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19. 5. 26.


2018년에 방문 했을 때 여러가지로 우스꽝스러웠던 곳이라 다시 갈 일이 있을까 생각 했었는데, 2019년 다시 싱가포르를 방문 했을 때 워크 인으로 재방문 하였다. 접객이 잔뜩 폼은 잡았는데 실상은 아무 것도 아닌 곳이지만 음식 자체는 기본적으로 나쁜 곳은 아니기에 다른 요리를 먹을까 생각하고 갔었다. 여러가지 이유로 결국 딤섬만 먹고 나왔는데, 미리 결론을 이야기 하자면 딤섬보다 다른 요리가 궁금한 곳이다.






미슐랭 - 한국에서는 미쉐린 가이드로 표기 - 가이드도 그냥 하나의 참고 수준이지 어떤 절대적인 진리는 아니다. 난 아직도 웃기게 생각하는 것이 저마다 입맛은 개인 취향이라면서 왜 이런 가이드에는 또 절대적인 믿음을 갖는지 모르겠다.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여기는 그릇부터 해서 심지어 직원 유니폼까지 음식을 포함해서 철저하게 미슐랭 가이드 별 셋에 초점을 두고 있는 분위기인데, 그런 정책이야 이해는 되지만 그럴려면 제대로 준비를 갖췄으면 좋겠다. 이 날도 물론 마감 시간 다되어 워크 인으로 갔으니 이해를 하려면 억지로 이해할 수는 있는데, 인턴으로 보이는 직원이 내 자리를 담당했었다. 인턴이 감히 나에게 서빙을 하다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 트레이닝 목적이라면 차라리 옆에서 경험이 풍부한 직원이 도움을 줘야 할텐데 그런 것 없이 손을 벌벌 떨며 그릇 하나 하나 내려 놓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

게다가 한국인 직원으로 보였다. 이 호텔에는 한국인 직원이 꽤 많은데, 많은만큼 또 은근히 한국인 고객을 차별하는 분위기이다. 왜 그런지 이유는 짐작하지만 사실 그런 모습들이 호텔에서 보인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아무튼 그런 식의 접객이 자기네 레스토랑의 품격을 더욱 깎아 내린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결국 매니저급으로 보이는 직원이 번갈아가면서 접객을 담당 했는데, 그런 과정에서 나를 두고 그 앞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는 모습은 정말 보기 안 좋았다.


























Steamed Golden Mushroom, Fungus, Turnips, Water Chestnut, Black Moss Dumpling






Steamed Prawn, Conpoy, Mushroom, Carrot, Chinese Cabbage Dumpling






Poached Prawn, Chicken, Chinese Cabbage, Preserved Vegetable Dumpling, Black Vinegar, Chilli Padi






Baked Abalone Puff, Assorted Mushroom






Deep - fried Lobster Roll, Prawn Paste, Breaded Vermicelli






Deep - fried Seafood Roll, Scallop, Prawn, Coral Clam, Mango, Cucumber, Turnip






Deep - fried Taro, Chicken, Onion






Fish Noodles






Chilled Almond Beancurd, Fresh Strawberries







더 이상 딤섬은 궁금하지 않다. 다시 가긴 할텐데 굳이 딤섬을 먹기 위해 갈 일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싱가포르에서 이곳보다 더 다양하거나 질감이나 맛의 차원에서 흥미로운 곳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섬머 파빌리온이 딤섬으로 유명한 곳은 아니긴 하지만 그냥 자리를 채운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성의 없게 만든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다른 요리들이 궁금한데, 물론 식사 메뉴만 그것도 밥과 면 한 종류씩만 경험해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좀 더 정제된 맛을 내는 것이 적어도 음식 차원에서 파인 다이닝다운 곳이라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접객인데, 싱가포르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그런 접객 문제가 아니라 여러가지로 잔뜩 힘을 주는데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혼란스러운 모습들이 자꾸 겹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는 곳이어서 단순히 위치 때문에 인기가 많은 것인지 궁금하다.

2019. 5. 23.


2017년부터 시작한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비어 앤 버거는 전략 자체는 좋았다. 사실 뷰만 놓고 보면 15층이라고 해도 그렇게 매력적인 편은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루프 탑이란 것과 호텔 치곤 적당한 가격이라고 흔히 이야기 하는 가격대와 광화문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들이 겹치면서 3년째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에는 이런 것까지 입구에 설치해 뒀다.






오픈 전날 오프닝 파티가 있었는데 좀 웃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시간 정도 있다가 그냥 내려와 버렸는데, 사실 난 같은 호텔 멤버십 회원이든 기자든 무엇이든 간에 타인에 대한 관심이 없는 편이다. 단순하게 음식에 초점을 둔 행사는 아니겠지만 굳이 사교를 목적으로 간 것은 아니므로 이 좁은 공간에 꽤 많은 사람을 몰아 넣은 것이 짜증은 났었지만 그러려니 이해를 할 수는 있는데, 스탠딩 행사를 진행할거라면 음식들을 그렇게 준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그걸 뭐라고 하려는 것은 아니고 이 때 몇 가지 버거를 먹을 수 있었는데, 아무리 간단하게 준비를 했다고 해도 아쉬운 부분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어떤 버거가 나올지 전혀 기대가 안되었었는데, 혹시나 했던 불안감은 역시나로 나타났었다.






2017년에는 억새가 참 예뻤었는데 이걸 왜 베어버렸는지 모르겠다. 적당히 옆 테이블 시선도 차단해줘서 좋았는데 말이다.










예전에는 제공되지 않았던 팝콘이 나온다.










The Classic Burger

US beef, cheddar cheese, lettuce, tomato, red onion, pickles, "secret" sauce, brioche bun, add bacon










Gourmet Affair

US beef, gorgonzola, caramelized onions, peppers, rucola, basil pesto, balsamic glaze, wheat bun










Aloha Chicken

Chicken, Swiss cheese, pineapple, lettuce, leek salad, teriyaki, brioche bun










Cali Style

US beef, pepper jack cheese, avocado, red onion, green chili, chipotle, wheat bun






The Big Pig

Pulled pork, coleslaw, pickles, BBQ sauce, brioche bun






Garden Burger (Vegan)

House made vegan patty, rucola, tomato, red onion, sautéed mushroom, avocado, ciabatta bread



알로하 치킨 버거와 풀드 포크 버거, 가든 버거 (비건)을 제외하고 나머지 버거들은 정말 맛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세 버거는 괜찮았다라는 의미는 아니다.) 우선 거의 모든 버거들이 차가웠다. 평소에도 바람이 조금 강하게 부는 곳이다보니 나오는 사이에 식은 것이라고 이해하기엔 온도가 더 낮았는데, 재미있는 것은 같이 나온 감자 튀김은 또 뜨거웠다. 따뜻한 것이 아니라 튀기자마자 곧 바로 내놓은 듯 했는데, 거의 모든 버거가 이랬다는 것은 버거와 감자 튀김이 같이 완성이 되어 준비되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버거는 이미 완성이 됐지만 감자 튀김은 아직 준비가 덜 되어서 기다렸다가 같이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덕분에 어쩌면 운이 좋았는지 패티의 레스팅은 잘 된 편이었지만 또 한편으로 레스팅이 잘 되었다기 보다 패티의 질감을 생각해보면 지방 함유량이 너무 적은 것은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 간 고기 특성상 최소 미디엄 웰던 이상으로 구울 수 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패티는 퍽퍽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지방이 어느 정도 들어가야 하는데 내가 눈으로 확인한 것들은 지방을 덜 넣었을 가능성이 높다라는 의심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간단하게 말해 패티가 너무 퍽퍽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그 퍽퍽함을 소스 등으로 상쇄 시키는 설계도 아니었다. 그러니 두 세입 정도 먹다 보면 그 퍽퍽함에 질려서 더 이상 버거가 먹기 싫어진다.

게다가 패티의 밑간을 아예 안 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느 정도 된 수준도 아니었다. 미약하게나마 짠맛이 느껴지긴 했는데, (따로 패티만 꺼내서 먹어봤다.) 그게 너무 미약했다. 안그래도 퍽퍽한 질감 때문에 질려버리는데 간까지 거의 안 된 수준이다보니 더욱 맛 없었다. 그렇다고 치즈나 소스들이 감칠맛이나 신맛 등을 채워 주고 있냐면 그것도 아니다. 분명 입안에서 번과 패티와 채소와 소스 등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데, 맛은 입체적이지 않고 평면적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한편 브리오슈 번은 그런대로 먹을만 했지만 나머지 번들은 너무 질겼다. 


알로하 치킨 버거는 치킨 패티를 구워서 내놓았는데 과조리로 인해 닭고기가 퍽퍽하다 못해 너무 질겨서 씹기 불편했었다. 밑간도 약한 편이었다. 그나마 풀드 포크 버거는 번부터 패티까지 모두 부드럽고 소스가 확실하게 자기 맛을 내니 그런대로 먹을만 했지만 버거만 먼저 나오고 감자 튀김은 한참 뒤에 나오기도 했었다. (그래서 나는 감자 튀김이 완성될 동안 기다리느라 다른 버거들은 식어서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오픈 첫 날부터 단체 손님 때문에 주문이 밀려서 버거가 늦게 나온 것들은 이해하려면 할 수 있는 사항이다. 그러나 맛의 설계부터 해서 내놓는 순서까지는 모두가 정말 엉망이었다. 오픈 첫 날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지난 2년간 오픈 첫 날에는 그럼 어땠을까? 레스팅 문제는 있었어도 나머지 문제는 있지 않았다. 


버거 특성상 짠맛과 감칠맛의 폭발적인 향연이 느껴져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보니 신맛 부재의 아쉬움이 없었다. 다시 말해 맥주든 와인이든 심지어 탄산 음료수라도 전혀 필요성을 못 느꼈다. 오히려 패티의 퍽퍽함과 번의 질긴 질감 때문에 목이 말라서 뭔가 마실꺼리가 필요했을 뿐이었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맛의 설계를 다시 한 번 재검토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단순하게 지금 내 취향을 기준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나름 반론을 할 수도 있다. 워낙 한국 사회에서 짠맛에 예민하다 보니 조절한 것일 수도 있고, 지방의 고소함이 조금만 들어가도 느끼하다라고 표현하니 그것 역시 감안 했을 수도 있다.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그런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가든 테라스는 개인 업장이 아니다.


한편 목이 아픈 관계로 술을 마실 수 없는 상황이라 주문을 하지 않았는데, 메뉴를 보니 예년에 비해 가짓수가 훨씬 줄어 들었다. 난 여전히 한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맥주 종류에 대해서 다소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외 병맥주를 선택하기엔 예년과 달리 아예 선택지가 없었다. 사이드 메뉴도 가짓수가 많이 줄어 들었는데, 버거가 나오는 수준을 보니 크기 기대가 안되어서 나초와 같은 사이드 메뉴는 흥미를 못 느꼈고, 기다리다 지쳐서 처음으로 선보인 디저트 메뉴인 티라미수 역시 주문 취소를 하였다.


사족. 계속해서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홍보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해외 유명 호텔 계정들도 예전 사진을 다시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그건 문제가 아니지만 무엇을 이야기 하려고 하는지 도무지 짐작이 안되는 그 혼란스러운 사진을 굳이 3년 연속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항상 촬영 결과물을 보면 전문가를 동원 했으니 결과물 자체는 좋은데, 정작 그 안에 담겨 있는 내용들은 너무 어수선하게 정리가 안 되어 있어서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 하려고 사진을 찍었는지 알 수가 없다. 다시 말해 그 사진들을 볼 때마다 음식은 먹고싶지 않고, 이번 비어 앤 버거 홍보 사진과 같은 경우 그런 분위기라면 절대로 가든 테라스를 방문하고싶지 않을 정도이다. 

2019. 5. 19.


2018년에 처음 갔었을 때 왜 이 공간을 놀려두고 있지 했었는데, 디 아일렛 라운지란 이름으로 최근에 오픈하였다. (한국에서의 경우 업장에서 표기한 이름 그대로 블로그에 표기 한다.) 리조트 치곤 사실 제주 신화 월드 자체가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은데, 어쨌든 공간은 있으니 사용을 할테지만 과연 투숙객들이 많이 이용할까? 그렇다고 외부 이용객이라고 해봤자 듣기론 근처 외국인 학교와 관련한 주민들이 종종 들린다고 이야기는 들었지만 아직까지는 조용한 편이었다.






안으로 들어서면 본본 델리란 곳도 같이 있는데, 디 아일렛 라운지에서 같이 먹을 수 있다고 안내 받았다. 그런데 모양들을 보니 예전 랜딩 델리와 같은 제품들이었다. 현재의 랜딩 델리는 뚱카롱과 같은 정체 불명의 음식들을 판매하고 있는데, 어쨌든 다시 만나니 반가워서 두 가지를 우선 골랐다.






앞에서 안내하는, 그리고 주문을 받는, 커피를 내리는, 그리고 서빙을 하는 모든 일을 한 명의 직원이 도맡아 하고 있었는데 친절하였지만 그게 썩 모양새가 좋아 보이진 않았다. 손님이 없다보니 그런 것이겠지만 이렇게 직원을 운용할 경우 테이블에 앉아 있는 손님들은 무언가 필요한 일이 생길 경우 일일이 직원에게 직접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생긴다.










Foret Noire Cherry

Kayambe 72% Chocolate Cremeux, Cherry Marmalade, Cherry Cremeux, Chocolate Sponge

Ivory Fraise

28% Ivory Chocolate Mousse, Strawberry Compote, Almond Dacquoise, Praline Royaltine






Espresso






랜딩 델리때와 맛의 설계는 거의 유사한데 아무래도 같은 페이스트리 셰프가 담당하다보니 그럴 가능성이 높다. 처음 주문할 때 모든 제품들이 초콜릿 무스 종류라고 해서 사실 주문을 망설였었다. 지난 경험에 비춰 보면 한국에서 무스는 언제나 뻑뻑했기 때문이다. 모양을 유지하려고 그랬는지, 아니면 실력이 없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그래서 항상 기피했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모험삼아 주문 했었다.

결과적으로 생각보다 뻑뻑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부드럽지도 않았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나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최선의 상태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는 것이 느껴졌다고 할까? 짝을 지은 신맛들도 잘 어울리는 것들이었고 그만큼 맛의 균형을 어느 정도는 이루고 있었는데, 다만 바닥들이 속된 말로 너무 싸구려 티가 났었다. 게다가 이왕 장식하는 김에 끝까지 초콜릿을 사용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종이를 끼워 넣은 것은 성의가 없다고 느껴졌다.

커피도 마찬가지로 맛의 차원에서는 그럭저럭 마실만 했었는데, 난 그것보다 온도가 적절했던 것이 인상깊었다. 이 정도 온도로 내놓으면 한국인들은 펄펄 끓은 것이 아니라고 항의할 가능성이 높을텐데, 정말 마시기 좋은 온도였었다. 이 정도에도 감사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도 슬프지만 말이다.

2019. 5. 18.


발렌티노 가라바니 팔찌의 경우 국내 매장이나 해외 직구나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만약 세일 기간을 이용할 경우에는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운이 좋다면 하나의 가격으로 두 개를 살 수도 있다.






품번과 색상은 사진을 참고하기 바란다. 해외 직구의 경우 색상이 비슷할 경우 모니터 상으론 판단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데, 특정 해외 직구 사이트의 경우 품번까지 모두 표시를 해놓기 때문에 참고하면 같은 제품을 살 일은 없다.


















색상은 짙은 회색이라고 보면 된다. 발렌티노 가라바니 팔찌의 경우 사이즈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2019. 5. 15.


다시 빙수의 계절이 돌아왔다. 난 여전히 빙수를 먹을바에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 이유는 간단하다. 빙수는 몇 숟갈 먹다 보면 그 차가움 때문에 나중에 맛을 못 느낀다. 그렇다고 양을 조금만 주는 것도 아니잖은가? -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시즌스 호텔 서울을 찾는 이유는 바로 디저트로써 서양인 관점에서 접근해서 빙수들을 만들기 때문이다. 월드 오브 빙수는 나중에 따로 글 올리기로 하고 오늘은 기본적인 빙수, 즉 언제든지 주문 가능한 세 가지 빙수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먼저 좋은점부터 이야기 하자면 전반적으로 양이 줄었다. 양이 줄은 것이 좋은 이야기냐고? 빙수는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 음식이 아니다. 게다가 양이 많아 보이게 하기 위해 높게 쌓을수록 오히려 먹기에도 불편하다. 이 부분은 빙수 판매를 시작한 2016년부터 계속 이야기 했던 내용인데 드디어 쌓은 높이를 줄였다!

물론 그에 반해 가격은 조금 올랐는데 다시 한 번 이야기 하지만 빙수는 배를 채우기 위한 음식이 아닐뿐더러 사람들은 자꾸 재료 원가만 갖고 이야기 하는데 가격에는 그것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가성비 운운하며 이야기 할 때마다 참 여러가지로 안타깝다라는 생각이 든다.










MARU BINGSU

Shaved iced milk, sweetened red bean, Korean rice wine jelly, Sticky rice cakes, multigrains powder, Omija sorbet, cactus Yu - gwa


우선 마루 빙수는 내용물이 바뀐 부분들이 있는데, 이 빙수를 처음 본 순간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왜냐하면 전형적인 한국 음식들의 불합리한 요소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먼저 저 백년초 유과가 빙수와 어울릴까? 빙수 질감은 부드러운데, 저 유과는 딱딱한데다 질기다. (한국인들은 쫄깃해서 좋다고 하는 그런 질감) 게다가 빙수의 맛과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다. 그런데 왜 올렸을까? 한국 전통 음식이어서?

팥은 전반적으로 잘 삶았다. 그러나 단맛이 너무 강하다보니 텁텁한 느낌이 드는데, 짠맛이 좀 더 개입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팥을 잘 삶았기에 빙수의 질감과는 그런대로 어울리는데 문제는 찹쌀떡이다. 그 쫄깃한 질감에 이에 달라붙는 것이 유과와 마찬가지로 빙수의 질감과 어울리지 않는다. 게다가 불쾌한 이질감을 계속 입안에 남게 한다.

더 웃긴 것은 중간 중간에 뿌려진 미숫가루인데 도대체 저것을 왜 뿌렸을까? 한국적인 음식이란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몇 번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었지만 한국에서는 신기하게도 거의 모든 음식들이 자꾸 눈에 보이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는 이런 재료를 넣었습니다가 거짓말이 아니란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그게 아니라면 설명이 안된다고 난 생각하는데, 설사 그렇다해도 미숫가루가 빙수와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집어넣었을까? 그냥 떠먹기에는 자칫 잘못하면 사레가 들릴 수 있고, 섞어서 먹으면 곤죽이 되어서 보기부터 싫어지는데 거기에 안그래도 팥의 단맛때문에 텁텁한데 더 텁텁한 느낌을 갖게 한다. 도대체 왜 이것을 집어 넣었을까? 예전에 설빙의 인절미 빙수가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그것을 참고해서 그런 것일까?

게다가 식혜 젤리는 질감도 어울리지 않지만 거의 아무런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오미자 셔벗은 그 자체로는 신맛이 잘 살아 있어서 좋은데 이게 빙수와 같이 먹으면 자꾸 겉돈다는 느낌이 든다. 결국 각 재료들이 서로 따로 노는 분위기인데 전형적인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음식들의 모습을 갖고 있었다. 저기에 연유까지 뿌린다면 더 맛과 질감은 끔찍해지는데, 난 차라리 그냥 팥과 얼음과 연유 세 가지만 넣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짠맛과 단맛의 균형을 잘 맞춰 놓아서 말이다. 










SUMMER BERRY

Shaved iced milk, berry compote, fresh berries, Summer berry granite, cocoa tuile, condensed milk


섬머 베리란 이름으로 바뀐 베리 빙수는 2016년에 처음 나온 이후 자꾸 맛이 퇴보하고 있었다. 베리류 특유의 신맛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항상 말하지만 과일들 특히 베리류들은 신맛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지나치게 과일에서 신맛을 싫어하고 자꾸 단맛만을 찾는다. 그래서 그런지 저렇게 베리류가 많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신맛들이 덜 느껴졌었다.

게다가 예전과 달리 알콜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데, 처음 나왔을 시기인 2016년부터 이 빙수를 그냥 먹었을 때와 다르게 알콜이 들어가면 맛과 향이 달라지는 것이 재미있게 잘 만들었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올해에는 전혀 들어가지 않아서 안그래도 베리류의 신맛이 줄어들어 심심한데 한층 더 맛이 밋밋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표기된 것과 다르게 한 두가지 재료는 빠진 것 같은데, 메뉴 수정에 대해서 두 번 정도 이야기를 했었는데 아직 반영이 안되었나? 별 것 아닌 것 같겠지만 호텔에서는 그런 실수도 별 것이 아니다. 맛의 차원이야 아무리 만드는 사람이 의도를 갖고 만들었다고 해도 소비자가 이해를 못하거나 외면해서 결국 바뀌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런 실수들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한국인들만 와서 사먹는 곳도 아니지 않은가?










MANGO MANGO

Shaved iced milk, mango cubes, coconut cream, sago pearls, Mango sauce, mango ice cream, condensed milk


그나마 이 망고 빙수는 먹을만 했다. 예전에 비해 한층 더 맛이 또렷해졌다고 할까? 망고 특유의 섬유질이 약간 거슬리긴 하지만 그런대로 부드러운 빙수와 질감은 잘 어울린다. 망고는 신맛이 아주 잘 살아 있는데 이것 때문에 계소 신라와 비교되는 분위기던데 신라는 애플 망고를 쓰지 않나? 애플 망고는 신맛보다 단맛이 더 강한 과일이고, 망고는 단맛도 나지만 신맛도 그만큼 갖고 있는 과일인데 왜 자꾸 그 차이를 감안 안 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단맛의 빈 자리는 망고 소스와 연유가 채워주고 있으니 맛의 균형도 아주 좋다. 망고 아이스크림은 따로 제공되는데 부드러운 질감 대비 크럼블의 바삭한 질감 대조도 흥미롭다. 

다만 앞서 섬머 베리 빙수와 마찬가지로 생과일을 사용하다 보니 상태에 따라 신맛의 강도가 차이가 날 경우가 있을텐데, 그래서 난 이런 생과일을 올리기보다 꼭 빙수를 먹고싶다면 과일의 맛을 일정하게 유지한 상태로 조리한 다음 얼음 위에 올려 먹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보다 더 좋은 것은 물론 아이스크림이나 셔벗을 만들어 먹는 것이다.


사족 1. 월드 오브 빙수는 추후 몇 가지 더 선보인 다음 따로 글 올리도록 하겠다.

사족 2. 또 한 번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홍보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싶은 것이 빙수 판매를 시작했다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렸을 때 작년 망고 빙수 사진을 그대로 사용했다. 작년과 올해 망고 빙수가 똑같은 모습으로 판매되는가? 심지어 월드 오브 빙수는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나서 사진을 올렸는데, 그 사진을 올리기 전에 직원 개인 계정으로 먼저 똑같은 사진을 올렸다. 순서가 뒤바뀌지 않았나? 게다가 전문 촬영 장비로 사진을 찍어서 올리고싶어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데, 대체로 그렇게 찍은 사진들이 썩 먹음직스럽게 보이지도 않는다. 전문가가 촬영했다면 결과물은 일반인들이 촬영한 것과는 다르게 나와야 한다.

사족 3. 망고 빙수도 마찬가지로 몇 가지 재료들이 빠져서 나오는데, 메뉴 수정은 빨리 하는 것이 좋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빙수 판매 시작하고 나서도 한참이 지나도록 메뉴판이 인쇄가 안 되어서 일일이 직원들이 설명하게 만들더니 이번에는 재료를 빼기로 해놓곤 그걸 그대로 메뉴판에 실어놓았다. 이런 실수들은 5성급 호텔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