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미슐랭 가이드, 아니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에 이어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8에서도 별 하나 유지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척박한 외식 문화에서 광동식 레스토랑으로써 별 하나를 획득, 유지한 레스토랑은 유유안이 유일하다. 한국식 중식과는 다른 방향이니 왜 여기가 별을 획득했지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릴 필요는 없다. 한국식 중식이 (진진을 제외하고) 별을 못 받은 것과 광동식 레스토랑이 별 하나를 획득한 것은 별개의 사안이다. 아울러 해외에서 광동식 레스토랑 다녀본 사람들도 유 유안이 별로라고 하기 보다 왜 맛이나 향이 다른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같은 재료, 같은 레시피를 사용한다면 모를까 일단 재료의 수준부터 차이나는 곳이 한국이다. 향의 거부감이 강한 나라도 한국이고, 그것을 감안해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암튼 미쉐린 가이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포스팅 하는 것은 아니니 이쯤에서 멈추고, 2017년 10월 초에 새로운 메뉴가 추가되었는데 소개를 해보겠다. (물론 기존 메뉴 중 사라진 것들도 있다.)
Steamed Rice Flour Crepe with Shrimp and Green Bean
딤섬 메뉴에서 하나 추가된 청판 (유 유안에서는 청판이라고 표기한다.) 이다. 보통 소스를 다 부어주는데 요즘에는 유 유안에서 서버가 다 부을 것인지 물어보거나 기호에 맞게 부어서 먹으라고 안내하는데 이건 분명 잘못된 서비스이긴 하다. 그러나, 워낙 짠맛에 극도로 거부감을 갖고 있다라고 나는 생각하는데, 아무튼 저 소스마저 짜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있다보니 그런 서비스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결국 먹는 사람이 최종적으로 요리를 완성하는 것인데, 그런거라면 요리사라는 존재가 굳이 필요할까?
Roasted Lamb Ribs in Honey Sauce
바베큐 메뉴에 추가된 요리이다. 질감이 부드럽고 단맛과 짠맛의 균형도 아주 좋다. 유 유안 초창기에 양고기 요리가 몇 가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느 순간 사라져 아쉬웠다가 다시 양고기 요리가 일부 추가되어서 개인적으로 무척 반가웠다.
Fried Rice with Duck Meat and Asparagus in XO Chili Sauce
북경 오리를 주문하면 시킬 수 있는 추가 메뉴 중에 새로 생긴 메뉴이다. 북경 오리에 대해서 말이 많은데 사실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오리 자체가 북경 오리를 만들기 위해서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다. 따로 북경 오리 요리를 위해 사육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껍질과 살 사이의 지방층이 그리 두텁지 않은데다가 육질이나 껍질의 상태도 외국의 것과 차이가 있다. 그 부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물론 오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 대부분이 그런 상태이다.
Marinated Sea Bass Fillet with Lotus Root in Black Truffle Sauce
미리 얘기하는데 지금부터 나오는 메뉴들은 대부분 초창기에 먹어보며 찍은 것들이라 현재는 플레이팅이나 요리 기법이 조금 달라진 것이 있을 수 있다. 그 부분을 참고하길 바란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냉채 때문이다. 초창기와 달리 지금은 완전히 deep fried 하여 나오는데, 어쨌든 한 가지 알아둬야 할 것이 해산물 대부분은 쫄깃하다라고 우리가 표현하는 질감은 과조리 된 것이다. 아니면 갓 잡아 회를 쳐버린 소위 말하는 활어회처럼 사후 강직이 일어난 것들이거나. 그러니, 부드러운 질감 - 그러나 많은 한국인들은 그것을 덜 익힌 것으로 인식한다. - 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만큼 요리를 잘 한 것이다. 부드러운 농어와 아삭한 연근의 질감이 재미가 있고, 블랙 트러플의 향도 과하지 않게 잘 베어져 있어서 상큼하게 시작할 수 있는 전채 요리이다.
Marinated Shrimp Balls with Green Peas in Red Chili Oil
새로 추가된 세 가지의 전채 요리 중 가장 대중적으로 무난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전채라고 생각한다. 우선 질감은 쫄깃하면 과조리 된 것이라고 앞서 밝혔다. 어쨌든 새우는 한국인에게 인기 많은 식재료인데다가 매콤함도 느낄 수 있으니 대중적으로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Marinated Crab Meat with Shredded Cucumber and Seasame in Vinegar Sauce
새우 못지 않게 인기 있는 식재료 중 하나가 게살일텐데 역시 아삭한 오이와 질감의 대조가 재미있고 신맛과 함께 참깨 소스의 고소함이 잘 어울린다. 다만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워낙 많기에 대중적인 인기는 좀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Double - Boiled Beef Soup with White Turnips, Black Garlic and Coriander
한국인들은 각종 향신료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편인데 그런 측면에서 이 메뉴는 호불호가 많이 나뉠 것이다. 그러나, 향신료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다면 흑마늘이라는 명칭에서 많은 한국이들이 생각하는 일종의 정력제로써 많이들 선택할지도 모르겠다.
Braised Assorted Seafood Soup with Minced Chicken and Egg White
메뉴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감칠맛이 잘 느껴지는데, 새로 추가된 세 종류의 수프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거부감이 덜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간혹 몇몇의 사람들처럼 볶음밥 시켰을 때 국물 대용으로 선택할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그것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Braised Cod Fish Soup with Shiitake Mushroom, Bamboo Shoot in Sichuan Pepper Oil
짠맛과 감칠맛도 좋고, 사천 후추 특유의 얼얼함도 좋고, 대구의 향도 잘 느껴져서 좋은데 가장 대중적으로는 거부감이 클 듯 하다. 대구 비린내가 난다고 하거나, 혀를 얼얼하게 만드는 (물론 그렇게 강하지는 않은데, 처음 경험하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힘들 수도 있을까?) 느낌이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할 것이다.
Braised Conpoy Stuffed with Bean Curd Rings in Oyster Sauce
건해산물 요리에서 추가된 것은 이 것 하나인데, 건관자의 짠맛이 아주 좋다. 물론 두부와 함께 브로콜리랑 같이 먹어야 하는데, 문제는 브로콜리가 맛이 없다는 것이다. 유 유안의 잘못은 아니고 국산 브로콜리 자체가 맛이 밋밋하다. 그러나, 그런 것을 감안해서 나는 먹기에 그 부분을 제외하고는 짠맛과 감칠맛과 은은한 단맛이 (미약하지만) 좋았던 메뉴였다.
Pan - Fried King Prawn with Broccoli and Ginger in Soy Sauce
해산물 요리에서는 네 가지가 새로 추가되었는데, 짜다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정도 간이 되어야 새우의 단맛을 잘 살려낼 수 있다. 플레이팅은 현재 이렇게 나오지 않는다.
Wok - Fried Shrimps with Glass Noodles and Cantonese Spring Onion
유 유안의 메뉴들 중에서 Wok - Fried 메뉴들은 거의 믿고 시키는 편인데 그 이유는 헤드 셰프인 사이먼 우가 웍 전문이기 때문이다. 물론 헤드 셰프가 직접 요리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대체적으로 유 유안의 Wok - Fried 메뉴들은 기본적인 조리 상태가 매우 좋은 편이다. 잡채와는 다르지만 어찌되었든 잡채에 새우가 섞여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까? 대중적으로 인기 많을 것 같다.
Braised Shrimp Balls with Baby Spinach in Crab Roe Sauce
다시 한 번 이야기 하지만 플레이팅은 초창기 모습이기 때문에 지금은 다르게 나올 수 있다. 부드러운 질감도 좋았고, 짠맛과 감칠맛과 단맛과 쓴맛의 조화가 꽤 흥미로웠던 메뉴이다.
Wok - Fried Cuttlfish with Asparagus in Spicy Chili Sauce
새로 나온 메뉴라 주문해보았지만 개인적으로 갑오징어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하기에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간단히 맛만 보고 다시는 시킬 일이 없을 메뉴이다. 물론 맛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니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Sichuan" Stir - Fried Scallop with Celery in Spicy Seasame Sauce
중국 지방 요리에서도 세 가지 메뉴가 추가되었는데 그 중 하나이다. 관자의 부드러움과 단맛도 좋았었다. 사천식이다보니 매콤함이나 약간의 얼얼함을 같이 느낄 수 있다.
"Shanghai" Braised Yellow Fish with Shiitake Mushroom and Garlic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식재료를 열을 가할 경우 과조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그것 때문에 해외에 나가서 가끔 혼동이 생겨 생선 요리를 기피하는 경우가 있다. 퍽퍽한 질감과 포크나 젓가락을 갖다 대면 다 부서지는 것 때문에 그런데, 물론 해외에서 그런 경우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이 이야기를 왜 꺼내냐면 조기 관련 요리는 그런 혼동 때문에 잘 선택을 안해서 새 메뉴가 나왔을 때 건너 뛰려고 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연히 그런식의 과조리는 일어나지 않았기에 질감은 정말 부드럽고 살도 부서지는 것이 전혀 없었다. 서양 요리에서처럼 요리사가 모든 가시를 발라낸 것은 아니지만, 포크와 나이프로 가시를 제거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잘 조리되어서 먹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짠맛과 매콤함과 감칠맛도 잘 어우러졌었다. 다만 혼자 가서 먹기에는 두 마리가 나오기 때문에 양에 대한 부담감이 좀 있기에 자주 시켜 먹을지는 모르겠다. 그것만 아니라면 매번 유 유안에 방문할 때마다 꼭 주문할 요리이다.
"Beijing" Wok - Fried Shredded Potato with Minced Pork and Chili in Vinegar Sauce
앞서 말했지만 Wok - Fried 메뉴는 그냥 믿고 무조건 시킨다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이런 아삭한 질감의 감자를 한국에서 처음 본지라 무척 반가웠던 메뉴였다. 부드러운 돼지 고기의 질감도 좋았지만 그와 대조적인 감자의 질감은 정말 한국에서 보기 쉽지 않은 질감이다. 그와 함께 신맛의 소스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살짝 매콤함도 느껴진다.
Braised Chicken with Ham and Shiitake Mushroom in Oyster Sauce
짠맛, 감칠맛, 그리고 밋밋하지만 단맛 (왜 밋밋하냐면 채소 자체가 국산 대부분이 다 그렇다.) 이 잘 어우러지는 메뉴이다. 가금류 요리에서 추가된 두 가지 메뉴중 하나인데 닭고기와 표고버섯과 광동햄과 청경채랑 같이 먹는 것이 좋다. 광동햄 하나만 먹으면 (당연히) 짠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날 아쉬웠던 것은 평소와 달리 닭고기가 과조리 되어 질감이 많이 퍽퍽했었다. 평소 유 유안에서 뿐만 아니라 포시즌스 호텔 서울 모든 레스토랑에서 공통적으로 닭고기 하나만 놓고 보면 매우 부드럽게 조리 해서 좋아하는데, - 물론 덜 익혔다라고 항의를 종종 받는다고 하는데 덜 익힌 것은 당연히 아니다. - 이날은 좀 많이 과조리 되어서 그 부분이 아쉬웠다.
Wok - Fried Sliced Chicken with Broccoli in Sichuan Pepper Sauce
브로콜리의 그 밋밋함이 너무 싫지만 그것을 차치한다면 꽤 괜찮은 메뉴이다. 닭고기의 질감도 부드럽고 짠맛과 살짝 얼얼함이 인상적인데, 다만 아쉬운 것은 처음에 메뉴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내가 예상한 맛과 음식이 나왔을 때 느낀 맛의 간극이 좀 큰데, 이 부분은 다시 한 번 맛을 더 보고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Stir - Fried Sliced Lamb with Leek and Dried Chili in Soy Sauce
육류에서 추가된 메뉴는 두 가지인데 그 중 하나의 메뉴이다. 아삭한 질감이 잘 살아있도록 잘 볶아졌다. (Stir - Fried) 대파의 단맛도 좋았고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양고기 메뉴의 부활이다. 물론 여전히 그리운 것은 유 유안 초창기의 산동식 양고기 요리였지만 말이다. 짠맛과 함께 살짝 매콤함도 좋다.
Wok - Fried Shredded Pork with Green Bean in Pepper Sauce
이런 부드러운 질감의 돼지고기 요리라니!!!!! 질감 하나만으로도 정말 반가웠던 요리이다.
Steamed Eggplant with Glass Noodles in Garlic Sauce
한국에서 가지 요리는 정말 끔찍한 요리중 하나인데 이 요리는 그렇지 않다. 무슨 뜻인지는 직접 먹어보면 이해할 것이다.
Fried Rice Noodles with Scallop and Egg in Black Bean Sauce
식사류에서도 세 가지 메뉴가 추가되었는데, 그 중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짜장면 비슷하게 비벼 먹는 방식도 그렇고, (그렇다고 마구 비벼 먹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관자의 단맛과 검은콩 소스의 짠맛이 꽤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Braised Rice Vermicelli and Glass Noodles with Duck Meat, Preserved Vegetables and Bean Sprouts
지난 7월에 지얏힌과 포핸즈 디너 행사 때 나왔던 면 요리인데 당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 새로 추가되어 무척 반가웠다.
Stewed Rice with Crab Meat and Minced Pork in Soup
사실 이 요리는 처음 접해본 것이라 처음 먹었을 때는 낯설어서 그런지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었다. 그러나, 직원의 권유로 다시 맛을 보았을 때 반해버린 메뉴이다. 한동안 낮에 딤섬을 먹으러 갔을 때 콘지 대신 이 스튜를 맛 볼 것 같다.
Chocolate Orange Sphere - Orange Supreme, Orange Pine Nut Brownie, Chocolate Ice Cream, Hot Chocolate Sauce
아쉽게도 디저트는 바뀐 메뉴가 마음에 드는 것이 없는데 그나마 마음에 든 것은 이 것 하나 뿐이다. 기존에 있었던 삼색 젤리가 사라진 것이 무척 아쉬운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예전의 예원 디저트도 그렇고 대중적으로 그리 인기가 높지 않은 디저트를 좋아했었던 것 같다.
이렇게 서버가 초콜릿 소스를 부어준다.
그러면 이렇게 되는데 이때 먹으면 된다.
새로 바뀐 메뉴들은 대부분 마음에 들지만 디저트 메뉴의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사실 한국인에게 디저트 문화는 여전히 낯설다. 일단 단맛의 디저트를 싫어하고 - 그럴거라면 디저트를 아예 안 먹는 것이 맞는데, 신기하게도 달지 않은 디저트를 찾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와 더불어 심지어 달지 않은 디저트를 만드는 가게까지 늘어나고 있다! - 대부분 망고 고가 들어가는 디저트를 좋아하다보니 다양성 측면에서 무척 아쉽다. 해외의 광동식 레스토랑에 가보면 디저트 고르는 재미도 꽤 즐거운데, 그렇다고 무작정 디저트 메뉴를 많이 만들어 주세요 할 수도 없는 문제이니 아마 이 문제는 식문화가 바뀌지 않는한 계속 유효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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