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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0. 13.


 많이 더웠지만 호텔에서 걸어서 바에 도착하였다. 도보로 10분 거리, 방콕의 교통 체증과 일방 통행 도로를 생각하면 택시를 기다리고 타서 이동하는 시간 동안 걸어서 가는 것이 더 빠를거라 생각했었다.

 걷느라 더위를 느꼈으니 첫 잔은 가볍고 시원하게 한 잔 마셔야겠다, 무엇을 마실까... 바 이름부터 Vesper 인데 왜 나는 바 이름과 칵테일 이름을 연관지어 생각을 안했을까? 다행히 다른 메뉴도 있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베스퍼 칵테일 한 잔은 마셔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오늘 내 계획은 최소한 세 곳의 바를 들려야 하는데 처음부터 베스퍼를 마시면 내 주량을 고려하면 여기서 마시고 바로 다시 숙소로 돌아가야 할텐데... 게다가 이미 인천 국제 공항에서 출발하기 전 라운지에서 샴페인을 시작하여 기내식과 함께 샴페인과 와인을, 그리고 좀 전에 호텔에서도 칵테일 한 잔을 마신 상태인데...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결과적으로 총 세 잔을 마셨고, 그 중 하나는 베스퍼를 변형한 칵테일을 마셨었는데 여전히 나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데다 어느 정도 취해버리면 맛에 대한 기억이 대체로 사라져 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기억 속 Vesper 바는 다음에 다시 방콕을 간다면 또 다시 찾아가고픈 바이다. 물론 그때는 술을 지금보다 더 잘 마셔서 메뉴에 있는 베스퍼란 이름의 칵테일을 모두 마시고싶지만...그건 아마 힘들지 않을까?

 술에 약한 입장에서 베스퍼 두 세잔을 마지막으로 마시고 일정을 마무리 한 후 돌아가면 좋을텐데, 위치가 주변에 내가 만족할만한 호텔이 없는 것이 아쉬운데, 상황 봐서 두짓타니 방콕에 투숙하면 좀 더 걸어가기 편할 것 같다.

 너무 차려입지 않더라도 편하게 갈 수 있고 -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반바지를 입고 갈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 직원들의 접객은 방콕에서의 일반적인 접객을 생각한다면 적당히 진중하면서 적당히 유쾌하며, 무엇보다 칵테일 메뉴 선택에 대한 고민을 비교적 적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 생각한다. 정작 가장 중요한 칵테일의 맛은? 하루에 바 한 곳을 가서 한 잔만 마시고 나오지 않기에 술을 잘 마시지 못하니 기억에 한계가 있고, 매번 메모를 꼭 해야지 하지만 글쎄, 바텐더 또는 옆 좌석 손님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거의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보니 결국 이번에도 바 소개 차원에서 후기를 마무리 지을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