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4.
2022. 8. 4.
예년과 달리 올해에는 월간 빙수는 세 가지만 준비되었다. 페이스트리 셰프가 새로 오자마자 곧바로 메뉴를 개발했을테니 시간 부족만 생각하더라도 이해되는 상황이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오픈 이래 빙수 메뉴를 디저트로 접근해서 매년 새로운 주제로 내놓았었다. 그리고, 그런 독특한 접근 방법이 - 한국에서는 독특한 접근 방법이다. - 늘 긍정적인 평가보다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았다.
한국에서 빙수란 대체 어떤 음식일까? 곱게 간 우유 얼음 위에 생과일 - 주로 망고, 비싼 과일 위주 - 거기에 팥이 올라간 음식에 대해서 매년 언론에서는 가격이 어떻고,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원가가 어떻고 이야기 하는데 아무도 맛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지 않는다. 곱게 간 우유 얼음, 생과일, 끝. 대체 셰프가 한 일은 무엇이 있는가? 오늘은 생과일 상태가 별로 안 좋네요, 그럼 요리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월간 빙수의 경우 철저하게 서양의 고전적인 디저트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처음에 나온 파블로바나 이번에 마지막으로 나온 휘낭시에와 얼 그레이 조합, 그래서 사실 예전처럼 재미있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과연 이렇게 빙수로 만들어 먹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마지막에 나온 빙수만 하더라도 그냥 따뜻한 홍차 한 잔에 휘낭시에만 먹어도 충분한데 굳이 거기에 차가운 얼음을 더할 필요는 없었다. 빙수로 만든다고 해서 어떤 극적인 맛의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오히려 같이 나온 얼 그레이 아이스크림이 흥미로웠다.
올해의 다소 빈약한 (?) 월간 빙수 구성은 물론 시간 부족이라는 이유를 이야기 할 수 있다. 아마도 내년에는 올해와는 다른 모습의 빙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항상 이야기했듯이 나는 이제 포시즌스 호텔만큼은 이 빙수 지옥에서 빠져나왔으면 좋겠다. 늘 비교 대상이 "신라 호텔" 인데, 잘해도 본전을 못 거두는데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과감하게 애프터 눈 티를 뺀 것처럼 빙수도 그러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것이 미끼 상품이 되었든 아니든 말이다. 호텔 빙수를 찾는 사람들 대부분은 컨셉트가 어떠한지, 맛의 구성은 어떠한지 중요하지 않다. 신라 호텔만큼 하거나 그보다 뛰어나거나,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사진이 잘 나오는가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항상 호텔에서 하는 말 "빙수 하나 팔아도 남는게 거의 없습니다." 아무도 호텔마다 빙수를 꼭 만들어서 팔라고 하지 않았다. 물론 나도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2022. 6. 7.
올해에도 제주도산 애플 망고 빙수 유행은 여전하다. 애플 망고가 망고의 수 많은 품종 중 가장 맛있는 품종인가? 글쎄, 우유를 얼린 얼음 위에 망고를 올려서 먹는 것은 망고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인가? 글쎄, 아무렴 뭐 어떠한가? 시원한 호텔의 라운지에 앉아 십만원에 가까운 가격을 지불하고 먹는 빙수에서 느낄 수 있는 만족감은 제각기 다를텐데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싶은 마음은 없다. 그러나, 과연 빙수라는 것이 하나의 음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가?
포시즌스 호텔 서울도 다른 호텔들처럼 매년 망고 빙수를 비롯해서 몇 가지 빙수를 판매하고 있는데, 의도는 좋은데 결과물은 늘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페이스트리 셰프가 올해 새로 바뀌면서 올해 주제는 '디저트' 인데, 일단 주제에 맞게 만들긴 하였다. 문제는 고정관념이 그 결과물을 산으로 가게 만들고 있었다.
빙수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아무래도 팥빙수일텐데, '흑임자 크렘 브륄레 빙수' 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전형적인 팥빙수, 팥과 떡이 올라간 빙수인데 떡이 문제였다. 차가운 얼음과 만나 딱딱하게 굳는 것부터 불편하지만 설사 그 전에 재빠르게 먹는다 해도 끈적거리며 이에 달라붙는 떡의 질감은 빙수가 갖고 있는 고유의 설정, 부드러운 얼음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게다가 떡고물은 빙수와 한데 섞어버리면 곤죽이 되어버리는데 시각적으로도 보기 좋지 않다. 무엇보다 팥, 떡, 위에 올린 흑임자 푸딩, 바닐라 아이스크림, 연유까지 모두 다 단맛으로만 구성되어 있어서 맛의 균형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기울어져 안그래도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닌 빙수가 더더욱 빨리 물려 몇 숟갈 먹다가 지쳐버린다.
이런식으로 만들지 않을 수 있을텐데 팥빙수는 무조건 떡이 들어가야 한다, 팥은 무조건 달아야 한다는 관습적인 개념이 음식을 망쳐버리고 있었다. 팥에 소금간을 하는 것도 관습적일텐데, 그쪽으로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것일까? 굳이 부드러운 질감과 어울리지 않는 떡을 꼭 넣어야할까? 그렇지 않고도 얼마든지 '팥빙수' 를 맛있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관점에서 차라리 '제철 과일 샤를로트 빙수' 를 먹는 것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일이 갖고 있는 신맛이 균형을 맞춰 주고, 함께 들어간 레이디 핑거가 부드러우니 말이다. 물론 굳이 샤를로트를 빙수로 만들어 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들 극찬하는 '신라 호텔'의 빙수보다 더 비싼 '골든 제주 애플 망고 빙수' 를 먹었을 때에는 정말 이제는 포시즌스 호텔만큼은 이 빙수 경쟁에서 빠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들었다. 무엇을 하든 '신라 호텔' 이 망하기 전까지 늘 비교가 될텐데, 포시즌스 호텔에서 추구하는 하나의 음식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대중들에게 설득력이 있을까? 굳이 알고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애를 쓸 필요는 없다.
과일이 갖고 있는 신맛 따위는 최대한 억누른채, 단맛을 더욱 증가 시키기 위한 노력을 볼 때마다 그럴바에 그냥 설탕 찍어 먹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게다가 일정치 않은 결과물을 일정한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조리' 를 하는 순간 대중들의 반응은 '생과일' 이 아닌 '조리된 과일'은 무언가 꼼수를 부린 것이라 받아 들이니 어떤 날은 당도가 괜찮은데 또 어떤 날은 당도가 시원찮으니 결국 비교해보면 돈만 비싸지 맛은 더럽게 없다라는 평만 받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거기에 더한 민트 푸딩이라니! 질감 대조를 위해 넣은 크럼블이나 결과적으로 단맛을 더하기 위한 마시멜로 같은 쓸데 없는 것들은 왜 넣어서 먹기 불편하게 만드는가!
맛의 조합은 상관 없다. 달디 단 망고를 떠먹다가 남은 얼음에 살짝 단팥 올려서 먹으면 딱 좋은 빙수가 최고이지, 디저트 개념으로 접근해봤자 알고싶지도 않고 그저 쓸데없는 짓을 한, '아 여기 셰프는 외국인이라지? 그러니 결과물이 이런식으로 나오는군' 평이나 받는 것이다.
빙수에 대해 리뷰를 할 때마다 늘 결론은 같다. 차라리 잘 만든 아이스크림을 한 숟갈 먹는 것이 낫다고 말이다. 디저트, 아니 그냥 얼린 얼음만 하더라도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 음식이 아니다. 게다가 몇 숟갈 먹다보면 맛을 느끼는 감각도 둔해진다. 물론 한국에서 잘 만든 아이스크림을 만날 수 있는가에 대한 대답은......
2021. 8. 2.
2021. 5. 3.
2020. 6. 7.
2020. 5. 4.
2015년 10월 오픈 이후 2016년부터 매년 한시적인 기간동안 주문 가능한 빙수는 2020년에는 조금 일찍 판매 하였다. 코로나의 영향을 생각한다면 좀 더 일찍 판매를 시도한 것이 의외인데, 예년과 달리 더 월드 오브 빙수는 하지 않고 투어 오브 코리아라고 해서 다른 주제로 판매하는 빙수가 있고 2016년 이후 꾸준하게 판매하고 있는 기본 빙수 세 가지가 있다. 투어 오브 코리아의 빙수들은 아직 모두 선보인 것은 아니니 나중에 기회가 있을 때 따로 블로그에 글 올릴 예정이다.
그동안 꾸준히 내 블로그 글을 본 분들은 이 이야기를 또 한다면 이제는 지겹다라고 생각 할텐데, 나는 여전히 빙수를 꼭 먹어야 하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빙수를 판매할 때마다 특정 호텔을 꼭 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 특유의 - 라고 주장하겠지만 빙수는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며, 어느 나라가 원조인지 굳이 여기서 이야기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 디저트를 어떻게 재해석 해서 내놓을지 늘 기대를 하기 때문인데, 바로 그것 때문에 그동안 이 호텔의 빙수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경우가 많았었다.
2019. 8. 6.
2016년 첫 시작이래 항상 호기심을 자극했었던 더 월드 오브 빙수가 드디어 2019년에도 모두 발표되었다. 한국에서 - 더 넓게 보면 아시아 지역 - 디저트 개념으로 빙수가 소비되고 있다면, 외국인 셰프 입장에서 빙수라는 디저트를 어떻게 만들지 궁금했었는데, 바라건데 이제는 그만할 때도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디저트란 음식으로 접근해서 만든 빙수들은 하나같이 외면 받는 반면, 생과일을 잔뜩 올려서 만든 빙수가 여전히 인기 있다면 더 월드 오브 빙수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여전히 나는 그럴바엔 차라리 아이스크림이나 셔벗을 먹는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일주일 정도 지나서 다시 주문 했을 때, 플레이팅이 좀 바뀌었는데 이렇게 바뀐 것이 먹기엔 훨씬 편했다.
주말에 다시 방문해서 먹었는데 첫날 내가 먹었던 것과 너무 달랐다. 코코넛 크림을 좀 더 많이 넣은 변화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라 석류 시럽도 내가 먹을 때에는 딱딱하게 굳은 상태였었는데 사진처럼 전혀 굳지 않았고 빙수 속에 시럽이 적절하게 섞여 있었다. 게다가 내용물도 구성이 조금 달랐었는데, 내가 먹을 때에는 빙수 얼음, 수박 아이스크림, 석류 시럽, 수박 모양 젤리 이게 다였다.
그러니 혹평을 했었는데, 원래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거라면 혹평까지 할 수준은 아니다. 석류 시럽의 신맛이 여름이란 계절을 잘 표현해주고 있는데다 젤리가 여전히 차가운 얼음과 만나 딱딱해진 질감이 거슬리긴 하지만 그라니타의 씹히는 질감과 대조되는 것도 있고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질감이 그런대로 먹을만하다.
문제는 석류 시럽의 신맛이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전면에 나서다보니 수박 빙수라는 의미가 없어져버렸다. 그냥 수박이 들어 있네 정도일 뿐, 맛에 어떤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게다가 이건 취향 문제일 수도 있는데, 수박 씨앗들이 먹는데 꽤 방해가 된다. 나야 어릴 때부터 수박을 먹을 때 씨앗도 그냥 먹어서 크게 상관은 없었지만 나와 같은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이런 수준이라면 그럭저럭 먹을만 해졌는데, 그렇다면 내가 첫 날 먹었던 빙수는 무엇이었을까?
2019. 6. 5.
올해들어 4년째 더 월드 오브 빙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러 차례 밝혔었지만 난 여전히 빙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너무 차가워서 몇 숟갈 먹다보면 무슨 맛인지 기억에 남지 않기 때문인데, 그래서 아예 양을 적게 낸다거나 아니면 중간에 따뜻한 차 한잔 등으로 입안을 씻어 주거나 그렇지 않은 이상 좋게 바라보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사를 진행할 때마다 찾아가는 이유는 외국에는 없는 이 디저트류를 외국인 셰프들은 - 2016년 첫 해엔 당시 각 레스토랑별 셰프들이 아이디어를 제공했었고, 그 이후는 페이스트리 셰프가 직접 만들고 있다. - 어떻게 해석해서 만들어 낼까 호기심이 생겨서 자꾸 찾게 된다.
2019. 5. 15.
다시 빙수의 계절이 돌아왔다. 난 여전히 빙수를 먹을바에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 이유는 간단하다. 빙수는 몇 숟갈 먹다 보면 그 차가움 때문에 나중에 맛을 못 느낀다. 그렇다고 양을 조금만 주는 것도 아니잖은가? -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시즌스 호텔 서울을 찾는 이유는 바로 디저트로써 서양인 관점에서 접근해서 빙수들을 만들기 때문이다. 월드 오브 빙수는 나중에 따로 글 올리기로 하고 오늘은 기본적인 빙수, 즉 언제든지 주문 가능한 세 가지 빙수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먼저 좋은점부터 이야기 하자면 전반적으로 양이 줄었다. 양이 줄은 것이 좋은 이야기냐고? 빙수는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 음식이 아니다. 게다가 양이 많아 보이게 하기 위해 높게 쌓을수록 오히려 먹기에도 불편하다. 이 부분은 빙수 판매를 시작한 2016년부터 계속 이야기 했던 내용인데 드디어 쌓은 높이를 줄였다!
물론 그에 반해 가격은 조금 올랐는데 다시 한 번 이야기 하지만 빙수는 배를 채우기 위한 음식이 아닐뿐더러 사람들은 자꾸 재료 원가만 갖고 이야기 하는데 가격에는 그것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가성비 운운하며 이야기 할 때마다 참 여러가지로 안타깝다라는 생각이 든다.
2019. 4. 4.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 위치하고 있는 마루에서 벚꽃 시즌을 맞이하여 한정 기간 동안 - 약 2주 정도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들었다. - 벚꽃 메뉴를 판매한다.
몇 차례 다른 글에서 이야기 했었지만 한국에서 만약 벚꽃 관련 메뉴를 판매한다면 대부분 모양, 색과 같이 눈에 보이는 것은 누가 봐도 벚꽃과 연관 있게 만드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맛은 전혀 다른 경우가 많았다. 물론 모양과 관련해서 그렇게 만든다고 당장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음식이라면 적어도 맛에서 그 부분을 제대로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주제는 벚꽃인데 정작 맛은 그것을 표현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만든 음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 대부분 눈에 보이는 것에만 초점을 두지, 맛은 전혀 달라도 아무도 그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는다. 심지어 이와 관련해서 관계자에게 이야기를 하면 그게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다면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어떠할까?
2018. 8. 11.
인스타그램에 한식 사진 몇 장을 올렸더니 내 계정에서 한식 사진도 볼 수 있다는 것에 놀랍다는 반응이 있었다. 블로그든 인스타그램이든 나는 운영하는 목적은 해시 태그나 검색어를 통해서 여행을 갈 때 참고하라는 의미에서 글과 사진을 올린다. 가끔씩 나도 네이버 세상에서, 인스타그램에서 해시 태그나 검색어를 통해서 정보를 수집하기도 한다. 물론 크게 도움이 되지 않지만 말이다.
서두에서부터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마루에 가면 닭백숙을 판매하고 있어라는 정보 차원에서 글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무더운 여름에 우리가 "보양식"으로 먹는 삼계탕 또는 닭백숙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싶기 때문이다. 내가 독립한 이래 삼계탕을 직접 돈을 주고 사먹은 적은 딱 한 번 있는데 그 이후로는 마지못해 끌려간 회식 자리에서 몇 번 먹어본 적이 있다. 그리고, 먹으면서 늘 머릿속에 떠올랐던 불편한 점들이 있는데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호텔이니까 저렇게 세팅 해주는 것 아니냐 하겠지만 그렇다 쳐도 한번쯤 생각해본 적 있을까? 대부분의 "한식" 관련 식당에 가면 수저는 커다란 통에 넣어져 있고 거기서 내가 꺼내야 한다. 위생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을까? 누구나 다 손을 깨끗하게 씻고 밥을 먹을려고 식탁 앞에 앉는 것은 아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건 해외 경험을 통해서 놀랐던 것인데, 만다린 오리엔탈 프라하에 위치한 스파이스 레스토랑 앤 바에서 당시 스시를 먹고 - 스시를 먹을려고 한 것은 아닌데 당시 여건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 젓가락을 습관처럼 옆에 놔두었더니 서버가 빈 접시를 치울 때 같이 치우면서 새로 젓가락을 세팅해 주는 것이었다. 이것은 특히 한식 파인 다이닝이라면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앞 코스에서 음식물들이 묻은 젓가락과 숟가락이 계속해서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는 것은 그렇게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다.
한편으로 숟가락과 젓가락만 있으면 될텐데 왜 포크와 나이프가 같이 놓여져 있냐면 닭백숙에 전복과 낙지가 들어가서 그렇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것은 사실 큰 의미가 없는 세팅이다. 습관적으로 전복과 낙지를 통으로 넣어버리는데, 그것이 먹는 사람의 편의성을 고려한 것일까? 얼마든지 크기를 조절해서 넣을 수 있다. 파인 다이닝이란 것이 뭔가? 어떻게든 먹는 사람의 입장에서 불편함이 없이 먹을 수 있도록 음식을 제공하는 곳이 아닌가?
이런 부분은 대체로 습관적으로 기존에 해왔던 것을 되풀이 하는 경우가 많다. 설사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넣는 것이 오히려 보기에도 좋고, 먹기에도 편하다는 것을 알아도 손님들의 요구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이유도 가끔 들었다. 한국에서는 무엇이든 재료가 통째로 들어가야 제대로 재료를 넣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그만큼 사회적으로 신뢰도가 낮다라는 이야기도 될 수 있다.) 아니면 양으로 만족한다는 의미로써 가성비가 좋다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2018. 8. 8.
2018년을 맞이하여 세 번째 행사를 진행중인 월드 오브 빙수도 이제 일곱 가지 모든 메뉴가 다 나왔다. 올해에는 2주일 간격으로 새 메뉴를 선보였는데, 매번 새로 나오는 월요일에 곧바로 달려가 먹어본 이유는 크게 두가지 때문이다.
첫째, 재료의 일관성 문제인데 한국은 거의 모든 식재료가 맛에 초점을 두고 생산된다고 하기에는 너무 열악한 상황이다. 대체로 생산 편의성과 유통 편의성에 초점을 두기에 재료가 일정 수준 일관한 품질을 보여주지 못한다. 특히 과일은 그 상황이 더욱 심한데 수입을 하든 국내에서 생산을 하든 상관없이 같은 메뉴라도 그날 들어온 과일 상태에 따라서 맛의 편차가 너무 큰 편이다. 그러니 아예 첫날에 방문하는 것이 그나마 낫다고 생각한다.
두번째, 맛의 변화인데 항상 하는 이야기이지만 디저트는 단맛 중심인데 한국에서는 그 단맛을 너무 싫어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음식은 갈수록 단맛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는 반면 디저트는 갈수록 달지 않게 만들고 있다. 비록 빙수는 그 편차가 좀 덜하다라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그런 변화가 그렇게 달갑지 않기에 첫날에 방문하는 것이다.
아무튼 네 가지 빙수는 어떻게 나왔는지 대략적으로 살펴보자.
이런 빙수를 먹고싶겠는가? 뜨거운 커피가 부어지니 빙수가 녹으면서 처음에 보이는 모습은 흉측스럽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끔찍했었다. 게다가 단맛이 다소 부족하다 보니 커피의 신맛이 좀 더 지배적이어서 맛의 균형 차원에서도 어울리지 않았다. 다만 곁들여진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꽤 향과 맛이 좋았다. 결국 빙수를 시켜서 몇 숟갈 뜨다가 그냥 바닐라 아이스크림만 다 먹고 나왔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