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에 방문 이후 그렇게 바쁘지도 않았는데 어쩌다보니 3개월만에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주말에 가려다가 마침 설 페스티브 메뉴를 그 다음주부터 시작한다고 해서 평일에 시간을 내서 방문 하였다.
꽤 많은 설 페스티브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지만 당일 점심만 먹으러 내려간 것이라서 메뉴를 많이 먹을 수는 없었다. Poon Choi의 경우 사진에도 나와 있지만 최소 8인분 양이라 도저히 선택할 수 없었다. 몇 년 전부터 싱가포르를 5월 뿐만 아니라 1월에도 방문 하다 보니 Yu Sheng 메뉴에 대해서 정말 많이 동영상과 사진으로 보았었는데 항상 양이 많아서 주문을 못 했었다. 다행히 르 쉬느아에서는 작은 사이즈로도 주문이 가능하다 해서 주문을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이것 역시 3 ~ 4인분 정도의 양이어서 혼자 먹기엔 너무 많았다. 아무튼 많은 설 페스티브 메뉴 중 저 Yu Sheng이 정말 궁금해서 내려 간 것이라 주문을 하였다.
House tea (pu er)
한국인 입장에서 밑반찬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은데 - 네이버나 인스타그램에서 검색을 하면 그런 이야기가 많다. - 아뮤즈 부쉬로 나오는 것이다.
두반장과 함께 샤오롱 바오를 먹을 때 필요한 흑식초가 나왔다.
Steamed asparagus, mushroom dumplings
여전히 변함없이 아삭하게 씹히는 아스파라거스와 함께 살짝 느껴지는 블랙 트러플 향이 좋은 딤섬이다. 기본적인 간이 되어 있지만 두반장과 함께 먹으면 감칠맛이 한층 더해져 또다른 flavour를 느낄 수 있다.
Xiao long bao
샤오롱 바오도 이제 주문 가능한데, 흔히 육즙이라고 부르는 육수의 단맛과 감칠맛이 진하게 잘 느껴진다. 다소 느끼하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흑식초의 신맛과 생강이 보완을 해주기에 문제될 것은 없다.
Hot and spicy shrimp, pork dumplings
이번에 싱가포르에 여행을 가서 정말 실컷 먹은 딤섬이지만 돌아온지 얼마 안되어서 르 쉬느아에서 또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항상 하는 이야기이지만 해외의 레스토랑 음식과 국내 레스토랑 음식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 하다고 생각하기에 딱히 어느 것이 낫다라고 말 할 필요성은 못 느끼지만 아무튼 돌아와서도 이런 딤섬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Baked crispy barbecued pork bun
이 딤섬도 마찬가지로 국내에선 르 쉬느아에서만 먹을 수 있어서 - 어차피 나는 한국에서 광동식 레스토랑은 두 곳만 다니기에 다른 곳은 잘 모른다. - 좋다. 내 배가 한계가 없다면 아마 저 두 메뉴는 질릴때까지 여러번 시켜 먹을지도 모르겠다. 단맛과 짠맛의 조화가 여전히 좋다.
이날 창펀은 피가 좀 많이 두껍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전히 탱글한 질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Chinese Lunar New Year Traditional 'Yu Sheng'
Salmon, jellyfish, crispy chips, citron plum sauce, olive oil, pineapple sauce, shredded radish, shredded carrot, shredded beetroot, rice vermicelli, shredded potato, shredded ginger, shredded leek, shredded yellow radish, shredded dried orange, chive, sesame, peanut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재료는 위와 같고, 추가 요금을 내고 제비집이나 전복, 랍스타을 추가로 더 넣을수도 있다.
알란 셰프가 직접 나와서 먹어봤냐고 물어보며 - 몇년 전 싱가포르의 지앙난춘에서 만나 그의 팬이다. - 흥미롭게 지켜보았는데, 관심은 많았지만 처음 먹어보는 것이라 어떻게 먹는지 몰라서 문의 했더니 직원이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연어와 크래커를 올린 다음 자두 소스와 파인애플 소스, 올리브 오일을 적당하게 뿌리고 마치 배구 선수가 토스하듯이 젓가락으로 위로 들어올리면서 섞는데, 이때 서로 덕담을 주고 받는다고 설명을 들었다. 영상을 찾아보면 아주 높게 들어올리니 절반 이상이 그릇 밖으로 떨어지는데, 먹는 양은 얼마 안되고 섞는 과정에서 덕담을 주고 받는 것에 초점을 둔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실제로도 그렇게 많이 안 먹는다고 한다.
작은 사이즈이지만 이것도 양이 3 ~ 4인분 정도 된다고 한다. 섞는데 좀 많이 힘들었는데, 처음이다보니 배구 토스하듯이 들어 올려서 섞는 것이 쉽지 않았고 성격 자체가 음식을 흘리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다보니 얌전하게 섞어서 그나마 테이블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맛은 어떠했냐면 달고 기름지고 끝이다. 질감이야 채소들의 아삭함이나 크래커의 바삭함, 그런 가운데 연어의 부드러운 질감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지만 소스들이 전반적으로 단맛에 좀 더 치우쳐 있는데다가 올리브 오일이 들어가보니 그렇게 많이 손이 가지는 않았다. 전채로 먹긴 하지만 먹는 것보다 퍼포먼스에 좀 더 초점을 둔 요리라 생각한다.
Braised 'dong po' pork belly
그 외에도 간장 소스 타이거 새우 구이나 돼지 족발찜, 건 관자 무조림, 그것 말고도 세트 메뉴가 정말 궁금했지만 많이 먹을 수도 없고 세트 메뉴는 1인은 주문이 불가능하기에 딱 한 가지만 고른 것이 바로 이 동파육이다. 부족한 신맛을 와인이나 맥주로 보완해주면 좋긴 한데, 이 날 식사 후 다시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야 하기에 술을 잘 못 마시는 입장에서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하필 이날 탄산수를 주문한다는 것을 깜빡했는데, 아무튼 음식 자체는 크게 문제될 것 없이 정말 완벽한 요리였었다. 비계와 살코기 어느쪽도 과조리 되어 씹기 불편하지 않게 부드럽게 잘 익혔다.
식사는 때마침 들어온 중국인 고객이 피단 콘지를 주문하는 것을 보고 함께 부탁드렸다. 뚜껑을 열자마자 훅 올라오는 콘지의 향이 정말 좋았는데 한국인 입장에서 대부분 잡내라고 표현하는 그런 향 말이다.
Sweetened cashew nut cream
Traditional Chinese new year cake, brown sugar, coconut cream
중국 전통 떡은 한국인도 큰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지만 디저트로 먹기에는 양이 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캐슈넛 크림의 경우 해외의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아몬드 수프와 비슷하다고 보면 되는데 - 물론 맛은 다르다. - 처음 받아들이면 놀랄 수도 있다. 차갑지 않고 따뜻하기 때문인데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아이스크림이나 망고, 젤리류가 아니면 대부분의 디저트들은 온도가 따뜻하다라고 생각하면 된다.
설 연휴가 끝나면 이 메뉴도 같이 끝날 줄 알았는데, 중국에서는 보통 보름까지는 즐기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설 페스티브 메뉴도 보름 정도 지나서 끝낼 계획이라고 들었다. 기회가 된다면 설 연휴 지나고 한 번 더 가서 다른 메뉴들도 먹을 생각이다. 그 외에도 홈페이지를 보니 훠궈 메뉴도 저녁에 한시적으로 주문 가능하다는 홍보 문구를 보았다. 이래저래 르 쉬느아를 당분간 여러 차례 방문할 예정인데 추후 다른 메뉴에 대해서도 글을 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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