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4. 8. 7.


 관심을 가졌던 광동식 레스토랑은 카지노 고객만 이용 가능해서 차선책으로 홍반을 선택했었다. 리조트의 셔틀버스가 운행하는 지역과 한국식 중식의 원류를 생각한다면 그 지향점은 이해가 되지만 사실 한국에서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북경 오리가 대세인데 동북 요리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당연히 나를 제외한 테이블은 북경 오리가 올려져 있거나 딤섬의 경우에도 하가우와 샤오롱바오 위주였었다. 심지어 누군가는 탕수육을 주문하면서 - 물론 탕수육과 비슷한 요리 - 소스를 따로 달라는 요청까지 하는 것을 들었다.


이런 현실에서 딤섬집이라면 흔히 기본적으로 있는 것들 중심으로 심지어 가격마저 저렴한 사실은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게다가 동북요리라니?


그래서 홍반의 딤섬은 마음에 들었단 말이야 아니란 말이야? 카지노 리조트답게, 캐주얼 다이닝답게, 그래서 사실 목적지로 갈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에선 매우 저렴한 가격, 한국에선 만나기 힘든 다양한 딤섬들 - 물론 창작보다 정말 딤섬집이라면 대부분 주문 가능한 전형적인 고전적 메뉴들 위주이지만 한국에선 만나기가 쉽지 않다. - 때문에 근처를 지나갈 일이 있다면 가볍게 먹고 나오기에 나쁘지 않다. 조리 수준이나 맛의 지향점을 포함해서 말이다.


다만 장소가 인천국제공항 근처이기 때문에 사실상 영종도에서 살거나 출국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들릴 일이 있을까싶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서 지향점을 중국 동북요리 중심으로 시작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국에서 호캉스의 유행은 여전하니 북경 오리와 같은 메뉴도 준비를 해놓았겠지만.

2024. 2. 5.


사진이 의외일 수 있다. 그동안 나는 한 번도 블로그에 메뉴 사진을 올린적이 없다. 블로거라면 당연하다는 듯이 올리는데, 메뉴는 레스토랑의 홈페이지에 대부분 업로드 해놓았기 때문에 굳이 블로거가 그런 일을 할 필요는 없다. 그럼 이 사진을 왜 올렸냐고? 서울에 유일한 “광동식 레스토랑” 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문을 연지 1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여전히 설 특선 메뉴는 이렇게 초라하다. 


요리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사실 딱히 할 말이 없다. 제대로 조리했고 맛있었다. 딤섬 셰프가 바뀌면서 니엔까오가 좀 달라졌고, 루주에 나오는 빵은 “바삭함” 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랍스타 요리는 웍 프라이드 결과물은 이래야 한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다. 그런데 이것 말고는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


설날에만 먹는 “전통 요리” - 문화 혁명 이야기를 굳이 꺼낼 필요는 없겠지만 - 가 고작 푼 초이와 니엔까오만 있는 것은 아닌데, 이왕 특선 메뉴가 나온다면 설날에만 먹는 요리와 함께 셰프만의 특선 요리도 만들면 좋겠는데 등등 아직도 이런 이야기를 계속 해야할까?


호텔 내부의 사정이나 정치적인 문제까지 - 보수냐 진보냐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 언급하기보다 그냥 먹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서울이란 도시가 이제는 우리만 아는 도시도 아니고, (한국의) 미식가라면 거의 절대적 기준이 되어버린 “미슐랭 가이드” 가 진출한 마당에 저 메뉴판은 얼마나 초라한가? 서울의 다른 “광동식 레스토랑” 이라고 주장하는 한국식 중식 레스토랑들은 굳이 살펴볼 필요도 없다.


여전히 코로나 19의 여파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 한국과 달리 해외에서는 아예 문을 닫았던 호텔들이 생각보다 많다. - 내후년쯤에나 다시 해외를 나갈 생각인데, 그때까지 그래도 설 특선 메뉴를 내놓는 것에 감사하다는 생각만 가져야겠다. 적어도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