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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2. 19.


윤진은 펄 리앙과 같은 층에 있다. 중국 음식중에서도 광동 요리를 가장 좋아해서 보통 광동식 레스토랑 위주로 다니긴 하나, 사실 대부분의 광동식 레스토랑에서는 광동 요리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펄 리앙도 그렇고 이곳 윤진도 우연찮게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한 계정에서 소개글을 보고 가게 되었는데, 펄 리앙은 주로 광동 요리에 집중하고 있다면 윤진은 북경, 사천, 호남, 상해, 항주, 대만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펄 리앙과는 달리 뷰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있긴 한데, 외부를 볼 수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레스토랑 분위기는 굉장히 밝다. 직원들의 접객 및 응대도 원활했었고 파인 다이닝에 걸맞게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어서 호텔측에선 윤진을 좀 더 집중 관리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보이차를 우선 주문했었다. 반년전의 기억이라 확실치 않은데, 아마 차를 따르다가 좀 흘렸던 것 같다. 자국이 보이지 않게 냅킨으로 덮어두는 것을 보면 같은 호텔 내에 있는 펄 리앙과 비교하면 전반적인 서비스 온도 차이가 느껴진다.






이름을 들었으나 지금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왼쪽은 꽤 새콤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식으로 치자면 닭을 배달시켰을 때 함께 제공되는 무와 같은 그런 맛이라고 할까? 물론 맛의 균형은 이쪽이 훨씬 낫다. 다른 하나는 두부피였는데, 새콤하면서 정향 향이 꽤 매혹적이었다. 아뮤즈 부쉬격으로 제공된 것은 아니지만 입맛을 돋우기엔 좋았었다.






Shanghainese vegetable bean curd roll, chili sesame sauce


점심에 갔기 때문에 우선 딤섬 메뉴를 먼저 봤었지만 면, 밥과 함께 한 페이지에 딤섬 메뉴까지 실려 있어서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았었다. 물론 딤섬을 목적으로 온 것은 아니어서 일단 상해 요리도 전문적으로 한다니 딤섬 몇 가지는 상해의 유명한 것으로 주문하고 나머지는 간단하게 전채류쪽에서 골랐었다.

음식을 하나 집어 들어 향부터 맡자 확 밀려오는 정향의 향이 매력적이다. 입안에 넣고 씹으니 아삭하게 씹히는 채소와 함께 부드러우면서 특유의 꼬들거림이 있는 두부피의 질감도 재미있었다. 함께 제공된 참깨 소스는 텁텁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것 없이 매콤하면서도 새콤해서 요리만 먹기엔 지루할 수 있는 맛의 부족한 균형을 잘 채워준다. 소위 말하는 중국 음식 특유의 향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전채로써 재미있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Steamed Shanhai pork dumpling (6 pieces)


시작부터 흥미로웠기에 내심 딤섬도 기대했었는데, 이어서 나온 샤오롱 바오가 그 흥미를 순식간에 끌어 내렸었다. 파인 다이닝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기엔 맛 내기가 여느 길거리 음식점과 다를 것이 없을 정도여서 혹시 딤섬은 펄 리앙에 가서 먹으세요라고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일부러 이렇게 내놓는 것이 아닐까 의구심이 들 정도였었다. 돼지고기가 갖고 있는 단맛이나 지방의 고소함 이런 것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 제 목소리를 내놓고 있어서 오히려 혼란을 일으키는데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흑식초를 찍어 봤자 신맛이 균형을 잡아주지 못한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지방의 고소함이 과해 흔히 말하는 느끼함과 짠맛이 일정 부분 강해서 다 먹기가 곤란할 정도였었다.






Crispy prawn mousse roll

무스라는 단어 때문에 선택했었는데, 앞서 샤오롱 바오에서의 불쾌감을 일시에 날려주는 정말 맛있는 요리였었다. 튀김옷은 당연히 바스락거리는데, 안에 든 새우살이 서양 디저트에서의 무스처럼 정말 부드러웠다. 전형적인 질감 대조 형식이지만 새우살의 부드러움이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함께 제공된 마요네즈가 또 별미였다. 단맛과 신맛과 지방의 고소함이 어느 하나 튀는 구석 없이 균형이 잘 맞았는데, 이 정도 단맛이면 음식 맛을 해치지 않을까 걱정 했었지만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 마음 같아선 이 마요네즈를 사와서 집에서 튀김류를 먹을 때마다 꼭 찍어먹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Pan fried shredded turnip cake, conpoy (2 pieces)

예상과는 다르게 윤진에선 순무 케이크가 사진처럼 나오는데, 속안에 잘게 다진 순무와 건관자가 들어 있었다. 보통 우리가 아는 순무 케이크와 달리 속을 말 그대로 다진 순무와 건관자를 채워 넣은 덤플링이었다. 반년 전의 기억이라 해도 맛이 있든 없든 어느 정도 기억에 남아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는 것을 보면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 비록 딤섬과 요리를 다양하게 주문한 것은 아니지만 첫인상은 딤섬쪽은 별로여서 다시 가더라도 딤섬 메뉴는 시키지 않을 생각이나 이 정도로 기억에 없는 것을 보면 별로였었는지 괜찮았었는지 확인차 다시 주문할 여지도 있다.






Papaya milk pudding (4 pieces)


디저트는 두 가지를 주문 했었는데, 아무래도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디저트는 바로 이 파파야 푸딩이었다. 워낙 파파야를 좋아해서 주문한 이 푸딩은 그리 달지 않은 중국의 디저트를 감안한다면 그에 걸맞는 은은한 단맛과 유지방의 고소함이 뒷마무리로 딱 좋은 디저트였었다.

딤섬류에서 가짓수도 적고 실망한 딤섬도 몇 가지 있어서 아마 다시 주문할 일은 없을 것 같은데, 반면 요리류들은 대부분 메뉴를 보더라도 고전적인 메뉴도 있고 재해석한 메뉴들도 있었으며 그 중 비록 두 개의 요리만 먹었었지만 전반적인 맛내기 기법들이 꽤 흥미로웠기에 앞으로 재방문 한다면 요리를 중점적으로 먹을 생각이다. 그럴려면 아무래도 점심보다 저녁에 가서 좀 더 여유롭게 다양한 요리를 주문해야겠다.

2019. 11. 19.


타이페이를 몇 번 방문하다보니 이제는 파인 다이닝이라 해도 접객 및 응대의 불편함이 더이상 신경쓰이지 않게 되었다. 종종 오해를 사는데 나는 한국식의 어떤 친절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파인 다이닝으로써 기본적인 접객 및 응대를 바라지만 한국을 비롯해서 싱가포르와 함께 타이페이 모두 더 이상 어떤 기대를 하지 않는다. 물론 몇몇 레스트랑들은 예외이지만 아무튼 그래서 지난 방문에 이어 올해 다시 타이페이를 가게 되었을 때 펄 리앙을 재방문하였다.

지난번과 다른 좌석으로 자리를 배정해주었지만 입구쪽이어서 썩 좋은 자리는 아니었다. 들어오는 모든 손님들과 눈을 마주칠 수 밖에 없었는데, 차라리 입구와 등지게 반대 자리로 배정을 해줬으면 어땠을까?






"Cha Shao Bao", baked barbecued pork bun, almond cream crumble


지난 방문때 시그니처 메뉴라고 자랑스럽게 서버가 안내했었는데 안타깝게도 오픈한지 30분 만에 재료가 모두 소진 되어서 (정말 그랬던 것일까?) 주문할 수 없었던 메뉴를 드디어 먹게 되었다.

펄 리앙은 타이페이에 있는 광동식 레스토랑 치고 간이 꽤 강한 편이다. 그렇다고 엄청 짜다는 의미는 아니고, 짠맛이 잘 받쳐 줘서 전반적으로 음식들이 처음 먹는 순간부터 맛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바닥은 부드럽지만 위는 크럼블의 바삭함이 적절하게 느껴지는데, 번의 단맛과 차슈의 짠맛이 입안에서 한데 어우러지면서 맛과 질감의 대조가 꽤 흥미로웠다. 여느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많이 먹은 메뉴이지만 굳이 억지로 비교하자면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맛이라고 할까?






"Xia Jiao", steamed prawn dumpling, black truffle


그래도 펄 리앙에서 시그니처 메뉴는 난 이 트러플이 들어간 하가우라고 생각 한다. 트러플을 흔히 삼대 진미 중 하나라고 이야기 하는데, 난 사실 트러플 향만으로 모든 것을 덮어 버린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트러플을 안 쓰는 셰프들도 의외로 많다.

펄 리앙의 경우 이 트러플 향이 인상적이긴 하지만 - 사실 트러플 오일이 들어간 것이다. - 적절한 선에서 향을 낼 뿐 새우 맛과 향을 덮어 버리지 않고 오히려 뒤에서 받쳐주는 모습이다. 딤섬 한 개를 입안에 넣고 터트렸을 때 트러플 향이 입안에 먼저 퍼지지만 이내 새우 특유의 향이 뒤따라 느껴진다. 앞서 말한 것처럼 짠맛이 잘 받쳐주기 때문에 새우의 단맛도 같이 따라오면서 부드럽지만 탄력 있는 새우 질감을 느끼며 즐겁게 먹을 수 있다.

하가우는 여느 광동식 레스토랑을 가더라도 항상 주문할 수 있는 딤섬인데, 대부분 질감에 초점을 두고 죽순 등을 넣어서 대조를 느끼게 하거나, 비트나 시금치 등을 이용해서 색을 다르게 해서 내놓거나 하는데 펄 리앙은 트러플 (정확히는 트러플 오일) 을 잘 활용해서 내놓고 있다. 조금만 트러플 향이 강해져도 쉽게 물릴 가능성이 있는데 그 선을 잘 조절했다.






Pan fried turnip cake, preserved meat


순무 케이크는 젓가락으로 들어 올렸을 때는 탱글한 질감이 잘 살아 있어서 으스러지지 않지만 입안에 넣었을 때는 사르르 녹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부드럽게 잘 만들었다. 짠맛과 감칠맛도 균형감 있게 느껴지는데 살짝 끝에서 단맛이 맴돈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어서 지금까지 내 경험 안에서 최고의 순무 케이크였다.






Deep fried homemade squid ball, prawn, fragrant salt


하가우와 함께 가장 인상적이었던 메뉴는 바로 이 오징어 볼이었다. 탱글탱글하지만 입안에 들어오면 부드럽게 씹히는 가운데, 짠맛과 감칠맛이 탄탄하게 받쳐 주는데 한국에서 갓 튀겨져 나온 어묵을 생각하면 - 물론 차이의 정도는 있다. -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밑간이 잘 되어 있어서 굳이 함께 나온 소금에 찍어 먹지 않아도 되지만 원한다면 소금을 살짝 찍어 먹어도 맛있다.


지난 방문과 비교해서 딤섬 메뉴는 큰 변동이 없었는데, 음식만 놓고 보면 정말 마음에 들었지만 아쉬운 것은 플레이팅이었다. 차라리 그냥 음식만 담아서 내놓는 것이 어떨까 싶을 정도로 특색 없는 똑같은 가니쉬들은 애처로워 보였다. 만약 동네 어딘가에 있는 평범한 식당이었다면 그게 문제가 안 될 수도 있겠지만, 파인 다이닝으로써 심지어 하얏트 상위 브랜드의 레스토랑이라면 난 적어도 기본적은 구색은 갖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의 응대 및 접객이야 비단 이 곳만의 문제는 아니니 애써 이해하고 넘어갈 여지가 있지만 음식을 즐기는데 있어서 저 테이블 보부터 해서 기물들도 그렇게 유쾌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이페이에 또 가게 된다면 이 곳을 다시 방문할 생각이다. 여느 광동식 레스토랑에 가더라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딤섬들이지만 기본기가 아주 탄탄하면서 어떻게 맛을 낼 것인지 셰프의 의도가 확연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딤섬 뿐만 아니라 저녁에 따로 방문해서 다른 요리들도 먹어야겠다.

2018. 5. 30.


펄 리앙은 그랜드 하얏트 타이페이에 위치하고 있다. 이번 타이페이 여행에서도 딤섬을 위주로 해서 다이닝들을 이용했었는데, 도착 첫 날 이용했던 곳이다.






메일로 처음에 예약 할 때에는 응대가 괜찮은 편이었는데, 막상 도착하니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왜 그러한지는 뒤에서 차차 이야기 하겠다.






파인 다이닝이 아니었던가? 테이블 간격의 좁음을 보고 놀랐었는데,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레스토랑인지 만석이었다. 가끔 카페나 블로그 글들을 보면 현지인 맛집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보게되는데, 난 그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가싶다. 일단 사람마다 입맛은 다 다르죠, 이런 터무니 없는 소리를 하면서 현지인 맛집 찾는 것도 웃기고, 아니 현지인 맛집이란 것이 맛의 보장을 해준다는 근거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아무튼 테이블로 안내되었는데, 하필 배정 받은 자리는 주방과 연결되는 자리여서 계속해서 내 앞으로 서버들이 들락거렸었다. 일부러 이런 자리를 배정했는지 모르지만 그 부분이야 어쩔 수 없다라고 이해한다 쳐도 소파나 테이블 보의 상태를 보니 솔직히 자리에 앉고싶은 마음이 싹 사라질 정도로 낡았었다. 소파에는 무엇을 흘렸는지 모르지만 얼룩이 군데 군데 있었고 - 심지어 천으로 된 소파였었다! - 테이블 보도 가장 자리를 보니 낡아서 헤진 곳도 보이고 그러는데 이걸 그대로 사용하는 모습에 이곳이 호텔에 있는 파인 다이닝이 맞나 의구심이 들 정도였었다.






게다가 호스티스가 자리를 안내한 후 서버가 다가왔을 때 대만어로 나에게 대화를 걸었는데, 내가 영어로 대답하니 이내 사라져버렸다. 몇 분간 멍하니 혼자 앉아 있어야 했었고, 이후에 영어가 가능한 서버가 와서 주문을 받았지만 이런 매끄럽지 못한 응대도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호텔 다이닝이라고 해서 반드시 직원들이 모두 영어를 잘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이메일로 사전에 예약을 했으니 펄 리앙에서는 내가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는 인지하고 있었을테고, 그렇다면 적어도 어떤 서버가 응대를 해야할지 충분히 준비할 수 있었던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 연출된다면 글쎄, 뭐라고 생각을 해야할까? 이런 상황은 식사를 하고 일어설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이 되었었는데, 그때마다 불편한 사람은 나 혼자였었다.










아무튼 차는 보이차를 주문했었고, 이어서 아뮤즈가 나왔었는데 무엇인지 대충 짐작은 되었지만 정확하게 알기 위해 이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역시나 영어를 못하는 직원이 응대를 하는 바람에 잠시 기다려달라는 대답만 들었고, 다른 직원을 불러준다더니 식사를 다 마치고 일어설 때까지 그 누구도 나에게 이 아뮤즈 부쉬가 정확히 무엇인지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응대는 그렇다치고,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맛은 그럼 어떠할까?






Steamed rice flour roll, barbecued pork


창펀은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그저 무난하다고 할까?






Baked seafood tart, cheese


주문 전에 딤섬을 한 개씩만 주문 가능하냐고 물으니 무조건 한 바구니씩 주문 가능하다는 이야기에 고민을 좀 했었다. 몇 가지만 시켜도 배가 부를텐데 한 개씩만 먹는다고 쳐도, 응대도 그렇고 소파나 테이블 상태를 보니 파인 다이닝에 오면서 처음으로 그렇게 주문하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다행히도 이 타르트부터 해서 그런 생각은 어느 정도 사라지게 되었는데, 나온 모양새는 아쉽지만 맛은 짠맛과 감칠맛이 폭발적이라고 할 정도로 매우 강렬한데 그것이 나쁜 의미가 아닌 치즈와 새우 등이 가진 맛을 잘 살려준 요리여서 좋은 의미로 다가왔었다.






"Fen Guo", steamed crystal chicken dumpling


이런 조주 딤섬 종류를 만날 때마다 굉장히 반가운데, 이번에는 닭이 들어간 딤섬을 메뉴에서 보게 되어서 무조건 주문 하였다. 여러차례 이 블로그에서 이야기 했었지만 닭고기 자체는 퍽퍽한 질감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 대부분 조리를 잘못해서 그런 경우가 생긴다. 펄 리앙에서 시킨 이 딤섬은 당연히 그런 질감이 아닌 부드러운 질감이었고, 무엇보다 짠맛과 감칠맛을 잘 살려서 조리가 되어서 무척 반가웠었다. 이런 류의 딤섬은 한국에서는 만나기 거의 힘들기 때문이다.






"Xia Jiao", steamed prawn dumpling, black truffle


보통 광동어로 하가우라고 표기 하는데 여기는 중국어로 시아 지아오로 표기했었다. 하가우와 같은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딤섬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잘 안 시키는데 블랙 트러플이 들어갔다는 설명을 메뉴판에서 보고 호기심에 주문하였다. 이 메뉴를 맛 보고 든 생각은 응대 같은거 생각하지 말고 다음에 타이페이 오게 되면 이 딤섬 또 먹으러 오자였었는데, 그만큼 잘 쪘고 맛과 향의 균형도 아주 좋아서 즐겁게 먹을 수 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트러플의 향이 압도한 나머지 오히려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데, 생김새는 지금까지 만났었던 하가우와 달리 투박한 모습이지만 맛은 전혀 그렇지 않다. 






Pan fried turnip cake, preserved meat


여느 광동식 파인 다이닝과 달리 펄 리앙에서는 플레이팅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듯한데, 거의 모든 딤섬이 나올때마다 장식이나 생김새 등은 대부분 투박하다. 물론 광동식 요리 자체가 플레이팅의 세심함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니 그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이번에 나온 이 순무 케이크도 내가 지금까지 맛 보았던 순무 케이크들 중 두번째로 상태가 좋았었다. 잘 구웠고, 짠맛과 감칠맛도 과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특유의 탱글거리는 질감 상태도 아주 좋았다. 플레이팅은 투박하지만 지금까지 나왔었던 딤섬들만 보더라도 조리 상태는 훌륭했었기에 응대는 생각않기로 하고 음식의 맛과 향에만 집중하기로 하였다.






Pan fried New Zealand beef bun, black truffle paste


이어서 나온 이 구운 쇠고기 번도 짠맛과 감칠맛이 과하지 않게 간이 잘 맞았었고, 블랙 트러플의 향도 압도적이지 않아서 물리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군만두라고 보통 표기하지만 튀긴 상태로 많이 나오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렇게 잘 구운 딤섬을 만난 것 자체가 역시나 반가웠었다. 






Crispy shredded dough roll, bird's egg, taro, curry paste


이 날 유일하게 실망했었던 딤섬인데, 사실 처음에 나왔을 때 모양을 보고 혼자 속으로 엄청 웃었었다. 메뉴에 새알이 표기가 되어 있었지만 설마 이런 둥지속 알 모양으로 나올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었을까? 그런점에서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다른 조리 상태는 흠 잡을 것이 없었지만 메추리 알의 경우 과조리 되어서 커리 페이스트의 질감과 합쳐지니 너무 퍽퍽한 나머지 먹기가 불편했었다. 그런 점에서 실망스러웠지만 조리 상태가 좀 더 나았다면 모양도 그렇고 꽤 흥미로울 수 있었던 딤섬 종류이다.






Deep fried bean curd roll, prawn


두부피는 크리스피하게 잘 튀겼고, 속에 든 새우도 과조리 하지 않아 부드럽고 탱글한 질감이 잘 어울렸고 간도 잘 되어 있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Baked goose meat puff


이 딤섬까지 맛보면서 든 생각은 여기 펄 리앙은 찜이든 튀김이든 구이든, 심지어 퍼프까지 어떤 형태로든 조리 자체를 잘 한다는 것이었다. 이쯤에서 다른 요리들이 궁금해졌는데, 목적이 딤섬인데다가 어느 정도 배가 부른 상태이다보니 다음에 재방문하기로 하였다.

향은 한국인들은 다소 거부감을 가질 수 있는 향신료의 향이 느껴지는데, 향신료에 익숙하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아니다. 부드럽게 부숴지는 질감과 함께 안에 든 부드러운 거위 고기의 질감도 잘 어우러지고, 짠맛과 함께 단맛의 조화도 꽤 흥미롭다. 이날 이미 매진되어서 주문할 수 없었던 펄 리앙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설명을 들은 베이크드 포크 번의 맛이 궁금해지는 순간이기도 하였다. 






Deep fried homemade squid ball, fragrant salt


여기까지 해서 딤섬 메뉴를 모두 맛보았는데, 앞서 메추리 알을 제외하고 이 오징어 볼까지 모두 다 빠짐없이 과조리 되지 않아서 좋았다. 충분히 밑간이 된 상태였기 때문에 그냥 먹어도 충분하지만 곁들여진 소금과 함께라면 좀 더 감칠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사실 입은 즐거웠는데, 한편으로 불편했던 것은 응대의 아쉬움이었다. 쇼 플레이트를 앞접시 삼아서 먹은 경우는 처음인데, 더 놀라운 것은 한 번도 플레이트 교체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많이 아쉬웠는데, 재방문하게 된다면 그때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 궁금하다.






Braised E - Fu noodle, barbecued pork, egg


배가 어느정도 찬 상태이지만 이푸 누들이 먹고싶어서 주문했었는데, 저 바베큐 포크의 향이 무척 강렬하다. 나야 이런 향신료의 향이 강렬한 상태가 반갑고 좋지만, 한국인들은 보통 표현하는 중국스러운 향과 함께 돼지고기 특유의 향도 살짝 느껴지기에 거부감이 강할 가능성이 높다. 조리 상태는 앞서 딤섬들과 마찬가지로 거의 흠잡을 것이 없었는데, 보통 이런 요리에는 숙주를 사용하는데 콩나물을 사용한 것이 의외였다. 콩나물은 열기가 가해지면 대체로 질겨지는 경우가 많아서 외국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식재료인데, 역시나 질긴 콩나물의 질감이 부드러운 면이나 돼지고기와는 이질감이 느껴져서 불편했었다.






Egg tart, bird's nest


디저트가 나올 때에도 약간의 헤프닝이 있었는데, 식사를 다 하고 디저트를 달라고 했는데 직원이 어떻게 들었는지 포장을 해서 가져다 주었다. 내가 여기서 먹고 갈 것이라고 이야기 하니, 내 눈앞에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포장지에서 그냥 바로 접시에다 부어서 가져다 준 모양새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응대는 여러가지로 거슬렸고 불편했었는데, 보통 이런 경우 다시 재방문 할 생각을 안하게 된다.

하지만 마지막 이 디저트까지 음식 자체는 정말 마음에 들어서, 타이페이에 또 가게 되겠지만 그때 다시 한 번 재방문 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가게 된다면 못 먹어본 시그니처 딤섬도 맛을 보고, 기회가 된다면 다른 요리들도 맛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