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17. 12. 5.

CONFECTIONS BY FOUR SEASONS at FOUR SEASONS HOTEL SEOUL - 포시즌스 호텔 서울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 미니 오너먼트 케이크


12월 1일부터 새롭게 판매되는 크리스마스 관련 미니 오너먼트 케이크들을 맛보기 위해 방문하였다. 인스타그램에서 몇 번 언급했었지만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는 늘 아쉬운 부분이 있다. 좀 더 잘 할 수 있는데 힘을 아낀다는 느낌이랄까? 일단 맛부터 보도록 하자.






작년과 동일한 모양과 동일한 맛으로 한 달동안 판매할 산타 클로스 케이크이다. 이미 맛을 알기에 이번에는 사먹어보지 않았는데, 개인적으로 맛의 구성은 이 산타 클로스 케이크보다 올봄에 판매했던 부활절 관련 케이크가 좋았었다. 산타 클로스 케이크가 맛이 없다라는 의미는 아니니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아울러 작년에 엄청 인기가 많았던 까르띠에 케이크는 말 그대로 한정 판매였기 때문에 올해에는 당연히 볼 수 없다.










Vietnamese Style Pork Salad


오픈 초창기에는 상호에 충실하게 이런 메뉴들을 판매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지하에 있던 더 마켓 라더에서 판매하던 샐러드와 샌드위치, 빵 종류 몇 가지는 이제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에서 판매하게 되었는데, 일단 한국에서 상호와 어울리는 음식들만 판매하는 경우를 찾아보기가 더 힘든 상황이므로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그게 소위 말하는 5성급 호텔이라도 말이다.

어쨌든 그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니 이해할 수 있다. 게다가 이 샐러드의 경우 기본적으로 잘 만들었기 때문에 더더욱 이해할 수 있다. 감칠맛과 신맛이 잘 살아 있고, 쌀국수의 질감도 초창기에 비하면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여전히 좋은 상태이다. 돼지고기의 질감도 그렇고, 향이나 맛 모두 전채로써 딱 좋은 구성이다. 다만 한국 양배추와 당근의 질감과 맛이 문제인데, 이 부분은 늘 이야기 하지만 현실을 잘 알기에 감안하고 먹는 편이다.











샐러드를 다 먹고 난 다음에 새로 나온 미니 오너먼트 케이크 다섯가지를 모두 시켜보았다. 사실 제대로 맛을 보려면 이렇게 한꺼번에 여러가지 음식을 먹는 것이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모두 다 먹지 않기에 그 부분은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결과적으로 일단 모두 다 먹었다. 그게 맛있어서라기 보다 계속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 밖에 없어서인데, 이유는 간단하다.






Raspberry White Chocolate Sphere

Bergamot Orange Sphere

Winter Berry White Chocolate Sphere


이름과 색상은 쉽게 연결지을 수 있다. 게다가 맛 또한 이미 먹어보기 전에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이름에서부터 벌써 단맛과 신맛의 절묘한 조화가 기대되는데, 놀랍게도 그 기대는 한 입 먹어보는 순간부터 깨지게 된다. 너무 달지 않고, 너무 새콤하지도 않은 어중간한 상태라고 할까? 






Yuzu White Chocolate Sphere

Green Apple White Chocolate Sphere


이제는 놀랍지도 않은 굉장히 한국적인 맛이었다. 디저트라는 것이 무엇인가? 디저트가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맛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주문하는 과정에서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는데, 여전히 많은 한국인들은 달지 않은 디저트를 찾는다. 달지 않은 케이크 주세요, 달지 않은 것으로 추천 해 주세요. 디저트는 기본적으로 단맛 중심이다. 당연히 본인이 단맛을 싫어한다면 디저트는 건너 뛰는 것이 맞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듯 하다. 신맛도 마찬가지이다. 맛의 균형을 위해서 신맛은 빠질 수가 없는데,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들어간 재료들은 그 신맛을 내기 위해 존재하는데 문제는 그 신맛 자체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그나마 유자와 오렌지가 조금 더 신맛이 잘 느껴진다고 할까?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는 이미 알고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이 오픈한지 2년이 지났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모든 다이닝들이 맛의 초점을 어디에 두는지, 그리고 그 초점이 어디로 옮겨지는지도 모두 다 겪어봤기에 슬프지만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앞에서 이야기 했었다.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는 좀 더 잘 할 수 있는데, 힘을 아끼는 듯한 모습이라고 말이다.


한편으로 질감의 문제는 첫째 날에는 크게 걸리는 부분이 없었는데, 둘째날에 발생했었다. 아쉬운 마음에 다시 한 번 먹어봤지만 슬픈 현실을 또다시 확인할 수 밖에 없었는데, 문제는 첫째날에는 걸리는 부분이 없던 것이 둘째날에는 먹는 과정에서 계속 힘을 주어 쪼개야 했었다. 이 부분이 매우 아쉬웠는데, 의도적이었을까? 다음에 다시 한 번 확인해 볼 예정이다.


분명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는 이보다 더 잘 만들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서울에서 소위 말하는 현지화 - 그것이 정말 어이없는 방향이 대부분이지만 - 는 그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현실적인 어려움, 예컨대 재료 수급 문제는 매장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니 이해는 하지만, 그 외의 부분은 정말 안타깝다. 생과일을 잔뜩 올린 케이크나 달지 않은 디저트는 실력이 없어서, 또는 잘 몰라서 이렇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거기에 신맛이라면 짠맛과 함께 기겁을 할 정도이니 - 그런데 왜 김치나 빙초산이 잔뜩 들어간 무침류 등은 또 맛있다고 할까? - 커피도 그렇고 모든 디저트가 결과적으로 이도 저도 아닌 맛을 느끼게 된다.


해외 여행도 자주 다니고, 나름 미슐랭이든 뭐든 해외 맛집 좀 다녀봤다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는 현실에서 왜 음식의 세계는 갈수록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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