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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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6.



 코로나 이전의 대기가 엄청나게 있었고, 바 주변에는 스탠딩 하는 사람들까지 붐비는 가운데, 재즈 공연을 바라볼 수 있는 테이블은 가득차 있었던 그런 모습들은 볼 수 없었다. 마침 내가 간 날만 그런 것인지, 아니면 이런 상황이 지속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런거야 그럴 수도 있다고 무심코 넘길 수 있다.


 그러나 예전의 친근하면서도 능숙한 직원들의 접객은 더 이상 없었다. 전형적인 호텔 바 분위기, 바텐더들은 손님이 어떤 칵테일을 마시고싶은지 알아보지 않으며 주문한 칵테일만 만들어 내놓고 끝이었다. 잔을 비우면 사무적으로 추가 주문하겠냐고 묻기만 할 뿐 그리 바쁘지도 않은데 그냥 서 있기만 해서 오래 앉아있지 않고 일어나버렸다. 이런 분위기에서 칵테일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버렸기 때문이다.


 작년의 이러한 경험들이 올해 여름 휴가로 방콕 여행을 가려던 것을 미루게 만들었는데, 2027년에는 갈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 

2026. 9. 7.


  이미 어느 정도 취한 상태에서 다음 선택지로 선택한 바는 G.O.D. 바였었다. Opium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여서 술도 좀 깰겸 걸어갔었는데, 야오와랏 로드야 밤에도 시끌번쩍 하지만 거기를 벗어나는 순간 살짝 섬칫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바 근처에 도착한 순간 약간 기괴하다는 느낌도 받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예전엔 이 일대가 우범지역에 가까운 곳이었다고 한다.


 약자로 신을 뜻하는 것 같은데 정작 간판에 표기된 설명도 그렇고 바텐더에게 물어보면 그런 의미는 아니라고 한다. 사실 미심쩍은 부분이 바 입구에 남근 조형물부터가 눈에 띄는데다 데바나가리 문자 비슷한 - 다시 보면 한자를 풀어쓴 것 같은 느낌도 든다. - 인쇄에 문 손잡이는 보스턴 셰이커, 내부로 들어서면 성당 같으면서도 조명은 악마를 숭배하는 사교 비슷한 느낌에 음악도 어울리지 않는, 혼돈의 현장이라고 할까? 그러면서 마지막에 계산서를 요청하면 성경책에 끼워져 나오니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였다.


 그럼 칵테일은 어떠했을까? 다소 실험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칵테일을 주문하면 짝을 지어 한 입에 먹을 음식이 같이 나온다. 기괴하지만 재미있다고 해야 하나? 이미 충분히 취한 상태에서 간 것이어서 사실 억지로 두 잔을 마시고 나왔었는데, 호기심에 다시 한 번 갈 생각은 있긴 하지만 글쎄...

2026. 8. 26.


 저녁을 가이세키를 먹으면서 사케 페어링까지 했으니 약간 취한 상태에서 바를 방문하였다. (아마 거의 한 병 가까이 마신 것 같다. 내 기준에서 그 정도면 엄청 많이 마신 상태이다.) 방콕의 송왓로드가 한국인들에게도 유명해지면서 이왕 거기 놀러간 김에 바에서 간단한 식사와 함께 칵테일을 즐기기에 좋고, 아니면 같은 건물에 있는 '포통' 에서 저녁을 먹고 이동해도 좋고, 차이나 타운에 있으니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게와 커리 요리를 먹고 이동해도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실제로 예전에 아편을 피우던 장소였다고 하는데 이미 시간이 오래 지났기에 불편하거나 두려워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직원들의 친절도가 요즘 방콕 분위기 같지 않게 매우 좋은 편이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사실 가장 중요한 칵테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겠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경험이 쌓여 칵테일의 맛을 이해할 정도는 되는데, 여전히 술에 약해서 - 여행을 가서 그런지 몰라도 기분은 매우 좋기에 석 잔이 한계인 주량을 초과해서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마실 때에는 기분 좋게 마셨지만 정말 칵테일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거나 도저히 이해가 불가능한 맛의 설계가 아닌 이상 나중에 취해서 대체로 기억을 못하기에 여느 바들처럼 소개하는 수준에서 이야기를 마무리 해야겠다.


 올해 여행 계획을 세웠다가 (2026년) 결국 취소했었는데, 칵테일도 흥미로웠지만 '포통' 주방에서 만드는 음식들이 궁금해서 다시 방콕을 가게 된다면 꼭 재방문 하고싶은 바이다.

2026. 5. 27.


 W 호텔이 지향하는 지점을 아시아권에서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곳이 W 방콕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거의 10여년만에 다시 찾았지만 여전히 W 호텔 다운 접객을 보여줬었다. 기분 좋게 입장하면 생각보다 작은 공간이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W 호텔 다운 접객과 함께 방콕 같지 않은 접객, 그러니까 발랄하면서도 꽤 진중한 접객이 착석해서 메뉴 설명을 듣고 칵테일을 선택해서 마시고 계산까지 마치고 나올 때까지 기분을 좋게 만드는 곳이었다.


 메뉴 구성이야 나름대로 컨셉트를 정해서 준비했다고 하는데 일단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 칵테일들을 변형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무엇을 먼저 마셔야 할지 기분 좋은 고민을 했었다. 마음 같아선 방콕에 머무르는 내내 매일 들려 모든 메뉴를 다 마시고싶었지만 가야할 바들이 더 있었기에 두 잔만 마시고 일어섰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메뉴를 다 마시고 왔어야 했다. 분명 기분 좋게 마신 기억은 지금도 남아있는데 그래서 마셨던 칵테일의 맛은 어떠했는지 시간이 지난 것을 차치하더라도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여기 먼저 들리기 전에 이미 어느 정도 취한 상태여서 그러지 않을까?


 그래도 일단 마음에 드는 바를 만났으니 올해 다시 방콕에 가게된다면 사톤 지역에서 베스퍼와 함께 가장 먼저 찾을 것이다. 물론 이번에 다시 가게 된다면 모든 칵테일 메뉴를 다 마시고 올 생각이다. 그때엔 좀 더 자세히 칵테일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

2026. 5. 11.


  묵고 있던 만다린 오리엔탈 방콕에서 도보로 이동하기에 살짝 멀지만 그렇다고 못 걸어갈 정도는 아닌 거리에 있다.


 보통 처음 가는 바여도 정말 이상한 분위기가 아닌 이상 석 잔 정도는 마시고 나오는데, 첫 방문이었지만 한 잔만 마시고 일어났었다. 분위기가 이상했거나 칵테일이 맛이 없던 것은 아닌데 접객이 좀 불편했었기 때문이다. '마이뺀라이' 와 같은 접객이 문제였었다. 방콕 여행이 처음은 아니기에 이제는 어느 정도는 익숙해지지 않을까 싶다가도 여전히 익숙해지기 힘든 것이 이런 문화인데, 그래도 외국인 관광객이 한 명도 찾지 않는 그런 바가 아니건만 내가 편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얼른 한 잔만 마시고 일어났었다.


 사실 메뉴만 보면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 솔깃한 주제의 칵테일들이 몇 개 보였지만 혹 다시 방콕을 가게 되더라고 여기는 다시 찾을지 모르겠다.

2025. 12. 22.



  포시즌스 호텔에 3박을 투숙하는 동안 매일 갔었다. 방콕에서 가장 가보고싶었던 바였었고 이왕이면 모든 칵테일 메뉴를 다 마시고싶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헤드 바텐더는 당시 미국 출장 중이어서 만날 수 없었다. 서울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방콕에서 재회하기로 했었지만 방콕에서의 만남은 아무래도 다음 기회로 넘겨야겠다.

 방문 당시 메뉴는 크게 멕시코라는 나라를 놓고 장소, 인물, 파티 세 개의 틀 안에서 각각 넉 잔의 칵테일을 (논알콜 칵테일 하나를 포함해서) 주문할 수 있었는데, 아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대체로 멕시코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지라 자세한 내용, 그에 따른 배경과 칵테일의 맛과 연결을 정확하고 자세하게 잇기 어려웠었고 따라서 사실 칵테일이 어떠했는지 이야기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주 단순하게 말하자면 맛있었다 따위의 의미 없는 결론은 내릴 수 있겠지만.

 바에서 추구하는 지향점이나 의도 등은 결국 헤드 바텐더의 부재로 인해 자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없었지만 바의 이름과 바의 공간, 그리고 포시즌스 호텔 방콕의 지향점은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여행의 목적지로써 갈 이유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다시 방콕을 갈지 현재 시점에선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다시 가게 된다면 아마 그 이유 중 하나가 이 바의 존재때문이 아닐까? 물론 헤드 바텐더가 바뀌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그렇지만 바뀐다 하더라도 갈 것 같긴하다. 칵테일을 차치하더라도 공간과 그 안에서 일어났었던 일들을 생각하면 바의 이름을 정말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태국의 소위 말하는 상류층 문화를 생각한다면 말이다.

2025. 10. 27.


  한국에서 출발할 때부터 항공사 라운지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해 기내에서도, 호텔에 도착해서도, 그리고 여기에 오기 직전까지 다른 바에서도 술을 마셨으니 이미 내 주량을 넘어선 상태인데다 이곳에선 지인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데 초점을 두어서 사실 정확하게 칵테일이 어떤 맛이었는지 자세히 기억을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첫째, 직원의 접객, 방콕에선 아무리 비싼 호텔이나 레스토랑이더라도 접객의 한계가 있는데 여기에선 달랐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날은 바텐더 중 한 명이 서버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그렇다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다. 왜냐하면 며칠 뒤 다시 갔을 때엔 접객이 평균적인 방콕의 수준이었으니까.

 둘째, 여기는 두 개의 칵테일을 하나로 합쳐 내놓는데, 자세히 기억은 못하더라도 매력적인 결과물이었다. 나중에 정신 차려 보니 네 잔이나 마셨었는데, 앞서 마신 것까지 감안한다면 정신을 잃지 않고 버텼으니 맛은 형편 없진 않았겠지 라는 비논리적인 이유를 들어본다.

 그래서 결론은? 온전한 상태에 다시 재방문하고싶다. 그때엔 정확하게 맛을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2025. 10. 13.


 많이 더웠지만 호텔에서 걸어서 바에 도착하였다. 도보로 10분 거리, 방콕의 교통 체증과 일방 통행 도로를 생각하면 택시를 기다리고 타서 이동하는 시간 동안 걸어서 가는 것이 더 빠를거라 생각했었다.

 걷느라 더위를 느꼈으니 첫 잔은 가볍고 시원하게 한 잔 마셔야겠다, 무엇을 마실까... 바 이름부터 Vesper 인데 왜 나는 바 이름과 칵테일 이름을 연관지어 생각을 안했을까? 다행히 다른 메뉴도 있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베스퍼 칵테일 한 잔은 마셔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오늘 내 계획은 최소한 세 곳의 바를 들려야 하는데 처음부터 베스퍼를 마시면 내 주량을 고려하면 여기서 마시고 바로 다시 숙소로 돌아가야 할텐데... 게다가 이미 인천 국제 공항에서 출발하기 전 라운지에서 샴페인을 시작하여 기내식과 함께 샴페인과 와인을, 그리고 좀 전에 호텔에서도 칵테일 한 잔을 마신 상태인데...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결과적으로 총 세 잔을 마셨고, 그 중 하나는 베스퍼를 변형한 칵테일을 마셨었는데 여전히 나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데다 어느 정도 취해버리면 맛에 대한 기억이 대체로 사라져 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기억 속 Vesper 바는 다음에 다시 방콕을 간다면 또 다시 찾아가고픈 바이다. 물론 그때는 술을 지금보다 더 잘 마셔서 메뉴에 있는 베스퍼란 이름의 칵테일을 모두 마시고싶지만...그건 아마 힘들지 않을까?

 술에 약한 입장에서 베스퍼 두 세잔을 마지막으로 마시고 일정을 마무리 한 후 돌아가면 좋을텐데, 위치가 주변에 내가 만족할만한 호텔이 없는 것이 아쉬운데, 상황 봐서 두짓타니 방콕에 투숙하면 좀 더 걸어가기 편할 것 같다.

 너무 차려입지 않더라도 편하게 갈 수 있고 -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반바지를 입고 갈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 직원들의 접객은 방콕에서의 일반적인 접객을 생각한다면 적당히 진중하면서 적당히 유쾌하며, 무엇보다 칵테일 메뉴 선택에 대한 고민을 비교적 적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 생각한다. 정작 가장 중요한 칵테일의 맛은? 하루에 바 한 곳을 가서 한 잔만 마시고 나오지 않기에 술을 잘 마시지 못하니 기억에 한계가 있고, 매번 메모를 꼭 해야지 하지만 글쎄, 바텐더 또는 옆 좌석 손님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거의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보니 결국 이번에도 바 소개 차원에서 후기를 마무리 지을 수 밖에.

2022. 3. 26.


코로나 19 영향이 없었다면 진작 문을 열었을 오울은 계속해서 오픈이 연기되다 드디어 2022년 3월에 문을 열었다. 원래 보칼리노와 함께 운영되던 장소여서 '오울' 이라는 바의 개념을 생각하면 아주 잘 어울리는 실내 디자인이 아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고 할까? 그런대로 내부를 잘 꾸며놓았다.

그러나 호텔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구상했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 장소는 안타깝다는 감정이 먼저 드는 장소이다. '내가 아는 이탈리아 요리는 이런게 아니야'와 식전주든 식후주든 음주 문화가 아직 널리 알려진 상황이 아닌 것까지 겹치면서 결국 이 비운의 장소는 새로운 방향으로 바뀌게 되었다. 키오쿠와 마찬가지로 정말 아쉬운데 이런 경우가 한국에서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니 새삼 놀라운 일은 또 아니다.





아무튼 오울 바에서 주문 가능한 칵테일은 모두 한국에서 생산된 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안주 역시 한국의 술집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것들이다. 의외로 호텔 주변에 전집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술집들이 없다고 설명을 들었다. 호텔이란 곳의 특성을 생각 하면 외국인 투숙객을 대상으로 문을 열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한편으로 가격을 생각 하면 호텔 바이지만 부담없이 한국인들도 접근할 수 있는 설정이다. DJ가 와서 음악을 트는 것을 생각하면 한국인의 경우 어느 연령대를 주요 고객으로 설정했는지 역시 쉽게 알 수 있다.

같은 호텔 내의 찰스 H. 바를 생각하면 이런 설정들이 찰스 H. 바와 다르니 굳이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러한 설정 때문에 나는 오히려 많은 아쉬움을 느꼈었다.





한국에서 만든 소주와 진 등으로 칵테일을 만들다보니 어딘가 하나는 빠진듯한 뉘앙스가 느껴진다. 술에 대해선 거의 무지에 가깝기 때문에 가급적 이 블로그에서 바 리뷰 - 해외의 바들은 여행 정보 차원에서 다룰 뿐, 국내 바들은 리뷰를 쓰지 않았다. - 를 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칵테일의 향과 맛 (flavour) 의 부족함을 느꼈었다. 예를 들면 진 토닉의 경우 선비, 정원, 부자 이 세 가지 국산 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지만 어느 것을 선택하든 진 특유의 향과 맛 (taste) 의 부족함이, '수정과' 칵테일은 수정과의 향을 고스란히 살리긴 했지만 오크통에 숙성 시킨 소주는 다소 인위적인 향과 맛 (taste) 을 첨가했다는 느낌이 들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별로였던 것은 아니다. '참외' 칵테일은 오울의 안주들과 두루 잘 어울렸었고, '우유' 칵테일은 단맛이 강한만큼 디저트와 함께 마시기 좋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서 오울의 한계점이 느껴진다. 일단 국내에서 생산되는 술들이 제한적이다보니 만들 수 있는 칵테일도 제한적이다. 향, 맛 (flavour), 심지어 알콜의 도수까지... 이는 오울만의 책임은 아니긴한데, 시간이 지나면 제한적인 한국산 술들이 좀 더 다양해질까?





안주들은 한국의 음식 - 이라고 하기엔 전형적인 한국의 저렴한 가격의 술집 안주들, 계란말이부터 라면까지 - 을 재해석 했다기보다 거의 모든 식재료들을 '호텔에서 직접 만들어서' 에 초점을 두었다. 그동안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다이닝은 항상 새로운 모습으로 - 보편적인 기준에서 시작한다는 의미이지 완전히 창조적이다는 의미는 아니다. - 다가왔지만 대부분 한국인들에게 반응이 좋지 않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이렇게 구성을 하는 것이 반응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호텔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저렴한 편인 가격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그런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이 양고기 안주였었다. 질기다는 느낌이 아주 없진 않지만 전반적으로 부드러우면서도 살짝 바삭한 질감은 흥미로운데다 함께 곁들여진 소스에 찍어 먹으면 맛 (flavour) 을 더욱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좀 더 간과 향이 세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에서 항상 마주치는 '짜다' 타령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 선에서 머무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술과 함께 곁들일 음식을 생각한다면 분명 더 간이 강해야겠지만 말이다. 이는 거의 모든 안주 메뉴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었는데, 그나마 함께 나오는 소스들이 어느 정도는 맛 (flavour) 을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니 거기에 위안을 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오쿠에서 아키라 백으로 바뀐 것처럼 와인 바 보칼리노 역시 오울로 바뀌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해서 적당한 안주 하나 시켜 그와 잘 어울리는 가벼운 칵테일 한 잔 마시는 그런 곳 말이다. 아키라 백은 외부 업체이니 차치하고, 이미 호텔 내에 진지하게 접근하는 다이닝과 바가 있으니 하나쯤은 가벼운 곳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국내 제반 여건이 나아진다면 물론 조금은 진중해질 가능성이 있지만 말이다.

2021. 8. 20.


가급적 리뷰를 미뤄 쓰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작년에 다녀온 싱가포르의 호텔들과 레스토랑들과 바들은 계속 미뤄왔었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추억이든 사회적으로 지금 이 시국에와 같은 반응이든 결과적으로 언제 다시 여행을 갈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난 추억을 되돌아 보는 것이 조금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이상 미룰 수만은 없기에 마지막으로 MO 바에 대해서 리뷰를 쓰려고 하는데, 문제는 시간이 너무 지나버려 세세한 것들을 모두 기억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나름대로 메모를 남겨놓았으니 참고하면 되지만 그렇다고 자세한 내용들을 모두 적은 것은 아니다. 게다가 나는 여전히 술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더 많기에 어줍잖은 지식으로 평가를 하는 것은 글을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 그리고 업장 관계자 모두에게 좋은 일은 아니니 여행 후기로써 글을 남길까 한다.







SINGDOG

Charred Chicken Sausage, Achar, Sambal Mayo, Scallion, Dry Shrimp

1년만에 다시 찾아가니 바텐더들은 바뀌지 않았기에 다들 격하게 반겨주었다. (지금은 다른 바로 옮기거나 비자 문제 등으로 고국으로 돌아간 직원들이 많다.) 싱가포르에 머무르는 동안 첫 날을 제외하고 매일 방문했었는데, 첫 날에 가자마자 주문한 것은 칵테일보다 이 싱독이라는 음식이었다. 재작년에 먹었을 때 맛있게 먹었던 기억 때문인데, 여전히 그 맛은 변함이 없었다. 부드러운 번에 탄력있게 씹히는 소시지, 무엇보다 가장 그리웠었던 삼발 마요네즈는 여전히 매콤새콤한 맛이 살아 있었다. 다시 찾아간다면 하루는 어느 다이닝도 예약하지 않고 MO 바에서 모든 요리들을 다 주문하리라.







Old Friend

BBQ Kimchi, Alcohol Free Soju, Seaweed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여행을 주제로 해서 태평양, 코럴해, 동남아 지역의 각 도시들을 기반으로 칵테일을 만들었는데, 그 중에 서울을 주제로 한 칵테일이다. 김치와 소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내키지 않았는데 바텐더들이 서울에서 왔으니 마셔보라고 권하는데 거절하는 것도 그래서 마셨지만 시간이 오래 지난 것도 있으나 아무튼 그렇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칵테일을 만드는데 들어간 재료부터 해서 일부 도시들의 경우 문화를 반영해 잔까지 특별하게 준비한 것들도 있었는데, 지금도 칵테일을 잘 모르니 평을 하긴 그렇다. 게다가 이때 여행 카페를 통해서 바 소개를 하겠다고 여러 사람들과 만나서 즐긴 경우가 많아서 사실 칵테일에 그렇게 집중하지도 못했었다.

코로나 19 상황이 진정되면 첫 번째 여행지는 다시 싱가포르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가야할 바들도 많고 그만큼 마셔야 할 칵테일도 많아졌다. 다들 무사히 잘 지내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

2021. 4. 23.


래플스 싱가포르에 있는 바를 이야기 하면 아마 대부분 롱바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유명한 곳은 - 유명하다는 이야기가 칵테일이 훌륭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 바로 라이터스 바이다. 래플스 싱가포르의 역사와 함께 하는 유명 작가들이 머물렀던 곳, 하지만 지독히 폐쇄적인 정책을 펼쳤던 지난 역사를 돌이켜보면 많은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는 없었다.






새로 재단장 했으니 들린 것은 아니고 그저 라 담 드 픽에 저녁을 먹으러 가기 전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어서 맞은편에 있던 이 곳에 식전주 한 잔 마시러 들렸었다. 래플스 싱가포르 스위트 리뷰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그동안 한국인 직원을 단 한 명도 볼 수 없었던 호텔인데, 여기 바에서도 한국인 바텐더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곧 다른 바로 옮겼다.) 

래플스 싱가포르가 재단장하면서 다이닝에 신경을 쓴만큼 바에도 신경을 쓰려는 분위기이나 아직까지 준비가 덜 되었다는 인상을 받았었다. 그것 때문인지 몰라도 한국인 바텐더는 곧 다른 곳으로 이동하였고, 이후 코로나 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문을 닫았던 이곳은 작년 말에 다시 새로 오픈하면서 새 헤드 바텐더도 오게 되었는데 몇 년 안에 이 바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가 될까 궁금하다.







Escape to Home

Gin, Rose, Cucumber, Laksa Leaf, Lemon, Elderflower, Burdock Tonic


(지금도 잘 모르지만) 이때에도 칵테일을 잘 모를 때라 그저 식전주로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칵테일을 추천해 달라고 했었는데, 아직까지 오픈이 완벽하게 되지 않았다며 메뉴에서 이 칵테일을 추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맛에 대한 별 다른 기억이 없는 것을 생각하면 딱히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Singapore Sling

싱가포르 어디에서든 싱가포르 슬링은 원한다면 주문 가능하고 또 마실 수 있지만 바마다 레시피가 다르기에 굳이 '원조' 를 마시고싶다면 롱바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당시 이야기를 나눴던 바텐더가 식사 후 다시 들려달라고 해서 갔더니 이렇게 싱가포르 슬링을 하나 만들어 줬었는데, 오리지날 레시피대로 만들었지만 기존의 롱바 싱가포르 슬링과는 맛이 다를 것이라 이야기 했었다. 왜 그런지 서로 그 이유를 알고 있었지만 굳이 여기에서 언급하고싶지 않다. 때로는 모르는 것이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라이터스 바는 예전에는 투숙객이 아니면 출입이 안되었지만 지금은 래플스 싱가포르의 개방 정책에 따라 투숙객이 아니어도 방문 가능하다. 대신 라 담 드 픽처럼 예약을 해야 출입이 가능한지는 정확히 모르므로 자세한 것은 직접 호텔측에 문의하면 정확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2020. 12. 16.


추천은 몇 년 전부터 받았지만 방문은 처음이었다. 아니, 바가 있는 동네 방문부터 처음이었다. 매년 싱가포르를 방문했었는데도 말이다. 이곳에 유명한 바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여기서 한 잔, 저기서 한 잔 하기에 좋을만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바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한 잔 마시고 기분 좋게 걷다 보면 어느 정도 술 기운이 가시고, 그래서 또 새롭게 기분 좋게 한 잔 마실 수 있는 거리 말이다. 왜 나는 그동안 이 동네를 찾지 않았을까?






"Native" 라는 이름답게 모든 것이 갖춰져 있었다. 계단을 올라 들어가니 싱가포르 현지 밴드의 음악이 흘러 나온다.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재료들도 싱가포르 현지에서 만든 것들을 사용한다. 바텐더는 첫 방문객들에게 작업장까지 자연스럽게 공개하고 일련의 작업들을 소개한다. 

한편으로 자연을 생각해서 바에서 사용하는 거의 모든 것들을 자연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다음 사진에서 코스터를 보라. 바에 입장할 때부터 퇴장할 때까지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모두 다 바 이름 그대로 'Native' 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름에 맞춰 모든 것들이 갖춰져 있지만 가장 중요한 칵테일의 '맛' 은 어떠할까?






Liquid Chlorophyll

Compendium Dark Rum, Peranakan Jun, Mugwort


내가 방문했을때에는 새 메뉴가 나왔을 시기였었다. 두 번째 잔으로 주문할 때 바텐더가 적극 추천했었는데, 원래 이름은 'Bitter' 였었지만 다음날 다시 방문하니 이름이 바뀌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원래 이름의 경우 손님들에게 부정적으로 들리는 것 같아서 바꿨다고 한다. 쓴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거기에 알콜 특유의 쓴맛까지 더해진다면 더더욱 말이다. 그래서 부정적으로 들릴테니 선택하지 않을테지만 나는 원래 이름이 더 이 칵테일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이름을 바꾼 것이 아쉬웠었다.

이 칵테일은 이름처럼 쓴맛이 중심이긴 하지만 그것이 고통스러운 쓴맛은 아니다. 단맛과 신맛이 함께한 가운데 마시는 과정에서 끝에 쓴맛이 남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맛의 층이 변한다. 끝에 남는 쓴맛도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깔끔하게 마무리 한다는 느낌이 든다. 질감도 마찬가지, 색을 보더라도 굉장히 텁텁할 것 같지만 처음에는 굉장히 순수한 맑음이 느껴진다. 입안을 거쳐 목으로 넘어갈 때 그 짧은 시간동안 맑음이 무겁고 약간 거친듯한 질감으로 변하지만 깔끔하게 넘어가니 전혀 텁텁하지 않다. 향을 맡고, 입안에 한 모금, 그리고 그것이 목으로 넘어가는 그 짧은 시간동안 다양한 맛과 향과 질감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흥미로웠기에 다음날 다시 갔을 때 주저않고 이 칵테일부터 먼저 주문했었다. 







영어를 그리 잘하는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바텐더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었다. 거부감 없이 호기심을 보이니 바텐더가 신이 났는지 주변의 다른 바 추천부터 해서, 칵테일, 서울의 바들 등등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간이 가는줄 모를 정도로 정말 즐거웠었다.

그러다 메뉴가 바뀌면서 사라졌지만 바뀌기 전에 가장 인기있었던 메뉴라며 칵테일 하나를 만들어줬는데, 색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이끈다. 시간이 많이 지났기에 기억이 정확하지 않지만 꽃향, 달콤하지만 동시에 새콤한, 맑고 부드러운, 상큼하면서도 새로움을 느꼈던 것으로 기억한다. 

네이티브 바는 바에 입장해서 칵테일을 즐기고 바에서 나오기까지 모든 것에서 'Native' 를 체감할 수 있었다. 네이밍, 재료, 음악, 기물, 그리고 가장 중요한 칵테일의 '맛' 까지 바의 모든 것에서 독특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네이티브 바만의 매력이 아닐까? 그래서, 내년에도 다시 찾아갈 생각이다.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다시 찾아갔을 때 또 어떤 재미있는 칵테일을 만날 수 있을까?  

2020. 10. 15.


2018년 포시즌스 호텔 서울 찰스 H. 바에서 옆자리에 앉은 카페 퍼넷의 바텐더를 통해 알게 된 지거 앤 포니는 2019년 포시즌스 호텔 찰스 H. 바에서 게스트 바텐딩 행사를 통해 처음 만났었고, 2020년 1월에 처음 다녀왔었다. 첫 방문 날 - 지거 앤 포니는 두 번 방문했었다. - 낯익은 바텐더와 서로 반갑게 인사 나눴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서로 어디서 처음 만났었는지 기억을 못했었다. 그저 리브 트와이스에서 근무하고 있으니 한 번 놀러오라는 인사말만 나누고 헤어졌었는데, 나중에 리브 트와이스에 방문해서야 기억을 떠올렸었다.

알고보니 서로 타이페이에 있는 인덜지 비스트로에서 처음 만났었다. 매우 친절했었던 바텐더가 보이지 않아 아쉬웠었는데 싱가포르에서 이제 만날 수 있으니 그것으로 되었다. 혼자 갔다면 더욱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겠지만 당시에 동행이 있어서 - 리브 트와이스도 두 번 방문했었다. -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는데, 내년에는 방문할 수 있을까?





리브 트와이스는 지거 앤 포니와 같은 소속인데 찾아가보니 깁슨도 같이 있는 것이 아닌가! - 깁슨은 2층에 있다. 물론 깁슨도 같은 소속이다. - 지거 앤 포니와 리브 트와이스는 조금 거리가 멀긴 하지만 걸어서 갈 수 있으므로 한 번에 세 곳의 바를 방문할 수 있다. 아쉬운 것은 동행이 있는 상황이어서 깁슨을 가보지 못했었는데, 부디 내년에는 갈 수 있기를 바란다.




 

들어서자마자 '일본 스타일인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고 바 카운터석도 없으며, 전체적으로 개방적인 구조인데 혼자 와서 바텐더와 대화를 나누며 칵테일을 마시기엔 조금 흥미가 떨어지는 구조이다. 






Spring Riot

roku gin, sakura soda, merlet crème de peche, grated daikon


인덜지 비스트로에서 만났었던 바텐더에게 추천을 받은 칵테일인데, 일본식 칵테일들의 특징들이 고스란히 느껴진다고 할까? 맛이 없는 것은 아닌데, 교과서적인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정직함? 그래서 아주 깔끔함이 느껴지는 칵테일이었지만 동시에 지루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두 번째 방문했을때에도 아마 같은 것을 마신 것 같은데, 여전히 깔끔하면서도 정확함이 먼저 느껴졌었다. 두 번의 방문 모두 그리 오래 앉아 있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고 다시 싱가포르를 갈 수 있다면 깁슨과 함께 동시에 방문해서 좀 더 오래 바텐더와 대화도 나누고 여러 칵테일을 마실 생각이다.

2020. 8. 10.


지거 앤 포니를 알게 된 것은 몇 년 되었지만 실제로 방문한 것은 2020년 1월이 처음이었다. 2019년에 포시즌스 호텔 서울 찰스 H. 바 게스트 바텐딩 행사 때 인사를 나누고 다음 싱가포르 방문때 꼭 가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사실 그동안 알고 있으면서도 가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위치때문이었다. 싱가포르를 매년 갔었지만 탄종파가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그동안 다이닝 위주로 다니다보니 동선이 이쪽으로 올 일이 없었다. 알고보니 이쪽 지역에 꽤 유명한 바들도 많고, 무엇보다 서로 아주 가깝다 보니 이동하는데 시간을 낭비할 일이 없어서 좋았었다.


지거 앤 포니는 현재 아마라 호텔 안에 있다. 호텔과는 별개의 업장이며 지난번에 글 올렸었던 카페 퍼넷과 나중에 글 올릴 리브 트와이스와 같은 그룹에 속해 있다. 지난 발표 때 축하한다는 인사를 바텐더에게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달했었지만 다시 한 번, Asia's 50 Best Bars 2020에서 1위를 한 것을 축하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왼편에 보이는 바 카운터 석이다. 내부 공간은 그리 넓은 편은 아니다. 앉자마자 작년에 찰스 H. 바에서 만났었던 바텐더가 있기에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곧 칵테일을 주문했었다. 






실내는 복층 구조여서 한층 더 올라가면 자그마한 바 카운터석이 하나 더 있었는데, 여기는 주로 주말에 한시적으로 또는 따로 예약을 하는 경우에만 오픈 한다고 들었다.

내부 디자인은 어떻게 보면 꽤 단순한 편인데, 바가 지향하는 개념을 생각하면 그에 걸맞게 잘 꾸며놓았다. 






Crystal Ramos Gin Fizz

Tanqueray London Dry Gin, clarified Ramos Fizz, orange flower bubbles


크리스탈 라모스 진 피즈는 바가 지향하는 개념에 충실하게 라모스 진 피즈를 재해석한 메뉴이다. 메뉴명 그대로 투명하고 맑으며, 향기롭고 거품 또한 매우 가볍고 부드럽게 입술에 닿는데 라모스 진 피즈를 생각하면 향, 맛, 질감 모두 가볍다라는 느낌이 든다. - 물론 그것이 나쁘다라는 의미는 아니다. - 입안에서 살짝 스쳐지나가지만 코코넛 향이 꽤 매력적이었다. 다음에 다시 가게 된다면 매일 방문해서 모든 메뉴를 다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칵테일들이 많았었다.

싱가포르라는 나라가 친절과는 거리가 먼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경우가 많은데, 재미있는 것이 바를 가게 되면 처음 방문하더라도 대부분의 바텐더들이 굉장히 친절하다는 것이다. 이날도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다른 바 소개는 물론 칵테일 이야기 - 사실 칵테일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고, 나는 여전히 술을 잘 못 마시는 편이기 때문에 음식과 달리 칵테일의 맛에 대한 평가나 묘사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 등을 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였었다. 이후 일정이 있어서 오래 있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또 만나기를 약속했었는데, 그 이후 코로나 19 상황이 발생하면서 그 약속을 언제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

2020. 6. 30.



헤드 바텐더가 서울의 한 바에서 옆자리에 앉게 되어 알게된 이후 2년째 싱가포르 방문 때마다 들리는 곳이다. 지금도 종종 인스타그램 메신저로 농담을 주고 받는데, 그만큼 유쾌한 사람이라 싱가포르에서 들려야 할 곳이 정말 많아졌지만 그래도 빠트리지 않고 방문하고 있다.

물론 유쾌하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들리는 것은 아니다. 어찌되었든 가장 중요한 것은 '맛' 일텐데, 비록 여전히 칵테일 쪽에는 문외한에 가깝지만 그가 그것을 잘 알기에 거기에 맞춰 다양한 칵테일 소개를 통해 내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Peanut Alexander

Dessert in a cup ; creamy, sweet and nutty

Teeling Irish Whiskey, peanut milk, berry composte, maple syrup


싱가포르에서 만난 바텐더들이 대부분 우스개 소리로 카페 퍼넷 하면 네그로니, 심지어 디저트까지 모두 다 네그로니 라고 소개 하는데, 최근에서야 네그로니에 조금 익숙해졌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나에게는 모두 독한 술이라 디저트 겸 조금은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칵테일을 부탁했었다.







한국인에게 싱가포르 바는 랜턴 바, 롱 바, 레벨 33 이 세 곳 - 아니 하나 더 원 앨티튜드까지 합하면 모두 넷? - 이 익숙할텐데, 그 중 랜턴 바와 레벨 33은 뷰 때문에 많이 선택한다. 카페 퍼넷은 The Fullerton Bay Hotel 바로 옆에 있다. 랜턴 바는 옥상에 있고 카페 퍼넷은 지상에 있다. 둘 중 한 곳을 선택하라면 어디를 선택할 것인가?

나는 망설이지 않고 카페 퍼넷을 선택할 것이다. 뷰도 좋지만 무엇보다 칵테일의 '맛' 이 중요한데 랜턴 바는 그런 점에서 딱히 좋은 선택지는 아니다. 어차피 같은 곳에 있는데 층수 차이만 있을 뿐 훨씬 맛있는 칵테일을 마실 수 있다면 어디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카페' 인만큼 주문할 수 있는 음식들도 술과 잘 어울리는 것들로 준비되어 있는데, 헤드 바텐더가 자신한 만큼 - 그렇다고 파인 다이닝 수준을 기대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단어 그대로 여기는 '카페' 이다. - 다음에 가게 되면 하루 저녁은 여기서 먹을 생각이다.

2020. 6. 11.



여전히 칵테일 보다 뷰에 초점을 두고 선택을 하는 관광객들이 많지만 이제 맨해튼 바는 한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바이다.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조금은 시끄럽게 느껴질 수 있는 흥겨운 음악에 꽤 많은 인파를 만날 수 있다. 작년까지는 바 카운터석은 물론 소파석까지 모두 사람들이 앉아 있고 스탠딩 하는 사람들도 많았었는데, 올해 1월에 갔을 때에는 의외로 비교적 한산한 편이어서 놀라웠다. 이때만 하더라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사람들이 많이 심각하게 받아들일 때가 아니어서 바이러스의 영향은 아닌듯 한데, 어찌되었든 여유 있게 바 카운터 석에 앉을 수 있었고 매년 방문 이래 5년만에 처음으로 맨해튼 바의 바텐더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한동안 클래식 칵테일을 배우면서 흥미가 생겨 맨해튼 바에 갔을 때에도 마시고싶었던 클래식 칵테일을 몇 잔 주문 했었는데 한국과 달리 재료가 없어서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IRON HORSE 24 

Monkey 47 Sloe Gin, Lillet Blanc Aperitif, Crème de Cacao Lemon, Grenadine


물론 클래식 칵테일만 마신 것은 아니고 맨해튼 바의 칵테일도 몇 잔 마셨었다. 술을 잘 못 마시는 것도 있지만 맨해튼 바의 칵테일들은 대체로 강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는데, 작년에는 두 잔만 마셨는데도 거의 밤을 샐 정도로 심장이 두근거려 잠을 못 자기도 했었다. 작년의 기억이 여전히 두려워서 덜 강한 칵테일을 추천해 달라고 했었는데, 그 중 이 칵테일은 부드럽고 새콤하면서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맨해튼 바 칵테일들의 강렬함을 생각하면 많이 순한 편이었다. 올해에는 여유가 있어서 헤드 바텐더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도중에 자기네 칵테일들이 강한지 심각하게 묻기도 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종종 칵테일들이 강하다는 이야기를 자기들도 직접 듣는다고 했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정신 없이 바쁘다보니 운 좋게 바 카운터석에 앉아도 바텐더들과 대화를 나눌 수도 없었고, 그러다보니 불만스러운 부분이 있어도 칵테일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없었었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올해에는 그렇게 혼잡하지 않아서 바텐더들을 비롯한 직원들도 피곤한 기색이 덜 묻어나고 전반적으로 접객 및 응대도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2020. 2. 6.


아니, 여기 어딘가에 바가 있단 말인가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처음에 간다면 찾기 힘들다. 한국으로 치면 동네 어딘가에 있는 재래 시장의 골목길을 들어가면 있는데, 간판도 눈에 띄지 않아서 그 근방에서 한참을 헤매었다. 사실 요즘 같은 세상에 구글맵을 이용하면 못 찾을 일도 아닌데, 구글맵은 정확하게 위치를 알려줬지만 간판이 얼른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 헤맬 수 밖에 없었다.

이 날 가서 알았는데, 싱가포르의 Tippling Club 헤드 바텐더 Andrew Loudon의 게스트 바텐딩 행사가 있었다. Tippling Club 은 4년 전부터 찰스 H. 바를 통해서 소개 받아서 싱가포르를 갈 때마다 가봐야지 했던 곳인데, 공교롭게도 매년 싱가포르를 갈 때마다 못 갔었다. 결국 타이페이에서 헤드 바텐더를 만나나 했었는데, 저녁을 먹고 가니 행사는 이제 막 시작했는데 벌써 자리는 만석이었고 예약을 안 했으면 바 카운터에는 아예 앉을 수 없는 분위기였었다. 혹시나 자리가 나오면 옮겨 달라고 부탁하였으나 결과적으로 바 카운터에는 앉을 수 없었고, 20여분 정도 스탠딩 하다 테이블 하나가 비어서 그곳으로 옮길 수 있었다.





Elixir of Orris

Hennessy Cognac VSOP, Port, Fernet Branca, Raspberry Gomme, Fresh Lemon Juice, Absinthe

원래 계획은 바 무드 타이페이 칵테일을 마시는 것이었지만 Tippling Club 은 계속 못 갈 것 같은 예감이 들어 특별 메뉴만 마시기로 했는데, 메뉴판을 보는 순간 꽤 고민을 했었다. 꼬냑이 들어가는 것을 보니 내 기준에서 너무 독할 것 같아서 그냥 포기하고 다른 칵테일을 마실까 생각했었다. (이날 특별 메뉴는 모두 꼬냑이 들어갔었다.) 그래도 이 때 아니면 또 언제 마실까 싶어서 눈 딱 감고 주문 했었는데, 결과부터 이야기 하자면 대만족을 했었다.

처음에 마시자마자 아주 새콤한 라즈베리의 맛이 느껴지는데 내 기준에서 생각보다 세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서 괜찮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쯤 뒤늦게 올라오는 스모키 향이 굉장히 매혹적이다. 그 매혹적인 향을 계속 느끼고싶어서 나도 모르게 자주 들이키게 만드는 매력적인 칵테일이었다.






Poire Helene

Hennessy Cognac VSOP, Dark Rum, Pear Juice, Calrified Orgeat, Milk, Pandan Syrup, Fair Cacao Nib Liqueur, White Cacao, Fresh Lemon Juice, Soda


칵테일 이름을 보자마자 정말 궁금했었다. Poire Helene 는 유명한 디저트인데 이걸 어떻게 칵테일로 맛을 표현했을까?

한 모금 마시자마자 나도 모르게 한참을 웃었다. 왜냐하면 디저트의 특징을 그대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향긋한 향을 들이키며 칵테일을 마시는데, 혀에 닿자마자 느껴지는 달콤함에 전혀 술을 마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면서 부드러운 칵테일의 질감은 디저트의 질감을 그대로 재현했다. 어떻게 디저트의 특징을 그대로 재현했을까? (구글 검색을 해보니 Tippling Club 메뉴에도 있다. 아, 진작에 알았더라면 지난 1월에 싱가포르 갔을 때 무조건 갔을텐데, 이래서 블로그에 리뷰 글은 빨리 올려야 한다.)






Cherries Jubilee

Hennessy Cognac VSOP, Suze, Sauternes, Tuberose Syrup, Angostura, Peychaud, Maraschino


마지막에 마셨던 이 칵테일은 정확하게 어떤 맛이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벌써 반년 전의 일이니 그러한데, 다음에는 아이폰 메모장에 간단하게 기록을 해놓아야겠다.


처음 간 날이 때마침 게스트 바텐딩 행사를 해서 정작 바 무드 타이페이의 칵테일들을 마시지 못하고 돌아왔는데, 다음 타이페이 방문 때 꼭 가서 칵테일들을 마셔야겠다. 새로 오픈한 MU : TAIPEI 와도 가깝고, 인덜지 비스트로도 가까우니 한꺼번에 이동하기에도 편할텐데 벌써부터 타이페이에 놀러 가서 칵테일 마실 생각을 하니 얼른 타이페이를 가고싶다.

2019. 12. 12.


지난 방문때 좋은 기억들이 남아 있어 다시 찾아간 인덜지 익스페리멘틀 비스트로는 변함없이 친절했고 칵테일은 맛있었다. 예전 기억만 생각하고 가서 자리 여유가 있겠거니 생각하고 갔다가 자리가 없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다행스럽게도 전에 만났었던 바텐더가 나를 기억하고 있어서 잠시 대기 후 운 좋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Iron Buddha Cocktail

2018 Iron Buddha's Heavy Roasted Oolong Tea Liqueur, Sauvignon Blanc, Blood Peach, Chocolate


메뉴판은 처음 칵테일을 접하는 사람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제작되어 있었는데, 타이페이에 왔으니 차와 접목한 칵테일 중 sour 칵테일을 주문하였다. 이름이 재미있었던 것도 선택하는데 영향을 줬는데, 철관음차로 어떻게 칵테일을 만들었을까?

사실 차나 칵테일이나 아직까지 나에게 미지의 영역이라고 할까, 향이나 질감이 어렴풋이 느껴지면서도 헷갈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 칵테일은 새콤하면서도 끝에 단맛과 함께 과일향이 느껴지는데 정확히 어떤 과일향인지 모르겠다. 들어간 재료를 보면 복숭아 향 같기도 한데, 바텐더에게 정확하게 무슨 향인지 물어볼 것을 그랬나? 부드럽게 넘어가면서 입안에 은은하게 맴도는 향이 좋아서 타이페이에 머무르면서 두 번 갔었는데 갈 때마다 이 칵테일을 주문했었다.






Spring Lingering Cocktail

2018 Spring Lingering Oolong Tea Liqueur, Lemon Verbena, Tonic Water


철관음으로 만든 칵테일을 마시고 난 뒤 직원에게 추천 받은 칵테일이다. 서로 영어를 잘 하는 편은 아니어서 대화 하는 과정이 조금 어렵긴 했지만 - 물론 영어를 잘 하는 직원과 바텐더도 있다. - 굉장히 친절했었다. 최근에 알게 된 것이지만 내가 refresh 한 칵테일을 좋아하는 성향이 있어서 그런지 이 칵테일은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기포의 느낌과 함께 앞서 철관음 칵테일과는 다른 가벼우면서도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잔향이 좋았었다.


한국에서 음식과 마찬가지로 칵테일도 어딘가 빈 공간이 있다고 느껴져서 아쉬운 적이 많았었는데, 알고 보니 식재료 못지 않게 칵테일을 만드는 재료들도 국내에서 수급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좋게 말하면 법이 잘 만들어진 것인데, 수입 통관 절차부터 해서 검역 과정 등이 꽤 까다롭기 때문이다. 비록 두 잔 정도 칵테일을 마셨지만 입안에서 느껴졌던 칵테일의 질감이나 잔향의 여운이 지금도 꽤 기억에 남아 있다. 우롱차를 비롯해서 칵테일을 좀 더 많은 경험을 한다면 일종의 훈련을 통해 지금보다 더 많은 맛 (flavour) 의 여운을 느낄 수 있을까? 그런 기대감때문에 해외 여행을 가서 먹거나 마시는 행위가 언제나 즐겁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스트로이기 때문에 음식도 나쁘진 않을 것 같지만 타이페이에 워낙 좋아하는 레스토랑들이 몇 곳 있다보니 이번에도 음식을 먹을 기회가 없었다. 혹 다음 방문때 기회가 된다면 음식도 먹어보고 이와 관련해서 리뷰 글도 올릴 생각이다.

2019. 9. 4.


예전에는 AXIS BAR 라고 싱가포르에서 유명한 바 중 하나는 아니었지만 낮에 애프터 눈 티가 조금 유명 했었고, 밤엔 주로 투숙객들 위주로 간단하게 한 잔 마시는 정도로 손님들이 북적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객실 내 TV 홍보 영상을 봤었는지 아니면 체리 가든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는 길에 봤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페이처럼 이름을 MO BAR로 바꾼 것을 보고 잠깐 호기심이 들었지만 예전 AXIS BAR에서 이름만 바꿨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선뜻 들릴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카페 퍼넷에 갔을 때 포시즌스 호텔 서울 찰스 H. 바에서 옆자리에 앉아서 알게 된 바텐더가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에 투숙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니 새로 생긴 MO BAR를 추천 해줬었다. (알고보니 MO BAR 바텐더들과 친분이 있었다.) 객실로 올라가는 길에 추천 받은 것도 있고, 딱 한 잔만 더 마시고 자고싶다는 생각도 들어서 잠시 들렸었다.






내 기억엔 커버 차지는 없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웰컴 드링크로 샴페인 한 잔이 제공된다.





Longest Journey

Green Chili Vodka, Lime Ginger Beer






예전 AXIS BAR를 생각하면 굉장히 조용한 분위기였었는데, 새로 바뀐지 얼마 안되어서 홍보가 덜 되어서 그런것일까? 몇몇 테이블에 손님들이 있긴 했었지만 바 쪽은 아무도 없어서 여유있게 앉을 수 있었다.

싱가포르엔 매년 찾아오지만 이 바는 처음 왔다고 하니 바텐더가 살짝 놀라는 눈치였었는데, 굉장히 유쾌하게 대화를 이끌어서 체크 아웃 하는 전날까지 매일 방문하였다. 카페 퍼넷에서 소개 받아서 왔다고 하니 카페 퍼넷의 바텐더 이름을 언급하면서 친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서울에서 왔다고 하니 자기네 바에 한국인 직원도 있다면서 오늘은 쉬는 날이니 다음에 오면 소개 해주겠다는 얘기도 들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때만 하더라도 칵테일의 향이나 맛, - 질감은 그래도 어느 정도 감이 오는 편이다. - 을 세세하게 구분하기 어려워서 일일이 기억은 못하는데, 딱히 안좋은 기억은 없기에 맛있게 마셨던 것 같다. 두번째 사진은 바텐더가 싱가포르 슬링은 싱가포르에서 10위 정도 하는 칵테일이라며 - 물론 그의 농담이었다. - 이게 1위를 하는 칵테일이라고 자기가 직접 만든 칵테일을 내놓은 것을 찍은 사진이다.






Mother of Dragons

Strawberry Aloe Vera, Dragon Cachaça






MO BAR Pilsner


다음날 다시 찾아가니 전날 그 바텐더가 또다시 반갑게 맞이해줬었다. 칵테일 추천을 부탁하니 이게 일종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이때만 하더라도 잘 모르니 커피처럼 칵테일도 위에 그림을 직접 바텐더가 일일이 그려서 만든 것이라고 추측 했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입술에 달라붙는 느낌이 조금 불쾌하긴 했지만 단맛이 인상적인 칵테일로 기억한다. 이어서 나온 맥주는 MO BAR에서 직접 만든것이라고 들었는데, 쓴맛이 불쾌하지 않고 끝이 깨끗하게 끝나서 맛있게 마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음에 간다면 다시 한 잔 더 마시고싶던 맥주였었다.






The Roaring City

Sparkling Pineapple Tapache, Vermouth Jelly


이 칵테일은 꼭 저 받침대에 나와야 한다며 자기들이 직접 디자인 했다고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직접 디자인 한 것인지 이건 확실치 않다. 아무튼 이날은 달콤하면서 스파클링한 칵테일이 마시고싶어서 추천을 부탁했었다.






다음 날 다시 찾아 갔을 때 다른 바텐더에게 전날 치훌리 라운지에서 게스트 바텐딩 행사가 있었는데 이때 마셨던 커피 칵테일이 인상적이었다고 이야기를 하니, 구체적으로 어떠했는지 물어봐서 살짝 단맛이 났지만 에스프레소의 신맛과 쓴맛이 훌륭해서 좋았다고 말을 하니 그럼 자기가 비슷하게 칵테일을 만들어 보겠다며 내놓은 칵테일이다. 치훌리 라운지에서 마셨던 칵테일이 조금 무겁게 다가왔었다면 - 사실 나에게는 꽤 독한 칵테일이었다. - 이 칵테일은 가볍게 - 질감이 그렇다기 보다 알콜 도수가 낮게 느껴져서 마시기 편했다는 의미이다. - 다가와서 무척 좋았었다. 그렇게 많은 칵테일을 마셔보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내 경험 안에서 최고의 에스프레소 칵테일이었다.







이 칵테일도 메뉴에 없던 것을 부탁해서 받았던 것인지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사진 기록을 찾아보니 따로 메뉴판을 찍지 않은 것을 보면 메뉴에 없던 칵테일일 가능성이 높다. 사실 전에 마셨던 에스프레소 칵테일이 인상적이어서 이 칵테일은 어떠했는지 전혀 기억이 없다.






Singdog

Nonya Sausage, Achar, Sambal Mayo, Scallion, Dry Shrimp


싱가포르 여행 마지막 날이기도 해서 음식 메뉴도 한 가지 먹어보려고 바텐더에게 문의 하니 싱가포르식 핫도그를 추천해줬었는데, 삼발 마요네즈가 들어가는 것만으로 이미 내 마음을 사로 잡았던 싱가포르식 핫도그이다. 푹신푹신한 번 사이로 오도독 씹히는 소시지의 질감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 매콤하면서 약간은 강렬한 신맛의 삼발 마요네즈가 중심을 잘 잡고 있어서 정말 즐겁게 먹었었다.







Sea Beast

Black Ink Coriander Soju, Fizzy Yuzu Sushi


메뉴판에 나와 있는것처럼 주제를 생각하면 정말 잘 만든 칵테일이긴 한데, 한국인이라면 소주라는 단어때문에 눈에 띄겠지만 막상 마셔보면 시소잎의 향이 꽤 거슬리는 칵테일일 수 있다. 굳이 위에 연어회 한 점을 올릴 필요가 있을까 생각도 들었지만 스토리를 생각하면 있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소주가 들어가지만 그렇게 도수는 높은 편은 아니어서 편안하게 마셨었다.






그렇게 투숙하는 내내 자기 전에 바텐더들과 정말 유쾌하게 대화를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었다. 그래서, 다음에 또 싱가포르를 간다면 무조건 꼭 들려야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별것 아니지만 이렇게 메뉴판에 내 이름을 써서 주며 다음에 또 보자는 바텐더들 덕분에 정말 즐겁게 여행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여기 바 매니저도 지금은 홍콩으로 옮긴 찰스 H. 바 전 헤드 바텐더인 로렌조와도 친분이 있는 유명한 바텐더이고,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가 사활을 걸고 새로 바 이름을 바꾸고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아마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싱가포르에서 또 하나의 유명한 호텔 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