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2. 8. 8.

YU YUAN at FOUR SEASONS HOTEL SEOUL - 포시즌스 호텔 서울 유 유안 머드 크랩 메뉴와 새 면 요리 2022년 7월


포시즌스 호텔 서울 유 유안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시즌 메뉴로 싱가포르 스타일의 머드 크랩 메뉴를 선보인다. 아직까지 코로나 19 상황이 끝나지 않은데다 이제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가는 분위기여서 항공권과 호텔과 관련해서 안정치 못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해외 여행을 계속 미루고 있는데, 매년 싱가포르를 가던 사람 입장에서 크랩 요리는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하면 다들 의외라 생각했었다. 혼자 갔을 때 먹기엔 양이 적은 편도 아니지만 무엇보다 게살을 발라 먹는 귀찮음이 크기에 그러한데, 그나마 한국에서는 게 크기가 일단 작으니 그 귀찮음이 덜 할 것 같아서 올해에도 주문해서 먹었지만 결론은 항상 한 번의 경험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게 크기가 작아도 귀찮은 것은 귀찮은 것이니까 말이다.

비교를 항상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분명 나올 말들이 '싱가포르에서 먹던 그 맛이 아니야.' 일텐데, 북경 오리와 마찬가지로 게 품종이 똑같은 것은 아니니 그건 좀 알고 그런 소리를 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게 크기도 싱가포르보다 작다.


아무튼 칠리 크랩과 흑후추 크랩은 작년에 먹었기 때문에 건너 뛰고 올해에 새로 나온 백후추 크랩을 먹었는데, 흑후추보다 향은 좀 더 복잡하다고 할까? 광동 요리에서 흑후추 요리는 대체로 단맛도 살짝 느껴지는데 이 백후추는 단맛보다 spicy, hot 이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전체적인 맛 (flavour) 을 따져보면 칠리, 흑후추, 백후추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이 백후추 요리를 선택하겠지만 결과적으로 다시 머드 크랩 요리를 먹을 생각은 없다. 이유는 앞서 말한 것처럼 게살을 발라 먹는 것 자체가 개인적으로 귀찮기 때문이다. 이건 순전히 내 개인 취향임을 잊지 말자. 


사실 이 크랩 요리보다 더욱 흥미가 생기는 것은 새로 나오는 면 요리들이다. 탄탄면과 완탕면인데, 둘 다 홍콩식 - 참고로 광동 요리는 홍콩 요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 으로 나온다. 여기서 내 취향을 또 이야기 하자면 탄탄면의 경우 사천식을 더 좋아하는 입장에서 국물이 흥건한, 그리 맵지 않은 홍콩식 탄탄면은 썩 구미가 당기지 않지만 일단 원래 탄탄면에 쓰이는 면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반가웠었다. 마찬가지로 간이 된 듯한 되지 않은 듯한 홍콩식 완탕면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나 탄탄면과 마찬가지로 원래 완탕면에 쓰이는 면을 사용했으니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만족스러웠었다.

한국에서 면 요리는 쫄면을 중심으로 한 쫄깃하거나 막국수처럼 툭툭 끊기거나 극단적인 경우를 많이 만나는데, 광동 요리에서 면 요리들은 각각의 면마다 질감부터 다른데 그런 질감의 다름을 드디어 유 유안에서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인 바람은 더 다양한 면들이 수입되었으면 좋겠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생각해보면 이 정도도 꽤 도전적이라 생각한다. 


올해 들어 유 유안은 광동 요리들을 좀 더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는데, 아직까지 반응은 썩 좋은 편은 아닌 것 같다. 여전히 많은 테이블 위에는 북경 오리와 마파 두부, 가지 요리가 올려져 있고, 디저트는 대부분 생략한 가운데 프티 프루로 나오는 초콜릿만 극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유 유안의 이런 시도가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몇 년은 더 해외 여행 계획이 없는 지금, 그나마 광동 요리들을 - 다른 지역 요리들을 포함해서 - 만날 수 있는 레스토랑은 아직까지 서울에서 하나 뿐이니까.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