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5. 10. 27.


  한국에서 출발할 때부터 항공사 라운지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해 기내에서도, 호텔에 도착해서도, 그리고 여기에 오기 직전까지 다른 바에서도 술을 마셨으니 이미 내 주량을 넘어선 상태인데다 이곳에선 지인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데 초점을 두어서 사실 정확하게 칵테일이 어떤 맛이었는지 자세히 기억을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첫째, 직원의 접객, 방콕에선 아무리 비싼 호텔이나 레스토랑이더라도 접객의 한계가 있는데 여기에선 달랐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날은 바텐더 중 한 명이 서버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그렇다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다. 왜냐하면 며칠 뒤 다시 갔을 때엔 접객이 평균적인 방콕의 수준이었으니까.

 둘째, 여기는 두 개의 칵테일을 하나로 합쳐 내놓는데, 자세히 기억은 못하더라도 매력적인 결과물이었다. 나중에 정신 차려 보니 네 잔이나 마셨었는데, 앞서 마신 것까지 감안한다면 정신을 잃지 않고 버텼으니 맛은 형편 없진 않았겠지 라는 비논리적인 이유를 들어본다.

 그래서 결론은? 온전한 상태에 다시 재방문하고싶다. 그때엔 정확하게 맛을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2025. 10. 13.


 많이 더웠지만 호텔에서 걸어서 바에 도착하였다. 도보로 10분 거리, 방콕의 교통 체증과 일방 통행 도로를 생각하면 택시를 기다리고 타서 이동하는 시간 동안 걸어서 가는 것이 더 빠를거라 생각했었다.

 걷느라 더위를 느꼈으니 첫 잔은 가볍고 시원하게 한 잔 마셔야겠다, 무엇을 마실까... 바 이름부터 Vesper 인데 왜 나는 바 이름과 칵테일 이름을 연관지어 생각을 안했을까? 다행히 다른 메뉴도 있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베스퍼 칵테일 한 잔은 마셔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오늘 내 계획은 최소한 세 곳의 바를 들려야 하는데 처음부터 베스퍼를 마시면 내 주량을 고려하면 여기서 마시고 바로 다시 숙소로 돌아가야 할텐데... 게다가 이미 인천 국제 공항에서 출발하기 전 라운지에서 샴페인을 시작하여 기내식과 함께 샴페인과 와인을, 그리고 좀 전에 호텔에서도 칵테일 한 잔을 마신 상태인데...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결과적으로 총 세 잔을 마셨고, 그 중 하나는 베스퍼를 변형한 칵테일을 마셨었는데 여전히 나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데다 어느 정도 취해버리면 맛에 대한 기억이 대체로 사라져 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기억 속 Vesper 바는 다음에 다시 방콕을 간다면 또 다시 찾아가고픈 바이다. 물론 그때는 술을 지금보다 더 잘 마셔서 메뉴에 있는 베스퍼란 이름의 칵테일을 모두 마시고싶지만...그건 아마 힘들지 않을까?

 술에 약한 입장에서 베스퍼 두 세잔을 마지막으로 마시고 일정을 마무리 한 후 돌아가면 좋을텐데, 위치가 주변에 내가 만족할만한 호텔이 없는 것이 아쉬운데, 상황 봐서 두짓타니 방콕에 투숙하면 좀 더 걸어가기 편할 것 같다.

 너무 차려입지 않더라도 편하게 갈 수 있고 -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반바지를 입고 갈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 직원들의 접객은 방콕에서의 일반적인 접객을 생각한다면 적당히 진중하면서 적당히 유쾌하며, 무엇보다 칵테일 메뉴 선택에 대한 고민을 비교적 적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 생각한다. 정작 가장 중요한 칵테일의 맛은? 하루에 바 한 곳을 가서 한 잔만 마시고 나오지 않기에 술을 잘 마시지 못하니 기억에 한계가 있고, 매번 메모를 꼭 해야지 하지만 글쎄, 바텐더 또는 옆 좌석 손님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거의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보니 결국 이번에도 바 소개 차원에서 후기를 마무리 지을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