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풀러톤 호텔 싱가포르는 처음부터 호텔을 생각하고 지은 건물이 아닌 옛 우체국 건물을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어서 객실도 그렇고 레스토랑들도 대부분 내부 인테리어 자체가 그렇게 눈길을 끌지 못한다. 제이드의 경우 첫 입장시 느꼈던 점은 일반 연회장에 칸막이를 쳐놓고 의자와 테이블을 갖다 놓은듯한 분위기였었는데, 호텔 자체가 그런 역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크게 나쁘다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런 점을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내부 분위기에서부터 실망을 느낄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객실의 기본이 코트야드룸이고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코드야드 뷰를 생각하고 투숙하러 왔다가 실망하는 것처럼 말이다.
예약 당시 딤섬 메뉴가 따로 보이지 않고 주말에만 행사를 진행하는 딤섬 메뉴만 홈페이지에서 확인되어서 이메일로 문의 하였는데, 알고보니 딤섬 메뉴는 세트 메뉴 뒤에 붙어 있었다. 그 부분을 참고하기를 바란다.
내부 인테리어 느낌은 좀 그렇다고 할지라도 일단 쇼 플레이트는 눈길을 끄는 편이다.
뒤에 살짝 보이지만 테이블 간격도 그렇고 배치도 정말 연회장에 와 있는듯한 기분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 부분을 알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음료는 보이차를 주문하였다.
Deep - fried "Man Tou" stuffed with Chilli Crab Meat
시그니처 메뉴라고 해서 주문했었는데 사실 큰 감흥을 못 느꼈다. 싱가포르 하면 워낙 칠리 크랩이 한국인들에게 유명한데, 사실 이번에 다섯번째 방문하면서도 한 번도 칠리 크랩을 사먹어 본 적이 없다.
Deep - fried Shrimp Dumpling with Mayonnaise
Steamed "Teochew" Dumpling
어느 광동식 레스토랑을 가든 조주딤섬이 메뉴에 보이면 무조건 시켜보는데, 일단 조주딤섬의 특징중 하나인 아삭한 질감은 - 보통 견과류 아니면 마를 넣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집은 마였는지 견과류였는지 헷갈린다. - 그대로이나 단맛이 느껴져서 조금 의아했다. 짠맛 위주의 음식에서 단맛이 살짝도 아니고 어느 정도 느껴지니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Pork Siew Mai with Stewed Abalone
Deep - fried Barbecued Osmanthus Char Siew Bun
메뉴에서 찐 것과 튀긴 것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찐 것은 어디를 가나 볼 수 있지만 튀긴 것은 처음 만나기에 이 것을 선택하였다. 딱히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Pan - fried Radish Cake
전체적으로 딱히 인상적인 메뉴가 없었다. 사실 전반적인 조리 상태를 따져보면 그렇게 나쁘지는 않는데, 이런 메뉴들은 굳이 제이드에 오지 않더라도 싱가포르에서 자주 가는 광동식 레스토랑에 가면 만날 수 있으니 재방문 할 필요를 못 느꼈고, 그냥 처음 와서 즐겁게 먹고 가자 정도로 생각하고 식사를 마무리 하려고 했다.
Deep - fried Prawns with Wasabi Mayonnaise
추가로 딤섬을 더 주문하지 않았기에 아직 여유가 좀 있어서 식사를 하기 전에 가볍게 전채 요리 하나를 주문해볼까 찾아보던 중 반가운 메뉴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워낙 이 메뉴를 좋아하다보니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이것 하나 먹으러 다시 올까? 그런데, 이것 하나만 먹으러 오기에는 좀 아쉬운데 하는 생각이 계속 들던 중에 반가운 메뉴를 만나게 된다.
Simmered Egg Noodles with Boston Lobster and X. O. Chilli Sauce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이렇게 플레이팅에 신경 써서 내오던 식당을 마주친 기억이 없기에, - 아, 포시즌스 호텔 홍콩의 룽킹힌에서 마주친 것 같은데, 거기는 응대가 너무 어이 없어서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다. - 눈길부터 먼저 가게 되었다. 게다가 X. O. 칠리 소스의 향이 입맛을 다시게끔 하는데, 랍스터는 포크와 나이프로 살짝 갖다 대어도 껍질과 살이 부드럽게 잘 분리되었고, 입안에서도 부드럽게 씹히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다. 면의 익힘 상태도 아주 좋아서 걸리는 것 없이 후루룩 먹을 수 있었고, 짠맛과 감칠맛의 풍부함이 풍미를 최상으로 이끌어 내는 정말 흠 잡을 것이 하나 없는 완벽한 요리였다.
이 요리를 먹는 내내 정말 눈을 감고 계속 맛을 음미하면서 먹었는데, 이 면 요리 하나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 여기는 딤섬 보다는 다른 요리를 먹으러 와야겠다는 생각 말이다. 사실 딤섬에서 크게 감흥을 못 느끼면 다른 요리들도 크게 감흥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았는데, 제이드는 달랐다. 그래서, 곧바로 당일 저녁 예약을 부탁하였고 흔쾌히 예약 완료가 되었다.
Jade's Signature Almond Ice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아몬드가 들어가는 디저트류들은 차가운 것이든 따뜻한 것이든 다 맛있게 잘 먹는데, 이 날 서버가 디저트로 자기네들 시그니처 메뉴인 아몬드 아이스크림을 추천해서 그걸로 부탁하였다. 정말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그런 디저트였다. 달랑 아이스크림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젤리 등이 얹혀서 나오기에 질감의 대조 측면에서도 흥미로웠는데, 시작은 비록 아쉬움이 가득하였지만 끝 마무리가 좋았기에 결과적으로 즐거운 식사시간이었다.
곧 음력설이 다가오니 각 광동식 레스토랑마다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데, 그런 것들을 구경하거나 맛 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아쉽게도 배가 부른 것도 있고 해서 맛을 보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기회가 있을거라 생각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객실로 올라가서 휴식을 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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