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18. 5. 30.

PEARL LIANG at GRAND HYATT TAIPEI - 그랜드 하얏트 타이페이 펄 리앙 런치 딤섬


펄 리앙은 그랜드 하얏트 타이페이에 위치하고 있다. 이번 타이페이 여행에서도 딤섬을 위주로 해서 다이닝들을 이용했었는데, 도착 첫 날 이용했던 곳이다.






메일로 처음에 예약 할 때에는 응대가 괜찮은 편이었는데, 막상 도착하니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왜 그러한지는 뒤에서 차차 이야기 하겠다.






파인 다이닝이 아니었던가? 테이블 간격의 좁음을 보고 놀랐었는데,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레스토랑인지 만석이었다. 가끔 카페나 블로그 글들을 보면 현지인 맛집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보게되는데, 난 그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가싶다. 일단 사람마다 입맛은 다 다르죠, 이런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하면서 현지인 맛집 찾는 것도 웃기고, 아니 현지인 맛집이란 것이 맛의 보장을 해준다는 근거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아무튼 테이블로 안내되었는데, 하필 배정 받은 자리는 주방과 연결되는 자리여서 계속해서 내 앞으로 서버들이 들락거렸었다. 일부러 이런 자리를 배정했는지 모르지만 그 부분이야 어쩔 수 없다라고 이해한다 쳐도 소파나 테이블 보의 상태를 보니 솔직히 자리에 앉고싶은 마음이 싹 사라질 정도로 낡았었다. 소파에는 무엇을 흘렸는지 모르지만 얼룩이 군데 군데 있었고 - 심지어 천으로 된 소파였었다! - 테이블 보도 가장 자리를 보니 낡아서 헤진 곳도 보이고 그러는데 이걸 그대로 사용하는 모습에 이곳이 호텔에 있는 파인 다이닝이 맞나 의구심이 들 정도였었다.






게다가 호스티스가 자리를 안내한 후 서버가 다가왔을 때 대만어로 나에게 대화를 걸었는데, 내가 영어로 대답하니 이내 사라져버렸다. 몇 분간 멍하니 혼자 앉아 있어야 했었고, 이후에 영어가 가능한 서버가 와서 주문을 받았지만 이런 매끄럽지 못한 응대도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호텔 다이닝이라고 해서 반드시 직원들이 모두 영어를 잘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이메일로 사전에 예약을 했으니 펄 리앙에서는 내가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는 인지하고 있었을테고, 그렇다면 적어도 어떤 서버가 응대를 해야할지 충분히 준비할 수 있었던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 연출된다면 글쎄, 뭐라고 생각을 해야할까? 이런 상황은 식사를 하고 일어설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이 되었었는데, 그때마다 불편한 사람은 나 혼자였었다.










아무튼 차는 보이차를 주문했었고, 이어서 아뮤즈가 나왔었는데 무엇인지 대충 짐작은 되었지만 정확하게 알기 위해 이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역시나 영어를 못하는 직원이 응대를 하는 바람에 잠시 기다려달라는 대답만 들었고, 다른 직원을 불러준다더니 식사를 다 마치고 일어설 때까지 그 누구도 나에게 이 아뮤즈 부쉬가 정확히 무엇인지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응대는 그렇다치고,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맛은 그럼 어떠할까?






Steamed rice flour roll, barbecued pork


창펀은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그저 무난하다고 할까?






Baked seafood tart, cheese


주문 전에 딤섬을 한 개씩만 주문 가능하냐고 물으니 무조건 한 바구니씩 주문 가능하다는 이야기에 고민을 좀 했었다. 몇 가지만 시켜도 배가 부를텐데 한 개씩만 먹는다고 쳐도, 응대도 그렇고 소파나 테이블 상태를 보니 파인 다이닝에 오면서 처음으로 그렇게 주문하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다행히도 이 타르트부터 해서 그런 생각은 어느 정도 사라지게 되었는데, 나온 모양새는 아쉽지만 맛은 짠맛과 감칠맛이 폭발적이라고 할 정도로 매우 강렬한데 그것이 나쁜 의미가 아닌 치즈와 새우 등이 가진 맛을 잘 살려준 요리여서 좋은 의미로 다가왔었다.






"Fen Guo", steamed crystal chicken dumpling


이런 조주 딤섬 종류를 만날 때마다 굉장히 반가운데, 이번에는 닭이 들어간 딤섬을 메뉴에서 보게 되어서 무조건 주문 하였다. 여러차례 이 블로그에서 이야기 했었지만 닭고기 자체는 퍽퍽한 질감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 대부분 조리를 잘못해서 그런 경우가 생긴다. 펄 리앙에서 시킨 이 딤섬은 당연히 그런 질감이 아닌 부드러운 질감이었고, 무엇보다 짠맛과 감칠맛을 잘 살려서 조리가 되어서 무척 반가웠었다. 이런 류의 딤섬은 한국에서는 만나기 거의 힘들기 때문이다.






"Xia Jiao", steamed prawn dumpling, black truffle


보통 광동어로 하가우라고 표기 하는데 여기는 중국어로 시아 지아오로 표기했었다. 하가우와 같은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딤섬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잘 안 시키는데 블랙 트러플이 들어갔다는 설명을 메뉴판에서 보고 호기심에 주문하였다. 이 메뉴를 맛 보고 든 생각은 응대 같은거 생각하지 말고 다음에 타이페이 오게 되면 이 딤섬 또 먹으러 오자였었는데, 그만큼 잘 쪘고 맛과 향의 균형도 아주 좋아서 즐겁게 먹을 수 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트러플의 향이 압도한 나머지 오히려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데, 생김새는 지금까지 만났었던 하가우와 달리 투박한 모습이지만 맛은 전혀 그렇지 않다. 






Pan fried turnip cake, preserved meat


여느 광동식 파인 다이닝과 달리 펄 리앙에서는 플레이팅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듯한데, 거의 모든 딤섬이 나올때마다 장식이나 생김새 등은 대부분 투박하다. 물론 광동식 요리 자체가 플레이팅의 세심함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니 그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이번에 나온 이 순무 케이크도 내가 지금까지 맛 보았던 순무 케이크들 중 두번째로 상태가 좋았었다. 잘 구웠고, 짠맛과 감칠맛도 과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특유의 탱글거리는 질감 상태도 아주 좋았다. 플레이팅은 투박하지만 지금까지 나왔었던 딤섬들만 보더라도 조리 상태는 훌륭했었기에 응대는 생각않기로 하고 음식의 맛과 향에만 집중하기로 하였다.






Pan fried New Zealand beef bun, black truffle paste


이어서 나온 이 구운 쇠고기 번도 짠맛과 감칠맛이 과하지 않게 간이 잘 맞았었고, 블랙 트러플의 향도 압도적이지 않아서 물리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군만두라고 보통 표기하지만 튀긴 상태로 많이 나오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렇게 잘 구운 딤섬을 만난 것 자체가 역시나 반가웠었다. 






Crispy shredded dough roll, bird's egg, taro, curry paste


이 날 유일하게 실망했었던 딤섬인데, 사실 처음에 나왔을 때 모양을 보고 혼자 속으로 엄청 웃었었다. 메뉴에 새알이 표기가 되어 있었지만 설마 이런 둥지속 알 모양으로 나올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었을까? 그런점에서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다른 조리 상태는 흠 잡을 것이 없었지만 메추리 알의 경우 과조리 되어서 커리 페이스트의 질감과 합쳐지니 너무 퍽퍽한 나머지 먹기가 불편했었다. 그런 점에서 실망스러웠지만 조리 상태가 좀 더 나았다면 모양도 그렇고 꽤 흥미로울 수 있었던 딤섬 종류이다.






Deep fried bean curd roll, prawn


두부피는 크리스피하게 잘 튀겼고, 속에 든 새우도 과조리 하지 않아 부드럽고 탱글한 질감이 잘 어울렸고 간도 잘 되어 있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Baked goose meat puff


이 딤섬까지 맛보면서 든 생각은 여기 펄 리앙은 찜이든 튀김이든 구이든, 심지어 퍼프까지 어떤 형태로든 조리 자체를 잘 한다는 것이었다. 이쯤에서 다른 요리들이 궁금해졌는데, 목적이 딤섬인데다가 어느 정도 배가 부른 상태이다보니 다음에 재방문하기로 하였다.

향은 한국인들은 다소 거부감을 가질 수 있는 향신료의 향이 느껴지는데, 향신료에 익숙하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아니다. 부드럽게 부숴지는 질감과 함께 안에 든 부드러운 거위 고기의 질감도 잘 어우러지고, 짠맛과 함께 단맛의 조화도 꽤 흥미롭다. 이날 이미 매진되어서 주문할 수 없었던 펄 리앙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설명을 들은 베이크드 포크 번의 맛이 궁금해지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Deep fried homemade squid ball, fragrant salt


여기까지 해서 딤섬 메뉴를 모두 맛보았는데, 앞서 메추리 알을 제외하고 이 오징어 볼까지 모두 다 빠짐없이 과조리 되지 않아서 좋았다. 충분히 밑간이 된 상태였기 때문에 그냥 먹어도 충분하지만 곁들여진 소금과 함께라면 좀 더 감칠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사실 입은 즐거웠는데, 한편으로 불편했던 것은 응대의 아쉬움이었다. 쇼 플레이트를 앞접시 삼아서 먹은 경우는 처음인데, 더 놀라운 것은 한 번도 플레이트 교체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많이 아쉬웠는데, 재방문하게 된다면 그때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 궁금하다.






Braised E - Fu noodle, barbecued pork, egg


배가 어느정도 찬 상태이지만 이푸 누들이 먹고싶어서 주문했었는데, 저 바베큐 포크의 향이 무척 강렬하다. 나야 이런 향신료의 향이 강렬한 상태가 반갑고 좋지만, 한국인들은 보통 표현하는 중국스러운 향과 함께 돼지고기 특유의 향도 살짝 느껴지기에 거부감이 강할 가능성이 높다. 조리 상태는 앞서 딤섬들과 마찬가지로 거의 흠잡을 것이 없었는데, 보통 이런 요리에는 숙주를 사용하는데 콩나물을 사용한 것이 의외였다. 콩나물은 열기가 가해지면 대체로 질겨지는 경우가 많아서 외국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식재료인데, 역시나 질긴 콩나물의 질감이 부드러운 면이나 돼지고기와는 이질감이 느껴져서 불편했었다.






Egg tart, bird's nest


디저트가 나올 때에도 약간의 헤프닝이 있었는데, 식사를 다 하고 디저트를 달라고 했는데 직원이 어떻게 들었는지 포장을 해서 가져다 주었다. 내가 여기서 먹고 갈 것이라고 이야기 하니, 내 눈앞에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포장지에서 그냥 바로 접시에다 부어서 가져다 준 모양새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응대는 여러가지로 거슬렸고 불편했었는데, 보통 이런 경우 다시 재방문 할 생각을 안하게 된다.

하지만 마지막 이 디저트까지 음식 자체는 정말 마음에 들어서, 타이페이에 또 가게 되겠지만 그때 다시 한 번 재방문 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가게 된다면 못 먹어본 시그니처 딤섬도 맛을 보고, 기회가 된다면 다른 요리들도 맛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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