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2. 9. 15.

BOCCALINO at FOUR SEASONS HOTEL SEOUL - 포시즌스 호텔 서울 보칼리노 디너 2022년 9월


새 메뉴가 나오면 곧바로 가는 곳이지만 이번에는 그 시기를 놓쳤었다. 사실 메뉴가 거의 바뀌진 않았는데, 일부 메뉴가 바뀌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사정이 있어 방문을 못하다 추석 연휴에 갔었다. 곧 가을 메뉴가 새로 나온다니 그때는 곧바로 방문하리라.


아주 오랜만에 네그로니 한 잔을 식전으로 주문했었는데, 메인과 어울릴만한 와인을 하프 보틀로 하나 추천 받고 마시면서 내내 드는 생각은 여기도 문을 연지 7년째인데 여전히 변함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전주뿐만 아니라 식후주까지 모두 준비해놓고 있지만 리스트의 빈약을 떠나서 선택지가 너무 제한적이다. 정말 무난한 수준의 와인 페어링 - 이것도 메뉴에 등장한지 몇 년 되지 않았다. - 은 이제 지루할 정도이다. 이제는 바뀔 때도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한쪽에선 스시를 먹으면서 샴페인 리스트를 자랑하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데, 정작 서양 요리를 먹는 곳에서 와인 사진을 다양하게 올리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아니면 아주 비싼 와인들을 잔뜩 올리거나, 그런데 그것이 그날 먹었던 요리와 짝이 잘 맞았을까?





임시방편으로 만들었던 빵 (?) 은 그냥 자리를 잡은 분위기이다. 심지어 추가로 요청할 경우에는 추가 요금이 있고, 아예 포장해가는 손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는 더 이상 한국에서 파인 다이닝의 빵에 대해 가대하지 않지만 하나만 말하자면 한국에서 빵은 여전히 갓 구운, 쫄깃 쫄깃한 질감을 자랑해야 맛있는 빵이다. 보칼리노도 대세를 따라가는 분위기이다. 차라리 전에 나오던 치아바타가 괜찮았었다. 물론 완성도는 일정하지 않았지만.


어차피 곧 메뉴가 바뀔테니 이번에 먹었던 요리에 대한 평은 건너뛸까 생각했었는데, 먹는 내내 착잡했었다. 새로 나왔던 파스타 메뉴는 재료 입고가 되지 않아 주문이 어렵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나는 워낙 안 팔리다보니 재료 입고를 아예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를 느꼈었다. 크루도 메뉴에서 새우의 경우 전체적인 합은 보칼리노의 창 밖을 보며 느낄 수 있는 여름의 뉘앙스가 잘 느껴졌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수박에 모든 것이 먹혀버린다는 인상을 받았었다. 만다린 오일은 시트러스는 너무 희미한데 흐릿한 단맛이 스쳐지나가는데, 수박과 함께 국산 과일의 한계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참치 크루도는 마요네즈가 제 목소리를 못냈었는데 의도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왜 있잖은가 이런 곳의 후기를 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말, "짜고 느끼하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설계를 했다고 생각한다.


우설의 경우 한국에서도 많이 먹는 요리임에도 불구하고 새로 나온 파스타와 마찬가지로 그리 많은 사람들이 찾는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 같다. 하긴 모처럼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왔는데 피자와 파스타와 쇠고기 스테이크를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디저트는 티라미수로 마무리 해야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온 보람이 있을 것이다.


곧 있을 새 메뉴 업데이트는 언제 들어도 반가운 소식이지만 결과는 늘 비슷할 것 같다. 그러니 매번 새 메뉴가 나오자마자 방문하는데, 그래도 오픈이래 꾸준히 다양한 이탈리아 요리들을 선보이는 곳이니 투덜거리면서도 또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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