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19. 9. 30.


올해부터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유 유안, 보칼리노는 호텔 이름대로 계절에 맞춰 메뉴 변경이 있는데, 9월 말에 가을을 맞이하여 유 유안의 메뉴들이 일부 바뀌었다. 물론 대대적인 메뉴 변경은 아니고 몇 가지만 새로 추가 되고 또 빠졌다.







유 유안 오픈 이래 유일하게 주방에선 딤섬 담당 셰프가 바뀌지 않고 계속 근무중인데, 좀 더 적극적인 메뉴 변경이나 메뉴 개발이 없어서 아쉽다. 물론 그게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해외 광동식 레스토랑도 몇몇은 딤섬 메뉴가 크게 변화가 없거나 있어도 고전적인 메뉴들이 빠지고 또 새로 들어가고 그런 수준인데,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유 유안의 메뉴 변화는 그래도 적극적인 편이다. 다만 국내 여건상 다수 고객들이 주문 하는 딤섬 종류의 제한이나 재료 수급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그동안 새롭게 내놓았던 딤섬들이 결국은 빠지다 보니 그런 적극적인 모습이 없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튼 지난 메뉴에 비해 찐 딤섬은 메뉴가 달라진 것은 없고, 굽거나 튀기는 딤섬 종류 중에서 조금 바뀐 것이 있다.







Pan - fried vegetable bun


짠맛이 잘 받쳐줘서 채소의 단맛과 함께 버섯의 감칠맛이 잘 살아 있었고, 속 재료의 수분도 적당히 촉촉해서 좋았다. 그동안 유 유안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딤섬 종류 중 하나인데, 반응이 좋다면 상해식 돼지고기 번도 메뉴에 포함되었으면 좋겠다.






Pan - fried pork, shrimp and chives dumpling


이 메뉴는 예전에 한 번 나왔었던 메뉴인데, 지난 메뉴 개편 때 빠졌다가 이번에 다시 생겼다. 그대로 나오지 않고 질감이 조금 달라졌는데, 일단 속재료에 water chestnut 이 들어가서 좀 더 아삭한 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바닥은 좀 더 지져서 내어서 처음 한 입 베어 물 때 바삭한 질감과 부드러운 질감 대조를 먼저 느낄 수 있었고, 뒤이어 속재료가 입안에서 한데 어우러지면서 water chestnut의 아삭한 질감이 더해져 기분 좋게 먹을 수 있었다. 예전의 조금 밋밋했던 질감을 생각하면 이런 방향으로 메뉴가 바뀐 것이 좋았다.


















Steamed rice flour crepe with shrimp, water chestnut and asparagus


몇 년 전부터 이런 류의 창펀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몇 번 건의한 적이 있었는데, 드디어 이 창펀 메뉴를 유 유안에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반가웠었다. 해외에서도 몇몇 레스토랑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메뉴인데, 보통 새우 창펀은 속 안에 새우만 들어가 있지만 이 창펀은 쉽게 생각해서 새우 춘권이 안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그래서, 부드러우면서 탱글탱글한 창펀 피와 부드러운 새우 속과 바삭거리는 춘권 피의 질감이 흥미로운 창펀인데, 드디어 이 메뉴를 유 유안에서 만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기뻤다.

사실 유 유안의 창펀 메뉴는 피가 많이 흐물거린다 생각해서 잘 안 시켰었는데, 지난 채소 창펀에 이어 이 새우 창펀 메뉴가 있으니 두 창펀은 유 유안에 갈 때마다 주문할 생각이다.


워낙 딤섬을 좋아하다보니 해외 여행을 가더라도 꼭 딤섬을 먹게 되는데, 해외 유명 광동식 레스토랑과 수평 비교하자면 끝이 없다. 유 유안이 못한다기 보다 재료 수급 문제부터 해서 국내에서 인기 많은 딤섬들을 생각한다면 종류의 다양함이 부족해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 그러나, 그것들을 감안해서 생각한다면 그래도 유 유안은 한정된 자원 안에서 어떻게든 새로운 딤섬들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메뉴들이 다음 개편 때 사라지지만 말이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하가우나 시우마이만 찾지 말고, 다른 딤섬들도 도전해보고 또 그 안에서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딤섬들을 생각하면 국내는 다양성이 여전히 부족하다. 유 유안에서 새로운 시도를 조금씩이나마 하고 있지만 그런 현실적인 어려움때문에 새 딤섬 메뉴들은 적극적인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닐까?

2019. 9. 26.






품번은 사진을 참고하기 바란다.






이제는 직구 사이트에서 구입하나 국내 매장에서 구입하나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 세일 기간에만 몇 만원 싸게 구입할 수 있으나 그때까지 기다리기엔 품절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기본 색상이라고 할 수 있는 블랙이나 네이비는 세일 기간까지 기다리더라도 품절이 될 확률이 매우 낮지만, 다른 색상들의 경우 직구 사이트에 물건이 올라오면 금새 품절이 되어버린다.

이번에는 매치스 패션에서 구입했는데, 매치스 패션은 관세 및 부가세가 포함되지 않은 가격으로 판매를 하기 때문에 만약 세일을 한다면 150달러 미만 가격이라 세금이 전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부가세 10%를 더 내야 한다. 게다가 보통 200달러 안팎의 가격대라 배송비까지 따로 지불해버리면 오히려 국내 매장에서 구입하는 것이 저렴할 수도 있으니 가격 비교를 해서 구입 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












시계를 착용하지 않아서 주로 팔찌를 착용하는데, 발렌티노 가라바니 팔찌들은 너무 튀지 않으면서 악세사리로써 제 역할을 다 한다고 생각해서 좋아한다. 이 색상의 경우 어두운 색상의 옷을 입을 때 착용하는데, 강렬하게 시선을 끌진 않지만 코디를 잘 한다면 하나의 포인트로써 매력적인 색상이다.

2019. 9. 19.


앞서 다른 글에서도 여러차례 이야기 했었지만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는 만다린 오리엔탈이란 이름을 생각하면 여러가지로 서비스가 문제 많지만 다이닝만 놓고 보면 꽤 만족스러운 호텔이다. 만다린 오리엔탈의 여느 지점에 비해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서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호텔인데, 다이닝들은 뷔페를 제외 하고 그렇게 인기가 많지 않은 편이다. 최근에 갑자기 체리 가든 검색어 유입이 눈에 많이 띄는데, 대부분 주말 딤섬 브런치 때문에 그런 것 같다.

all you can eat 방식이라 무제한에 사람들이 초점을 두는 것 같은데, 사실 두 시간 안에 - 실제로 주문 가능한 시간은 그보다 적다. - 딤섬만 먹는다 해도 몇 바구니만 시켜도 금방 배가 부른다. 게다가 싱가포르 내에서 딤섬 가격은 파인 다이닝과 동네 음식점 모두 큰 차이가 없다. 그러니, 굳이 무제한에 초점을 두고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한국에서 만나기 힘든 딤섬 종류들, 그러나 막상 도전 하기에 조금 망설여진다면 all you can eat 방식을 적극 이용하는 편이다. 게다가 체리 가든은 딤섬뿐만 아니라 전채부터 해서 디저트까지 모든 메뉴를 all you can eat 방식으로 주문 할 수 있어서, 상황에 따라 새로운 메뉴들을 주문 해보기도 한다.






몇 년째 같은 자리를 배정 받는데, 체리 가든은 4층에 있지만 뷰는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마리나 베이쪽이 아니라 시청쪽, 그것도 겨우 보이는 뷰여서 굳이 창가 좌석을 요구할 필요는 없다.











체리 가든에서는 주말 딤섬 브런치를 선택할 경우 차는 주말 딤섬 브런치 가격에 포함되어 있어서 추가 요금을 낼 필요가 없다. 차 종류는 방문할 때마다 달랐었는데, 지난 방문 때 우롱차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Steamed custard bun with yam






Crispy bean curd skin roll with prawn and lychee






Steamed Wagyu beef dumpling with Sha Cha sauce






Steamed pork xiao long bao






Steamed pork siew mai with baby abalone







Steamed prawn dumpling with black garlic






Steamed crystal dumpling with fresh mushrooms and black truffle






Steamed Kurobuta char siew bao







Steamed prawn and pork dumpling with vinegar and spicy sauce

예전에 비해 딤섬 종류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지난 몇 년간 재미있는 딤섬을 선보였던 것을 생각하면 - 예를 들어 달팽이 딤섬이나 개구리 딤섬과 같은 - 올해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서 아쉬웠다.






Crispy wasabi - aioli prawns with fresh mango and tobiko


내가 싱가포르에 가면 꼭 들리는 레스토랑이 세 곳이 있는데, 그 중 하나인 체리 가든을 꼭 들리는 이유는 바로 이 메뉴 때문이다. 비슷한 요리를 싱가포르의 다른 광동식 레스토랑에서도 먹을 수 있지만 단맛과 신맛의 균형과 와사비의 톡 쏘는 듯한 느낌을 제대로 살린 곳은 여기가 유일하다. 다른 곳들도 나쁘진 않지만 다소 균형이 어긋난 부분이 있어서 몇 개 먹다보면 금방 질려버린다. 하지만 체리 가든은 전혀 그렇지 않아서 좋다. 이날 이 요리만 추가로 몇 번 계속 주문 했었다.






"Gu Lao Rou style" Kurobuta pork with pineapple cucumber and capsicum in sweet and sour sauce







Cantonese - style roasted pork belly

Honey - glazed Kurobuta char siew

Charcoal - roasted duck






Sliced braised beef fillet with five spices






Five grain fried rice with Cantonese pork sausage and vegetables


딤섬에 비해 요리 종류들은 내 경험 안에서 몇년 째 변동이 거의 없어서 - 주말 딤섬 브런치 메뉴가 그렇다는 의미이다. - 광동식 레스토랑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요리들을 거의 무의식적으로 주문 했었다.






Organic black bean pudding with avocado and sesame ice cream






Hawthorne jelly with chestnut


매년 갈 때마다 딤섬 메뉴가 바뀌는 것들이 많아서 처음 접하는 딤섬들을 먹기 위해 주말 딤섬 브런치를 선택했었는데, 이런 식의 변화라면 다음에는 꼭 가야할 필요성을 못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주말이 아니어도 체리 가든은 항상 방문할 생각이다.

2019. 9. 16.


오픈 초창기엔 없었던 세트 메뉴가 나중에 생겼는데, 네이버 세상이나 인스타그램 세상에서 보면 대부분 코스로 생각하는 분위기였다. 메뉴명에도 greatest hit set menu 인데 이걸 코스로 해석하다니, 음식을 먹어보면 거의 모든 메뉴가 비슷한 맛내기 기법으로 만든 것들이라 결과물인 맛도 비슷해서 절대로 코스로 구성할 수 없다는 것을 몰랐단 말인가?

셰프가 의미를 부여해서 나름대로 스토리 텔링을 만든 메뉴들도 몇 가지 있는데, 그걸 맛으로 승화한 것이 아닌 재현 수준에서 그친 것들이라 공감도 잘 안될뿐더러 안그래도 비슷한 맛들이라 쉽게 지치는데 그런 스토리 텔링들이 음식을 먹는데 큰 도움이 안되고 오히려 더욱 정신 사납게 만든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키라 백의 음식들이 형편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런 수준의 음식들은 가볍게 즐기기엔 그런대로 먹을만 하니까 다이닝 어딘가에서 판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자꾸 쓸데 없는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코스로 구성할 수 없는 음식들인데 오랜만에 방문하니 코스 메뉴가 구성되어 있었다. 눈으로 읽어보니 애써 고민한 흔적은 보였었다. 그런대로 겹치지 않는 범위에서 아키라 백 메뉴가 짜여져 있었고, 그 사이마다 기존의 일식당에서 볼 수 있는 메뉴들 즉 샐러드와 사시미와 튀김과 초밥이 들어가 있었다. 그러나, 어떻게든 코스를 구성했다고 해도 왜 이런 쓸데없는 - 아키라 백 음식들은 앞서 다른 글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맛이 대부분 비슷해서 코스로 구성하면 두 접시만 돌아도 금방 지쳐 버린다. - 행위를 업장에서는 했을까?


코스 메뉴는 구성되어 있었지만 유 유안이나 보칼리노와는 달리 아키라 백에서는 와인 페어링을 선택할 수 없었다. 다만 유 유안 소믈리에의 도움을 받아 석 잔의 와인을 짝지어서 마셨는데, 난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소믈리에들을 다시 한 번 신뢰할 수 있게 되었다.

아키라 백 음식들은 소스가 너무 강렬하기 때문에 굳이 재료를 좋은 것을 쓰지 않더라도 그럭저럭 소스로 커버할 수 있는 구조이다. 그러다보니 와인이나 사케들은 소스의 맛에 압도되어 음료가 제 기능을 발휘 못했었는데, - 다만 아키라 백의 칵테일들은 어느 정도 맛의 균형을 맞춰 줬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토마 호크는 그 어떤 칵테일도 맛의 균형을 맞춰주지 못했다. - 소믈리에가 짝지어준 와인은 그 강렬한 소스의 맛을 깔끔하게 정리해줬었다. 특히 처음에 나왔던 프로세코는 잘게 부숴지는 기포가 그냥 마셔도 매력적이었는데, 전채로 나온 송로 버섯 크로켓의 단맛과 트러플 오일 향을 여운 없이 깔끔하게 - 난 이렇게 정리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 정리해줘서 굉장히 즐거웠었다.






Inaniwa cold udon

Green onion, Tekasu


아키라 백 음식 사이마다 튀김이나 사시미가 나오면서 어느 정도 지루함을 덜어주긴 하지만 그것은 맛의 지루함을 덜어줄 뿐이지 전체 코스의 흐름을 생각하면 여전히 지루한 편인데, 다행히도 이 우동이 끝에서 전체 흐름의 지루함을 덜어준다. 오픈 초창기에 면 메뉴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건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임시 방편이나마 기존의 키오쿠에서 만날 수 있었던 면 요리가 포함되었다.

단맛과 함께 자극적인 맛에 의해 거의 마비 수준에 가깝게 굳어버린 혀를 깔끔하게 씻어내준다고 할까? 신맛이 훌륭하게 제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물론 기존 키오쿠의 조리팀원들도 많이 남아 있었기에 면 요리의 수준도 만족스러웠다.






Today's AB dessert


아키라 백 음식들의 맛을 생각하면 초콜릿 컵이 가장 어울리는 디저트라고 생각하나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 디저트들은 코스의 마무리로 적합하지 않고 (그러기엔 단순하고 가볍다.), 그렇다고 초콜릿 컵을 하기엔 앞에 메인 요리로 초밥이나 우동을 선택해서 먹은 다음이기 때문에 너무 무거워져서 또 안 어울린다. 그래서 면 요리 다음으로 그나마 어울리는 유자 시트러스가 디저트로 나온 것은 아닐까?


앞서 말했듯이 이런 류의 음식들도 다양성을 생각하면 다이닝 어딘가에는 존재한다고 해서 그것 자체가 나쁘지 않다. 그리고, (나는 조금 영악하다고 보는데) 아키라 백 셰프는 대중들이 어떤 맛을 선호하는지 정확하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 안에서 아키라 백의 음식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좋을텐데, 문제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고 오히려 획기적인 음식으로 받아들인다는데 있다. 그리고, 그 결과물로 이런 말도 안되는 억지로 짜여진 코스 메뉴가 등장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은 아키라 백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2019. 9. 10.


9월 어느 날 낮에 방문하니 눈에 띄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난 이것이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유 유안이 추구하는 방향을 잘 보여주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미슐랭 별이 어떤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특히 한국에선) 많은 사람들이 레스토랑을 선택할 때 하나의 객관적 지표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별 셋은 무리라고 생각하지만 별 두 개까지 바라본다면 유 유안은 진작에 차와 와인 선택에 대한 폭이 넓었어야 했다.

물론 그런 방향이 한국에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 힘든 구조이다. 여전히 물값을 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부터 해서, 와인 콜키지가 - 오픈 초창기에 문의 했을 때 십오만원이라고 들었는데, 지금은 가격이 더 올랐는지 아니면 내렸는지 모르겠다. -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많았었는데, 잘 모르는 사람들이야 그리 말할 수 있다고 해도 나름 경험 있는 사람들이 그 정도 가격을 책정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정말 몰랐던 것일까?


아무튼 그런 상황에서 뒤늦게나마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에 대해서 나는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문화가 더욱 확대되어서 유 유안 뿐만 아니라 한국의 여느 파인 다이닝에서도 다양한 술과 요리의 짝짓기를 만나길 바란다.


그래서, 유 유안의 런치 세트 메뉴와 와인 짝짓기는 어떠했는가? 유 유안의 소믈리에가 각 요리마다 어떤 맛의 특징을 갖고 있는지 잘 이해해서 그와 어울리는 와인들을 그것도 가격을 생각하면 선택의 폭이 좁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잘 어울리는 와인들과 짝을 지었다. 만약 와인 페어링 문화가 활성화 되었었다면 아예 와인 짝짓기도 두 가지 정도 선택 가능하게끔 설계를 했을 것이며, 중국 술이나 한국 술과의 짝짓기도 가능했을 것이다.


실제로 국산 술 한 종류와 중국 술 한 종류도 짝을 지어놓기는 했는데, 국산 술은 향만 놓고 보면 요리와 정말 잘 어울렸지만 맛은 향에 비해 너무 허무하다싶을 정도로 밋밋해서 정작 한 모금 마셨을 때엔 이질감을 느꼈었다. 많은 술을 마신 것은 아니지만 - 사실실 술을 거의 못 마시는 체질이라, 여전히 맛의 음미보다는 쓴맛이 더욱 강하게 느껴져서 종종 굳이 내가 음식과 짝을 지어서 술을 한 모금이라도 마셔야 하는가 회의감이 들때가 있다. - 한국 전통주들은 향, 질감, 맛을 놓고 봤을 때 어느 하나는 다른 두 가지에 비해서 빈 공간이 많아서 많은 아쉬움을 느낀다.






광동식 레스토랑에서는 딱히 세트 메뉴를 선택해야 할 흥미를 못 느껴서 대부분 단품 메뉴를 주문 하는데, 호기심 차원에서 어떻게 와인과 짝을 지었는지 모두 먹은 결과 지금까지 한국에서 종류를 불문하고 만났던 와인 페어링 중 가장 마음에 들었었다. 그렇다면 다음 방문에도 주문을 할 때 세트 메뉴와 함께 와인 페어링 선택을 할 것인가?

내가 술을 어느 정도 마신다면 선택한 단품 메뉴와 잘 어울리는 와인 한 병을 주문할테지만 혼자 다니는 이상 어려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쯤은 거의 술을 남기더라도 잘 어울리는 와인 한 병을 주문하고싶다. 그만큼 유 유안의 소믈리에의 안목은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소스의 강렬한 맛과 향 때문에 대부분의 와인이 음식에 묻혔던 아키라 백에서조차 잠시 와인 페어링을 부탁 했을 때 짝을 지어준 와인들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일부러 각 세트별로 어떤 요리가 나오는지, 또 어떤 와인들을 짝 지어놨는지 사진을 일일이 올리지 않았다. 세트 메뉴에 추가로 이만 오천원에서 삼만 오천원만 추가하면 와인 두 잔 또는 석 잔을 마실 수 있다. 딤섬, 전채, 메인 요리 등과 어떻게 와인과 짝을 지었는지 궁금하다면 한 번 도전해 보시라, 그만한 가치가 있다. 아울러 나는 음식과 술의 짝짓기 문화가 더욱 활성화 되어서 가격이 좀 더 오른다 해도 좀 더 다양한 와인과의 짝짓기를 만나고싶다.

2019. 9. 9.


지난 7월부터 이번달 9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르 쉬느아에서 주말에만 무제한 딤섬 브런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all you can eat 방식이라 메뉴판에서 원하는대로 실컷 주문할 수 있는데, 보통 이런 방식의 경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딤섬들만 골라서 먹는 것도 좋지만 평소 주문하기 어려웠던 딤섬들 - 도전해서 괜찮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가 두려워서 쉽게 주문 못했다든지 - 또는 이 메뉴판에서만 주문 가능한 딤섬들을 선택하는 것이 나는 좋다고 생각한다.






내 경험 안에서 해외에선 보통 차도 가격에 포함시켰다. 항상 같은 차는 아니고 몇 가지 종류 중에서 돌아가면서 차가 제공되었었는데, 르 쉬느아에서는 차 가격을 따로 받는다. 아직도 이것 갖고 논란이 있는 것 같던데, 쉽게 생각하면 르 쉬느아는 광동식 요리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식당이지 차를 재배해서 파는 찻집은 아니다. 즉, 차값을 무료로 줄 수 없는 구조인데 왜 그것을 돈 받는다고 비난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 탭 워터, 즉 수돗물이야 무료로 줄 여지가 있긴 하지만 차를 제공하려면 찻잎을 구매해와야 하는데 식당이 손해를 볼 순 없지 않은가?






대신 탄산음료수는 가격에 포함되어 있어서 무제한으로 주문 가능하긴 하다. 물론 나는 딤섬과 함께 마실거라면 차를 선택하지 탄산 음료를 선택하지는 않는데, 음료의 단맛이 음식을 즐기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Baked crispy barbecued pork bun


아쉽게도 디저트와 이 바베큐 번은 한 번만 주문 가능하다.









Chicken jelly with shredded broccoli


전채로 냉채는 총 다섯 가지가 주문 가능한데, 네 가지는 이미 예전에 소개했었던 메뉴라서 이 글에선 설명을 생략하고 처음 만나는 메뉴가 이 치킨 브로콜리 테린이었다. 탱글탱글 하지만 입안에 들어가면 굉장히 부드럽게 잘 만들었는데, 위에 올린 소스의 신맛이 균형을 잘 잡아줘서 딤섬 메뉴를 먹기 전에 시작하기에 좋았었다.









'Teochew' style steamed pork dumpling

찐 딤섬류들은 대부분 이미 예전에 먹었던 메뉴들이라 크게 관심 가진 않았는데, 메뉴에는 따로 없고 오직 이 all you can eat 메뉴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 중 눈에 띈 것이 조주식 딤섬이었다. 르 쉬느아에선 무엇을 넣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보통 waterchestnut 을 넣거나 peanut 또는 yam 을 넣어서 아삭한 질감 대조가 재미 있는 딤섬이다. 어느 광동식 레스토랑을 가더라도 메뉴판에 이 조주식 딤섬이 보이면 무조건 주문하는데, 르 쉬느아에서도 드디어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Steamed chicken glutinous rice with lotus leaf


이 딤섬도 좋아하는 메뉴이긴 하지만 찰밥의 끈적거리고 이에 달라붙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데다 무엇보다 하나만 먹고 나도 배가 은근히 불러와서 잘 주문 안하는데, all you can eat 방식이니 모처럼 오랜만에 주문했었다. 짠맛과 감칠맛 위에 찰밥의 단맛이 한데 어우러져 맛은 있지만 여전히 배가 많이 불러와 한 번의 경험으로 만족했었다.






Steamed chicken feet with black bean sauce and garlic


닭발은 썩 좋아 하지 않지만 호기심 차원에서 오랜만에 다시 주문 했었다. 맛있긴 하지만 먹기 불편해서 - 입안에서 오물거리다가 뼈만 추스려 내 뱉는 행위를 테이블 위에서 하는 것이 썩 즐겁진 않다. - 역시 이 메뉴도 한 번의 경험으로 만족했었다.






Shredded coconut marshmallow


이 마시멜로는 디저트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있게 씹히는 마시멜로 위에 흩뿌려진 코코넛의 아삭거리는 질감이 재미있는 음식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마시멜로처럼 너무 단맛이 강하지 않아서 먹기 편했다.

이외에도 하가우나 샤오롱바오, 창펀 등 다양한 딤섬을 무제한으로 주문 가능하지만 이미 여러번 먹었던 딤섬들이라 따로 추가 주문을 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그 딤섬들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면 이 블로그에서 여러 차례 글 올렸으니 확인하기 바란다.






Deep - fried mini spring roll

Samosa

Deep - freid shrimp dumpling

Deep - fried glutinous rice pork dumpling

Deep - fried shrimp dumpling


영문 메뉴가 중복되어 표기되어 있던데, 처음의 튀긴 새우 딤섬은 웨딩 샤오마이, 마지막 튀긴 새우 딤섬은 한글로 바삭한 새우 완탕이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사모사는 원래 중동쪽 음식이긴 하지만 중화권에서도 종종 만날 수 있는 딤섬인데, 나는 주로 싱가포르에서 많이 먹었던 딤섬이다. 대체로 커리가 들어가 있었는데, 르 쉬느아에서도 커리가 들어있었다.






Pan - fried pork bun

Crispy custard bun

Deep - fried Chinese bun

Pan - fried seafood pancake






이 소스는 튀긴 꽃빵과 같이 먹으라고 나왔던 것 같은데 맛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Scallion pancakes






Deep - fried golden pancake with black pepper barbecued pork


평소 르 쉬느아에선 만날 수 없었던 굽거나 튀긴 딤섬들이 눈에 띄었는데, 튀긴류의 딤섬들의 crispy 한 질감도 좋았지만 나는 팬 프라이드 한 딤섬들이 인상적이었다. 바스락거리는 질감과 함께 느껴지는 은은한 짠맛들이 밋밋한 것 같으면서도 신기하게도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고 할까? 특히 상하이식 파전은 배가 부르지 않았다면 한 번 더 주문하고 싶을만큼 맛있었다. 다른 딤섬들에 비하면 큰 특징이 없는 음식이었는데 뒤돌아서면 다시 생각난다고 할까?






Fried rice with duck meat and diced vegetables


여유가 있다면 콘지 다섯가지와 면 두 가지, 볶음밥 한 가지도 무제한으로 주문 가능하지만 이만큼 먹고 나면 사실 하나의 식사 메뉴도 다 먹기 벅찰 정도이다. 콘지와 면 요리는 자주 가서 먹었기에 오래만에 볶음밥을 주문 했었는데, 사실 배가 많이 불렀던 상태라 맛을 음미하며 먹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Soy bean milk pudding


디저트 메뉴는 하나만 선택 가능한데, 다른 메뉴들은 평소에도 주문 가능한 것들이어서 이 두유 푸딩을 선택했었다. 은은하게 깔려 있는 고소함과 함께 단맛이 그리 강하지 않은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전형적인 디저트였는데, 블루베리의 신맛이 그리 강하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해외에서의 경험을 생각한다면 all you can eat 방식 치곤 메뉴 선택 폭이 조금은 좁아서 수프나 바베큐, 해산물, 육류 등의 요리 몇 가지도 선택 가능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한국에서의 여건을 고려 한다면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향신료에 대한 거부감이나 낯선 음식에 대한 도전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대중들의 선택들은 제한적일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 등을 고려 한다면 괜찮은 메뉴 구성이라 볼 수 있다. 내 바람은 사람들이 새로운 딤섬들도 많이 접해서 이게 확대되어 평소에도 메뉴판에서 쉽게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조금 어렵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