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의 다소 화려함이나 홀 내부의 웅장함을 생각하면 조금은 균형이 맞지 않는 테이블 세팅이 불안감을 불러온다. 분명 파인 다이닝인데 기물부터 해서 접객마저 동네 어딘가에 있을법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심지어 딤섬 메뉴 구성도 그렇다! 가장 고전적인 메뉴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는데, 물론 그런 구성이나 설정의 방향이 무조건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주문한 딤섬들이 나왔을 때 모양도 그렇고, 하나를 먹었을 때 느껴지는 맛들은 앞서 느꼈던 불안감을 확인시켜줬었다.
Baked Barbecued Pork Bun
가장 최근도 아니고 십년도 훨씬 넘은 시기에 수상한 경력을 내세우는 것이야 이해할 여지는 있겠지만 어찌되었든 모든 음식들은 맛으로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 한 입 베어무는 순간 와록에 내가 앉은 시기가 2020년 1월이 아니라 수상하던 시기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변화를 거부하는,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해 현실을 외면하는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물론 누군가는 이런 변함 없는 모습을 좋아할 수 있다. 셰프가, 아니면 업장측이, 그것도 아니면 손님들이 원하니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과 과거의 영광에 갇혀 고리타분한 결과물을 내놓는 것은 전혀 다르다. 안타깝게도 와록의 딤섬들은 대부분 후자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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