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2022. 1. 14.

YU YUAN at FOUR SEASONS HOTEL SEOUL - 포시즌스 호텔 서울 유 유안 새 디너 메뉴 2022년 1월


미슐랭 별을 처음으로 받지 못했다. 레스토랑 입장에서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미슐랭 서울의 리스트를 보면 굳이 받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매년 했었다. 유 유안은 늘 아슬아슬했었다. 광동식 레스토랑이라 하기엔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메뉴들은 전혀 광동 요리들이 아니고, 본격적으로 광동 요리를 고전이든 새로운 창조물이든 선보이기엔 재료부터 소비자들의 반응까지 제한 요소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끝까지 짜장면과 짬뽕을 팔지 않은 것에 박수를 보내야 할까?

이왕 별을 못 받은김에 광동 요리를 제대로 선보였으면 좋겠다. 오히려 좋은 기회가 아닌가? 그러나, 여전히 서울의 시장은 그 한계가 너무 또렷하다. 






광동식 레스토랑에 가게 된다면 빠트리지 말고 주문해야 할 요리를 하나 선택하라면 난 수프를 선택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유 유안의 항상 아쉬운 점은 수프였었다. 불도장 아니면 산라탕, 그나마 산라탕은 대중적으로 그리 인기가 높지 않다. 불도장을 먹으며 담백하고, 맑고 따위의 찬사를 볼 때마다 실소를 했었는데, 유 유안이라고 그런 평가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아니면 코스 요리에서 제비집 수프를 넣어야 한다거나. 지방이 불어넣어주는 고소함을 넘어서 질감의 풍성함은 그저 느끼하고 끈적하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번 메뉴 개편도 사실 수프는 그런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기존의 모렐 버섯 수프는 표고 버섯이 더해짐으로써 감칠맛이 좀 더 강해진 정도, 아니면 새로 나온 수프는 연근과 땅콩의 독특한 질감이 - 마땅한 단어가 언뜻 떠오르지 않는데 보통 생각하는 아삭함과는 거리가 멀다. - 역시나 한국인들에게는 익숙치 않아 큰 인기는 얻지 못할 것 같다.

생선 부레나 오리 수프는 바라지도 않는다. 돼지란 식재료를 사용했을 때 기대할만한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국물이 맑아야 한다고 해서 지방이 선사하는 그 풍성함까지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닐텐데, 다들 멀건 국물을 마시며 시원하다, 담백하다를 외치고 있으니 심지어 자기가 중국, 홍콩에서 오래 살며 많이 먹어봤는데 따위를 근거로 이 집 잘한다, 못한다를 평가하고 있으니 뭐 하나 제대로 된 수프 마시기가 정말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 나온 광동식 전채요리나 클레이 팟 요리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반가웠다. 아쉬운 것은 비단 유 유안만의 문제는 아닌데, 웍 프라이드를 누가 했느냐에 따라 그 결과물이 달라지는 것이었다. 물론 외국에서처럼 어렸을 때부터 주방에 들어와 십수년 이상을 웍 프라이드 한 사람과 그 기술 차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파인 다이닝이 가지고 있어야 할 덕목 중 하나가 무엇인가? 언제 가더라도 결과물은 항상 일정해야 한다. 주방에 셰프가 없더라도 말이다. 한국에서 특히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그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정말 잘 알고 있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제주도의 모 레스토랑처럼 웍은 무조건 특정인만 잡고 있을 수도 없으니까 말이다.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디저트를 고르는 재미도 꽤 있다. 단지 차가운 것보다 따뜻한 것이 더 많고, 단 것 같은데 그리 달지 않은 그 묘한 맛의 설정이 처음 겪으면 당황스럽겠지만 한 번 그 재미에 빠져들면 정말 고전적인 디저트라도 레스토랑마다 선보이는 그 다양한 변주를 만나는 재미까지 더해져 또다른 즐거움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마치 하나의 공식처럼 정해져 있는 분위기이다. 불도장 - 북경 오리 - 마파 두부 - 망고 디저트, 그마저도 디저트는 생략하는 경우가 더 많다. 유 유안에서 제공하는 petit four 하나로 갈음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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