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도착 시간이 현지 시간으로 새벽 1시가 넘었고, 다음 싱가포르행 비행기 출발 시간이 오전 8시이기에 한숨이라도 자기 위해선 트랜짓 호텔이라도 묵는 것이 낫겠지만 그러지 않았다. 3시간에 가격이 10만원이었던가? 그게 비싸서는 아니고 네이버에서 후기를 몇 개 찾아 보니 - 이럴 때에는 네이버 후기가 참고에 도움이 된다. - 침구류의 위생 상태를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라운지에서 대충 눈만 잠깐 감기로 하고 라운지를 찾아 나섰다.
대부분의 항공사 비즈니스 라운지는 마지막 비행편을 끝으로 문을 닫은 상태라 공항 내에 많이 있는 미라클 라운지를 찾았다. 다행히도 갖고 있는 PP 카드가 이용 제한이 없어서 하루에 두 곳 이상 방문도 문제 없는데, 다만 라운지 이용 시간이 2시간씩 제한이 있었다. 어차피 곳곳에 미라클 라운지가 있기에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퍼스트와 비즈니스 차이는 크게 없다. 좀 더 안락하냐 정도의 차이랄까? 어차피 이런 류의 라운지들은 항공사 비즈니스 라운지에 비하면 시설도 그렇게 대부분 썩 좋은 편은 아니다. 그저 새벽에 좀 기댈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여겼다.
딱히 배가 고프지는 않아서 싱하 탄산수 한 병 조금 마시고 잠을 자려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라면이나 하나 먹어볼까 해서 방콕에서 눈에 띄면 한 번씩 먹던 컵라면을 뜯었는데, 하필 뜨거운 물이 아닌 식은 물을 부어버려서 저 컵라면은 그냥 그대로 버려야 했었다. 그렇게 두 시간 가까이 있다가 제한 시간때문에 다른 라운지로 옮겼는데 거기선 대충 한 시간 정도 잠을 잤었다.
홈페이지에는 오전 5시부터 오픈 한다고 나와 있지만 실제로는 5시 15분에 오픈하였다. 아무튼 오픈 시간에 맞춰 가서 샤워부터 하였는데, 여전히 타이항공 로얄실크 라운지는 어매니티로 탄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인천공항의 아시아나 비즈니스 라운지를 이용하지 않아서 모르지만 작년에 이용했을 때에는 드봉이었나? 하여간 어매니티를 너무 싸구려 제품을 갖다놔서 한참 웃었는데, 생각이 있다면 좀 더 신경을 썼겠지만 몇 번 이야기 했듯이 한국에선 눈치를 보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 감각이 없는 것인지 이런 쪽으로 너무 무지한 경우가 많아서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다.
샤워를 하고 나니 좀 살 것 같았다. 곧바로 나와서 들린 곳은 타이항공 로얄실크 탑승객이라면 30분 동안 타이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로얄 오키드 스파 라운지이다. 어깨와 발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둘 다 받아본 결과 내 취향은 어깨가 훨씬 낫다. 발은 자꾸 크림 등을 발라가며 마사지를 하기에 그런 것을 몸에 바르는 것을 싫어해서 내 취향은 아니었다. 거의 밤을 새다시피 해서 아침을 맞이 했지만 샤워 후 타이 마사지 30분을 받으니 기분은 그래도 피로가 좀 사라지는 듯 했다.
마사지를 받은 후 탑승 게이트는 또 한참 떨어져 있어서 미리 이동을 하였는데, 지나가는 길에 터키 항공 라운지가 보였다. 언제쯤 오픈할려나? 예전에 터키항공 비즈니스석을 타고 유럽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이스탄불 공항에 최강의 비즈니스 라운지 어쩌고를 당시 모 카페의 글을 통해서 본 적이 있다. 최강의 라운지라...난 아직도 라운지를 파인은 아니더라도 어쨌든 다이닝 수준으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좀 안타깝다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다이닝 수준이라면 그런 음식들을 내놓아서도 안되는 것이고, 휴식 차원의 공간을 그렇게 받아들인다는 것이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다. 물론 이건 한국인만 그런 것은 아니고, 라운지에서 쉬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보게 되기 때문에 참 여러가지로 많은 생각이 든다. 아무튼 터키항공 라운지도 기회가 되면 들릴 일은 있겠지. 방콕과 싱가포르는 매년 가는 도시이니까 말이다.
대만의 에바 항공 - 그쪽에선 이바라고 발음한다고 알고 있다. - 라운지에 들린 이유는 단순하다. 게이트와 가깝기 때문인데, 물론 로얄실크 라운지도 있었지만 거기보다 여기가 훨씬 조용하고 깨끗하다. 대만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방콕을 제 2의 기지로 사용해서 그런지 꽤 신경 써서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웃기게도 타오위안 공항보다도 훨씬 낫다. 타오위안 공항의 에바 항공 비즈니스 라운지는 그냥 인천 공항의 아시아나 라운지 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이다.
곧 있으면 탑승해야 해서 매그넘 아이스크림 하나만 집어 먹었다. 에바 항공 라운지에서 이것 하나만큼은 꼭 챙겨서 먹는 편이다.
TG403은 A359 기종이 투입된다. 타이항공은 전반적으로 로얄실크석의 폭이 좁다라고 생각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기종도 좌우 폭이 좁아서 조금 답답하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환영 음료는 오렌지 주스를 선택했다. 확실히 인천 - 방콕 노선에 비하면 타이항공 직원들의 응대가 훨씬 편하다. 인천 - 방콕 노선은 뭐랄까 좀 피곤에 찌들어 있는 표정? 그렇게 매끄러운 응대도 덜하고 그런데, 몇 년전에 비하면 그 차이가 많이 느껴진다. 물론 그런 태도를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좋게 볼 수는 없는 부분이다.
기내에서 외부 카메라 화면을 볼 수 있다. 이륙하거나 착륙할 때 보면 꽤 재미 있다.
타이항공의 풀 플랫이 들어가는 기종들은 안전 벨트가 기존의 안전 벨트와 달라서 처음 타는 사람은 당황할 수 있는데 그렇게 어렵지 않다. 타이항공의 바뀐 기내 안전방송 화면을 보면 새로운 안전 벨트 착용방식을 먼저 보여준다.
이동 과정에서 창 밖으로 보이던 방콕항공과 타이항공의 A380 기종이다. A380을 가깝게 본 것은 처음인데 확실히 크긴 크다.
그리고 이륙, 카메라로 보는 재미가 꽤 있다. 더불어 확실히 소음이 덜하다라고 느껴졌다.
Veuve Clicquot Brut n.v.
First Course - Seasonal Fresh Fruits, Bircher Muesli with Peach Sliced and Peach Puree
Main Course - Touch of the Local
Pan - fried Radish Cake, Steamed Prawn Siew - mai, Bean Curd Skinned Seafood Roll
Chinese Dough, Sweetened Condensed Milk
두 시간 정도 날아가다 보니 아침 식사는 한상 차림으로 한꺼번에 나온다. 앞서 포스팅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기내식에 대해서 나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라 그저 배를 채우는 정도로만 접근한다. 다시 말해 어떻게든 먹긴 하지만 맛이 있네 없네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방콕에서 싱가포르로 넘어가는 만큼 이번에는 싱가포르 현지 음식을 선택하였다. 원래 내가 좋아하는 딤섬 종류들이긴 하나 맛을 따지자면 뭐 먹을 정도는 못되고, 간단하게 배를 채우기엔 딱 좋았다.
대충 배를 채우고 한국 영화 조금 보다가 한 숨 잘까 했더니 곧 도착이란다. 창밖을 보니 저멀리 MBS가 보인다. 인피니티 풀 때문에 특히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호텔, 정작 호텔로써 가격에 비하면 속된 말로 돈값 못하는 호텔인데, 어쨌든 싱가포르 하면 떠오르는 건물이자 호텔이기도 하고 실제로 이렇게 눈에 확 띄게 보인다. 싱가포르야 워낙 지리적 위치가 좋다보니 저렇게 많은 화물선들도 보인다.
다시 외부 카메라로 본 착륙 모습이다.
운 좋게도 착륙 하자마자 곧바로 게이트로 진입해서 이동 시간이 줄어들었는데, 이후 입국 과정에서 그전에는 없었는데 이번에만 그런것인지, 아니면 제 1 터미널만 그런 것인지 몰라도 입국 심사대 가기 전에 다시 한 번 보안 검색을 받았다. 규정이 바뀌었나?
아무튼 그렇게 보안 검색을 받고 입국 심사를 받은 후 수하물을 찾는데 이런, 항상 빠르게 나오던 창이 공항이 어쩐 일로 문제가 생겨서 짐을 찾는데 거의 2 ~ 30분 정도 걸렸다. 그래도 괜찮다. 이제 여행의 시작이었으니까 말이다.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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