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2. 8. 4.

MARU at FOUR SEASONS HOTEL SEOUL - 포시즌스 호텔 서울 마루 빙수 2022년 8월


예년과 달리 올해에는 월간 빙수는 세 가지만 준비되었다. 페이스트리 셰프가 새로 오자마자 곧바로 메뉴를 개발했을테니 시간 부족만 생각하더라도 이해되는 상황이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오픈 이래 빙수 메뉴를 디저트로 접근해서 매년 새로운 주제로 내놓았었다. 그리고, 그런 독특한 접근 방법이 - 한국에서는 독특한 접근 방법이다. - 늘 긍정적인 평가보다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았다. 


한국에서 빙수란 대체 어떤 음식일까? 곱게 간 우유 얼음 위에 생과일 - 주로 망고, 비싼 과일 위주 - 거기에 팥이 올라간 음식에 대해서 매년 언론에서는 가격이 어떻고,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원가가 어떻고 이야기 하는데 아무도 맛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지 않는다. 곱게 간 우유 얼음, 생과일, 끝. 대체 셰프가 한 일은 무엇이 있는가? 오늘은 생과일 상태가 별로 안 좋네요, 그럼 요리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월간 빙수의 경우 철저하게 서양의 고전적인 디저트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처음에 나온 파블로바나 이번에 마지막으로 나온 휘낭시에와 얼 그레이 조합, 그래서 사실 예전처럼 재미있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과연 이렇게 빙수로 만들어 먹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마지막에 나온 빙수만 하더라도 그냥 따뜻한 홍차 한 잔에 휘낭시에만 먹어도 충분한데 굳이 거기에 차가운 얼음을 더할 필요는 없었다. 빙수로 만든다고 해서 어떤 극적인 맛의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오히려 같이 나온 얼 그레이 아이스크림이 흥미로웠다.


올해의 다소 빈약한 (?) 월간 빙수 구성은 물론 시간 부족이라는 이유를 이야기 할 수 있다. 아마도 내년에는 올해와는 다른 모습의 빙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항상 이야기했듯이 나는 이제 포시즌스 호텔만큼은 이 빙수 지옥에서 빠져나왔으면 좋겠다. 늘 비교 대상이 "신라 호텔" 인데, 잘해도 본전을 못 거두는데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과감하게 애프터 눈 티를 뺀 것처럼 빙수도 그러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것이 미끼 상품이 되었든 아니든 말이다. 호텔 빙수를 찾는 사람들 대부분은 컨셉트가 어떠한지, 맛의 구성은 어떠한지 중요하지 않다. 신라 호텔만큼 하거나 그보다 뛰어나거나,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사진이 잘 나오는가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항상 호텔에서 하는 말 "빙수 하나 팔아도 남는게 거의 없습니다." 아무도 호텔마다 빙수를 꼭 만들어서 팔라고 하지 않았다. 물론 나도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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