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0. 1. 8.

THE DRAGON at SHERATON GRAND TAIPEI HOTEL - 쉐라톤 그랜드 타이페이 호텔 더 드래곤 디너 2019년 8월


쉐라톤 그랜드 타이페이 호텔에는 미슐랭 별 두 개를 받은 더 게스트 하우스가 있지만 사천 요리와 양주 요리 전문이어서 다음에 방문하기로 하고 - 미슐랭 가이드의 신뢰도를 떠나 별 받았으니 가봐야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미슐랭 가이드가 어떤 절대적인 기준이 아닐뿐더러 별 세개가 가진 의미가 곧 다른 레스토랑들과의 평가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광동식 레스토랑인 더 드래곤을 먼저 갔었다.


지하에 있는데 들어가자마자 마치 연회장에 테이블을 다닥다닥 붙여 놓은듯한 내부 구조들은 조금 숨막히게 한다. 파인 다이닝이라고 내세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접객 및 응대는 물론 이용하는 손님들조차 그냥 동네에 있는 식당을 떠오르게 하는데, 직원들의 접객 및 응대야 이제는 타이페이에 몇 번 가보니 익숙해져서 그러려니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는 문제점이 몇 가지 있었는데 일단 레스토랑 입구에 데스크는 있지만 호스티스가 상주하고 있지 않다. 아예 없는 분위기인데 아무튼 내가 갔을 때에는 서버들이 음식들을 나르면서 나와 몇 번이나 눈이 마주쳤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직원 호출이나 좌석 안내를 하지 않았다. 그냥 알아서 들어가서 착석하는 구조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안내조차 되지 않았었다. 주문을 할 때에도 서버들은 분주히 음식을 나르고 있었지만 아무도 주문을 받으려 하지 않아서 결국 손을 들고 불렀어야 했다. 나중에 매니저급으로 보인 직원이 너무 바빠서 접객이 소흘했다고 사과하긴 했는데 항의를 해서 들은 이야기는 아니고 자기가 보기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타이페이에 있는 대부분의 파인 다이닝들은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이걸 문제 삼아야 하는 생각이 드는데, 어쨌든 주문을 넣었고 그나마 음식이라도 괜찮다면 좋았을텐데 안타깝게도 전혀 그러지 않았다.






Baked Barbecued Pork and Pineapple Buns with Crystal Sugar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딤섬 주문이 가능하다 해서 여러가지를 주문하려다 첫인상이 좋지 않다보니 혹시나싶어 이 딤섬 하나만 주문했었는데 결과적으로 잘 한 선택이었다. 이 바베큐 번은 짠맛보다 단맛이 상대적으로 강했는데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번 위에 뿌려진 설탕 가루였다. 한 입 베어물때마다 가루가 흩날리면서 사레가 들려서 헛기침을 하게 만들었다. 안그래도 차슈가 단맛이 강해서 물리는데 거기에 설탕 가루가 단맛을 더하는데다 헛기침까지 유도하니 도저히 집중해서 먹을 수가 없었다.






Crispy Noodles Topped with Braised Seafood


이 면요리 역시 조리 상태만 놓고 보면 해산물의 익힘 정도나 바삭하게 튀겨 만든 면은 문제가 없었는데, 신기하게도 입안에 들어오면 알 수 없는 오묘한 맛의 조합이 고개를 자꾸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형용할 수 없는 그러니까 맛이 없는 것은 아닌데 설명할 수 없는 맛의 결과물이 이걸 계속 먹어야 하나 더욱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Crispy Barbecued Superior Pork with Caramelized Sugar


일일 한정 판매라고 적혀 있던데 쓴맛이 너무 강했다. 조리 상태만 놓고 보면 세 요리 모두 잘못된 것은 없는데 신기하게도 맛은 셋 다 없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바베큐 번과 바베큐 포크는 단맛이 너무 강해서 한 두 점 먹고 나면 금새 질리는 구조를 보여줬고, 면 요리는 분명 맛이라는 존재 자체는 있는데 정작 표현을 하자면 형용할 수 없는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파인 다이닝 음식이라 하기엔 맛의 구조와 설계 자체가 너무 엉성했다. 어느 동네 한 켠에 있는 식당이라면 혹시 모를까, 치밀하게 연구 등을 통해서 최대의 쾌락을 유도하는 그런 음식들이 아니었다.






Ponna Cotta with Mango Sauce


메뉴명은 오타이든 아니든 원칙적으로 레스토랑에서 표기한 것을 그대로 적는다. 아무튼 요리들은 별로였는데 재미있게도 이 디저트는 꽤 맛있었다. 광동 요리에서 디저트는 대체로 단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 단 것도 아닌 그런 맛을 보여주는데, 이 디저트는 마치 서양 요리에서의 디저트처럼 아주 강렬한 단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모처럼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아주 달디 단 디저트를 먹을 수 있었는데 이것을 좋았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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