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 수프 선택지가 다양해지는 것은 언제든지 환영한다.

비록 건전복이나 건부레가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거의 수입이 되지 않고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도 품질이 썩 좋지 않음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로 요리를 내놓는 것만으로도 그저 감사할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고 또 그만큼 많이 찾는다면 언젠가는 이 암울한 현실이 달라지지는 않을까?






디저트도 가짓수가 늘었는데 한국인들에게는 썩 반갑지만은 않을 것 같다. 차가운 것보다 따뜻한 디저트가 주를 이루는데다 단 것 같으면서도 달지 않은 - 정작 많은 한국인들이 달지 않은 서양 디저트를 선호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의외이지만 - 디저트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굽거나 튀긴 디저트들은 대부분 완성도가 떨어지는데, 바삭해야 할 질감들이 눅눅함쪽에 더 가까웠고, 살짝 과조리 되어 쓴맛이 약간 느껴진데다 처음부터 접시에 담아 나올때 부숴진 부분들이 많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프와 함께 반가웠던 디저트가 바로 이 코코넛 푸딩이다. 고소함과 함께 은은하면서도 계속해서 입안을 자극하는 단맛의 이 부드러운 푸딩은 식사 후 깔끔하게 입안을 정리하기에 제격이다. 다만 맛의 균형을 위해 해외에서라면 열대 과일이 - 주로 리치 - 푸딩 위에 올라갈텐데,  - 아니면 딸기라도 - 한국에서 신맛이 잘 느껴지는 과일 역시 썩 반응이 좋지 않음을 생각한다면, 아니 처음부터 한국에서 구할 수 없으니 옆에 나온 과일들은 그저 구색용에 지나지 않으니 차라리 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외에도 다양한 요리들을 만날 수 있는데, 재료의 열악함, 주방에서의 조리 수준, 아주 지긋지긋한 '중국 냄새와 짜다' 타령 때문에 고심한 흔적들이 한데 어우러져 여전히 요리에서 묻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어난 다양한 선택지때문에 이제는 차이나 하우스를 향하는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