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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2. 3.


 레스토랑의 이름처럼 차오프라야 강변에 자리잡은 이 곳은 입구에 들어설 때부터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사실 파인 다이닝이라 하더라도 방콕에서의 접객은 그렇게 원활한 편은 아닌데, - 내가 팬이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코로나 이전만 하더라도 만다린 오리엔탈 방콕을 제외 하고 대부분의 파인 다이닝은 접객이 썩 원활한 편은 아니었다. - 포시즌스 호텔 방콕의 여느 다이닝보다도 매끄럽게 시작했었다. 거기에 더해 내부의 인테리어는 이름에 걸맞게 잘 꾸며 놓았으니 자연스레 기대감을 가질 수 밖에.


 그 기대감은 메뉴판을 보는 순간 극에 달하게 되는데, 한국에서 접하기 힘든 생선 요리인 red gurnard 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그 기대감은 이내 실망으로 바뀌게 되는데 하필 솔드 아웃이어서 주문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일부러 그런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그런 것인지 지금도 의문이지만 주방에 확인해 본 결과 마지막으로 한 마리가 남아서 요리로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에 실망감은 다시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메뉴 이름 그대로 여행을 왔는데 그 여행을 신나게 즐길 수 있었으니까.


 식전주로 메뉴명이 가물가물한데 - 레스토랑 이름이 들어가는 것이 맞나? 이래서 리뷰는 바로 써야 한다. 하필 식전주 메뉴판을 사진 촬영하지 않았다. - BKK 소셜 클럽이 아닌 레스토랑에서 만든 정말 잘 만든 칵테일이었다. 아마도 White Negroni 였던 것 같은데, 더운 여름날씨에 너무 무겁지 않고 살짝 가벼우면서도 네그로니 특유의 쓴맛이 식전주로써 제격이었다. 매니저는 아니었고 아마도 중간 관리자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자신있는 추천이 단순히 외워서 이야기하는 기계적인 답변이 아닌, 방콕에서 이런 직원을 만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닌데 입장에서부터 계속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물론 방콕이라는 도시답게 중간에 커틀러리가 생선 요리가 메인이었는데 육류 요리에 맞춰 나오기도 했지만 그런 실수쯤은 정말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었을만큼 기분이 계속 좋은 상태를 유지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잘 만든 칵테일을 마시고 난 뒤 나온 빵들은 이후 나올 요리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잘 만든 빵, 그냥 올리브 오일에 찍어 먹어도 맛있고 나중에 요리들과 먹을때도 맛있는, 너무 튀지 않는 구수한 맛과 향이 때로는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 해 주기도 하고 때로는 탄수화물의 포만감과 함께 크러스트의 그 바삭한 질감이 요리의 맛에 입체감을 더해주는 그런 빵이었다. 방콕도 사실 빵을 잘 만드는 레스토랑을 만나기가 생각보다 쉬운 도시는 아닌데, 호텔 내 레스토랑의 빵의 완성도가 이 정도라니! 자연스레 디저트도 기대하게 되었다. 물론 피에몬테 요리로 구성된 코스에 맞춰서 그리시니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버터도 나왔으면, 아 뒤늦게 생각났는데 버터 제공을 내가 거절했었던가? 매번 반성하는 부분인데 리뷰는 빨리 하는 것이 좋다. 반년이 지나 글을 쓰다보니 잊혀진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이후 나오는 요리들은 플레이팅도 아기자기하게 예쁘게 잘 나오고 요리의 완성도도 방콕이라는 도시를 감안하더라도 꽤 높은 편이었다. 피에몬테 요리 중심으로 잘 알려진 요리들이 나오다보니 뻔한 구성이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아뇰로티의 경우 추가 요금 없이 블랙 트러플이 올라가는데 만약 화이트 트러플 계절에 왔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들었다. 물론 그 시기엔 소스나 소가 달라지겠지만 또 그런 것도 흥미롭지 않은가! 


 그러나 이런 즐거움은 지속되진 못했는데 그 이유는 와인 페어링이 아쉬웠기 때문이다. 물론 코스 요리와는 그런대로 짝을 잘 지었지만 무언가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구운 생선 요리까지도 다소 맥이 빠지게 만들만큼 말이다. 이 순간만큼은 나의 주량이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정말 짝이 잘 맞는 와인을 병째 주문할 수 있는 주량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흔히 말하는 2%의 부족함을 와인이 채워줬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 아쉬움을 달래주는 것이 등장하니 코스에서의 디저트가 나오기 전에 직접 만들어준 sgroppino 였었다. 사실 다 먹고 난 다음에 추가로 주문할 생각이었는데 고맙게도 서비스로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가! 그 과정에서의 유쾌하게 나눈 대화도 그렇고 요리도 좋았지만 접객도 방콕이란 도시 안에서 최고라 할 수 있을만큼 좋았기에 무조건 여기는 다시 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혼자 와서 먹는 것도 좋지만 다시 찾게 된다면 누군가와 동행을 하고싶다. 유쾌한 접객과 잘 꾸며놓은 내부 인테리어, 잘 만든 식전주 칵테일, 너무 진중하지 않고 방콕이라는 도시가 선사하는 즐거움이 담겨 있는 요리, 거기에 짝이 잘 맞는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 차오프라야 강변 뷰, 식후주 한 잔을 마시고 난 다음 일어나서 이동하기 좋은 바까지 갖춘 이 호텔과 이탈리안 레스토랑, 목적지로써 딱 좋은 이 곳을 혼자 찾기에는 너무 아쉬우니까.

2022. 10. 12.



보칼리노도 이제 유 유안과 마찬가지로 잘 나가는 메뉴 -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메뉴, 셰프의 시그니처 따위는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는 - 는 그대로 놔두고 부분적으로 메뉴 변경을 하기로 마음 먹은 듯 하다.

크루도 메뉴는 아예 사라져 버렸고, 메뉴 대부분이 부분적인 변화는 있으나 결과적으로 큰 틀 안에서 거의 변동이 없다. 수프만 아예 새로 바뀌었고, 메인에서는 오리 고기가 선택지로 하나 더 추가되었다는 정도? 좋게 말하자면 영업 하는데 있어서 가장 탁월한 선택일 수 있겠지만 이러면 셰프란 존재가 굳이 필요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셰프는 분명 몇 개 안되는 메뉴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는 있었다. 그게 얼마나 대중적으로 먹힐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렌틸 콩 수프에서는 전형적인 가을 분위기, 트러플을 비롯한 버섯의 향연을 선보이는데 컬리플라워 수프는 조용히 뒤에 서 있다. 오히려 트러플을 이 수프에 뿌려 넣으면 더욱 맛있으리라. 한국에서 트러플의 인기는 조금 이상한 방향으로 과열된 분위기인데, 마르코 셰프는 트러플을 넣지 않아도 충분히 가을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설계를 하였다. 마치 "내 요리를 많이 소개는 못하지만 그래도 나는 이런 요리는 충분히 낼 수 있어!" 항변하는 분위기이다.

이는 리코타 치즈로 만든 뇨끼 - Gnudi? - 에서도 알 수 있는데, 전 메뉴의 토마토 소스 뇨끼는 생각보다 인기가 없었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아예 고르곤졸라 퐁듀에 호두까지 넣어서 만들어 버렸다. 


그러나, 메인인 오리 고기에서는 아쉬움이 컸는데, 체리 대신 선택한 오미자 소스는 단맛이 살짝 물리는 경향이 있었고 전체적으로 질감은 부드러움에만 초점을 둬서 흥미가 다소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인 선택지에 가금류 하나가 추가 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 새로 부임한 후 처음 선보였던 발렌타인 데이 메뉴를 생각하면 분명 그는 스토리 있는 요리를 만들 줄 아는 셰프였었다. 그러나 이후 코스 요리는 거의 변동이 없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다이닝 중 거의 유일하게 예약 없이도 워크 인 가능한 레스토랑이 보칼리노이다. 그리고, 보칼리노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몇 년째 동일하다. 나는 이런 관계 속에서 이제는 보칼리노에 다른 셰프 그 누가 오더라도 큰 변함이 없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든다. 생각보다 이탈리안 요리는 한국에서 그 이미지가 확고하다. 물론 다른 요리도 마찬가지이지만.

2022. 9. 15.


새 메뉴가 나오면 곧바로 가는 곳이지만 이번에는 그 시기를 놓쳤었다. 사실 메뉴가 거의 바뀌진 않았는데, 일부 메뉴가 바뀌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사정이 있어 방문을 못하다 추석 연휴에 갔었다. 곧 가을 메뉴가 새로 나온다니 그때는 곧바로 방문하리라.


아주 오랜만에 네그로니 한 잔을 식전으로 주문했었는데, 메인과 어울릴만한 와인을 하프 보틀로 하나 추천 받고 마시면서 내내 드는 생각은 여기도 문을 연지 7년째인데 여전히 변함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전주뿐만 아니라 식후주까지 모두 준비해놓고 있지만 리스트의 빈약을 떠나서 선택지가 너무 제한적이다. 정말 무난한 수준의 와인 페어링 - 이것도 메뉴에 등장한지 몇 년 되지 않았다. - 은 이제 지루할 정도이다. 이제는 바뀔 때도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한쪽에선 스시를 먹으면서 샴페인 리스트를 자랑하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는데, 정작 서양 요리를 먹는 곳에서 와인 사진을 다양하게 올리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아니면 아주 비싼 와인들을 잔뜩 올리거나, 그런데 그것이 그날 먹었던 요리와 짝이 잘 맞았을까?





임시방편으로 만들었던 빵 (?) 은 그냥 자리를 잡은 분위기이다. 심지어 추가로 요청할 경우에는 추가 요금이 있고, 아예 포장해가는 손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는 더 이상 한국에서 파인 다이닝의 빵에 대해 가대하지 않지만 하나만 말하자면 한국에서 빵은 여전히 갓 구운, 쫄깃 쫄깃한 질감을 자랑해야 맛있는 빵이다. 보칼리노도 대세를 따라가는 분위기이다. 차라리 전에 나오던 치아바타가 괜찮았었다. 물론 완성도는 일정하지 않았지만.


어차피 곧 메뉴가 바뀔테니 이번에 먹었던 요리에 대한 평은 건너뛸까 생각했었는데, 먹는 내내 착잡했었다. 새로 나왔던 파스타 메뉴는 재료 입고가 되지 않아 주문이 어렵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나는 워낙 안 팔리다보니 재료 입고를 아예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를 느꼈었다. 크루도 메뉴에서 새우의 경우 전체적인 합은 보칼리노의 창 밖을 보며 느낄 수 있는 여름의 뉘앙스가 잘 느껴졌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수박에 모든 것이 먹혀버린다는 인상을 받았었다. 만다린 오일은 시트러스는 너무 희미한데 흐릿한 단맛이 스쳐지나가는데, 수박과 함께 국산 과일의 한계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참치 크루도는 마요네즈가 제 목소리를 못냈었는데 의도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왜 있잖은가 이런 곳의 후기를 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말, "짜고 느끼하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설계를 했다고 생각한다.


우설의 경우 한국에서도 많이 먹는 요리임에도 불구하고 새로 나온 파스타와 마찬가지로 그리 많은 사람들이 찾는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 같다. 하긴 모처럼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왔는데 피자와 파스타와 쇠고기 스테이크를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디저트는 티라미수로 마무리 해야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온 보람이 있을 것이다.


곧 있을 새 메뉴 업데이트는 언제 들어도 반가운 소식이지만 결과는 늘 비슷할 것 같다. 그러니 매번 새 메뉴가 나오자마자 방문하는데, 그래도 오픈이래 꾸준히 다양한 이탈리아 요리들을 선보이는 곳이니 투덜거리면서도 또 찾아간다.

2022. 5. 2.


이미 지난 발렌타인 데이 메뉴를 통해 한껏 기대감을 가졌었다고 이야기 했었다. 그 뻔한 발렌타인 데이 메뉴를 나름대로 재치있게 표현했었는데, 이제 본격적인 자신의 요리 이야기는 어떻게 들려줄 것인가? 이탈리아 요리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주 간단하게 보이지만 그러나 결코 간단하지 않은' 이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과연 그것을 한국에서도 요리로 보여줄 수 있을까?










먼저 빵부터 이야기 해보자. 여전히 '식전빵' 이니 배 부르게 먹으면 안되는 존재로 인식하여 한국에서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빵말이다. 지난 방문때 빵의 심각함을 당연히 셰프가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호텔 내 페이스트리 셰프는 공석이고 - 최근에 부임하였다. - 설사 페이스트리 셰프가 있다고 해도 빵을 전문으로 만드는 것도 아닌데다 무엇보다 앞서 말했듯이 한국에서 파인 다이닝의 빵은 정말 불필요한 존재로만 남아 있으니 보칼리노에 새로 셰프가 왔다고 해서 빵이 극적으로 바뀔 것이라 예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임시방편으로 내놓은 빵의 결과물은 어떠한가? 안초비를 발라 구웠다고 하지만 짠맛은 희미하게 느껴졌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처음에 반응이 너무 짜다는 이야기가 많아 바꿨다고 한다. 이래서 내가 새 메뉴가 나오면 무조건 첫 날에 가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사정이 있어 뒤늦게 방문했으니......

게다가 방문 당일 두 번째로 받은 빵 접시를 보라. 마이야르 반응이 어떻고 이야기를 하기 전에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하얀 밀가루를 반죽해서 빵을 구웠을 때 대체로 색이 어떻게 나온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지 않나? 짜다 타령과 함께 아주 지긋지긋한 소리 탔다 타령도 21세기에 한국에서는 여전하다. 

식사하는 내내 자리를 차지하는 빵의 존재를 생각하면 아무리 임시 방편이라고 하지만 보칼리노의 요리들과는 그렇게 썩 어울리는 존재는 아니었다. 억지로 먹긴 했지만 너무 아쉬운 부분이다. 페이스트리 셰프가 이제 새로 왔으니 무언가 좀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호텔 오픈 초창기에 'The Market Lader' 라고 빵을 따로 파는 곳이 있었으나 그곳의 가장 큰 인기메뉴는 크림 단팥빵이었고 그마저도 사람들이 빵을 사러 잘 오지를 않아 - 지하에 있었으니 단순히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 결국 사라졌던 것을 생각하면, 그 중 일부의 빵과 샌드위치를 1층에서 따로 판매하고 있지만 판매하는 빵을 생각하면, 나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빵 문제는 비단 여기만의 문제는 아니니 해봤자 재미 하나도 없는 빵 이야기는 그만 하자. 


보칼리노의 요리는 그럼 어떠한가? 셰프가 이야기했듯이 아주 간단하게 보이지만 먹는 내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았었다. 오픈 초창기의 경험은 거의 없었으니 그걸 제외하더라도 보칼리노는 항상 전채 요리로 내세운 것은 토마토와 부라타 치즈였었는데, 각 셰프마다 접근하는 방식이 당연히 달랐었지만 공통된 특징이 있다.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토마토의 맛은 여전히 밋밋하면서 단맛만 강조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어떻게 신맛과 짠맛과 감칠맛을 더할 것인가? 새로 온 셰프는 발사믹 캐비아를 통해서 신맛은 물론 향까지 더하는 것으로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거의 모든 요리를 다 먹고 나서 느낀 것이지만 새로 온 셰프는 향을 적재적소에 잘 쓴다는 인상을 받았다. 예를 들어 사진에서의 완두콩 스프는 민트향이 맛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드는데, 셰프의 표현을 빌리자면 'fresh' 에 초점을 두었다. 전채, 수프, 파스타, 메인 요리까지 모두 무언가 아쉬운 부분을 - 재료의 한계? 조리의 한계? - 향을 더해 나름대로 해결하면서 셰프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것이 봄의 또다른 표현이든 셰프가 새롭게 한국에서 요리를 시작함을 표현한 것이든 말이다. 그래서 여러번의 방문 내내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아쉬운 것은 함께 짝지은 와인인데, 향과 잘 어울리는 와인의 부재가 방문 내내 너무 아쉬웠었다. 당장 와인 리스트를 바꾸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 상쾌함을 표현한 향들과 어울리는 와인이 한 병이라도 있었다면 더욱 즐거웠으리라. 


보칼리노의 고질적인 문제, 접객의 미숙함은 여전했는데 유독 호텔 내 다른 다이닝에 비해 보칼리노는 그 미숙함이 더욱 크다. 직원들이 자주 이직하는 것이야 이 호텔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손님이 많을때와 적을때의 접객 차이는 그 간격이 너무 컸었다. 호텔 내 다른 다이닝들은 언제나 예약이 많다보니 특히 주말에는 예약 없이 방문한 고객들이 자리가 없어 차선책으로 보칼리노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보니 손님이 몰릴 때에는 직원들이 정신 없이 심지어는 뛰어 다니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한국에서 이탈리아 요리는 너도 나도 잘 아는 요리의 세계라 그런지 늘 '내가 아는 이탈리아 요리가 아닌데' 와 같은 무논리 의견이 지배적인데, 제발 이번만큼은 보칼리노에서 또 그런 세계를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항상 새로 셰프가 오면 자기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야심차게 시작을 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타성에 젖은 요리를 너무 많이 만났기 때문인데, 이번만큼은 셰프의 재미있는 요리들을 계속해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2022. 2. 22.


전 세계 어디든 이맘때가 되면 패키지로 내놓는 메뉴를 굳이 먹으러 갈 생각은 없었다. 사실 뻔하지 않은가? 레드 또는 핑크로 물들인 하트 모양 위주의 플레이팅, 맛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지금 당신은 누구와 함께 식사를 하고 있습니까? 거기에 곁들이는 와인이야 샴페인 로제 위주일테고. 누구와 함께이든 굳이 그런 평범한 식사를 평소보다 돈을 더 내면서 먹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보칼리노를 갔는가? 단순히 궁금해서였다. 새로 온 셰프가 처음 한국에서 선보이는 메뉴, 분명 뻔할 것이라는 예상이 99.9% 인데 이상하게 0.1%는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확인하려면? 직접 가는 방법 밖에 없다.






한국의 파인 다이닝들의 빵은 기대하지 않는다고 그러니 더 이상 나쁜점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다시 한 번 빵 이야기를 해야겠다. 식사를 다 마치고 난 뒤 셰프와 잠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그도 빵이 문제인 것을 알고 있었다. 아마도 새로 페이스트리 셰프가 온다면 개선된 빵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잊지 말자 여기는 한국이다. 다들 빵 전문가라고 내세우지만 정작 이런 파인 다이닝에서 빵의 중요성은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는 그런 현실을 잊지 말자.






한편 국산 굴 - 특히 남해 지역의 굴 - 은 정말 극도로 싫어하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노로 바이러스 때문인데, 뉴스 보도가 있기 전부터 실상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서 굴을 익혀서 내놓아도 잘 먹지 않는데 이 날은 셰프가 자신 있게 추천해서 먹었었다. 결과부터 이야기 하자면 먹지 않았으면 후회했으리라.

환영 접시부터 셰프는 발렌타인 데이 메뉴를 너무 뻔하지 않게 구성했다고 자신있게 외치고 있었다. 발렌타인 데이인만큼 '사랑'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냈는데 시작부터 한창 피어오르기 시작한 사랑의 시기를 산뜻하게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와 함께 곁들여진 로제 스파클링 와인도 적당하게 짝을 맞추고 있었다.

이어서 나오는 요리들도 '사랑'을 시간의 순서에 따라 점점 짙어짐을 맛으로 표현하고 있었는데, 그만큼 평범하지 않은 발렌타인 데이 메뉴를 새로 온 보칼리노의 셰프는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냈었다. 그의 주장을 빌리자면 "단순해 보이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은," 그의 요리 철학이 확고함을 첫 메뉴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새롭게 시작할 보칼리노의 메뉴가 정말 기대된다. 그가 한국에 있는 동안 어떤 이야기들을 선보일까?


물론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우선 와인 짝짓기, 업장 입장에선 대목을 노릴 수도 있는 시기이건만 발렌타인 데이 메뉴에는 와인 페어링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았다. 식재료의 열악함, 물론 이것은 업장의 문제만은 아니긴 하지만 전채에서 흔할 수 있는 부라타 치즈와 토마토의 조합은 훈연을 통해 향을 입히고 마리네이드를 통해 토마토의 맛을 어떻게든 입체적으로 끌어내려고 노력은 했지만 역시 그 한계는 명확했었다. 그나마 토마토가 너무 달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할까? 신맛의 부족함은 발사믹 캐비아가 더해주지만 공허함이 존재했었다.

'사랑'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냈지만 메인에서 그 이야기는 허무하게 맥이 풀려버린다. 소 볼살, 그나마 스테이크가 아니었으니 다행이라고 할까? 생선이든 육류든 그 선택지는 한국에서는 너무 제한적인데, 가금류 따위는 아예 꿈을 꿀 수도 없다. 이런 여건들을 셰프는 어떤 방법으로 이겨내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들려줄까? 절망 속에 희망을 나는 엿보았다.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것은 디저트였었다. 모양이야 그렇다 쳐도 아무런 맛이 없는 그저 단맛 중심의 디저트, 그게 끝이었다. 지금은 다른 도시로 떠난 페이스트리 셰프가 있었을 때엔 분명 '사랑' 의 달콤함을 느낄 수 있었건만 지금은 같은 디저트인데 그런 '내용'은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메인에서 느낀 허무함은 디저트에서 다시 한 번 중첩되어 시작과 달리 끝을 정말 맥이 풀리게 만들어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가오는 봄이 기대된다. 보칼리노 셰프가 풀어낼 이야기들과 곧 새로 합류할 페이스트리 셰프가 선보일 디저트들이 어떤 조합을 보여줄 것인가?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뜻한 봄이 오듯 보칼리노도 또다른 변화가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2022. 1. 30.


포시즌스 호텔 서울 보칼리노에 드디어 새 셰프가 부임되었다. 아직 그의 새 요리들을 선보이지는 않았지만 마침 약속이 있어 이곳을 예약했었는데, 사실 혼자 식사 하지 않으면 가급적 음식에 집중하지 않는 편이나 이번에는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탈리안 요리를 반드시 이탈리아 사람들이 해야 한다 생각하지 않지만, 한국에선 가급적 그리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어쩔 수 없이 갖고 있다. 특히 보칼리노의 두 번째 셰프가 오기 전에 긴 공백기에 보칼리노에서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아마 주제가 '머리부터 꼬리까지' 였던가? 그때 너무 끔찍한 기억을 갖고 있어서 적어도 보칼리노는 새로운 셰프가 오기 전까지 가급적 방문을 자제하는 편이다.






빵은 미리 자른 상태에서 오래 보관을 했던 것 같은데 당연히 말라버려 도저히 먹을 수준이 아니었다. 이미 이때부터 역시 새 셰프의 새 메뉴가 나오기 전까지 오지 말걸 하는 후회감이 들었었다.






비즈니스 런치 메뉴이니 심각하게 접근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스타와 메인 메뉴는 심각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과조리된거야 한국에서 한 두 번 겪는 일이 아니니 그렇다 쳐도, 싱거운 파스타는 곁들여진 치즈랑 겉도는데다 메인은 들어간 재료들을 생각하면 바다가 절로 떠올라야겠지만 억지로 좋게 생각하자면 한국의 여느 바닷가 풍경 그걸로 끝이었다. 다시 말해 각 재료들이 한데 어우러지지 못하고 각자 자기 목소리를 내는데 이게 서로 짠맛을 외치니 중첩되어 짜다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참고로 내 블로그 글을 계속해서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외국 음식들을 먹고 짜다라는 소리를 잘 안 하는 사람이다.






디저트는 더욱 심각했었는데, 이렇게 아주 뻑뻑한 푸딩은 오랜만이었다. 전형적인 한국식 푸딩말이다.

재미있는 것은 최근의 보칼리노 후기들을 네이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살펴보면 대체로 맛있다는 평가이다. 새로 온 셰프의 새 메뉴가 나왔을 때엔 어떤 후기가 많을까?

2021. 7. 12.


포시즌스 호텔 서울 보칼리노의 셰프가 고국으로 돌아가면서 요리의 맛도 함께 떠났나보다. 보칼리노의 가장 큰 문제점, 한국인 입맛에 맞춰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밍숭맹숭함이 다시 돌아왔다. 문득 예전에 첫 셰프가 떠나고 두 번째 셰프가 오기 전까지 일년여의 공백 기간이 떠올랐는데 그때에도 이런 느낌이었다. 분명히 뭔가 하나가 빠진 느낌인데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향이 빠진 것인지, 맛 (taste) 이 빠진 것인지, 아니면 둘 다 빠진 것인지 말이다.

물론 이미 예상 가능한 일이었기에 이제는 더 이상 충격적이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네이버와 인스타그램 후기에서 보칼리노의 음식에 대해선 평이 극단적이다.






Pesca affogata, budino alla vaniglia e lampone

Poached peach, rice pudding, peach sorbet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디저트이다. 물론 잘 만든 디저트일수록 역시 대중들의 평은 최악으로 몰리겠지만 이런 일도 워낙 일상다반사라 이제는 실망스럽지 않다.

보칼리노뿐만 아니라 국내 어디든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잘 지키는 곳은 대체로 평이 좋지 않다. 반면에 그런 기본적인 것도 지키지 않는 곳은 여전히 인기가 많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지적하면 늘 되돌아오는 이야기는 한결같이 똑같다. 

2021. 4. 4.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 오픈했을 때 아마도 메인 다이닝은 보칼리노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위치부터 객실에서 접근하기 가장 편리한데다 오픈 초창기 조식도 이곳에서 먹을 수 있었는데, 결국 반응은 썩 좋지 못했었고 그 결과는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한국의 파인 다이닝 대부분은 아뮤즈 부쉬에 꽤 많은 공을 들인다. 그것이 무조건 문제라고 하기 어렵겠지만 나는 내부를 들여다보면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을 들인만큼 메인 요리까지 그 수준이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하는데 거의 모든 레스토랑들이 그렇지 않다. 그리고, 그것들이 쌓이고 쌓여 보칼리노까지 일정 수준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뮤즈 부쉬에 지나치게 공들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한 걸음 더 나아가 오늘 내가 먹을 요리들에 대한 어떤 힌트라고 할까, 그런 것까지 있다고도 말하기 어렵다. 짠맛, 너무 짜다라는 말을 굳이 처음부터 들을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아는 이탈리안 요리는 이렇지 않아.' 내가 식사를 하는 도중에 심지어 바로 옆 테이블에서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여러번이다. 듣고싶지 않아도 들어야 되는 이야기이지만 무시하려면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는데, 그 근거까지 같이 듣다보면 절로 한숨이 나온다. 그렇게 이야기 하는 사람들 중에 나는 한 번도 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정작 가장 중요한 빵은 보칼리노 뿐만 아니라 국내 여느 파인 다이닝들도 수준이 처참할 정도인데 왜 아무런 말들이 없을까?







Crudo di branzino, salsa al limone,  candito, insalata riccia, aneto, evo bio Umbro

Seabass carpaccio, candied lemon dressing, frisee salad, Umbrian extra virgin olive oil

적당한 두께의 농어의 부드럽게 씹히는 질감과 대조되는 중간에 씹히는 작은 알갱의 소금, 짠맛이 받쳐주니 농어의 은은한 단맛이 올리브 오일의 고소함과 더불어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데, 거기에 레몬의 잔잔한 새콤달콤함까지 더해지니 봄이 왔다는 것을 절로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잘 어울리는 스파클링 와인 한 모금까지 더해진다면 봄을 맞이하는 것이 더욱 완벽할텐데 당연하게도 와인 페어링을 선택하면 짝을 잘 맞춘 와인이 함께 제공된다.







Crema di asparagi, sformatino di Parmigiano Reggiano, perle di aceto balsamico

Asparagus cream, Parmigiano Reggiano flan, balsamic vinegar pearls

한국인에게 음식의 온도란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가운, 극단적인 온도가 대부분인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처음 레스토랑에서 차가운 수프라 이야기 하면 이가 시릴 정도의 차가움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 정도로 차갑게 나오지 않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봄'을 주제로 봤을 때 earthy 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는데, 밝고 활기찬 대지의 봄이 머리속으로 그려진다. 발사믹 펄이 입안에서 톡톡 터질 때마다 전해지는 신맛이 생동감을 더욱 느끼게 하는데, 다만 아쉬운 것은 플랑이다. 좀 더 간이 선명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그것보다 더욱 아쉬운 것은 계란의 품질, 물론 이것은 보칼리노의 잘못은 아니다. 







Cacciucco moderno, calamari e gamberi marinate al limone verde, vongole, cozze, e ristretto di crostacei

Tuscan seafood stew, lime marinated calamari and prawns, mussels, clams, grilled bread

스튜 역시 '봄'을 맛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넓은 범위 안에서 earthy 는 아스파라거스 스프와 같지만 결은 사뭇 다르다. 스튜의 경우 smoky 가 더해지면서 좀 더 농후하다고 할까? 봄비가 내린 날 느껴지는 새싹이 돋아나는 흙내음과 비슷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쾌함도 같이 느껴진다.

흐름을 생각하면 농어에 이어서 아스파라거스를 선택하는 것이 맞겠지만 - 그래서 비록 season 코스는 사라졌지만 autentico 코스 선택시 스타터와 수프는 그 두 가지 요리가 짝을 이루고 있다. - 비가 내리는 봄날이라면 절로 이 스튜를 선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Fregula, polpo, zucchine, bottarga di tonno ed olio al basilico

Fregula pasta, octopus ragout, zucchini, bottarga and basil oil

프레골라라는 파스타는 처음 접했는데 씹히는 질감이 독특하면서도 재미있었다. 부드럽게 씹히는 문어와 질감이 살짝 결이 다르긴 하지만 그 독특함이 매력적인데, 한동안 농어 크루도와 프레골라 파스타 때문에 보칼리노를 계속 찾을 것 같다.

아울러 코로나 19 상황이 끝난다면 어떻게든 시간을 길게 내어서 이탈리아 여행을 한 번 떠나고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그 수많은 이탈리아 요리들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Tenuta San Guido Le Difese 2018

와인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이렇게 하프 보틀까지 준비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와인 한 잔조차 주문 안 하는 테이블을 많이 보게 된다. 항상 하는 이야기이지만 서양 음식을 즐기는데 있어서 와인은 빼놓을 수 없다. 종교적인 이유든 건강때문이든 선택을 안 할 수는 있지만 심지어 그런 경우까지 대비해서 선택지를 준비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내가 아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조차 자유일 수 있지만 제발 그런 이야기들은 다른 테이블에는 들리지 않게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 다들 한 마디씩 보태지만 인구 천만의 도시 서울에서 잘 만든 이탈리아 요리를 만나기가 여전히 힘들다.

2021. 1. 30.


보칼리노는 지금까지 총 세 명의 셰프가 바뀌었는데, 셰프마다 지향하는 지점이 다르다. 물론 첫 셰프와 지금의 셰프는 넓은 범위 안에서 지향하는 지점이 비슷하지만 직전의 셰프와는 많이 다른데, 누가 더 잘 하고 못 하고는 의미가 없는 평가라 생각한다.







매니저도 바뀌면서 접객도 달라지는 분위기인데 여전히 밝고 경쾌한 분위기는 유지하고 있다. 다만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여느 다이닝들과는 달리 직원들이 자주 바뀌는 편이어서 일정한 수준의 접객 수준이 유지되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

이제 보칼리노도 웰컴 드링크가 제공된다. 여기에 또 너무 많은 의미 부여를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한국의 파인 다이닝들 대부분이 아뮤즈 부쉬에 엄청난 공을 들이는 것을 생각하면 단순 비교하자면 그럴 수 있겠지만 너무 많은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전히 빵은 아쉬운데, 전반적으로 수준이 낮다기보다 어느 날에는 완벽하다고 할 정도로 잘 구워져 나오는 경우가 있고 또 어느 날에는 조악하다고 할 정도로 엉망인 경우가 있다. 늘 말하지만 나는 빵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건의를 자주 하는 편이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는 분위기이다. 대부분 빵을 음식이 나오기 전 간단하게 먹는 단어 그대로 '식전빵' 으로만 인식하는데다 겉바속촉을 다들 외치지만 그 겉바속촉을 잘못 알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어찌되었든 빵은 그 식당의 얼굴이라 생각하는 입장에서 제발 빵만큼은 서양 음식을 내놓는 파인 다이닝이라면 보칼리노를 포함해서 어디든 많은 개선이 있기를 바란다.






Crema di castagne, zucca e funghi shitake, crocchette di spalla di agnello brasata e tartufo nero di Norcia

Chestnut cream, pumpkin, braised lamb shoulder croquettes, black truffle


이번 메뉴부터 코스 메뉴는 단일화하였는데 개인적으로 계절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바탕으로 한 코스 메뉴가 사라진 것이 아쉽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셰프가 어떤 하나의 주제를 어떻게 맛으로 표현했는가 하는 관점에서 분석하고 평을 하는 후기가 하나도 없음을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처음에 밤 수프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걱정을 했었다. 여느 한국의 다이닝들처럼 밤의 단맛이 너무 강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말이다. 다행히도 기우였었는데 오히려 밤의 고소함을 잘 살렸다. 정말 살짝 느껴지는 밤의 단맛은 전체적인 관점에서 전혀 방해되지 않았고, 양고기 크로켓의 진한 감칠맛이 더해지면서 농염하면서도 요염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Conchiglioni alla Norcina, salsiccia di maiale fatta in casa, crema di Parmigiano Reggiano, fondo di maiale e tartufo nero di Norcia

Norcina style conchiglioni, house made pork sausages, 24 - months aged Parmigiano Reggiano fondue, Norcia black truffle


그러한 느낌은 계속해서 파스타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Norcina 지역이 돼지로 만든 제품들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돼지고기 소시지가 들어가는데 아쉬운 것은 국내산 돼지를 사용했다는 것이지만 그런 아쉬움은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만큼 감칠맛이 연속적으로 입안에서 터지니 농염과 요염을 지나 더욱 사람을 황홀하게 만든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요리와 짝이 맞는 와인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나름대로 보칼리노에서는 짝을 맞춘 와인이 있긴 하지만 선택지의 제약이 너무 많다보니 요리와 완벽한 짝을 이루지는 못한다. 재방문한다면 이 요리와 짝이 잘 맞는 와인을 보틀로 주문해야겠다. Norcina의 유명한 돼지 고기 소시지, 블랙 트러플이 들어갔으니 와인도 그에 맞춰 주문한다면?







Branzino al sale aromatizzato alle erbe e limone, couscous di verdure e salsa "Brodetto"

Steamed seabass, vegetables couscous, brodetto sauce


계속해서 메인인 농어찜까지 맛의 표현이 일관되게 느껴지는데, 계속해서 맛이 폭발적이니 이쯤에서 물릴 것 같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어느 정도 짝을 맞춘 와인의 도움도 있겠지만 수프 - 파스타에서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에서 이 생선 요리가 정점을 찍어가는 흐름인 영향도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칼리노에서는 이를 따로 코스로 만들지는 않았다.








Mernga, arancia e fragola

Meringue, strawberry ad orange, berry sorbet and raspberry marmalade


그리고 그런 흐름은 이 디저트가 아주 상큼하게, 깔끔하게 마무리 해준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페이스트리 셰프는 각 다이닝별로 요리들의 특징과 다이닝들이 추구하는 방향을 파악해서 그와 잘 어울리는 디저트들을 내놓는다. (아키라 백의 경우 오픈 초창기에는 아키라 백에서 직접 만든 디저트가 나왔기 때문에 사실 요리와 썩 잘 어울리지는 않았다. 디저트까지 입안을 지치게 만들었었다.) 물론 여전히 보칼리노의 인기 디저트 메뉴는 티라미수이지만.

2020. 10. 19.


분기마다 바뀐다고 하지만 코로나 19의 영향을 여전히 무시 못하는 분위기이다. 가뜩이나 국내에서 수급 가능한 식재료의 한계가 있는데, 수입까지 원활하지 못하다보니 역시 이번에도 메뉴가 많이 바뀐 것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코스 메뉴는 선택하지 않고 단품 메뉴를 주문했었다.






Cappesante e gamberi rosa marinati all' Aneto, brodetto di astice

Lobster bisque dill marinated prawns and scallops


전에 나왔던 비스크를 생각하면 그리 진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농후하다. 진한 감칠맛 위에 새우와 관자의 단맛이 겹쳐지는데, 언뜻 사랑하는 연인과의 가을 데이트를 하는 느낌이 스친다. 워낙 비스크를 좋아해서 사실 어떤 느낌이 들든 그저 메뉴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한국에선 갑각류 특유의 향을 비린내라고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실제로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Crema di patate al tartufo nero, funghi shitake, zucca gialla

Truffle potato soup, pumpkin, shitake, black truffle shavings


이번 새 메뉴에서 가장 눈에 띈 음식은 바로 이 감자 수프였었다. 트러플 향이 매혹적이지만 사실 나는 트러플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어서 있든 없든 그것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 수프를 먹는 순간 느꼈던 가을, 그 느낌이 정말 강렬했었다.

좀 더 지방의 고소함이 가득해도 좋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다른 재료들과의 입안에서 섞였을 때 느낄 맛 (flavour) 을 생각한다면 이 정도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아삭거리는 감자등의 질감이 살짝 경쾌함을 불어 넣고, 탄력있지만 매우 부드러운 - 말캉거린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 표고 버섯을 씹는 순간 느껴지는 강렬한 감칠맛이 수프의 짠맛과 지방의 고소함 위에 한 켜를 더해 정말 입안을 황홀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약간 쌀쌀하지만 산책하기에 좋은 가을 날에 어느 울창한 숲속의 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수프를 먹는 동안에는 그렇다. 코로나 따위는 생각나지 않고, 그저 어디론가 자연속으로 훌쩍 여행을 떠나고싶었다. 비스크를 정말 좋아하지만 한동안 이 수프만 계속 선택할 것 같다.







Calamaro grigliato, ripieno di patate ed erbe, salsa Puttanesca

Calamari stuffed with potato and anchovy, tomato and caper fondue


가을의 느낌이 메인에까지 온전히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부드럽게 잘 익힌 - 이런 표현이 파인 다이닝에선 칭찬할 내용이 아니긴 하지만 국내에서 만났던 오징어 구이를 생각하면 꼭 언급하고 싶다. 이것도 덜 익혔다고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 오징어 구이는 진한 감칠맛의 토마토 퐁듀와 잘 어울리지만 이보다 좀 더 폭발적인 감칠맛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국내의 식재료들은 한계가 분명 있다. 그걸 감안한다면 이 정도 감칠맛을 낸 것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도 여전히 메인을 선택하라면 이 오징어 구이를 선택할 것 같다.







Babà brioche

Chestnut cream and rum baba, cassis marmalade


처음 메뉴가 나왔던 날 먹었던 바바를 생각하면 두 번째 방문 했을때 먹었던 바바는 맛의 방향이 많이 바뀌었다. 거의 몽블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진한 밤 크림 맛이 지배적인데, 바바를 생각한다면 럼은 거의 없다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럼이 안 들어갔다는 의미는 아닌데, 그동안 보칼리노에서 선보였던 바바를 생각하면 가장 약한 편이었다. 워낙 바바를 특히, 럼향 때문에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고육지책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이런 경우의 수까지를 감안해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 너무 슬프지만 어찌되었든 바바와 밤크림, 카시스의 조합은 가을을 마무리할 디저트로는 제격이다. 

2020. 9. 16.


코로나 19 때문에 모두가 고생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난번처럼 해외에서 셰프를 초빙해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이번에는 스페인이 아니라 아르헨티나쪽이었던 것 같은데, 이런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르니 결국 방향을 조금 바꿨다고 들었다.





Cantena Malbec 2017







Spicy pork sausages and mozzarella Empanadas accompanied with garlic and paprika aioli, tomato, cilantro and red onion salsa

부에노스아이레스에 포시즌스 호텔이 있으니 레시피는 그쪽에서 받았다고 한다. 엠파나다는 부드러우면서도 바삭까지는 아니지만 적당하게 씹히는 질감이 흥미롭다. 입안에 넣어 베어 물자 퍼지는 지방의 고소함과 함께 살짝 올라오는 돼지고기의 향이 맛을 입체적으로 느끼게 한다. 여기에 살사는 새콤함을 더해주고 아이올리는 고소함을 더해주는데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짝을 지은 와인이다.

와인을 처음에 그냥 마셨을 때에는 바디와 산미는 중간 정도인데 조금 강하게 느껴지는 탄닌이 무난하게 느껴졌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느껴지는 탄닌은 그 강도가 처음에 비해 덜하긴 하나 엠파나다와 함께 먹으면 굉장히 매혹적이게 느껴진다. 쌉싸름하게 시간차를 두고 입안에서 마무리 되는 것이 입맛을 한층 돋운다. 시작부터 흥미롭다.







Terrazas de los Andes Reserva Torrontés 2019







Pan roasted halibut, chorizo, cherry tomatoes, red chili, sheep cheese

한국에서 토마토에 큰 기대를 갖지 않고 있는데 이번에는 놀라웠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은은하게 느껴지는 감칠맛이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잘 구운 광어의 은은한 단맛과 토마토가 갖고 있는 감칠맛 이외에도 적절한 신맛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초리조와 페타 치즈의 짠맛과 감칠맛과 고소함이 더해지니 이 요리만으로도 즐겁다. 아주 살짝 스쳐 지나가는 매콤함도 흥을 더욱 돋운다.

거기에 짝을 맞춘 테라자스 레제르바 토론테스 와인은 와인만 마셨을 때 처음 느껴지는 열대 과일 향들이 상쾌하다. 가볍고 산미도 그리 높지 않은데, 실제로 그리 달지 않지만 달게 느껴지는 - 마치 꿀처럼 - 맛이 신기했었는데 광어 구이와 같이 짝을 지으니 처음에는 열대 과일향이 한층 입안을 복잡하지만 상쾌하게 정리해주면서 뒤에 잔잔하게 느껴지는 꿀향이 광어와 토마토의 단맛과 서로 짝을 이루며 은은한 단맛이 약간의 긴 여운을 느끼게 한다. 아르헨티나의 바다 또는 산이 느껴진다고 할까? 한 번도 가본적이 없지만 음식과 와인이 그만큼 맛을 형상화하고 있었다.







Terrazas de los Andes Malbec 2017







Luca Old Vine Malbec 2017







Asada of Hanwoo beef sirloin, sweet roasted onion, baby potato and mini bell peppers

한우임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우면서 적당히 탄력있게 씹힌다. 치미추리의 새콤함과 허브향만으로도 스테이크를 즐기는데 어려움이 없다. 어쩐일인지 토마토와 함께 파프리카도 단맛뿐만 아니라 살짝 감칠맛이 느껴진다. 거기에 잘 구운 양파의 단맛이 더해지면서 이 스테이크 하나만으로도 입안이 즐겁다.

이번에는 비교해보기 위해 나머지 준비된 와인 두 가지를 동시에 테이스팅 했었는데, 먼저 테라자스 레제르바 말벡은 좋게 말해 부드럽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아주 깔끔하게 입안을 정리해줘서 무난하게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짝은 잘 맞지만 너무 단조로워 지루하다고 할까?

루카 말벡은 와인만 놓고 보면 탄닌이 다소 강한데 이게 아주 은은하게 다가와서 크게 거부감이 들진 않았다. 그런데 이 스테이크와 함께 마시니 은은한 탄닌이 꽤 긴 여운을 남기면서 순간 아르헨티나의 초원이 생각나게 한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그 초원을 말이다. 그것도 푸르른 초원의 한낮보다 석양이 지는, 잔잔하게 불어오는 늦여름의 바람이 같이 떠오르는데 갑자기 항공권을 발권해서 즉흥적으로 여행이 가고싶어졌었다. 한편으로 한우가 아닌 아르헨티나산 스테이크가 생각났었다. 그럼 또 어떤 맛의 세계가 펼쳐졌을까?

지난 두 번의 협업은 모두 스페인 레스토랑과 이뤄졌었는데 이번에는 아르헨티나이다. 코로나 19 때문에 우울하고 답답한 이 시기에 레스토랑을 방문하는 것조차 조심스럽지만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가고싶다면 대안으로 보칼리노의 말벡 행사를 선택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 같아선 매일 가고싶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그럴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2020. 7. 6.



작년부터 포시즌스 호텔 내 다이닝인 보칼리노와 유 유안은 분기별로 메뉴가 바뀐다. 전반적인 교체보다 부분적인 교체로 보면 되는데, 보칼리노의 이번 새 메뉴는 또 어떤 맛의 세계를 보여줄까? 







요리 이야기를 하기 전에 다시 한 번 빵에 대해서 이야기 해야겠다. 한국에서 서양 요리를 판매하는 거의 모든 파인 다이닝들은 빵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워낙 한국인들의 빵에 대한 개념이 남달라서 그런지 형편 없는 빵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지겨운데, 그래도 꾸준히 이야기 하는 누군가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빵을 만든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며 특히 한국의 서양 요리를 판매하는 파인 다이닝들은 대부분 따로 빵과 디저트를 만드는 전문 인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그 이해란 것은 최소한 먹을만한 수준이어야 가능한 것이다.


그럼 보칼리노의 빵은 어떠한가? 일단 형편 없지는 않다. 다만 방문할 때마다 그 편차가 커서 어떤 날은 완벽하게 구워져 나올 때도 있지만 대부분 그럭 저럭 먹을만 하거나 아니면 잘못 구웠거나 그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편이다. 완벽하기가 어렵다면 적어도 이 편차가 좀 더 줄었으면 좋겠다.







Zuppa di piselli fredda, spuma di Gorgonzola, olio Bio dell' Umbria

Cold pea soup, gorgonzola foam, Umbrian Bio Extra Virgin olive oil


새 요리들은 여름을 맛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이 완두콩 수프가 백미인데, 단순히 차가워서 그런 것이 아니라 먹는 순간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습도가 낮은, 살랑이는 바람이 부는, 어느 여름날 한낮에서 저녁으로 이어지는 그 사이 어느 시간, 여유로운 어느 한 여름 날을 떠올릴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콩의 단맛이 관통하고 있지만 그것이 다음 요리를 즐기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함께 짝을 맞춘 와인이 그 단맛을 잘 마무리 지어줌은 물론 확실하게 여름이란 계절의 마침표를 찍어 준다.

한국의 여름을 떠올리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대부분의 음식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참치 피자의 경우 약간의 끈적이는 (습도가 높은) 한국의 여름 어느 해질녘의 모습들을 어느 정도는 맛으로 잘 표현하고 있고, 그와 함께 짝 지어진 와인 역시 마침표를 확실하게 찍어 준다.











Sommariva, Conegliano Valdobbiadene Prosecco Superiore DOCG


보칼리노는 여전히 하나의 개념을 맛으로 잘 표현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이번 새 메뉴에서 눈에 띄는 것은 와인 페어링이다. 테이스팅 메뉴에서 와인 페어링은 45,000원 밖에 안 하는데 놀라울 정도로 짝을 잘 맞췄다. 그동안의 짝짓기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와인이 전반적으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데, 그것이 음식을 즐기는데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매 요리마다 확실하게 여름이란 계절을 잘 느끼게 마침표를 찍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테이스팅 메뉴는 반드시 와인 페어링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