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17. 12. 29.

YA GE at MANDARIN ORIENTAL TAIPEI -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페이 야게 런치 딤섬


대만인들은 야끄라고 읽던데, 직원에게 문의하니 영어식으로 야게라고 읽어도 무방하다고 한다. 사실 이 식당의 경우 2년전에 타이페이를 방문했을 때 점심을 먹었던적이 있다. 그때는 런치 세트 메뉴를 먹었었는데, 맛에 대한 기억은 희미하지만 어쨌든 괜찮았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식당 예약을 가장 먼저 했던 곳이 바로 야게이다.






만다린 오리엔탈 타이페이가 사실 뷰가 좋다라고는 할 수 없는 편인데, 거기에 3층에 위치하고 있는데다가 창가 좌석은 사진처럼 뷰가 이게 끝이어서 굳이 창가 좌석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렇게 날씨 좋은 날에는 밝은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으니 나쁘지 않은데, 문제는 타이페이 날씨가 항상 이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여전히 대만 관련 여행 카페 글을 보면 날씨가 어떻고 기후가 어떻고 하는데, 본인 여행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옷차림 하나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객관적인 자료는 인터넷에 조금만 찾아봐도 널려있는데 말이다.






무의식적으로 탄산수를 시켰는데, 보이차도 같이 주문하였다. 우리야 보이차라고 말하지만 당연히 그리 발음하니 못 알아 듣는데, 문제는 나도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차를 처음 주문하는 것이라 보이차를 뭐라고 발음해야 할지 몰랐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서버가 푸얼? 이라고 이야기 해서 그게 맞는지도 모르고 그냥 오케이 했는데 주문하고 기다리는동안 인터넷 검색해보니 푸얼이 보이차였었다. 뭐, 이렇게 하나 또 배웠으니 보이차를 주문할 때는 절대 잊지 않을 것 같다.






Fluffy Taro Root Dumpling, Foie Gras, Fried


어느 도시를 가든 광동식 레스토랑에 가면 꼭 시켜보는 메뉴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타로 즉 토란이 들어간 딤섬이다. 그게 찐것이든 튀긴것이든 꼭 시켜보는데, 사실 푸아그라는 제대로 읽지 않고 시켰었다. 따라서 처음에 먹었을 때 어? 안에 푸아그라가 들어갔나? 하면서 메뉴판을 다시 읽었었다.

우선 잘 튀겼다. 말 그대로 fluffy 했었고, 먹기 좋은 온도로 내놨었다. 문제는 기본적인 간이었다. 짠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이미 전날 벤꼬또에서 이탈리안 셰프와 대화를 나눴기에 어느정도 대만인들이 음식을 심심하게 먹는 것도 대략 알고 있었고, 또 광동식 요리 자체가 간이 그렇게 강한 편이 아닌 것도 잘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0에 가까운 짠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러다보니 맛이 매우 밋밋하게 느껴졌다. 처음부터 간을 좀 해서 내달라고 요청했어야 할까?






Radish Cake, Dried Shrimps, Chinese Sausage, X. O. Sauce, Wok - fried


타로와 마찬가지로 꼭 시켜보는 메뉴 중에 하나가 바로 순무 케이크이다. 식당마다 표기가 조금 다를 수도 있는데 보통은 radish나 turnip으로 표기하고, 가끔 carrot 이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순무 케이크도 잘 볶아졌다. 튀김과 함께 볶음도 조리 상태가 거의 완벽했다. 다만 여전히 아쉬운 것은 밑간이었다. X. O. 소스의 매움이나 짠맛과 감칠맛이 어느 정도 보완을 해주지만 겉만 그럴 뿐 씹다보면 여전히 밋밋함이 전반적으로 맛을 음미하는데 있어서 크게 방해가 된다.






Crab Meat, Shrimp Spring Roll, Crispy


이 요리까지 맛을 보고 나니 이제 찐 딤섬의 조리 상태가 어떠할지 궁금했다. 앞서 튀기거나 볶거나 모두 다 조리 상태가 완벽에 가까웠으니 어느 정도 기대를 하게 되었는데, 일단 이 딤섬도 말 그대로 크리스피하게 잘 튀겨졌다.






Australian Abalone, Pork and Shrimp Shu - Mai, Steamed


사실 슈마이나 하가우는 잘 안 시키는데, 만약 메뉴명에 전복이나 랍스터 등이 올라가 있는 경우에는 호기심 차원에서 시켜본다. 이날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인데 나오는 과정에서 흔들렸는지 딤섬이 한쪽으로 쏠려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짠맛이 아쉬웠는데, 그 부분을 제외한다면 찐 딤섬류도 조리 상태가 매우 훌륭했었다. 이쯤되니 짠맛 부재는 어쩔 수 없지만, 조리 상태에서부터 괜찮으니 다음에 타이페이를 또 올텐데, 계속해서 이 집을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Black Truffle, Bird's Nest, Lobster Dumplings, Steamed


메뉴를 꼼꼼하게 본다고 하지만 사실 주문하다보면 내가 특정 단어만 보는 경우가 많다. 이 메뉴도 랍스터라는 단어만 보고 시키게 되었는데, 나오고 나서야 블랙 트러플과 제비집이 들어갔네? 하고 알게 되었다. 






둘 다 랍스터가 들어간 상태에서 위에 각각 블랙 트러플과 제비집이 올려져 있었는데, 역시나 짠맛이 거의 없으니 맛이 입체적이지 않았다. 블랙 트러플의 향은 좋았는데 맛은 거의 0에 가까웠고, 제비집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특유의 질감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역시나 맛은 거의 0에 가까웠다. 랍스터의 단맛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쯤되니 짠맛의 부재에 대해서는 더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재방문하게 된다면 따로 요청을 하리라 다짐하면서 먹었다.






옆에 같이 나온 랍스터는 장식용이기에 어떻게 먹어야 하나 고민할 필요는 없다. 두 딤섬을 다 먹으면 서버가 알아서 접시를 치워준다.






Seafood Spring Rolls, Rice Rolls, Steamed


창펀에서는 이 메뉴를 하나 시켰는데 꽤 인상적이었다. 일단 창펀 자체는 잘 쪘다. 흐물거리지도 않고 나온지 시간이 조금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탱글함이 여전히 살아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찐 창펀 속에 들어있는 튀긴 스프링 롤이다. 눅눅하지 않고 바삭함이 계속 유지된 상태였다.






사진이 하나 빠졌는데, 처음에 나올 때에 같이 곁들여진 창펀 소스가 있지만 바로 부어주지 않고, 먹을때마다 하나씩 덜어서 그 위에 살짝 소스를 뿌려 먹으면 된다고 설명을 들었다. 그러나, 내 테이블을 담당한 서버는 X. O. 소스를 얹어서 먹는 것을 추천했다. 사진에서 오른쪽 앞에 있는 것이 X. O. 소스인데, 그 옆은 두반장, 그리고 뒷쪽은 흑식초였는지 간장이었는지 정확하지 않다. 아무튼 곁들여진 창펀 소스까지 모두 다 조금씩 얹어서 먹어봤는데, 어느 소스든 다 맛있게 먹을만하다. 단지 자기 취향이 어떻냐에 따라서 소스를 선택하면 된다. 마지막 한점까지 바삭함과 탱글함이 유지되는 것이 꽤 놀라웠다.






Barbecued Pork, Apple, Puff Pastry, Baked


이 메뉴 역시 메뉴에서 눈에 띄면 꼭 시켜보는데, 단 내가 실수한 부분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번인데, 이것은 퍼프 페이스트리였다는 것이다. 역시나 메뉴를 유심히 보면서 특정 단어만 보는 경향때문에 일어난 일인데, 나중에 서버에게 문의해보니 번의 경우 지난 11월에 메뉴가 개편되면서 사라졌다고 한다. 내년에 다시 개편할 때 생길 수도 있다고 하니 내년 재방문때 참고하기로 하고, 퍼프 페이스트리의 경우 사과가 들어간 것이 독특했는데, 사과의 신맛 자체는 꽤 흥미로웠지만 역시나 짠맛의 부재에 가까운 면이 오히려 사과의 신맛과 단맛을 부각시켜서 사과가 주이고 바베큐 포크가 부로 느껴졌었다.






Shredded Fish Maw, Bean Sprouts, Abalone Sauce, E - Fu Noodles, Braised


아직 여유가 좀 있었는데 메뉴에서 이푸 누들을 본지라 곧바로 식사 메뉴로 이푸 누들을 주문하였다. 딤섬 한 두가지를 더 먹으면 이 이푸 누들을 배불러서 못 먹을 것 같았는데, 서버가 양이 2 ~ 3인분 분량이라 하프 사이즈로 주문하는 것을 추천하였다. 이푸 누들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거절할까 하다가, 그간의 경험으로 비춰볼 때 양에 대해서는 직원의 조언을 듣는 것이 좋았기에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 

전복 소스가 어느 정도 짠맛과 감칠맛을 보완해주지만 여전히 간의 밋밋함이 아쉬웠는데, 그 부분을 제외한다면 이 면요리 역시 완벽에 가까운 요리였었다. 이푸 면 특유의 질감과 숙주의 아삭함과 생선 부레의, 뭐랄까 하여간 그 특유의 질감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정말 즐겁게 식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Egg Custard Pastry, Baked


디저트 메뉴에 아몬드 수프가 있길래 그것을 주문할까 하다가 배가 어느 정도 부른 상태라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에그 커스터드 페이스트리를 주문했는데 앞서 다른 요리와 마찬가지로 디저트까지 정말 완벽하게 조리 상태가 좋았었다. 맛의 측면에서 간을 제외하고는 정말 모든 것이 완벽에 가까운 요리였었고 식사시간이었다. 직원들의 응대도 좋았고, 보이차의 향이나 맛이 깔끔하게 모든 요리를 맛보고 난 뒤에 정리를 해주었기에 정말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용객들의 태도였는데, 개인적으로 아기들이 식당에 오는 것에 대해서 큰 거부감이 없다. 일단 아기들이 많은 사람들과 접촉을 해야 그 낯설음으로 인한 울음이나 이런 것들이 덜해질텐데, 그런 측면에서 나는 아기들이 식당에 나오는 것에 대해서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울음 소리나 이런 것들도 감안할 수 있다. 문제는 이날 이용객들중 아기가 아닌 어린이들이었는데, 대다수 부모들이 손에 휴대전화를 쥐어주고 게임에 열중하게 하였다. 게임 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그것 자체는 문제가 안된다. 다만 소리를 아주 크게 틀어놓고 해서 그것이 매우 거슬렸다. 정말 항의를 하고싶었지만 이날 전체 테이블의 절반 이상이 어린이와 함께하는 가족 단위였었고, 그들 대부분이 그렇게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니 항의 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여겨질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참고 식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짠맛의 부재와 시끄러움이 꽤 아쉬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만족할만한 자리였기에 당연히 다음 타이페이 방문때에도 이 식당을 이용할 생각이다. 물론 그때에는 짠맛의 부재에 대해서 따로 요청을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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