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3. 5. 15.

CONFECTIONS BY FOUR SEASONS at FOUR SEASONS HOTEL SEOUL - 포시즌스 호텔 서울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 2023년 5월


5월에 새 메뉴가 나왔고, 메뉴가 나온 첫 날에 이미 다녀왔지만 블로그에 리뷰를 쓸 생각은 없었다. 잘 만들었지만 여전히 맛없는 국산 과일의 단점을 또다시 이야기 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글을 작성하는 날을 기준으로 이틀 전에 다시 방문한 뒤 생각이 바뀌었다.

국산 과일의 맛없음은 어제 오늘 일도 아닐뿐더러 셰프가 제어할 수 있는 영역을 한참 벗어난 부분이니 다시 이야기 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과일이 달지 않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묻고싶은 것이 그렇게 단맛 중심의 과일이 좋으면 굳이 과일을 왜 먹으려고 하는가? 설탕이라는 아주 훌륭한 재료가 있다. 국산 과일, 예를 들어 딸기 같은 것은 아주 달콤한데 라즈베리는 달콤하지 않아서 불만이라고? 베리류의 특징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아무튼 셰프가 제어할 수 없는 영역이니 그건 넘어가더라도 결정적으로 이 글을 쓰려고 마음 먹은 이유는, 비록 라즈베리 타르트이나 피스타치오와의 짝짓기는 그리 새로운 일이 아닌데 첫 날 먹었을 때의 그 고소한 피스타치오의 향과 맛이 재방문 한 날에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닥이 포슬포슬하게 가볍고 경쾌하게 부숴지던 질감은 여전히 부드럽긴 하지만 다소 딱딱한 방향으로 바뀌었었다. 내가 새 메뉴가 나오는 첫 날에 무조건 가는 이유는 이것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맛이 변한다. 그것도 안 좋은 방향으로 말이다.


달지 않아서 좋다, 꾸덕해서 좋다, 느끼하지 않아서 좋다 따위의 후기들은 다시 말해 '이 집 정말 조리 제대로 못하는 집이에요.' 의미를 갖고 있는데 그걸 칭찬이랍시고 후기를 너도 나도 쓴다. 피스타치오와 같은 견과류의 고소함과 유지방의 고소함이 더해지니 느끼하다고 생각하는가? 그건 느끼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고소함과 신맛의 조합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국산 라즈베리는 신맛이라곤 어딜 둘러봐도 찾을 수 없지만 그래서 커피든 홍차든 음료가 존재하지 않는가?


우리가 라면을 먹을 때 만두 추가, 떡 추가, 파 추가 같은 것은 취향 차이라고 하지만 국물 양이 너무 많거나 면이 불어 터질 정도로 끓인 것은 취향 차이가 아니라 "잘못" 조리했다고 말한다. 라면은 쉽게 구분 가능한데, 디저트류는 그렇게 못하겠다고? 잘 모를 때에는 차라리 아무 말도 안하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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