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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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6.



 코로나 이전의 대기가 엄청나게 있었고, 바 주변에는 스탠딩 하는 사람들까지 붐비는 가운데, 재즈 공연을 바라볼 수 있는 테이블은 가득차 있었던 그런 모습들은 볼 수 없었다. 마침 내가 간 날만 그런 것인지, 아니면 이런 상황이 지속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런거야 그럴 수도 있다고 무심코 넘길 수 있다.


 그러나 예전의 친근하면서도 능숙한 직원들의 접객은 더 이상 없었다. 전형적인 호텔 바 분위기, 바텐더들은 손님이 어떤 칵테일을 마시고싶은지 알아보지 않으며 주문한 칵테일만 만들어 내놓고 끝이었다. 잔을 비우면 사무적으로 추가 주문하겠냐고 묻기만 할 뿐 그리 바쁘지도 않은데 그냥 서 있기만 해서 오래 앉아있지 않고 일어나버렸다. 이런 분위기에서 칵테일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버렸기 때문이다.


 작년의 이러한 경험들이 올해 여름 휴가로 방콕 여행을 가려던 것을 미루게 만들었는데, 2027년에는 갈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 

2026. 9. 7.


  이미 어느 정도 취한 상태에서 다음 선택지로 선택한 바는 G.O.D. 바였었다. Opium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여서 술도 좀 깰겸 걸어갔었는데, 야오와랏 로드야 밤에도 시끌번쩍 하지만 거기를 벗어나는 순간 살짝 섬칫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바 근처에 도착한 순간 약간 기괴하다는 느낌도 받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예전엔 이 일대가 우범지역에 가까운 곳이었다고 한다.


 약자로 신을 뜻하는 것 같은데 정작 간판에 표기된 설명도 그렇고 바텐더에게 물어보면 그런 의미는 아니라고 한다. 사실 미심쩍은 부분이 바 입구에 남근 조형물부터가 눈에 띄는데다 데바나가리 문자 비슷한 - 다시 보면 한자를 풀어쓴 것 같은 느낌도 든다. - 인쇄에 문 손잡이는 보스턴 셰이커, 내부로 들어서면 성당 같으면서도 조명은 악마를 숭배하는 사교 비슷한 느낌에 음악도 어울리지 않는, 혼돈의 현장이라고 할까? 그러면서 마지막에 계산서를 요청하면 성경책에 끼워져 나오니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였다.


 그럼 칵테일은 어떠했을까? 다소 실험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칵테일을 주문하면 짝을 지어 한 입에 먹을 음식이 같이 나온다. 기괴하지만 재미있다고 해야 하나? 이미 충분히 취한 상태에서 간 것이어서 사실 억지로 두 잔을 마시고 나왔었는데, 호기심에 다시 한 번 갈 생각은 있긴 하지만 글쎄...

2026. 5. 27.


 W 호텔이 지향하는 지점을 아시아권에서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곳이 W 방콕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거의 10여년만에 다시 찾았지만 여전히 W 호텔 다운 접객을 보여줬었다. 기분 좋게 입장하면 생각보다 작은 공간이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W 호텔 다운 접객과 함께 방콕 같지 않은 접객, 그러니까 발랄하면서도 꽤 진중한 접객이 착석해서 메뉴 설명을 듣고 칵테일을 선택해서 마시고 계산까지 마치고 나올 때까지 기분을 좋게 만드는 곳이었다.


 메뉴 구성이야 나름대로 컨셉트를 정해서 준비했다고 하는데 일단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 칵테일들을 변형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무엇을 먼저 마셔야 할지 기분 좋은 고민을 했었다. 마음 같아선 방콕에 머무르는 내내 매일 들려 모든 메뉴를 다 마시고싶었지만 가야할 바들이 더 있었기에 두 잔만 마시고 일어섰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메뉴를 다 마시고 왔어야 했다. 분명 기분 좋게 마신 기억은 지금도 남아있는데 그래서 마셨던 칵테일의 맛은 어떠했는지 시간이 지난 것을 차치하더라도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여기 먼저 들리기 전에 이미 어느 정도 취한 상태여서 그러지 않을까?


 그래도 일단 마음에 드는 바를 만났으니 올해 다시 방콕에 가게된다면 사톤 지역에서 베스퍼와 함께 가장 먼저 찾을 것이다. 물론 이번에 다시 가게 된다면 모든 칵테일 메뉴를 다 마시고 올 생각이다. 그때엔 좀 더 자세히 칵테일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

2026. 5. 11.


  묵고 있던 만다린 오리엔탈 방콕에서 도보로 이동하기에 살짝 멀지만 그렇다고 못 걸어갈 정도는 아닌 거리에 있다.


 보통 처음 가는 바여도 정말 이상한 분위기가 아닌 이상 석 잔 정도는 마시고 나오는데, 첫 방문이었지만 한 잔만 마시고 일어났었다. 분위기가 이상했거나 칵테일이 맛이 없던 것은 아닌데 접객이 좀 불편했었기 때문이다. '마이뺀라이' 와 같은 접객이 문제였었다. 방콕 여행이 처음은 아니기에 이제는 어느 정도는 익숙해지지 않을까 싶다가도 여전히 익숙해지기 힘든 것이 이런 문화인데, 그래도 외국인 관광객이 한 명도 찾지 않는 그런 바가 아니건만 내가 편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얼른 한 잔만 마시고 일어났었다.


 사실 메뉴만 보면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 솔깃한 주제의 칵테일들이 몇 개 보였지만 혹 다시 방콕을 가게 되더라고 여기는 다시 찾을지 모르겠다.

2026. 4. 6.


 좋게 말해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라고 하기엔 어려울 정도로 이 호텔은 이제 많이 낡아버렸다. 재단장할 시기를 이미 지나버렸는데 별다른 계획이 없는 분위기이다. 2008년에 있었던 시위의 영향으로 많은 유능한 직원들이 떠난 뒤로 한때 만다린 오리엔탈 방콕과 함께 최고의 접객을 보였던 그 명성은 코로나 이후 더욱 처참하다 할 정도로 추락하였다. 전 객실 차오프라야 강 뷰, 여느 강변에 있는 호텔과 다른 반대쪽에서 바라보는 뷰,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호텔이었기에 아쉬움이 컸던 호텔이었다. 


 그럼 다이닝은 어떠할까? 호텔과는 별개로 코로나 직전까지 접객은 훌륭했었고 요리 역시 광동 요리든 태국 요리든 꽤 준수한 편이었다. 방콕 특유의 부족한 완성도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그런 곳이었다. 코로나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을텐데 예전 그 분위기를 지금도 느낄 수 있을까? 








 다행히 메이지앙은 큰 변화가 없었다. 아니 이걸 다행이라고 표현해야 하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차 카트를 보니 눈물겨웠다. 어쩌면 호텔 전체적으로 재단장 하지 않는 이유는 이런 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다고 애써 좋게 바라볼 정도로 말이다. 방콕 특유의 친근함을 직원들이 보여주진 않지만 절제된 동작들과 접객은 방콕은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여기만큼은 묵묵히 자리를 지켜왔다고 조용히 이야기 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관광객 중심의 손님들이 아닌 중국계 태국인 손님들이 흔히 말하는 중국인답지 않게 - 나는 이런 표현을 좋아하지 않지만 - 조용히 대화를 나누며 각자 좋아하는 요리를 즐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차를 이렇게 내놓는데 당연히 요리도 훌륭했었다. 많은 요리 선택지, 방콕답지 않은 요리의 완성도, 그렇다고 고전적이지만은 않은 딤섬의 모양새들, 무엇보다 메이지앙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가격 변동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 좋았었다. 물론 전혀 변동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방콕도 이제는 어줍잖은 파인 다이닝이라고 내세우는 곳 조차 기본적으로 수십만원은 지갑을 열어야 하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는 말이다.


 인테리어만 그대로인 것이 아니라 요리도 그대로였었다. 물론 거의 십여년만에 방문했으니 세프가 모두 바뀌었겠지만 특히 딤섬 담당 셰프는 꼭 만나보고 싶을 정도였었다. 고전적인 딤섬 조차 요즘 유행에 맞춰 색상이나 모양을 변주한 것도 좋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콕에서 흔히 만나는 속된 말로 2% 부족한 완성도가 아닌 최상의 결과물들은 여전히 이 레스토랑을 여행의 목적지로 삼고싶을 정도였었다. 전체적으로 가격은 올랐지만 그만큼의 접객이나 완성도는 못 따라오기에 방콕을 이제 여행지에서 제외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었는데 메이지앙만큼은 놓치지 않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 도시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정부가 나섰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정도로 럭셔리에 초점을 두지만 태국 요리들은 특히 서양인 관광객 중심으로 입맛에 맞춰 너무 순하고, 서양 요리들은 파인 다이닝이라 해도 뭔가 부족한 완성도, 그나마 선택지로 괜찮은 광동식 레스토랑은 갈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은 현실 속에서 올해에도 방콕을 꼭 가야 하나 고민을 하게 만드는데 여기만 생각하면 그래도 가야지란 생각이 든다. 

2026. 2. 23.


 지난 호텔 리뷰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이 호텔은 투숙객 중심의 동선이 아니어서 외부인이 방문하기엔 편할지 몰라도 투숙객은 어느 공간이든 일일이 찾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카페 마들렌은 포시즌스 호텔 셔틀 보트 탑승장 근처에 있는데 포시즌스 레지던스와 가장 가깝다. 따라서 주요 고객을 누구를 상정하고 문을 열었는지 짐작이 가능하다.


 그런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갈만한 곳인가?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면 방콕 카페 맛집 키워드부터 해서 사진 찍기 좋은 카페, 심지어 하이쏘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인플루언서 = 하이쏘는 아닌데 잘 모르면서 쓴 글이 대부분이다. 어찌되었든 결론부터 말하자면 굳이 찾아가야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근처에 볼 일이 있어서 들린다면?


 여느 호텔에 있는 베이커리와 디저트 가게가 그렇듯 와우 감탄사가 나올 정도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맛의 구성은 교과서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한국의 호텔들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가게 이름에서 유추하겠지만 마들렌부터 해서 크루아상, 사과 쇼송까지 일단 잘 구웠다. 케이크나 무스류도 마찬가지다. 유지방의 고소함과 단맛 중심, 그리고 열대 과일의 신맛까지 - 방콕이 어느 나라에 있는 도시인지 생각해보라! - 무엇보다 질척거리지도 힘을 줘야 겨우 잘리는 그런 것이 아니라 매끄러운 질감까지 거슬리는 부분이 전혀 없다. 교과서적이란 것이 물론 아주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기에 호텔에 소속된 곳이니 맛의 특색은 그다지 없는 편이라 볼 수도 있으나 방콕에서 포시즌스 호텔에 투숙 중 제과든 제빵이든 먹고싶을 때 일순위로 찾을만하다.


 커피와 초콜릿은 태국 북부 지역에서 생산한 원두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커피의 경우 물론 유명한 원두와 비교하자면 아주 뛰어난 품질이라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크게 거슬리는 부분 없이 맛있게 마실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환경 등을 생각해서 다양한 운동이 펼쳐지고 식음료 업계에도 일정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태국에서 커피와 초콜릿을 재배하고 일정 이상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부러웠다. 물론 그것이 최상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한 값어치는 충분히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사용함에 있어서 속된 말로 돈값을 못하지도 않으니 부러울 수 밖에.

 나는 젤리 류를 굳이 찾아서 먹는 편은 아닌데, 여기에서 직접 만든 젤리는 꽤 맛있었다. 태국산 마하차녹 망고를 사용해서 만들었는데 투숙객에게는 몇 개 먹어보라고 객실에 놓여져있다. 실제로 먹어보니 망고의 산미가 젤리의 맛의 균형을 잘 잡아주고 있어서 마음에 들었는데 하필 월병 구매에 신경이 쏠려 젤리를 미처 구매하지 못해서 아쉽다. 


 온전히 음료와 음식에 집중하고싶다면 오전에 일찍 가는 것이 좋다. 점심 시간 전후로 해서 오후에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방콕의 인플루언서들이 여기저기에서 사진 찍기 위해 몰리기 때문에 먹고 마시는 것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페이스트리 셰프가 신경을 써서 음식을 만들고, 바리스타가 공을 들여 음료를 만들어 주지만 그런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는 것은 서울이나 방콕이나 똑같은 것 같다.

2026. 2. 3.


 레스토랑의 이름처럼 차오프라야 강변에 자리잡은 이 곳은 입구에 들어설 때부터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사실 파인 다이닝이라 하더라도 방콕에서의 접객은 그렇게 원활한 편은 아닌데, - 내가 팬이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코로나 이전만 하더라도 만다린 오리엔탈 방콕을 제외 하고 대부분의 파인 다이닝은 접객이 썩 원활한 편은 아니었다. - 포시즌스 호텔 방콕의 여느 다이닝보다도 매끄럽게 시작했었다. 거기에 더해 내부의 인테리어는 이름에 걸맞게 잘 꾸며 놓았으니 자연스레 기대감을 가질 수 밖에.


 그 기대감은 메뉴판을 보는 순간 극에 달하게 되는데, 한국에서 접하기 힘든 생선 요리인 red gurnard 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그 기대감은 이내 실망으로 바뀌게 되는데 하필 솔드 아웃이어서 주문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일부러 그런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그런 것인지 지금도 의문이지만 주방에 확인해 본 결과 마지막으로 한 마리가 남아서 요리로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에 실망감은 다시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메뉴 이름 그대로 여행을 왔는데 그 여행을 신나게 즐길 수 있었으니까.


 식전주로 메뉴명이 가물가물한데 - 레스토랑 이름이 들어가는 것이 맞나? 이래서 리뷰는 바로 써야 한다. 하필 식전주 메뉴판을 사진 촬영하지 않았다. - BKK 소셜 클럽이 아닌 레스토랑에서 만든 정말 잘 만든 칵테일이었다. 아마도 White Negroni 였던 것 같은데, 더운 여름날씨에 너무 무겁지 않고 살짝 가벼우면서도 네그로니 특유의 쓴맛이 식전주로써 제격이었다. 매니저는 아니었고 아마도 중간 관리자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자신있는 추천이 단순히 외워서 이야기하는 기계적인 답변이 아닌, 방콕에서 이런 직원을 만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닌데 입장에서부터 계속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물론 방콕이라는 도시답게 중간에 커틀러리가 생선 요리가 메인이었는데 육류 요리에 맞춰 나오기도 했지만 그런 실수쯤은 정말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었을만큼 기분이 계속 좋은 상태를 유지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잘 만든 칵테일을 마시고 난 뒤 나온 빵들은 이후 나올 요리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잘 만든 빵, 그냥 올리브 오일에 찍어 먹어도 맛있고 나중에 요리들과 먹을때도 맛있는, 너무 튀지 않는 구수한 맛과 향이 때로는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 해 주기도 하고 때로는 탄수화물의 포만감과 함께 크러스트의 그 바삭한 질감이 요리의 맛에 입체감을 더해주는 그런 빵이었다. 방콕도 사실 빵을 잘 만드는 레스토랑을 만나기가 생각보다 쉬운 도시는 아닌데, 호텔 내 레스토랑의 빵의 완성도가 이 정도라니! 자연스레 디저트도 기대하게 되었다. 물론 피에몬테 요리로 구성된 코스에 맞춰서 그리시니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버터도 나왔으면, 아 뒤늦게 생각났는데 버터 제공을 내가 거절했었던가? 매번 반성하는 부분인데 리뷰는 빨리 하는 것이 좋다. 반년이 지나 글을 쓰다보니 잊혀진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이후 나오는 요리들은 플레이팅도 아기자기하게 예쁘게 잘 나오고 요리의 완성도도 방콕이라는 도시를 감안하더라도 꽤 높은 편이었다. 피에몬테 요리 중심으로 잘 알려진 요리들이 나오다보니 뻔한 구성이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아뇰로티의 경우 추가 요금 없이 블랙 트러플이 올라가는데 만약 화이트 트러플 계절에 왔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들었다. 물론 그 시기엔 소스나 소가 달라지겠지만 또 그런 것도 흥미롭지 않은가! 


 그러나 이런 즐거움은 지속되진 못했는데 그 이유는 와인 페어링이 아쉬웠기 때문이다. 물론 코스 요리와는 그런대로 짝을 잘 지었지만 무언가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구운 생선 요리까지도 다소 맥이 빠지게 만들만큼 말이다. 이 순간만큼은 나의 주량이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정말 짝이 잘 맞는 와인을 병째 주문할 수 있는 주량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흔히 말하는 2%의 부족함을 와인이 채워줬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 아쉬움을 달래주는 것이 등장하니 코스에서의 디저트가 나오기 전에 직접 만들어준 sgroppino 였었다. 사실 다 먹고 난 다음에 추가로 주문할 생각이었는데 고맙게도 서비스로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가! 그 과정에서의 유쾌하게 나눈 대화도 그렇고 요리도 좋았지만 접객도 방콕이란 도시 안에서 최고라 할 수 있을만큼 좋았기에 무조건 여기는 다시 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혼자 와서 먹는 것도 좋지만 다시 찾게 된다면 누군가와 동행을 하고싶다. 유쾌한 접객과 잘 꾸며놓은 내부 인테리어, 잘 만든 식전주 칵테일, 너무 진중하지 않고 방콕이라는 도시가 선사하는 즐거움이 담겨 있는 요리, 거기에 짝이 잘 맞는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 차오프라야 강변 뷰, 식후주 한 잔을 마시고 난 다음 일어나서 이동하기 좋은 바까지 갖춘 이 호텔과 이탈리안 레스토랑, 목적지로써 딱 좋은 이 곳을 혼자 찾기에는 너무 아쉬우니까.

2026. 1. 27.



 홈페이지에서 메뉴를 건성으로 확인한 내 잘못이 컸다. 셰프의 명성? 유명하다 해도 레스토랑에 상시 근무하는 형태도 아닌데, 물론 그가 없다고 해서 음식에 문제가 있다면 그건 더 큰 문제이니 사실상 현재 레스토랑에 있는가는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그의 요리를 한 두가지는 먹을 수 있으리라 내가 너무 큰 착각을 했었다.


 투숙 당시 호텔 총지배인은 전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총지배인이었고, - 그의 전략이라고 할까 - 다이닝에 대한 접근법을 생각한다면 어느 정도는 대중적인 요소가 많이 반영되었을 것이라 생각은 했었지만, 물론 네이버 블로거들의 흔한 표현인 사기니 기만이니 뭐 그런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고, 좀 더 내가 자세히 확인했어야 하는데 대충 살펴본 내 잘못이 크다. 분명 홈페이지에는 어떤 곳인지 설명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코로나 이후 6년만에 다시 해외를 나가다보니 나 혼자 흥분했었나보다.


 요리가 형편 없었다 그런 의미는 아니니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 다만 어떤 곳인지 홈페이지에 명확하게 설명이 나와 있으니 나 같이 덤벙거리는 실수를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차원에서 후기를 남긴다. 

2025. 10. 27.


  한국에서 출발할 때부터 항공사 라운지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해 기내에서도, 호텔에 도착해서도, 그리고 여기에 오기 직전까지 다른 바에서도 술을 마셨으니 이미 내 주량을 넘어선 상태인데다 이곳에선 지인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데 초점을 두어서 사실 정확하게 칵테일이 어떤 맛이었는지 자세히 기억을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첫째, 직원의 접객, 방콕에선 아무리 비싼 호텔이나 레스토랑이더라도 접객의 한계가 있는데 여기에선 달랐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날은 바텐더 중 한 명이 서버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그렇다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다. 왜냐하면 며칠 뒤 다시 갔을 때엔 접객이 평균적인 방콕의 수준이었으니까.

 둘째, 여기는 두 개의 칵테일을 하나로 합쳐 내놓는데, 자세히 기억은 못하더라도 매력적인 결과물이었다. 나중에 정신 차려 보니 네 잔이나 마셨었는데, 앞서 마신 것까지 감안한다면 정신을 잃지 않고 버텼으니 맛은 형편 없진 않았겠지 라는 비논리적인 이유를 들어본다.

 그래서 결론은? 온전한 상태에 다시 재방문하고싶다. 그때엔 정확하게 맛을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2025. 10. 13.


 많이 더웠지만 호텔에서 걸어서 바에 도착하였다. 도보로 10분 거리, 방콕의 교통 체증과 일방 통행 도로를 생각하면 택시를 기다리고 타서 이동하는 시간 동안 걸어서 가는 것이 더 빠를거라 생각했었다.

 걷느라 더위를 느꼈으니 첫 잔은 가볍고 시원하게 한 잔 마셔야겠다, 무엇을 마실까... 바 이름부터 Vesper 인데 왜 나는 바 이름과 칵테일 이름을 연관지어 생각을 안했을까? 다행히 다른 메뉴도 있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베스퍼 칵테일 한 잔은 마셔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오늘 내 계획은 최소한 세 곳의 바를 들려야 하는데 처음부터 베스퍼를 마시면 내 주량을 고려하면 여기서 마시고 바로 다시 숙소로 돌아가야 할텐데... 게다가 이미 인천 국제 공항에서 출발하기 전 라운지에서 샴페인을 시작하여 기내식과 함께 샴페인과 와인을, 그리고 좀 전에 호텔에서도 칵테일 한 잔을 마신 상태인데...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결과적으로 총 세 잔을 마셨고, 그 중 하나는 베스퍼를 변형한 칵테일을 마셨었는데 여전히 나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데다 어느 정도 취해버리면 맛에 대한 기억이 대체로 사라져 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기억 속 Vesper 바는 다음에 다시 방콕을 간다면 또 다시 찾아가고픈 바이다. 물론 그때는 술을 지금보다 더 잘 마셔서 메뉴에 있는 베스퍼란 이름의 칵테일을 모두 마시고싶지만...그건 아마 힘들지 않을까?

 술에 약한 입장에서 베스퍼 두 세잔을 마지막으로 마시고 일정을 마무리 한 후 돌아가면 좋을텐데, 위치가 주변에 내가 만족할만한 호텔이 없는 것이 아쉬운데, 상황 봐서 두짓타니 방콕에 투숙하면 좀 더 걸어가기 편할 것 같다.

 너무 차려입지 않더라도 편하게 갈 수 있고 -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반바지를 입고 갈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 직원들의 접객은 방콕에서의 일반적인 접객을 생각한다면 적당히 진중하면서 적당히 유쾌하며, 무엇보다 칵테일 메뉴 선택에 대한 고민을 비교적 적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 생각한다. 정작 가장 중요한 칵테일의 맛은? 하루에 바 한 곳을 가서 한 잔만 마시고 나오지 않기에 술을 잘 마시지 못하니 기억에 한계가 있고, 매번 메모를 꼭 해야지 하지만 글쎄, 바텐더 또는 옆 좌석 손님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거의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보니 결국 이번에도 바 소개 차원에서 후기를 마무리 지을 수 밖에.

2022. 2. 15.


인구 천만명이 산다는 대도시에 유일한 광동식 레스토랑 - 하지만 가장 인기 있는 요리들은 광동 요리가 아닌 - 에서 설날을 맞이하여 주문 가능한 특선 요리가 달랑 세 가지이다. 그것도 원활한 재료 수급이 어려워 제대로 갖춰 나오지도 못하고 있다.

푼 초이의 유래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겠다. 그 유래가 사실이든 아니든 결과적으로 보면 비싼 식재료들을 한데 모아 먹는 요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맛'에 초점을 둔다기 보다 하나의 요식 행위라 생각하는데, 어찌되었든 유 유안에서는 비교적 양이 적어 - 2인분 기준이다. 보통 푼 초이는 8인분 이상을 생각해야 한다. - 2년 연속 주문 했었지만 이제 더 이상 궁금하지 않은 요리가 되었다. 물론 해외에서처럼 건전복부터 해서 부레 등이 들어가서 조금은 맛이 다르지 않을까 궁금하지만 어차피 해외 여행이 자유로워져도 혼자 먹기에는 너무 양이 많다.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이렇게 설날에만 한시적으로 애저 구이를 먹을 수 있는 현실을 언제까지 받아들여야 할까? 홍콩의 유명 레스토랑 지점이 들어서는데, 여전히 거기에서도 인기 많은 바베큐 메뉴는 북경 오리이다.

해외에서처럼 한 달 넘게 설날 메뉴만 판매하는 것까지 바라지는 않는다. 어차피 수급 가능한 식재료의 한계가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너도 나도 미식을 즐긴다고 하는데, 왜 설날 음식을 찾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까? 내년에는 가짓수가 더 늘어날 수 있을까? 그나마 위안이 된 것은 올해에도 서울에서 니엔가오를 먹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2021. 8. 20.


가급적 리뷰를 미뤄 쓰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작년에 다녀온 싱가포르의 호텔들과 레스토랑들과 바들은 계속 미뤄왔었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추억이든 사회적으로 지금 이 시국에와 같은 반응이든 결과적으로 언제 다시 여행을 갈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난 추억을 되돌아 보는 것이 조금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이상 미룰 수만은 없기에 마지막으로 MO 바에 대해서 리뷰를 쓰려고 하는데, 문제는 시간이 너무 지나버려 세세한 것들을 모두 기억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나름대로 메모를 남겨놓았으니 참고하면 되지만 그렇다고 자세한 내용들을 모두 적은 것은 아니다. 게다가 나는 여전히 술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더 많기에 어줍잖은 지식으로 평가를 하는 것은 글을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 그리고 업장 관계자 모두에게 좋은 일은 아니니 여행 후기로써 글을 남길까 한다.







SINGDOG

Charred Chicken Sausage, Achar, Sambal Mayo, Scallion, Dry Shrimp

1년만에 다시 찾아가니 바텐더들은 바뀌지 않았기에 다들 격하게 반겨주었다. (지금은 다른 바로 옮기거나 비자 문제 등으로 고국으로 돌아간 직원들이 많다.) 싱가포르에 머무르는 동안 첫 날을 제외하고 매일 방문했었는데, 첫 날에 가자마자 주문한 것은 칵테일보다 이 싱독이라는 음식이었다. 재작년에 먹었을 때 맛있게 먹었던 기억 때문인데, 여전히 그 맛은 변함이 없었다. 부드러운 번에 탄력있게 씹히는 소시지, 무엇보다 가장 그리웠었던 삼발 마요네즈는 여전히 매콤새콤한 맛이 살아 있었다. 다시 찾아간다면 하루는 어느 다이닝도 예약하지 않고 MO 바에서 모든 요리들을 다 주문하리라.







Old Friend

BBQ Kimchi, Alcohol Free Soju, Seaweed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여행을 주제로 해서 태평양, 코럴해, 동남아 지역의 각 도시들을 기반으로 칵테일을 만들었는데, 그 중에 서울을 주제로 한 칵테일이다. 김치와 소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내키지 않았는데 바텐더들이 서울에서 왔으니 마셔보라고 권하는데 거절하는 것도 그래서 마셨지만 시간이 오래 지난 것도 있으나 아무튼 그렇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칵테일을 만드는데 들어간 재료부터 해서 일부 도시들의 경우 문화를 반영해 잔까지 특별하게 준비한 것들도 있었는데, 지금도 칵테일을 잘 모르니 평을 하긴 그렇다. 게다가 이때 여행 카페를 통해서 바 소개를 하겠다고 여러 사람들과 만나서 즐긴 경우가 많아서 사실 칵테일에 그렇게 집중하지도 못했었다.

코로나 19 상황이 진정되면 첫 번째 여행지는 다시 싱가포르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가야할 바들도 많고 그만큼 마셔야 할 칵테일도 많아졌다. 다들 무사히 잘 지내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

2021. 7. 9.


이렇게까지 늦게 글을 올릴 생각은 없었다. 코로나 19 상황이라는 핑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언제 다시 해외를 나갈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글을 쓰다가 싱가포르를 더욱 그리워 할 것 같았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묵혀둘 수는 없는 일이다.









래플스 싱가포르가 재단장 하면서 다이닝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이야기는 래플스 싱가포르 리뷰와 라 담 드 픽 래플스 싱가포르 리뷰에서 이야기 했었는데, 특히 알랭 뒤카스의 식당까지 오픈하면서 정말 호텔측이 공을 많이 들였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 예전 래플스 싱가포르 다이닝을 이용한 적이 있다면 잘 알 것이다. 그때는 정말... - 한편으로 프렌치 레스토랑이 두 곳이나 생기다니, 너무 과한 선택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그러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라 담 드 픽 래플스 싱가포르와 달리 BBR 바이 알랭 뒤카스는 캐주얼한 분위기이다. 직원들의 유니폼도, 직원들의 접객도 마찬가지이다.

기존의 래플스 싱가포르의 정책 방향이었던 폐쇄성은 - 투숙객이 아니면 호텔 출입이 아예 불가했었다. - 개방적으로 바뀌었고, 거기에 맞춰 특히 예전의 BBR 을 생각하면 - 자세한 것은 구글 검색보다 실제로 이 호텔에 묵으면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래플스 싱가포르의 역사 투어에서 사진과 함께 설명을 직접 듣는 것을 권한다. - 이곳도 호텔이 추구하는 방향에 맞춰 결정된 분위기이다. 누구나 쉽게 다가와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곳 말이다.











요리도 마찬가지, 아뮤즈 부쉬와 빵 사진을 보라. 어떤 요리를 내놓을 것인지 대번에 알 수 있다.






Very BBR Festive!

Foie gras de canard poêlé, réduction de Porto

Pan - seared duck foir gras, Port reduction







Very BBR Festive!

Tiger Story

au chocolat de notre Manufacture à Paris

Signature chocolate from our Manufacture in Paris entremets


알랭 뒤카스와 뗄 수 없는 지중해, 물론 코스에 나오는 요리들 중에는 메뉴명을 보거나 요리가 나오는 것을 보자마자 지중해가 바로 떠오르는 것들도 있지만 푸아그라조차 내가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 절로 환상을 갖게 한다. 

지금 레스토랑이 있는 곳은 싱가포르인데 뜬금없이 왜 지중해가 나오냐고? 처음 래플스 싱가포르가 문을 열었을 때만 하더라도 호텔 바로 앞은 해변가였었다. 이제는 기술이 더욱 발전해서 경유라는 개념이 다소 약해졌지만 여전히 항공과 함께 해상 운송에서 싱가포르의 지리적 위치를 생각해 보자. 싱가포르 문화는 또 어떠한가? 그저 단순하게 알랭 뒤카스가 자기가 하고싶었던 요리를 아시아권에 선보이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코스의 대미는 BBR 의 그 유명한 호랑이 이야기와 함께 맞물려 끝을 맺는다. 호랑이와 관련해서 내가 구구절절 그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보다 직접 호텔에 방문해서 래플스 싱가포르의 역사를 듣는 것을 적극 권한다.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식사가 해외에서의 마지막 식사가 될 줄 누가 알았겠냐만 나는 전날의 라 담 드 픽 래플스 싱가포르보다 이곳 BBR 바이 알랭 뒤카스의 요리가 더 좋았었다. 단순하게 수평 비교하는 것은 아니고 라 담 드 픽 래플스 싱가포르는 전체적인 흐름은 이해하지만 세부적인 것에서 무언가 손발이 안 맞는다는 느낌을 받았었기 때문이다. 반면 BBR 바이 알랭 뒤카스는 알랭 뒤카스가 추구하는 철학, 래플스 싱가포르의 역사, 싱가포르의 지리적 위치와 문화 등이 혼합되어 식사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흐름을 보여주며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심지어 호텔이 추구하는 개방성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최근에 오스테리아로 재개장을 한다고 홈페이지 등에서 안내되는데, 얼른 다시 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2021. 5. 23.


드디어 이 레스토랑의 리뷰를 쓴다. 1년이 훌쩍 지난 지금 의미가 있을까? 싱가포르를 다녀온 직후 전 세계적으로 터져버린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리뷰를 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지금 이 시국에라는 평이 두려워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미루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쓸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 미룰 수만은 없기에 이제서라도 글을 쓰지만 한참 시간이 지난 다음에 쓰는 글이라 자세한 내용들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제는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 사실 래플스 싱가포르는 호텔로써 명성은 자자했지만 다이닝 수준은 티핀 룸을 제외하고 거의 처참한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음식들이 맛이 없었다. - 옛 프렌치 레스토랑 자리에 그 유명한 - 인플루언서들의 표현에 따르자면 - 안나 소피 픽의 레스토랑이 새로 들어섰다.

싱가포르에도 미슐랭이 진출 하면서 몇몇 호텔들이 일종의 자존심 회복 차원에서 다이닝에 많이 투자하고 있는데 - 바 역시 마찬가지 분위기이다. - , 래플스 싱가포르도 재단장을 하면서 다이닝에 엄청난 투자를 하였다. 다분히 미슐랭을 노린 것이라 생각이 들지만 - 미슐랭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지만 - 어찌되었든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 입장에서 이런 과감한 투자는 언제나 환영한다. 덕분에 투숙객이 아니면 들어올 수 없었던 호텔 정문을 통과할 수 있게 되었으니 싱가포르 현지인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좋은 일이 아닌가!

여느 인플루언서들이라면 안나 소피 픽이 어떻고, 래플스 싱가포르가 어떻고 호들갑을 떨겠지만 나는 그런 글은 쓰지 않으므로 여기까지만 이야기 하겠다. 언제나 그렇듯 중요한 것은 음식이지 그 주변 이야기들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생각보다 규모는 크지 않을텐데, 사실 옛 래플스 싱가포르의 모습을 생각하면 규모가 클 수는 없다. 손님이 거의 없어 보이지만 저녁을 늦게 시작하는 서양 문화를 생각 하면 내가 이른 시간에 - 오후 여섯시에 예약하였다. - 와서 그렇다. 

오후 여덟시가 넘으면서 손님들이 많아졌는데, 그렇다고 해서 왁자지껄 시끄러운 분위기는 아니고 다들 적당한 크기의 목소리로 대화를 나눠서 혼잡스럽다는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한국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느꼈으면 좋겠는데, 이제는 크게 바라지도 않는다.





빵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제발 '식전빵' 이란 미명하에 음식이 나오기 전에 배를 채울 수 있네 없네 따위의 후기를 그만 봤으면 좋겠다. 빵이 언제 나와서 언제 사라지는지 한 번이라도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모르는 사람들이야 그럴 수 있다 해도 맛집 블로거라고 자처하는 사람들까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볼 때마다 그들에게 미식이란 어떤 존재인지 정말 궁금하다.

더불어 파인 다이닝에서 빵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만든 빵이란 어떤 것인지 이제는 말 하는 것조차 지겹다. 겉바속촉 따위를 외치지만 정작 이렇게 잘 구워져 나온 빵은 대부분 탔다는 반응이다. 겉이 바삭하다는 것이 딱딱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속이 촉촉하다는 것이 덜 구워져 축축한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기를 바란다. 













Elegance

Berlingots

Pasta parcels filled with French cheese fondue, Fennel broth, lovage and absinthe red Kampot pepper

가장 중요한 음식 이야기를 해보자. 이날 나는 가장 상위 메뉴인 엘레강스를 선택했었는데, 베를랭고라는 이름을 봤을 때 언뜻 머리 위에 스쳐 지나가는 것은 사탕이었다. 다행히도 (?) 사탕이 나오지는 않았고 모양만 본떠서 나왔는데 프렌치 레스토랑이지만 레스토랑이 있는 도시가 싱가포르임을 셰프는 잊지 않았었다. 무슨 말이냐면 눈으로만 보았을 때 판단 - 물론 싱가포르가 판단의 대표적인 도시는 아니다. - 이 먼저 떠오르지만 먹으면 싱가포르의 푸르름 - 꼭 특정 공원이 아니어도 싱가포르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푸른 정경들 - 을 절로 떠오르게 만든다. 

싱가포르라는 도시를 정말 우아하게 맛으로 표현한 요리들, 직원들의 우아한 동작들 - 싱가포르라는 도시를 생각하면 흔히 볼 수 없는 장면들이다! - , 우아한 분위기 - 흐르는 음악과 실내 디자인 등 - 일종의 삼위일체가 아닌가! 단순히 유명 셰프 이름만 빌려온 것이 아니다. (미슐랭을 노리는) 의도적이지만 의도적이지 않는, 이 날 지불했었던 음식값이 전혀 아깝지 않은 정말 황홀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Isojiman Junmai Ginjo

이 날 내 테이블을 담당했던 소믈리에는 일본 출신이었는데, 처음에 와인 페어링을 선택 했었을 때 조심스럽게 사케도 같이 추천해도 괜찮겠냐는 질문을 받았었다. 다분히 일본인이라서 권한 분위기는 아니었고, 나는 요리와 짝이 잘 맞다면 크게 상관이 없었기에 괜찮다고 했었는데 이 날 가장 만족스러운 짝짓기였었다. 사케에서 살포시 느껴지는 열대 과일 향들이 생선 요리와 캐비아의 향들을 감싸주며 여전히 싱가포르에 와 있는 분위기를 이어줬었다.

이 날도 거의 대부분의 와인들을 반 이상씩 남기니 소믈리에가 정말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혹시 부족하거나 맞지 않는 부분이 있냐고 조심스럽게 물었었는데, 사실 내가 술을 잘 마시는 편이 아니어서 그렇다고 이야기 하니 안도하는 모습이 괜히 미안했었다. 내가 서울에서 왔다고 하니 한국인 소믈리에도 최근에 채용되어 곧 같이 일 할 것이라고 이야기 하던데, 귀국 후 터져버린 코로나 19 상황의 여파가 꽤 긴 상황이어서 지금도 근무하는지 모르겠다. 만약 근무하고 있다면 잘 어울리는 한국 전통 술을 짝 지을 수 있을까?













Poularde de Bresse

Marinated with sake, Baby turnip in different textures, Emulsion infused with lemon verbena and green shiso







White Mille - feuille

Ginger flower light cream, Confit grapefruit, Litsea cubeba emulsion


하지만 모든 요리가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메인인 뿔라흐드는 뜬금 없이 싱가포르에서 프랑스로 훌쩍 건너 뛴 느낌을 받았었다. 프랑스에서 냉동되지 않은 닭을 직수입 했다던가? 차라리 평범하더라도 와규 스테이크를 선택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 정도로 코스의 흐름과 벗어나는 메인 요리였었다. 이는 디저트까지 이어지는데, 들어간 재료들만 보면 싱가포르라는 도시를 벗어나지 않지만 - 넓게는 동아시아 - 정작 맛은 앞서 닭과 함께 프랑스에 머무르고 있는 느낌이었다.

가장 중요한 지점에서 다소 맥이 빠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싱가포르를 재방문 하면 이 곳은 다시 들릴 생각이다. 





최근에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확인해 보니 치즈 가짓수가 더 늘었었다. 내가 방문했었던 당시만 하더라도 오픈한지 삼사개월 정도 지난 시점이었으니 다시 가게 된다면 그만큼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첫 방문 당시 느꼈었던 아쉬운 부분들도 달라지지 않을까?

2021. 4. 23.


래플스 싱가포르에 있는 바를 이야기 하면 아마 대부분 롱바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유명한 곳은 - 유명하다는 이야기가 칵테일이 훌륭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 바로 라이터스 바이다. 래플스 싱가포르의 역사와 함께 하는 유명 작가들이 머물렀던 곳, 하지만 지독히 폐쇄적인 정책을 펼쳤던 지난 역사를 돌이켜보면 많은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는 없었다.






새로 재단장 했으니 들린 것은 아니고 그저 라 담 드 픽에 저녁을 먹으러 가기 전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어서 맞은편에 있던 이 곳에 식전주 한 잔 마시러 들렸었다. 래플스 싱가포르 스위트 리뷰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그동안 한국인 직원을 단 한 명도 볼 수 없었던 호텔인데, 여기 바에서도 한국인 바텐더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곧 다른 바로 옮겼다.) 

래플스 싱가포르가 재단장하면서 다이닝에 신경을 쓴만큼 바에도 신경을 쓰려는 분위기이나 아직까지 준비가 덜 되었다는 인상을 받았었다. 그것 때문인지 몰라도 한국인 바텐더는 곧 다른 곳으로 이동하였고, 이후 코로나 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문을 닫았던 이곳은 작년 말에 다시 새로 오픈하면서 새 헤드 바텐더도 오게 되었는데 몇 년 안에 이 바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가 될까 궁금하다.







Escape to Home

Gin, Rose, Cucumber, Laksa Leaf, Lemon, Elderflower, Burdock Tonic


(지금도 잘 모르지만) 이때에도 칵테일을 잘 모를 때라 그저 식전주로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칵테일을 추천해 달라고 했었는데, 아직까지 오픈이 완벽하게 되지 않았다며 메뉴에서 이 칵테일을 추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맛에 대한 별 다른 기억이 없는 것을 생각하면 딱히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Singapore Sling

싱가포르 어디에서든 싱가포르 슬링은 원한다면 주문 가능하고 또 마실 수 있지만 바마다 레시피가 다르기에 굳이 '원조' 를 마시고싶다면 롱바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당시 이야기를 나눴던 바텐더가 식사 후 다시 들려달라고 해서 갔더니 이렇게 싱가포르 슬링을 하나 만들어 줬었는데, 오리지날 레시피대로 만들었지만 기존의 롱바 싱가포르 슬링과는 맛이 다를 것이라 이야기 했었다. 왜 그런지 서로 그 이유를 알고 있었지만 굳이 여기에서 언급하고싶지 않다. 때로는 모르는 것이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라이터스 바는 예전에는 투숙객이 아니면 출입이 안되었지만 지금은 래플스 싱가포르의 개방 정책에 따라 투숙객이 아니어도 방문 가능하다. 대신 라 담 드 픽처럼 예약을 해야 출입이 가능한지는 정확히 모르므로 자세한 것은 직접 호텔측에 문의하면 정확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2021. 3. 22.


이미 디너에서 어느 정도 실망한 - 낯이 익은 요리들이 많이 나와서 그런 것이지, 여기가 유명세에 비해 요리를 못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 상태여서 사실 딤섬도 큰 기대가 되지는 않았다. 이미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 예약을 모두 완료한 상태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음날 곧바로 런치때 재방문 하였다.






접객만 놓고 보자면 싱가포르답지 않게 서버들의 친근함이 아주 가깝게 다가온다. 어떤 차별적인 차원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해 본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싱가포르에서는 파인 다이닝이라 하더라도 직원들의 말투 자체가 무뚝뚝함이 크게 느껴지는데, 이곳만큼은 굉장히 살갑게 다가오는 편이다.







Har Kau Shrimp Dumpling with Black Garlic 







Siew Mai dumplings with Sakura Shrimp, Pork & Seafood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광동식 레스토랑 어디를 가더라도 하가우와 시우마이는 잘 안 시키는 편인데, 특별한 경우란 것이 대단한 것은 아니고 이 고전적인 딤섬을 변형을 한 경우에 해당된다. 하가우는 흑마늘을 넣었고, 시우마이는 사쿠라 새우를 올려놓았길래 주문했었다. 

흑마늘을 넣었으니 결이 다른 단맛이 더해져 맛의 층을 느낄 수는 있었지만 이 역시 이미 여러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경험한 결과물이어서 특별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시우마이도 마찬가지로 질감이 건관자 등을 올렸을 때와는 다른 질감 대조를 느낄 수 있었지만 마찬가지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House Specialty Black Gold Egg Custard Buns







House Specialty Steamed Mushroom Buns

이 두 딤섬도 이미 경험한 적이 있었으니 나온 모양새를 보고 그렇게 색다르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이것 저것 시켜보았지만 고전적인 딤섬이나 고전적이지 않더라도 비슷한 이름의 딤섬들은 이미 싱가포르 내에서 또는 다른 도시에서 경험한 딤섬들이니 다음에 재방문 하더라도 다시 주문할 생각은 거의 없다.







Freshly - Made Rice Rolls Served with Poached Chicken & Spicy Sichuan Sesame Dressing

그렇다고 해서 마냥 심심한 것은 아니었고, 조금은 특별하다고 할까? 색다르게 느껴지는 딤섬도 몇 가지 있었는데, 예를 들어 사진에서의 구수계와 창펀의 결합물 같은 것이 있었다. 속을 채워서 나오지는 않고 따로 올려져 나왔는데, 소스를 뿌린 뒤 버무려 (?) 먹으면 된다고 설명을 들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났기에 창펀까지 차가웠었는지, 아니면 구수계도 따뜻하게 나왔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요리는 다음에 가더라도 다시 주문하지 않을까?







Swan - Shaped Durian Pastries

사실 이런 새 모양 - 보통 오리를 많이 경험했었다. - 의 요리는 흔하지는 않더라도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종종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바이 제레미 룽에서는 디저트로 두리안이 들어간 것이 나온다. 부드럽게 여러갈래 바스러지는 질감이야 이런 류의 요리에선 흔한 모습이니 그리 신기할 것은 아닌데, 사실 두리안은 처음 먹어보는 것이라 혹시나 그 악명 높은 냄새 때문에 고생하지는 않을까 약간 걱정을 했었다. 다행히도 그런 것은 없었는데, 그리 달지 않으면서도 buttery 한 flavour 가 나름 괜찮게 느껴졌었다. 

런치와 디너 모두 이미 조리 기법부터 해서 플레이팅까지 나는 여기저기에서 경험한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그렇지, 그런 경험이 적다면 분명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는 곳이긴 하다. 맛 역시 나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것은 아무래도 셰프

이미 디너에서 어느 정도 실망한 - 낯이 익은 요리들이 많이 나와서 그런 것이지, 여기가 유명세에 비해 요리를 못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 상태여서 사실 딤섬도 큰 기대가 되지는 않았다. 이미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 예약을 모두 완료한 상태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음날 곧바로 런치때 재방문 하였다.







접객만 놓고 보자면 싱가포르답지 않게 서버들의 친근함이 아주 가깝게 다가온다. 어떤 차별적인 차원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해 본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싱가포르에서는 파인 다이닝이라 하더라도 직원들의 말투 자체가 무뚝뚝함이 크게 느껴지는데, 이곳만큼은 굉장히 살갑게 다가오는 편이다.








Imperial Pu Er

코로나 19 상황이 끝나면 또 가겠지만 그때는 정말 차에 대해서 좀 더 많은 경험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매번 갈 때마다 보이차가 아닌 다른 차들을 마셔야지 생각하고 가지만 무의식적으로 보이차를 주문하게 되는데, 한국에서는 차 수입부터 제약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경험치가 낮다고 할까? 다양성부터 충족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Har Kau Shrimp Dumpling with Black Garlic 








Siew Mai dumplings with Sakura Shrimp, Pork & Seafood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광동식 레스토랑 어디를 가더라도 하가우와 시우마이는 잘 안 시키는 편인데, 특별한 경우란 것이 대단한 것은 아니고 이 고전적인 딤섬을 변형을 한 경우에 해당된다. 하가우는 흑마늘을 넣었고, 시우마이는 사쿠라 새우를 올려놓았길래 주문했었다. 

흑마늘을 넣었으니 결이 다른 단맛이 더해져 맛의 층을 느낄 수는 있었지만 이 역시 이미 여러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경험한 결과물이어서 특별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시우마이도 마찬가지로 질감이 건관자 등을 올렸을 때와는 다른 질감 대조를 느낄 수 있었지만 마찬가지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House Specialty Black Gold Egg Custard Buns








House Specialty Steamed Mushroom Buns

이 두 딤섬도 이미 경험한 적이 있었으니 나온 모양새를 보고 그렇게 색다르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이것 저것 시켜보았지만 고전적인 딤섬이나 고전적이지 않더라도 비슷한 이름의 딤섬들은 이미 싱가포르 내에서 또는 다른 도시에서 경험한 딤섬들이니 다음에 재방문 하더라도 다시 주문할 생각은 거의 없다.








Freshly - Made Rice Rolls Served with Poached Chicken & Spicy Sichuan Sesame Dressing

그렇다고 해서 마냥 심심한 것은 아니었고, 조금은 특별하다고 할까? 색다르게 느껴지는 딤섬도 몇 가지 있었는데, 예를 들어 사진에서의 구수계와 창펀의 결합물 같은 것이 있었다. 속을 채워서 나오지는 않고 따로 올려져 나왔는데, 소스를 뿌린 뒤 버무려 (?) 먹으면 된다고 설명을 들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났기에 창펀까지 차가웠었는지, 아니면 구수계도 따뜻하게 나왔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요리는 다음에 가더라도 다시 주문하지 않을까?








Swan - Shaped Durian Pastries

사실 이런 새 모양 - 보통 오리를 많이 경험했었다. - 의 요리는 흔하지는 않더라도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종종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바이 제레미 룽에서는 디저트로 두리안이 들어간 것이 나온다. 부드럽게 여러갈래 바스러지는 질감이야 이런 류의 요리에선 흔한 모습이니 그리 신기할 것은 아닌데, 사실 두리안은 처음 먹어보는 것이라 혹시나 그 악명 높은 냄새 때문에 고생하지는 않을까 약간 걱정을 했었다. 다행히도 그런 것은 없었는데, 그리 달지 않으면서도 buttery 한 flavour 가 나름 괜찮게 느껴졌었다. 

런치와 디너 모두 이미 조리 기법부터 해서 플레이팅까지 나는 여기저기에서 경험한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그렇지, 그런 경험이 적다면 분명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는 곳이긴 하다. 맛 역시 나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것은 아무래도 셰프의 유명세를 생각 한다면 결과물들이 다소 평범하게 느껴져서 그런 것은 아닐까? 내가 선택했던 메뉴들이 대체로 고전적인 - 아무래도 첫 방문이다 보니 조금 안전하게 선택한 것도 있다. - 요리들이다보니 그럴 수도 있다. 그러니 다시 방문할 생각은 갖고 있는데, 코로나 19 상황이 얼른 끝나지 않으니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