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Resort, Dining and 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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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5. 25.



내가 딤섬을 좋아한다는 것은 인스타그램을 팔로우 하거나 블로그 리뷰를 꾸준히 봤었다면 잘 알텐데, 가장 좋아하는 딤섬 중 하나가 조주식 딤섬이다. 작년에 싱가포르를 다시 갔었을 때 마침 조주 지역 요리를 중심으로 하는 레스토랑이 있어서 갔었는데, 못 먹을 정도로 형편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굳이 이곳을 목적지로 갈 필요성을 못 느꼈었다. 광동식 레스토랑에 가더라도 비슷한 수준의 조주식 딤섬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만 마지막에 식사로 먹었었던 fish noodle 이 정말 맛있어서 다음에 여기 오면 요리를 중심으로 주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한편으로 조주 요리, 즉 해산물 중심의 요리가 넓은 범위에선 광동 요리에 포함되지만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텐데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했었다.






여기는 두 번째 방문이라 아직 직원들이 내 얼굴을 기억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년에 왔었을 때 fish noodle 이 인상적이어서 다시 왔다니까 매니저가 굉장히 반가워했었다. 디너는 처음이라 혹시 추천해줄만한 메뉴가 있냐고 물으니 몇 가지 추천을 해줬었는데, 안타깝게도 대부분 2인 이상이 먹을 수 있는 양이어서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다. 해산물 중에서 갑각류 요리도 몇 가지 추천 했었는데, 대부분의 테이블에서 게 요리를 먹고 있었지만 일일이 내가 발라먹어야 하는 분위기여서 다음에 와서 주문하기로 하고 결국 대부분의 메뉴는 내가 메뉴판에서 선택했었다.

싱가포르이니 영어로 대화 나누기가 어렵진 않았지만 파인 다이닝이라 하기엔 분위기도 그렇고 - 이날 재미있는 싸움 구경을 했었다. - 직원들의 접객도 그렇게 매끄럽지 않았다. 물론 싱가포르 대부분의 파인 다이닝도 마찬가지 분위기이나 여기는 특유의 무뚝뚝함이라기 보다 전반적으로 매끄럽지 않은 편이었다. 주문을 넣었는데 빠트린 것도 있었지만 곧바로 사과하고, 또 웃으면서 대응하니 굳이 그런 것까지 문제 삼을 일은 아니었다. 매니저도 재방문 했다고 하니 신경 쓰였는지 가끔씩 여유가 있을 때 - 가보면 알겠지만 두 번의 방문 모두 거의 만석 수준이어서 정말 정신 없는 분위기였었다. - 음식은 어떠한지 확인은 물론 종종 small talk 도 해서 전반적으로 만족스럽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Fish Maw Soup with Chinese Herbs & Minced Pork

한국에서 중식 수프 선택지는 매우 제한적이다. 일단 식재료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데다 돼지 지방의 고소함을 생각하면 한없이 맑은 - 보통 한식에서 맑다는 의미는 지방의 고소함을 제거했다는 의미로 나는 받아들인다. - , 다시 말해 느끼하지 않은 수프 몇 가지만 판매를 하니 나는 거의 수프를 선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싱가포르에 왔는데 그럴 필요는 없지 않은가! 한국에서 만나기 힘든 생선 부레가 들어간 수프를 주문 했었는데, 밑바탕인 돼지 지방의 고소함과 감칠맛이 받쳐 주고 거기에 생선 부레가 갖고 있는 고소함이 한층 더해지면서 - 익숙치 않으면 끈적거리는 지방의 고소함이 너무 느끼하다라고 하겠지만 - 절로 탄성이 흘러 나온다. 꼬들거리는 질감의 부레와 부드럽게 다져진 돼지고기의 질감을 내기 위해 적절하게 익힌 건더기도 무척 좋다. 이 맛을 느끼기 위해 나는 서울에서 여섯시간을 날아왔다. 







Marinated Duck Meat

가금류 요리도 몇 가지 먹고 싶었지만 대체로 양이 많다 보니 그나마 양이 적은 것으로 선택한 것이 이 마리네이드 한 오리 요리였었다. 오리 특유의 향이 일단 매혹적이다. 탄력있는 오리의 질감은 큰 저항감 없이 부드럽게 씹힌다. 함께 제공된 white vinegar 는 강한 신맛이 오리의 고소함을 깔끔하게 느끼게 하지만 대신 오리 특유의 향을 누르는 경향이 있어서 중간에 한 번씩 입안을 정리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만 먹었었다.






Steamed Eel with Plum Sauce

생선 요리도 먹고싶었지만 대부분의 생선 요리가 whole size 이거나 fillet 도 양이 제법 된다고 해서 건너뛰려고 했었는데, 마침 매니저가 이 요리는 양도 그리 많지 않고 자기가 생각했을 때 꽤 괜찮은 요리라고 추천을 하길래 주문했었다. plum 소스가 꽤 달 것 같지만 생각보다 그리 달지 않고 오히려 적절한 신맛이 장어의 고소함에 맛 (flavour) 의 한 층을 불어 넣어준다. 장어는 저항감 없이 칼만 갖다 대어도 부드럽게 잘리는데, 그렇다고 포크로 집었을 때 바스라지지 않고 탄탄하게 모양이 잡혀있을만큼 정말 잘 익혔었다.






Teochew Style Fish Noodle in Soup

작년에 처음 메뉴판에서 이 메뉴를 봤을 때, 나는 생선살 또는 어묵이 들어간 면 요리라고 생각했었다. 다만 앞에 붙은 조주 스타일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서 서버에게 문의 했었는데, 생선살로 면을 만들었다고 설명을 듣고 주저않고 이 면 요리를 주문했었다. 맛과 향을 생각하면 아마 대구살로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부드럽게 씹히는 면이 인상적이다. 한국에서의 어묵처럼 저항감이 느껴지는 탄력이 아니라 부드러우면서 탄탄한 탄력이 느껴진다. 중간에 약간의 꼬들거리는 듯한 버섯과 함께 먹다보면 한국에서의 쫄깃과는 다른 씹히는 질감이 중독적이다.





Mashed Taro with Gingko and Almon Cream

이 디저트 역시 매니저가 추천했었는데, 처음에 타로가 안 보여서 잘못 나온줄 알고 문의하니 매니저가 웃으면서 스푼으로 살짝 저어주니 메뉴명 그대로 부드럽게 으깬 타로가 속에 들어있었다. 아몬드 크림의 살짝 혀가 아린 맛과 단맛과 고소함에 타로의 은은한 단맛과 고소함이 더해지면서 일반 아몬드 크림 수프와는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몇몇 레스토랑들처럼 이제 이 곳도 앞으로 싱가포르를 갈 때마다 들릴 생각이다. 다음에 가게 된다면 좀 번거롭다해도 갑각류 요리도 주문해야겠다. 물론 식사의 끝은 항상 fish noodle 과 타로 아몬드 크림이 아닐까? 지앙난춘이나 체리 가든처럼 여기도 한 번만 갈 것이 아니라 최소 두 번은 들려야겠다. 그래야 다른 면이나 밥, 디저트를 선택할 때니까 말이다.

2019. 3. 19.


딤섬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싱가포르를 자주 찾게 되는데, 갑자기 차오저우 즉 조주식 딤섬이 먹고싶어졌다. 광동식 레스토랑에 가면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딤섬이긴 한데, 이왕 간김에 차오저우식 (조주식) 레스토랑을 한 번 가보고싶어 예약을 하였다. 예약하고 보니 공교롭게도 미슐랭 별 하나를 받은 레스토랑이란 것을 알게 되었는데, 미슐랭 별이 하나의 참고는 될지언정 그게 어떤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싱가포르에는 같은 이름의 레스토랑이 두 곳에 있는데, 마침 묵고 있는 숙소가 포시즌스 호텔 싱가포르여서 가까운 곳을 선택하였다. 호텔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이다.





싱가포르에서 접객이란 거의 대부분 불쾌할 여지가 있는데, 몇 년간 계속 가다보니 으레 그러려니 해서 이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스토랑 이름에 파인을 쓸거라면 적어도 공간만큼은 좀 쾌적하게 확보해야 하는데 사진에서처럼 구석 자리 - 물론 구석 자리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 에 앉아보니 이런 분위기에서 그렇게 편하게 식사를 할 수는 없었다.

항의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여기가 싱가포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또 으레 그러려니 하게 받아들이게 되는데, 그래도 이런 부분은 좀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









그래도 요청한대로 창가 좌석으로 배정해 준 것에 대해선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까?









물론 뷰가 그렇다고 해서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Welcome Tea


웰컴 드링크라고 차를 받았는데, 설명을 듣긴 했지만 두 달이 지나버린 상황이라 어떤 차인지 종류가 기억나진 않는다. 다만 맛은 선명하게 기억하는데, 쓴맛이 다소 강하지만 점심 식사를 시작하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온도는 뜨거운 - 물론 한국에서처럼 펄펄 끓어서 입천장이 데일 정도의 뜨거움은 아니다. - 편이었다.





Puer Tea







기억이 확실치는 않은데 여기는 XO 소스를 기본으로 내놓았던 것 같다. 옆에 피클류는 양파였는지 양배추였는지 확실하진 않지만 신맛이 깔끔하게 느껴졌는데, 요리들과 먹기엔 나쁘진 않았다고 기억 한다. 물론 맛만 보고 거의 손 대지는 않았다.





Steamed 'Teochew' Dumpling


따로 낱개 주문은 안된다고 해서 한 바구니를 그대로 주문하였는데, 조주식 딤섬은 아삭한 질감이 흥미로워서 좋아하는 편이다. 물론 이 아삭한 질감은 굳이 조주식 딤섬이 아니어도 느낄 수 있는데 - 예를 들어 리젠트 싱가포르의 섬머 팰리스에서는 거의 모든 딤섬들이 질감의 대조를 흥미롭게 느낄 수 있다. - 조주식 딤섬만의 아삭함이란 것이 있다. 씹을때마다 마치 리듬감이 느껴진다고 할까? 그래서 딤섬을 먹으러 갔을 때 한자로 조주란 단어가 들어가는 딤섬이 메뉴판에서 보인다면 무조건 주문한다. 

광동식 파인 다이닝에서 먹던 것과 굳이 비교하자면 맛 (taste) 이 조금 정제가 덜 되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그것과 별개로 아주 맛있게 먹었었다. 






Steamed Pork Dumpling in Teochew Style


시우마이는 조주식이라고 해서 뭔가 다를줄 알았는데,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로 위에 게알이 올려져 있다.






Steamed Rice Roll with Crispy Shrimp


창펀 안에 새우를 튀겨 넣은 딤섬도 워낙 좋아하는 메뉴라 눈에 띄길래 주문하였다. 창펀과 새우가 살짝 따로 논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크게 기대하고 주문한 것은 아니어서 문제될 정도는 아니었다.






Baked BBQ Pork Bun


이 메뉴 역시 워낙 좋아하는 딤섬이다보니 주문하였는데, 이쯤에서 더 이상 딤섬을 먹고싶지 않았다. 딤섬을 못 만들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조주식 딤섬을 먹기 위해서 굳이 이 곳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조주식 요리를 먹기 위해 재방문 하기에도 조주식 요리에 크게 흥미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이쯤에서 일어날 생각을 가졌었다.






이 요리는 메뉴명이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아서 따로 표기를 안 했는데, 내 기억에는 조주식 면 요리라고 적혀 있었던 것 같다. 그게 어떤 요리인지 감이 오지 않아서 서버에게 물어보니 'fish noodle' 이라고 한 마디를 들었다. 자세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기에 그것만 듣고 아 대충 어떻게 나오겠다라고 짐작을 하였는데 전혀 아니었다.

생선 완자가 들어가 있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면을 생선으로 만든 면 요리였다. 국물은 돼지 육수를 사용해서 꽤 진하게 뽑아냈는데, - 당연히 이 정도 진함으로 뽑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그에 비하면 너무 묽다. - 감칠맛이 어찌나 진한지 절로 탄성이 나왔었다. 지방의 고소함도 한 켜를 보태어서 국물만 마시는데도 질리지가 않았다. 무엇보다 면의 질감이 인상적이었는데, 생선살로 만든 면은 굳이 억지로 비유하자면 알덴테에 가까웠다고 할까? 꼬들거리면서 탄력있게 씹히는 질감이 재미있는데다가 그런 가운데 부드러움도 함께 느낄 수 있어서 면만 또 먹기에도 재미가 있었다. 면이 국물과 잘 어울려서 짠맛과 감칠맛이 잘 받쳐주고, 그와 함께 지방의 고소함과 감칠맛이 가득한 국물과 함께 하니 이 요리 하나만으로 재방문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Chilled Almond Beancurd with Longan






디저트도 역시 메뉴명이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데, 처음 주문한 것은 다른 광동식 레스토랑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는 행인두부라서 무난하게 먹을 수 있었지만 그 다음 주문한 내 기억에는 조주식 덤플링 디저트는 나온 모양새는 그렇지만 맛있게 먹었었다.

우리 음식중에서 찹쌀 경단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는데, 탄력있는 피의 씹히는 질감도 나쁘지 않았고 속에 든 내용물도 그리 강하지 않지만 은은한 단맛이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 디저트 역시 다음에 또 가게 된다면 꼭 시킬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추가 요금 없이 제공되는 차인데 처음에 받았던 차와 똑같은 차였다. 앞서 말했듯이 쓴맛이 다소 강해서 식전은 물론 식후에 마시기에도 나쁘지 않았다. 


딤섬은 생각보다 크게 흥미를 일으키지 않았지만 인상적이었던 면 요리와 디저트 때문에 싱가포르를 다시 가게 된다면 또 들리고픈 레스토랑이다. 그때에는 다른 조주식 요리 몇 가지를 주문해서 먹은 다음 마무리로 이 날 먹었던 면과 디저트를 다시 주문할 생각을 갖고 있는데 벌써부터 다음 싱가포르 방문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