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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3. 3.


야게는 2015년부터 방문했었다. 처음 갔었을 때부터 느꼈었던 것은 여느 광동식 레스토랑과 결이 다른 방향으로 요리가 나온다는 것이었다. 이번 방문에서 처음으로 저녁에 코스 메뉴를 선택했었는데, 미슐랭 스타 시그니처 메뉴를 골랐었다. 여러 차례 이 블로그에서 이야기 했었지만 나는 미슐랭 가이드가 하나의 선택 기준은 아니기에 사실 별이 몇 개인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방문하다보면 미슐랭 별을 받은 레스토랑을 가기도 하고, 그때 미슐랭 측에서 이야기하는 별 갯수의 의미와 함께 평가를 하는데, 대체로 아시아권에선 신뢰도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Chef Tse Michelin Star Signature Menu

Appetizer Platter

Coconut Milk, Milk, Bird Nest, Deep - fried, 

Suckling Pig, Roasted, 

Pork, Honey, Barbecued


메뉴를 선택하기 전 한 번 읽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고전적인 메뉴가 눈에 띄었으므로 굳이 내가 이것을 선택해야 하나 하는 것이었다. 사실 미슐랭 가이드는 외국인이 그 도시를 방문했을 때 레스토랑 선택시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외국인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메뉴 구성을 보면 고전적이든 아니든 외국인에게 매력적인 메뉴임은 분명하지만, 나는 야게를 처음 방문한 것도 아닌데다 이미 여러번 먹었던 음식들도 있어서 고민을 했었다.

애저 구이나 차슈는 충분히 어떤 맛인지 예상가능했었는데 재미있었던 것은 코코넛 밀크와 제비집을 넣어서 만든 튀김이었다. 재료명만 놓고 보면 맛이 어느 정도 예상되긴 했었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세상에 이렇게 고소하면서도 풍부한 지방 맛을 느낄 수 있다니! 서양에서의 진한 풍미의 치즈도 아니고, 이렇게 섬세하게 맛을 낸 요리를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전채로 만나니 정말 놀라웠었다. 여러 차례 방문을 통해 여느 광동식 레스토랑과는 결이 다른, 즉 적극적인 외국의 조리 방식 도입과 맛의 결합은 어느 정도 경험은 했었지만 미슐랭 별 받았다고 허투로 내는 것이 아니라 또다른 맛의 세계를 선보이다니, 시작부터 굉장히 흥분되었었다.






Chef Tse Michelin Star Signature Menu

Peng Hu Lobster, Egg White, Mullet Roe, Wok - fried


서버가 설명 했었지만 이 요리는 서양 요리를 대만식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고전적인 조합인 계란 위에 트러플, 이것을 대만식으로 계란 흰자에 위에는 대만 특산물인 숭어 어란을 뿌린 것인데, 계란의 부드러움과 함께 어란의 진한 감칠맛과 특유의 향이 트러플 못지 않게 맛있었다.






Chef Tse Michelin Star Signature Menu

Roasted Goose, Crab Meat, Taro, Chinese Sausage, Dried Seafoods, Jasmine Rice, Stir - fried


코스의 백미는 이 볶음밥이었다. 밥의 질감을 서로 다르게 볶았는데, 어떤 것은 crispy 하고, 또 어떤 것은 부드러우면서 탱글탱글하게 씹히는 것이 질감 대조가 정말 재미있었다. 그 안에서 잘 볶은 거위나, 게살의 씹히는 질감이나 토란의 씹히는 질감, 중국 소시지의 씹히는 질감도 서로 어우러지면서 맛이나 향도 매혹적이지만 먹는 내내 질감의 흥겨움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었다.

전채 - 수프 - 요리 몇 가지 - 식사 - 디저트의 흐름을 보면 익숙한 고전적인 메뉴와 번갈아가면서 나온다. 종종 아시아권에서 만나는 오류 즉 우리가 미슐랭 별을 받았는데 그래서 특별 메뉴를 만들었어와 같은 메뉴 선보임이 아니라 우리가 별을 받긴 받았는데 왜 별을 받았는지 그 이유를 다시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겠다는 각오로 구성을 한 것 같았다. 그 과정에서 고전적인 메뉴들도 외국인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재해석 해서 만들었고, 또 서양 요리에서의 눈높임에 맞춰 거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광동 요리에서만 만날 수 있는 또다른 기준들을 접목해서 새로운 요리들도 구성을 해놓았다. 간단하게 말해 구색을 갖춘 것이 아니라 셰프가 정말 이 메뉴에 자기 이름을 걸만큼 최고의 요리들로 코스를 구성한 것이다. 그래서, 타이페이의 파인 다이닝 평균 가격을 생각하면 가격대가 굉장히 높은 편이지만 파인 다이닝인만큼 그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은 정말 즐거운 경험을 하였다.





Bruno Paillard, Rosé Première Cuvée, France






2010 Château La Lagune, Haut Médoc, France


야게는 미슐랭 가이드가 들어오기 전부터 코스 메뉴를 보면 와인 페어링과 차 페어링을 선택할 수 있었었다. 이번 메뉴는 차 페어링은 빠져 있었고 와인 페어링만 있었는데, 이 역시 구색만 갖춰 놓은 것이 아니라 서양에서의 코스 메뉴처럼 음식과 말 그대로 짝을 잘 맞춰 구성 해놓았었다.

샴페인의 경우 코코넛 밀크의 진한 고소함을 잘 어루만져주어 시작부터 흥분이 너무 높아지는 것을 잘 다듬어주었고, 흑후추 소스 쇠고기 볶음 메뉴와 짝을 이뤘던 레드 와인은 흑후추 소스의 spicy 와 정말 잘 어울린데다 입안을 정리해주면서도 잔잔하게 느껴지는 여운이 추가 요금을 더 내고 선택한 것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들었었다.


단품을 선택하든 코스를 선택하든, 고전적인 요리를 선택하든 새로운 요리를 선택하든, 차를 선택하든 와인을 선택하든, 그 어떤 조합도 결코 실망을 주지 않는 곳이다. 게다가 오픈 초창기에 비하면 굉장히 부드러운 흐름을 보여주는 접객 및 응대도 파인 다이닝에 걸맞는 곳이다. 음식이 나오는 속도, 그 과정에서 적절하게 채워지는 와인잔, 주방에서 손님의 테이블까지 전달되는 과정, 직원들과 손님들간의 오고 가는 대화, 정말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던 즐거운 식사 시간이었다. 야게는 충분히 별을 받을만 했고, 또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더욱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줬었다. 다음에 또 갔을 때엔 어떤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까? 

2020. 2. 19.


윤진은 펄 리앙과 같은 층에 있다. 중국 음식중에서도 광동 요리를 가장 좋아해서 보통 광동식 레스토랑 위주로 다니긴 하나, 사실 대부분의 광동식 레스토랑에서는 광동 요리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펄 리앙도 그렇고 이곳 윤진도 우연찮게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한 계정에서 소개글을 보고 가게 되었는데, 펄 리앙은 주로 광동 요리에 집중하고 있다면 윤진은 북경, 사천, 호남, 상해, 항주, 대만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펄 리앙과는 달리 뷰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있긴 한데, 외부를 볼 수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레스토랑 분위기는 굉장히 밝다. 직원들의 접객 및 응대도 원활했었고 파인 다이닝에 걸맞게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어서 호텔측에선 윤진을 좀 더 집중 관리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보이차를 우선 주문했었다. 반년전의 기억이라 확실치 않은데, 아마 차를 따르다가 좀 흘렸던 것 같다. 자국이 보이지 않게 냅킨으로 덮어두는 것을 보면 같은 호텔 내에 있는 펄 리앙과 비교하면 전반적인 서비스 온도 차이가 느껴진다.






이름을 들었으나 지금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왼쪽은 꽤 새콤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식으로 치자면 닭을 배달시켰을 때 함께 제공되는 무와 같은 그런 맛이라고 할까? 물론 맛의 균형은 이쪽이 훨씬 낫다. 다른 하나는 두부피였는데, 새콤하면서 정향 향이 꽤 매혹적이었다. 아뮤즈 부쉬격으로 제공된 것은 아니지만 입맛을 돋우기엔 좋았었다.






Shanghainese vegetable bean curd roll, chili sesame sauce


점심에 갔기 때문에 우선 딤섬 메뉴를 먼저 봤었지만 면, 밥과 함께 한 페이지에 딤섬 메뉴까지 실려 있어서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았었다. 물론 딤섬을 목적으로 온 것은 아니어서 일단 상해 요리도 전문적으로 한다니 딤섬 몇 가지는 상해의 유명한 것으로 주문하고 나머지는 간단하게 전채류쪽에서 골랐었다.

음식을 하나 집어 들어 향부터 맡자 확 밀려오는 정향의 향이 매력적이다. 입안에 넣고 씹으니 아삭하게 씹히는 채소와 함께 부드러우면서 특유의 꼬들거림이 있는 두부피의 질감도 재미있었다. 함께 제공된 참깨 소스는 텁텁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것 없이 매콤하면서도 새콤해서 요리만 먹기엔 지루할 수 있는 맛의 부족한 균형을 잘 채워준다. 소위 말하는 중국 음식 특유의 향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전채로써 재미있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Steamed Shanhai pork dumpling (6 pieces)


시작부터 흥미로웠기에 내심 딤섬도 기대했었는데, 이어서 나온 샤오롱 바오가 그 흥미를 순식간에 끌어 내렸었다. 파인 다이닝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기엔 맛 내기가 여느 길거리 음식점과 다를 것이 없을 정도여서 혹시 딤섬은 펄 리앙에 가서 먹으세요라고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일부러 이렇게 내놓는 것이 아닐까 의구심이 들 정도였었다. 돼지고기가 갖고 있는 단맛이나 지방의 고소함 이런 것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 제 목소리를 내놓고 있어서 오히려 혼란을 일으키는데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흑식초를 찍어 봤자 신맛이 균형을 잡아주지 못한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지방의 고소함이 과해 흔히 말하는 느끼함과 짠맛이 일정 부분 강해서 다 먹기가 곤란할 정도였었다.






Crispy prawn mousse roll

무스라는 단어 때문에 선택했었는데, 앞서 샤오롱 바오에서의 불쾌감을 일시에 날려주는 정말 맛있는 요리였었다. 튀김옷은 당연히 바스락거리는데, 안에 든 새우살이 서양 디저트에서의 무스처럼 정말 부드러웠다. 전형적인 질감 대조 형식이지만 새우살의 부드러움이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함께 제공된 마요네즈가 또 별미였다. 단맛과 신맛과 지방의 고소함이 어느 하나 튀는 구석 없이 균형이 잘 맞았는데, 이 정도 단맛이면 음식 맛을 해치지 않을까 걱정 했었지만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 마음 같아선 이 마요네즈를 사와서 집에서 튀김류를 먹을 때마다 꼭 찍어먹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Pan fried shredded turnip cake, conpoy (2 pieces)

예상과는 다르게 윤진에선 순무 케이크가 사진처럼 나오는데, 속안에 잘게 다진 순무와 건관자가 들어 있었다. 보통 우리가 아는 순무 케이크와 달리 속을 말 그대로 다진 순무와 건관자를 채워 넣은 덤플링이었다. 반년 전의 기억이라 해도 맛이 있든 없든 어느 정도 기억에 남아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는 것을 보면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 비록 딤섬과 요리를 다양하게 주문한 것은 아니지만 첫인상은 딤섬쪽은 별로여서 다시 가더라도 딤섬 메뉴는 시키지 않을 생각이나 이 정도로 기억에 없는 것을 보면 별로였었는지 괜찮았었는지 확인차 다시 주문할 여지도 있다.






Papaya milk pudding (4 pieces)


디저트는 두 가지를 주문 했었는데, 아무래도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디저트는 바로 이 파파야 푸딩이었다. 워낙 파파야를 좋아해서 주문한 이 푸딩은 그리 달지 않은 중국의 디저트를 감안한다면 그에 걸맞는 은은한 단맛과 유지방의 고소함이 뒷마무리로 딱 좋은 디저트였었다.

딤섬류에서 가짓수도 적고 실망한 딤섬도 몇 가지 있어서 아마 다시 주문할 일은 없을 것 같은데, 반면 요리류들은 대부분 메뉴를 보더라도 고전적인 메뉴도 있고 재해석한 메뉴들도 있었으며 그 중 비록 두 개의 요리만 먹었었지만 전반적인 맛내기 기법들이 꽤 흥미로웠기에 앞으로 재방문 한다면 요리를 중점적으로 먹을 생각이다. 그럴려면 아무래도 점심보다 저녁에 가서 좀 더 여유롭게 다양한 요리를 주문해야겠다.

2020. 2. 6.


아니, 여기 어딘가에 바가 있단 말인가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처음에 간다면 찾기 힘들다. 한국으로 치면 동네 어딘가에 있는 재래 시장의 골목길을 들어가면 있는데, 간판도 눈에 띄지 않아서 그 근방에서 한참을 헤매었다. 사실 요즘 같은 세상에 구글맵을 이용하면 못 찾을 일도 아닌데, 구글맵은 정확하게 위치를 알려줬지만 간판이 얼른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 헤맬 수 밖에 없었다.

이 날 가서 알았는데, 싱가포르의 Tippling Club 헤드 바텐더 Andrew Loudon의 게스트 바텐딩 행사가 있었다. Tippling Club 은 4년 전부터 찰스 H. 바를 통해서 소개 받아서 싱가포르를 갈 때마다 가봐야지 했던 곳인데, 공교롭게도 매년 싱가포르를 갈 때마다 못 갔었다. 결국 타이페이에서 헤드 바텐더를 만나나 했었는데, 저녁을 먹고 가니 행사는 이제 막 시작했는데 벌써 자리는 만석이었고 예약을 안 했으면 바 카운터에는 아예 앉을 수 없는 분위기였었다. 혹시나 자리가 나오면 옮겨 달라고 부탁하였으나 결과적으로 바 카운터에는 앉을 수 없었고, 20여분 정도 스탠딩 하다 테이블 하나가 비어서 그곳으로 옮길 수 있었다.





Elixir of Orris

Hennessy Cognac VSOP, Port, Fernet Branca, Raspberry Gomme, Fresh Lemon Juice, Absinthe

원래 계획은 바 무드 타이페이 칵테일을 마시는 것이었지만 Tippling Club 은 계속 못 갈 것 같은 예감이 들어 특별 메뉴만 마시기로 했는데, 메뉴판을 보는 순간 꽤 고민을 했었다. 꼬냑이 들어가는 것을 보니 내 기준에서 너무 독할 것 같아서 그냥 포기하고 다른 칵테일을 마실까 생각했었다. (이날 특별 메뉴는 모두 꼬냑이 들어갔었다.) 그래도 이 때 아니면 또 언제 마실까 싶어서 눈 딱 감고 주문 했었는데, 결과부터 이야기 하자면 대만족을 했었다.

처음에 마시자마자 아주 새콤한 라즈베리의 맛이 느껴지는데 내 기준에서 생각보다 세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서 괜찮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쯤 뒤늦게 올라오는 스모키 향이 굉장히 매혹적이다. 그 매혹적인 향을 계속 느끼고싶어서 나도 모르게 자주 들이키게 만드는 매력적인 칵테일이었다.






Poire Helene

Hennessy Cognac VSOP, Dark Rum, Pear Juice, Calrified Orgeat, Milk, Pandan Syrup, Fair Cacao Nib Liqueur, White Cacao, Fresh Lemon Juice, Soda


칵테일 이름을 보자마자 정말 궁금했었다. Poire Helene 는 유명한 디저트인데 이걸 어떻게 칵테일로 맛을 표현했을까?

한 모금 마시자마자 나도 모르게 한참을 웃었다. 왜냐하면 디저트의 특징을 그대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향긋한 향을 들이키며 칵테일을 마시는데, 혀에 닿자마자 느껴지는 달콤함에 전혀 술을 마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면서 부드러운 칵테일의 질감은 디저트의 질감을 그대로 재현했다. 어떻게 디저트의 특징을 그대로 재현했을까? (구글 검색을 해보니 Tippling Club 메뉴에도 있다. 아, 진작에 알았더라면 지난 1월에 싱가포르 갔을 때 무조건 갔을텐데, 이래서 블로그에 리뷰 글은 빨리 올려야 한다.)






Cherries Jubilee

Hennessy Cognac VSOP, Suze, Sauternes, Tuberose Syrup, Angostura, Peychaud, Maraschino


마지막에 마셨던 이 칵테일은 정확하게 어떤 맛이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벌써 반년 전의 일이니 그러한데, 다음에는 아이폰 메모장에 간단하게 기록을 해놓아야겠다.


처음 간 날이 때마침 게스트 바텐딩 행사를 해서 정작 바 무드 타이페이의 칵테일들을 마시지 못하고 돌아왔는데, 다음 타이페이 방문 때 꼭 가서 칵테일들을 마셔야겠다. 새로 오픈한 MU : TAIPEI 와도 가깝고, 인덜지 비스트로도 가까우니 한꺼번에 이동하기에도 편할텐데 벌써부터 타이페이에 놀러 가서 칵테일 마실 생각을 하니 얼른 타이페이를 가고싶다.

2020. 1. 8.


쉐라톤 그랜드 타이페이 호텔에는 미슐랭 별 두 개를 받은 더 게스트 하우스가 있지만 사천 요리와 양주 요리 전문이어서 다음에 방문하기로 하고 - 미슐랭 가이드의 신뢰도를 떠나 별 받았으니 가봐야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미슐랭 가이드가 어떤 절대적인 기준이 아닐뿐더러 별 세개가 가진 의미가 곧 다른 레스토랑들과의 평가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광동식 레스토랑인 더 드래곤을 먼저 갔었다.


지하에 있는데 들어가자마자 마치 연회장에 테이블을 다닥다닥 붙여 놓은듯한 내부 구조들은 조금 숨막히게 한다. 파인 다이닝이라고 내세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접객 및 응대는 물론 이용하는 손님들조차 그냥 동네에 있는 식당을 떠오르게 하는데, 직원들의 접객 및 응대야 이제는 타이페이에 몇 번 가보니 익숙해져서 그러려니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는 문제점이 몇 가지 있었는데 일단 레스토랑 입구에 데스크는 있지만 호스티스가 상주하고 있지 않다. 아예 없는 분위기인데 아무튼 내가 갔을 때에는 서버들이 음식들을 나르면서 나와 몇 번이나 눈이 마주쳤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직원 호출이나 좌석 안내를 하지 않았다. 그냥 알아서 들어가서 착석하는 구조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안내조차 되지 않았었다. 주문을 할 때에도 서버들은 분주히 음식을 나르고 있었지만 아무도 주문을 받으려 하지 않아서 결국 손을 들고 불렀어야 했다. 나중에 매니저급으로 보인 직원이 너무 바빠서 접객이 소흘했다고 사과하긴 했는데 항의를 해서 들은 이야기는 아니고 자기가 보기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타이페이에 있는 대부분의 파인 다이닝들은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이걸 문제 삼아야 하는 생각이 드는데, 어쨌든 주문을 넣었고 그나마 음식이라도 괜찮다면 좋았을텐데 안타깝게도 전혀 그러지 않았다.






Baked Barbecued Pork and Pineapple Buns with Crystal Sugar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딤섬 주문이 가능하다 해서 여러가지를 주문하려다 첫인상이 좋지 않다보니 혹시나싶어 이 딤섬 하나만 주문했었는데 결과적으로 잘 한 선택이었다. 이 바베큐 번은 짠맛보다 단맛이 상대적으로 강했는데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번 위에 뿌려진 설탕 가루였다. 한 입 베어물때마다 가루가 흩날리면서 사레가 들려서 헛기침을 하게 만들었다. 안그래도 차슈가 단맛이 강해서 물리는데 거기에 설탕 가루가 단맛을 더하는데다 헛기침까지 유도하니 도저히 집중해서 먹을 수가 없었다.






Crispy Noodles Topped with Braised Seafood


이 면요리 역시 조리 상태만 놓고 보면 해산물의 익힘 정도나 바삭하게 튀겨 만든 면은 문제가 없었는데, 신기하게도 입안에 들어오면 알 수 없는 오묘한 맛의 조합이 고개를 자꾸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형용할 수 없는 그러니까 맛이 없는 것은 아닌데 설명할 수 없는 맛의 결과물이 이걸 계속 먹어야 하나 더욱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Crispy Barbecued Superior Pork with Caramelized Sugar


일일 한정 판매라고 적혀 있던데 쓴맛이 너무 강했다. 조리 상태만 놓고 보면 세 요리 모두 잘못된 것은 없는데 신기하게도 맛은 셋 다 없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바베큐 번과 바베큐 포크는 단맛이 너무 강해서 한 두 점 먹고 나면 금새 질리는 구조를 보여줬고, 면 요리는 분명 맛이라는 존재 자체는 있는데 정작 표현을 하자면 형용할 수 없는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파인 다이닝 음식이라 하기엔 맛의 구조와 설계 자체가 너무 엉성했다. 어느 동네 한 켠에 있는 식당이라면 혹시 모를까, 치밀하게 연구 등을 통해서 최대의 쾌락을 유도하는 그런 음식들이 아니었다.






Ponna Cotta with Mango Sauce


메뉴명은 오타이든 아니든 원칙적으로 레스토랑에서 표기한 것을 그대로 적는다. 아무튼 요리들은 별로였는데 재미있게도 이 디저트는 꽤 맛있었다. 광동 요리에서 디저트는 대체로 단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 단 것도 아닌 그런 맛을 보여주는데, 이 디저트는 마치 서양 요리에서의 디저트처럼 아주 강렬한 단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모처럼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아주 달디 단 디저트를 먹을 수 있었는데 이것을 좋았다고 해야 할까?

2019. 12. 29.


아각, Ya Ge로 표기하는데 직원에게 물어보면 "야끄" 에 가까운 발음을 하지만 그냥 "야게" 라고 읽어도 무방하다고 하였다. 4년 전 처음 갔을 때 확인한 사항인데 어차피 외국인 입장에서 완벽하게 성조까지 감안해서 야끄라고 발음하기도 어렵다. 그러니 그냥 야게라고 읽어도 무방하다고 했을텐데 그걸 굳이 따져가며 이야기 할 필요는 없다.

아무튼 한자만 놓고 보면 우아한 집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들어가는 입구에는 각종 전시물들이 눈에 띄지만 정작 내부로 들어오면 간결하다. 조금은 휑한 느낌의 내부 모습들이 의외일 수 있다. 언뜻 레스토랑 이름과 연결이 잘 안되는것 같지만 가장 중요한 음식과 접객은 그 우아함이 은연하게 다가온다.

몇 년전 방송 프로그램 때문에 대만 여행이 인기를 갖게 되었지만 세계적으로 놓고 봤을 때 타이페이라는 도시가 관광지로써 유명한 인기 있는 도시가 아니다. 그러다보니 호텔부터 해서 접객이 조금은 어설프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 야게는 전혀 그런 어설픔이 느껴지지 않는다. 조금은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것 같지만 필요할 때마다 서버들은 내 테이블 주변에 있다. 무심코 지나가는듯 한데 찻잔에 차가 비어져 있으면 금새 따라준다. 잠시나마 서로 여유가 있을 때 유쾌한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 내가 영어를 잘 하는 편은 아니어서 대화가 길게 이어지지 못하지만 - 다시 말해 접객 및 응대는 전혀 불편함이 없는데 직원들의 움직임을 보면 우아하다는 느낌이 - 비록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세련함은 느껴지지 않겠지만 - 절로 든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우연찮게 서버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바라보게 되었는데 분명 세련스럽지 않지만 직원들의 움직임이 서로 유기적으로 맞물려서 음식이 나와 손님의 테이블 위에 올려지는 과정들이 리듬감 있게 흘러간다. 특히 이런 일련의 움직임들은 코스 요리에서 빛을 발한다.







Pineapple, Barbecued Pork Bun, Baked


직원들의 움직임만 그런 것은 아니다. 음식 또한 그러한데 일단 플레이팅만 놓고 보면 굉장히 간결하다. 여느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는 - 물론 모든 광동식 레스토랑이 그런 것은 아닌데 대체로 대부분의 레스토랑들은 플레이팅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 그런 플레이팅 즉 무심코 접시 위에 올린 것 같지만 그 안에서도 나름대로 형식을 갖추고 있다. 오히려 플레이팅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 과함이 거슬렸을지도 모르겠는데, 간결함 속에 우아함이 엿보인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맛이 한 편의 예술품을 만나는 느낌이 든다. 예를 들어 이 차슈 번을 보자. 젓가락을 이용해서 집어 들면 은은한 고소한 향이 먼저 느껴진다. 이어서 한 입 베어물면 부드럽게 쉽게 베어진다. 그런 가운데 바닥쪽의 푹신한 부드러움과 윗쪽의 바삭함이 서로 과하지 않고 정확하게 대조를 보인다. 속에 든 돼지고기는 부드럽지만 탄력있게 씹힌다. 돼지고기의 짠맛은 파인애플의 단맛과 신맛이 맞물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역시 정확하게 맛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러면서 파인애플의 아삭거리는 질감도 리듬감을 불어 넣어준다. 처음에 짠맛이 입맛을 돋운다면 마지막에 신맛이 깔끔하게 입안을 정리해 준다. 워낙 이 딤섬을 좋아해서 여느 광동식 레스토랑을 가든 메뉴판에 보이면 무조건 주문하는데 지금까지 내가 먹었던 딤섬중 가장 완벽했었던, 여기서 더 이상 과함도 부족함도 없는 그런 딤섬이었다.

지난 4년간 이곳을 매년 방문하면서 메뉴판에 있을 때마다 - 항상 메뉴판에 있는 것은 아니다. - 주문 했었지만 예전과 비교하면 현재 이 상태가 가장 완벽하다. 실제로 매니저와 대화를 나눌 때 이 딤섬에 대해 극찬을 하니 셰프가 그동안 많은 연구를 했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고전적인 요리들을 그대로 내놓기 보다 그 안에서 야게만의 음식으로 재창조한, 파인 다이닝에서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음식이라고 할까? 비단 이 딤섬만 그렇게 나온다는 것은 아니다. 모든 요리가 질감, 향, 맛 등을 세심하게 가다듬어서 투박한 것 같지만 우아하게 나온다. 여기서 플레이팅까지 가다듬는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그렇게 할 경우 오히려 그 균형감이 깨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Organic Soy Pudding


여느 광동 요리에서의 디저트처럼 밋밋한 가운데 은은한 고소함이 느껴진다. 사실 디저트라고 하기엔 거의 무맛에 가까워서 텁텁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는데, 여기에 같이 곁들여진 꿀과 설탕 중 하나를 선택해서 더해 먹으면 또다른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처음부터 신경을 썼다면 맛부터 해서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설계를 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런 무심함 속에 치밀하게 계산해서 만들어진 맛의 설계들이 오히려 더 우아하게 다가온다. 여기에 좋은 차와 함께 곁들인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벌써부터 다음 방문이 기다려진다. 그때엔 또 어떤 새로운 딤섬들을 만나게 될까? 지금도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딤섬들은 또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2019. 12. 12.


지난 방문때 좋은 기억들이 남아 있어 다시 찾아간 인덜지 익스페리멘틀 비스트로는 변함없이 친절했고 칵테일은 맛있었다. 예전 기억만 생각하고 가서 자리 여유가 있겠거니 생각하고 갔다가 자리가 없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다행스럽게도 전에 만났었던 바텐더가 나를 기억하고 있어서 잠시 대기 후 운 좋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Iron Buddha Cocktail

2018 Iron Buddha's Heavy Roasted Oolong Tea Liqueur, Sauvignon Blanc, Blood Peach, Chocolate


메뉴판은 처음 칵테일을 접하는 사람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제작되어 있었는데, 타이페이에 왔으니 차와 접목한 칵테일 중 sour 칵테일을 주문하였다. 이름이 재미있었던 것도 선택하는데 영향을 줬는데, 철관음차로 어떻게 칵테일을 만들었을까?

사실 차나 칵테일이나 아직까지 나에게 미지의 영역이라고 할까, 향이나 질감이 어렴풋이 느껴지면서도 헷갈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 칵테일은 새콤하면서도 끝에 단맛과 함께 과일향이 느껴지는데 정확히 어떤 과일향인지 모르겠다. 들어간 재료를 보면 복숭아 향 같기도 한데, 바텐더에게 정확하게 무슨 향인지 물어볼 것을 그랬나? 부드럽게 넘어가면서 입안에 은은하게 맴도는 향이 좋아서 타이페이에 머무르면서 두 번 갔었는데 갈 때마다 이 칵테일을 주문했었다.






Spring Lingering Cocktail

2018 Spring Lingering Oolong Tea Liqueur, Lemon Verbena, Tonic Water


철관음으로 만든 칵테일을 마시고 난 뒤 직원에게 추천 받은 칵테일이다. 서로 영어를 잘 하는 편은 아니어서 대화 하는 과정이 조금 어렵긴 했지만 - 물론 영어를 잘 하는 직원과 바텐더도 있다. - 굉장히 친절했었다. 최근에 알게 된 것이지만 내가 refresh 한 칵테일을 좋아하는 성향이 있어서 그런지 이 칵테일은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기포의 느낌과 함께 앞서 철관음 칵테일과는 다른 가벼우면서도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잔향이 좋았었다.


한국에서 음식과 마찬가지로 칵테일도 어딘가 빈 공간이 있다고 느껴져서 아쉬운 적이 많았었는데, 알고 보니 식재료 못지 않게 칵테일을 만드는 재료들도 국내에서 수급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좋게 말하면 법이 잘 만들어진 것인데, 수입 통관 절차부터 해서 검역 과정 등이 꽤 까다롭기 때문이다. 비록 두 잔 정도 칵테일을 마셨지만 입안에서 느껴졌던 칵테일의 질감이나 잔향의 여운이 지금도 꽤 기억에 남아 있다. 우롱차를 비롯해서 칵테일을 좀 더 많은 경험을 한다면 일종의 훈련을 통해 지금보다 더 많은 맛 (flavour) 의 여운을 느낄 수 있을까? 그런 기대감때문에 해외 여행을 가서 먹거나 마시는 행위가 언제나 즐겁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스트로이기 때문에 음식도 나쁘진 않을 것 같지만 타이페이에 워낙 좋아하는 레스토랑들이 몇 곳 있다보니 이번에도 음식을 먹을 기회가 없었다. 혹 다음 방문때 기회가 된다면 음식도 먹어보고 이와 관련해서 리뷰 글도 올릴 생각이다.

2019. 12. 1.


헤드 셰프와 매니저가 바뀐 벤코토는 결과부터 미리 이야기 하자면 음식과 접객 모두 달라졌다. 이게 안 좋은 것에서 좋은 것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럼 어떤 점들이 달라졌는가?









빵이 나오기 전 올리브 오일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데, 그것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난 빵 이야기를 하고싶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 파인 다이닝을 한정해 놓고 보면 제대로 만든 빵을 만난 적이 없던 것으로 기억한다. 주식이 빵이 아니어서 그런 것인지 대체로 덜 구워졌거나 음식과 결이 안 맞는 빵들이 많았었다. 나는 적어도 파인 다이닝이라면 빵만큼은 제대로 만들거나 그럴 여건이 안되어서 외부로부터 공급 받는다면 수준에 맞는 빵을 구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벤코토에서 나오던 빵은 꽤 만족스러웠다. 조금은 질척거리는 부분이 있긴 했지만 아시아권에서 이 정도 수준이라면 내 경험 안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 물론 파인 다이닝이라면 이 정도 수준이란 것이 기본이어야 할테지만 워낙 그런 곳들을 찾아보기 힘드니 반가운 부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반가웠었다. 그래서 새로 온 셰프의 음식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





예전에 벤코토에 갔었을 때 한국과 마찬가지로 타이페이도 서양 음식을 먹으면서 와인을 함께 마시는 분위기는 아니란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대체로 와인 짝짓기가 조금은 형식적라는 느낌이 강했었다. 그런데, 예전에는 와인을 마시는 테이블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면 이번 방문에는 대부분의 테이블 위에 와인잔이 놓여져 있었다. 그만큼 회전율이 좋다면 - 물론 이 날만 그랬을 수도 있다. - 업장과 소비자 모두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아무튼 이날 와인 짝짓기는 화이트 와인은 살짝 음식과 어긋나는 느낌이었지만 - 와인이 많이 튀어서 잘 만들었던 리조또와 방향이 달라서 혼란스러운 느낌이었다. - 스파클링 와인과 레드 와인은 음식과 짝이 잘 맞아서 먹는 내내 기분이 좋았었다.













Risotto Alla Marinara

Seafood risotto at La Marinara cooked with cacciucco broth and tomato sauce, served over a composition of fresh seafood selection, oyster, red prawns, scampi, clams and sea urchin


두 가지 코스 메뉴 중 이탈리안 정통 음식을 트위스트 한 테이스팅 4코스를 주문 했었는데, 하필 내가 방문하기 며칠 전 불었던 태풍 때문에 비둘기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서 메인이 바뀌면서 - 양고기로 바뀌었다. - 디저트도 같이 바뀌었다. 그래도 선택하겠냐는 물음에 내가 응했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 아쉬움은 있어도 불만은 없는데, 빈말이라도 매니저와 셰프 모두 다음에 오면 비둘기는 꼭 준비 해놓겠다는 대답은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앞서 말했던 달라졌다는 것이 이런 부분이 달라졌다는 이야기인데, 사실 셰프나 매니저 정도이니까 이렇게 농담이라도 주고 받을 수 있지만 서버들의 접객을 보면 예전에는 캐주얼하다는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격식을 제대로 갖춘 느낌이었다.

지난 셰프의 음식들은 플레이팅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조금은 자유로운 분위기에 그에 맞춰 매니저를 비롯해서 서버들도 흥이 넘치는 편안하게 다가오는 접객이었다면, 바뀐 셰프의 음식들은 플레이팅부터 해서 말 그대로 파인 다이닝답게 여러가지로 신경 쓴 모습에 맞춰 매니저를 비롯한 서버들의 접객 또한 정중하게 다가왔었다.


아무튼 음식에 대한 전반적인 평을 하자면 위 사진만으로 설명을 다 할 수 있다. 플레이팅부터 꽤 신경 쓴 티가 나는데, 조리 상태도 모두 교과서적인 그야 말로 완벽한 수준이었다. 한국에서 저렇게 내놓는다면 십중 팔구는 덜 익혔다고 항의 했을만한 해산물과 쌀의 조리 상태나 - 늘 말하지만 해산물이 쫄깃한 질감이라면 대부분 과조리 상태이다. 회도 먹는 나라에서 새우나 굴을 덜 익혀서 내놓은 것이라고 항의하는 모습을 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리조또는 대부분 한국식 죽처럼 끓여 내놓는 곳이 많은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 짠맛과 소스의 감칠맛이 밑바탕에 잘 깔려 있고 그 위에 해산물의 단맛과 소스와는 다른 결의 감칠맛 등이 가세하면서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의 층이나 향들이 복합적으로 느껴졌었다. 무엇보다 셰프가 의도한 방향을 잘 따라오는 주방팀 조리 실력의 탄탄함이 인상 깊었다. 해산물과 쌀 모두 과조리 한 부분이 전혀 없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사실 이건 파인 다이닝이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내용이긴 한데, 한국에서 워낙 말도 안되는 음식들을 많이 만나서 오히려 놀라울 수 밖에 없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화이트 와인이 음식과는 잘 어울리지 않아서 맛의 여운을 너무 쌩뚱맞게 끊어줬다는 것이다. 또 기대치가 상승한 상황에서 비둘기가 아닌 양고기가 나오다보니 양고기 자체는 리조또와 마찬가지로 잘 만들었지만 맛의 방향이 달라져버리니 이내 기대치가 하락해버리는 아쉬움 - 물론 이것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코스 메뉴의 변동이 있었던 상황이라 코스 흐름의 맥락이 끊어진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 도 있었다. 


내 블로그에 주로 광동식 레스토랑 포스팅이 많다 보니 중국 음식만 좋아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겠지만, 그에 못지 않게 나는 일식이나 양식 등도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 양식 중에서도 이탈리안 요리를 좋아하는데, 대체로 아시아권에서는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았었다. 아무래도 아시아권에서 받아들이기엔 익숙치 않은 맛들 때문에 그럴텐데 - 대표적인 것이 짠맛이 너무 강하다고 항의 하는 - 그런 것들을 감안하면 의외라고 할 정도로 벤코토는 짠맛의 밑바탕이 정말 탄탄했었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타이페이에서도 대체로 그런 항의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한다면 아시아권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될 것이다.

2019. 11. 19.


타이페이를 몇 번 방문하다보니 이제는 파인 다이닝이라 해도 접객 및 응대의 불편함이 더이상 신경쓰이지 않게 되었다. 종종 오해를 사는데 나는 한국식의 어떤 친절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파인 다이닝으로써 기본적인 접객 및 응대를 바라지만 한국을 비롯해서 싱가포르와 함께 타이페이 모두 더 이상 어떤 기대를 하지 않는다. 물론 몇몇 레스트랑들은 예외이지만 아무튼 그래서 지난 방문에 이어 올해 다시 타이페이를 가게 되었을 때 펄 리앙을 재방문하였다.

지난번과 다른 좌석으로 자리를 배정해주었지만 입구쪽이어서 썩 좋은 자리는 아니었다. 들어오는 모든 손님들과 눈을 마주칠 수 밖에 없었는데, 차라리 입구와 등지게 반대 자리로 배정을 해줬으면 어땠을까?






"Cha Shao Bao", baked barbecued pork bun, almond cream crumble


지난 방문때 시그니처 메뉴라고 자랑스럽게 서버가 안내했었는데 안타깝게도 오픈한지 30분 만에 재료가 모두 소진 되어서 (정말 그랬던 것일까?) 주문할 수 없었던 메뉴를 드디어 먹게 되었다.

펄 리앙은 타이페이에 있는 광동식 레스토랑 치고 간이 꽤 강한 편이다. 그렇다고 엄청 짜다는 의미는 아니고, 짠맛이 잘 받쳐 줘서 전반적으로 음식들이 처음 먹는 순간부터 맛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바닥은 부드럽지만 위는 크럼블의 바삭함이 적절하게 느껴지는데, 번의 단맛과 차슈의 짠맛이 입안에서 한데 어우러지면서 맛과 질감의 대조가 꽤 흥미로웠다. 여느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많이 먹은 메뉴이지만 굳이 억지로 비교하자면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맛이라고 할까?






"Xia Jiao", steamed prawn dumpling, black truffle


그래도 펄 리앙에서 시그니처 메뉴는 난 이 트러플이 들어간 하가우라고 생각 한다. 트러플을 흔히 삼대 진미 중 하나라고 이야기 하는데, 난 사실 트러플 향만으로 모든 것을 덮어 버린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트러플을 안 쓰는 셰프들도 의외로 많다.

펄 리앙의 경우 이 트러플 향이 인상적이긴 하지만 - 사실 트러플 오일이 들어간 것이다. - 적절한 선에서 향을 낼 뿐 새우 맛과 향을 덮어 버리지 않고 오히려 뒤에서 받쳐주는 모습이다. 딤섬 한 개를 입안에 넣고 터트렸을 때 트러플 향이 입안에 먼저 퍼지지만 이내 새우 특유의 향이 뒤따라 느껴진다. 앞서 말한 것처럼 짠맛이 잘 받쳐주기 때문에 새우의 단맛도 같이 따라오면서 부드럽지만 탄력 있는 새우 질감을 느끼며 즐겁게 먹을 수 있다.

하가우는 여느 광동식 레스토랑을 가더라도 항상 주문할 수 있는 딤섬인데, 대부분 질감에 초점을 두고 죽순 등을 넣어서 대조를 느끼게 하거나, 비트나 시금치 등을 이용해서 색을 다르게 해서 내놓거나 하는데 펄 리앙은 트러플 (정확히는 트러플 오일) 을 잘 활용해서 내놓고 있다. 조금만 트러플 향이 강해져도 쉽게 물릴 가능성이 있는데 그 선을 잘 조절했다.






Pan fried turnip cake, preserved meat


순무 케이크는 젓가락으로 들어 올렸을 때는 탱글한 질감이 잘 살아 있어서 으스러지지 않지만 입안에 넣었을 때는 사르르 녹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부드럽게 잘 만들었다. 짠맛과 감칠맛도 균형감 있게 느껴지는데 살짝 끝에서 단맛이 맴돈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어서 지금까지 내 경험 안에서 최고의 순무 케이크였다.






Deep fried homemade squid ball, prawn, fragrant salt


하가우와 함께 가장 인상적이었던 메뉴는 바로 이 오징어 볼이었다. 탱글탱글하지만 입안에 들어오면 부드럽게 씹히는 가운데, 짠맛과 감칠맛이 탄탄하게 받쳐 주는데 한국에서 갓 튀겨져 나온 어묵을 생각하면 - 물론 차이의 정도는 있다. -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밑간이 잘 되어 있어서 굳이 함께 나온 소금에 찍어 먹지 않아도 되지만 원한다면 소금을 살짝 찍어 먹어도 맛있다.


지난 방문과 비교해서 딤섬 메뉴는 큰 변동이 없었는데, 음식만 놓고 보면 정말 마음에 들었지만 아쉬운 것은 플레이팅이었다. 차라리 그냥 음식만 담아서 내놓는 것이 어떨까 싶을 정도로 특색 없는 똑같은 가니쉬들은 애처로워 보였다. 만약 동네 어딘가에 있는 평범한 식당이었다면 그게 문제가 안 될 수도 있겠지만, 파인 다이닝으로써 심지어 하얏트 상위 브랜드의 레스토랑이라면 난 적어도 기본적은 구색은 갖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의 응대 및 접객이야 비단 이 곳만의 문제는 아니니 애써 이해하고 넘어갈 여지가 있지만 음식을 즐기는데 있어서 저 테이블 보부터 해서 기물들도 그렇게 유쾌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이페이에 또 가게 된다면 이 곳을 다시 방문할 생각이다. 여느 광동식 레스토랑에 가더라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딤섬들이지만 기본기가 아주 탄탄하면서 어떻게 맛을 낼 것인지 셰프의 의도가 확연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딤섬 뿐만 아니라 저녁에 따로 방문해서 다른 요리들도 먹어야겠다.

2018. 9. 18.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페이에 위치한 야게는 2018년 올해 미슐랭 별 하나를 받았다. 미슐랭에 대한 신뢰도가 예전만 못하지만 - 특히 별 셋을 받았던 르 팔레의 경우 여러가지로 최악에 가까운 레스토랑이었다. - 그것과 별개로 별 하나를 받으니 대중적으로 인기가 더 많아져서 예전에 비해 예약하기가 어려워졌다. 물론 호텔 투숙객이라면 예약하기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마치 포시즌스 호텔 홍콩의 룽킹힌처럼 말이다. 하지만 룽킹힌도 과연 별 셋을 받을만한 레스토랑인가?)



















좌석은 지난 방문때와 비슷한 곳에 창가 좌석으로 배정 해줬는데, 야게는 뷰가 좋은 편은 아니기에 굳이 창가 좌석을 요청할 필요는 없다.










두반장과 XO 소스, 그리고 마지막은 간장이었는지 흑식초였는지 기억이 확실치 않는데, 아무튼 세 가지 소스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차는 보이차를 주문했다. 참고로 야게에서는 코스 메뉴를 선택할 경우 와인 페어링 또는 차 페어링을 선택할 수 있다.






Pineapple, Barbecued Pork Bun, Baked


메뉴에서 보일 경우 항상 주문하는 딤섬류 중 하나이다. 흔히 말하는 단짠, 즉 단맛과 짠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데 맛의 균형이 아주 좋다. 






Crab Meat, Black Truffle, Egg White, Spring Rolls, Crispy





 





Crispy Shrimps Spring Roll, Rice Roll, Steamed


크리스피한 질감의 속이 재미있는 창펀이다. 여전히 질감 상태는 좋은 가운데 지난번과 달라진 것은 짠맛이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었다. 미슐랭의 영향일까? 광동식 요리가 간이 그렇게 강한 편은 아니긴 하지만 지난 방문때 거의 간을 하지 않았다라고 느껴질 정도로 심심해서 맛 (taste)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이 창펀뿐만 아니라 이날 먹은 모든 딤섬과 요리들이 짠맛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었다. 덕분에 새우의 단맛이나 창펀 소스의 감칠맛을 좀 더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Black Truffle, Bird's Nest, Lobster Dumplings, Steamed


하나는 블랙 트러플의 향이, 다른 하나는 제비집 특유의 질감이 재미를 더해주는 딤섬이다. 옆의 랍스터는 단순히 플레이팅을 위해 나온 것이기에 어떻게 먹어야 하나 고민할 필요는 없다.







Ginger, Pork and Shrimp, Chicken Bun, Steamed

Bamboo Shoot, Fresh Shrimp Dumpling, Steamed

Beetroot, Scallop Dumpling, Steamed


파인 다이닝이라면 물론 맛은 기본적으로 훌륭해야 할테지만 그에 못지 않게 음식의 모양새도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관점에서 야게의 딤섬들은 매력적인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특히 비트가 들어간 딤섬은 색상부터 눈에 띄는데 비트의 단맛과 관자의 단맛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잘 어우러졌으며, 아삭거리는 비트의 질감과 관자의 부드러운 질감 대조가 흥미로웠다. 앞서 딤섬들과 마찬가지로 짠맛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기에 새우나 관자의 단맛을 잘 받쳐주고 있었다. 







Chinese Chive, Minced Pork Dumpling, Steamed

Water Chestnut, Minced Taiwanese Beef Ball, Steamed

Australian Abalone, Pork and Shrimp Shu - Mai, Steamed







Bird's Nest, Pork and Seafood Dumpling, Superior Broth, Steamed

특히 이 딤섬이 흥미로웠는데, 우선 브로스를 한 스푼 떠서 입안에 넣으면 감칠맛이 은은하게 느껴진다. 제비집 특유의 질감도 재미있는데, 덤플링을 반으로 가르면 안에 든 돼지고기의 지방이 브로스에 고소함이란 맛을 더해줘서 한 층 더 풍부하며 입체적인 맛을 느낄 수 있다. 예전 같았으면 짠맛이 개입을 거의 안 해서 아쉬움이 컸을텐데, 적절하게 개입하고 있으니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Pineapple, Barbecued Pork Bun, Baked

워낙 이 딤섬을 좋아하는데다 의외로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메뉴를 찾아보기 힘들기에 추가로 한 개 더 주문하였다. 







배가 어느 정도 불렀기에 곧바로 디저트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항상 갈 때마다 테이블을 담당하는 서버가 그래도 이푸 누들은 먹어야 하지 않겠냐고 운을 띄웠다. 워낙 내가 이푸 누들을 좋아하는 것을 잘 알기에 권한 것이었는데, 안 먹었으면 후회할 뻔 했다. 한국에서는 이푸 누들을 만나기 힘든데 최근에 오픈한 레스케이프 호텔의 팔레 드 신에서 이 면을 직접 만들어서 우육면을 내고 있지만, 세 번의 방문에서 어이없는 응대와 더불어 형편없는 조리 실력에 - 개인적인 취향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마지막 방문에서 덜 익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아니라는 답변을 듣고 더 이상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 딱히 가고싶은 마음은 없다. 물론 먹어보지 않았기에 제대로 면을 만들어서 내놓는지 알지 못한다.

면의 부드러운 질감 - 쫄깃함을 여기서 찾을 필요는 없다. - 과 숙주의 아삭함, 부레의 탱글한 질감 대조들이 재미있는 요리인데, 볶았거나 삶았거나, 국물이 있거나 없거나 상관 없이 대체로 점심을 먹으러 가면 선택하는 면 요리이다. 야게에서는 braised 해서 내놓고 있다. 호텔 메뉴에 나와 있는 것과 조금 다른 상태로 나왔기에 메뉴명을 따로 표기하지는 않았다.







순무 케이크도 마찬가지로 왜 안 시켰냐며 서버가 묻길래 깜빡했다고 추가로 주문을 넣었다. 메뉴와 달리 pan - fried 로 요청했는데 - 메뉴에는 XO 소스와 함께 wok - fired 해서 나온다. - 부드러우면서 살짝 탱클한 질감과 함께 짠맛과 감칠맛이 입안 가득 느껴져 좋았다. 개인 취향을 놓고 보자면 XO 소스에 웍 프라이드 한 것 보다 이렇게 팬 프라이드 한 것을 더 좋아하는데, 이유는 웍 프라이드 한 순무 케이크의 경우 XO 소스 때문에 감칠맛이 좀 과하다라는 느낌을 받아서이다. 물론 이것은 순전히 내 개인 취향이기에 참고할 필요는 없다.














Almond Tofu











Lemongrass Ai - Yu Crystal Jelly, Aloe Vera


서양 요리에서의 디저트와 달리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이런 젤리류의 디저트들은 단맛이 그렇게 강하지 않다. 그러나, 먹고 나면 깔끔하게 입안을 정리해주어서 좋다. 마찬가지로 영어로 아몬드가 적힌 메뉴의 디저트들도 견과류의 고소함과 단맛이 잘 어우러져서 좋아하는 편이다. 

이번에 방문했을 때 딤섬에 초점을 두고 다이닝들을 다니다보니 야게에서도 딤섬을 한 번만 먹고 오게 되었는데, 딤섬 뿐만 아니라 다른 요리들도 아주 훌륭한 곳이다. 앞서 이야기 여러번 했듯이 그동안 방문때마다 아쉬웠던 짠맛의 부재가 이번에는 느껴지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다음에 또 갈텐데 그때에는 딤섬 뿐만 아니라 다른 요리들도 짠맛이 적절하게 개입하고 있는지, 만약 개입하고 있다면 어떤 맛의 세계가 펼쳐질지 무척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