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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2. 20.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에 위치한 롱침은 2018년 12월 들어 새 메뉴가 추가되었다. 기존 메뉴가 바뀌었다기보다 새로운 메뉴가 더 추가가 되었는데, 한국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쏨땀, 팟 타이, 망고 찰밥 이 세 가지도 포함되었다.










롱침에서는 탄산수를 주문하면 바두아가 나오는데, 탄산수 중에서 좀 밋밋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아하지 않지만 다른 대안이 없기에 선택하였다.





맥주는 창, 싱하, 레오 모두 주문 가능한데 그 중에서 싱하를 선택하였다.





Cured Pork Sausage

ginger, chilli, peanuts


흔히 치앙마이 소시지라고 부르는 음식인데 내가 생각했던 치앙마이 소시지와는 많이 달랐다. 물론 내가 생각했던 것이 정답은 아니다. 치앙마이에서 경험했었던 소시지를 생각한다면 향신료나 속재료가 좀 더 다양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사람의 기억이란 늘 정확한 것은 아니기에 (사진을 찍어놓긴 했으나 예전 휴대전화로 찍은 것이라 흐릿해서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그것이 문제인 것은 아니다. 소세지만 먹으면 당연히 짠데, 거기에 생강과 고추, 양배추, 고수잎, 땅콩을 같이 곁들여 먹는다면 좀 더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자꾸 기억과 다르다라는 생각이 들다보니 기분 좋게 먹을 수 없었다. 어디까지나 경험의 산물이다보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고 평가하기가 어렵다.





Green Papaya

chilli, peanuts, dried prawns






Steamed Jasmine Rice






Grilled Chicken and Chilli Jam

toasted coconut, shallots, lemongrass






Soft Shell Crab

chilli, black pepper, coriander










Pad Thai

prawns, peanuts, bean sprouts






Prawns with Curry Powder

Asian celery, ginger, spring onions












White Sticky Rice and Mango

coconut cream, sesame seeds, yellow beans


문제는 새로 추가된 메뉴들이었다.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팟 타이, 쏨땀, 망고찰밥은 물론 다른 메뉴들까지 모두 단맛이 너무 강했다. 물론 태국 음식들의 특징 중 하나가 단맛이 강하다이지만 그걸 넘어서 다른 맛을 거의 못 느낄 정도였다. 내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시작부터 끝까지 단맛만 반복되다 보니 어느 하나 제대로 먹을 수 없었다.

쏨땀의 경우 소스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데, 물론 그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문제는 전체적으로 단맛이 강한 가운데 분명 피쉬 소스와 라임 주스가 들어갔을텐데 감칠맛과 신맛을 거의 느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제대로 만든다면 매운맛도 강해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치킨 샐러드도 마찬가지로 단맛만 느껴지고 조리를 잘못했는지 기름이 흥건하여 안그래도 단맛이 강해 질리는데 지방까지 더해져 이런 표현을 하기가 그렇지만 역겨울 정도였었다. 이쯤에서 신맛이 느껴져야 하는데라고 생각했지만 신맛이 전혀 없었다.

팟타이는 신맛이 이쯤에서 개입해야 하는데라는 지점에서 너무 약해서 결과적으로 단맛이 강조되어 역시 금새 질려버렸다. 잘 볶았지만 면도 살짝 덜 익혀졌었다. 외국인의 관점에서 이미 요리를 할 때 간을 맞추었기에 따로 추가로 제공되는 소스 등은 없었고 취향에 따라 땅콩 가루 등을 첨가할 수 있게 해놓았지만 올려진 라임은 한쪽 밖에 없어서 억지로 짜내고 짜내서 겨우 신맛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소프트 셸 크랩은 그나마 잘 볶아졌었다. 감칠맛이 폭발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는데, 이 날 먹은 요리 중 그나마 나은 편에 속했다. 새우 커리 볶음은 향은 무척 좋았지만 롱침 요리 치고 너무 밋밋한 것 아니냐 할 정도로 심심한 편이었는데, 의외로 밥과 함께 먹으니 그런대로 먹을만 했었다. 한편 이날 나온 자스민 쌀밥은 많이 질었다.

결국 두 요리를 제외하고 모든 요리가 단맛 일색이다 보니 금새 지루해졌었는데, 디저트로 선택한 망고 찰밥 역시 단맛이 너무 강해서 이 날 식사는 그렇게 유쾌하지 못했었다. 망고는 신맛은 거의 없고 단맛도 밋밋한데, 연유 (내가 느낀 것은 연유의 그 진한 단맛이었다. 메뉴에 표기된 코코넛 크림의 맛이 아니었다.) 를 얼마나 부었는지 사진에서도 보이지만 흥건하다보니 정말 머리가 아플 정도로 달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사실 이 날 돌아와서 곧바로 블로그에 글을 올릴까 생각했었지만 그간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오픈 초창기에도 맛의 균형이 맞지 않아 짠맛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었으나 차츰 개선된 적이 있었기에 다시 방문한 다음에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 날 음식을 먹고 나서 내 의견을 업장측에서 물었을 때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했었기에 피드백이 어떻게 산출되는지도 궁금해서 며칠 뒤 다시 찾아갔다.





Cured Pork Sausage

ginger, chilli, peanuts






Green Papaya

chilli, peanuts, dried prawns






Pad Thai

prawns, peanuts, bean sprouts


며칠 뒤 다시 찾아 갔을 때 쏨땀, 팟 타이, 치앙마이 소세지 이 세 가지를 다시 주문했는데,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치앙마이 소세지는 기억의 산물과 일치하지 않기에 딱히 뭐라고 평가하기 어렵지만 단순하게 맛의 조합을 놓고보면 앞서 말했던 것처럼 주어진 재료들과 같이 먹으면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스타터로써 태국 맥주와 함께라면 꽤 즐겁게 시작할 수 있을 정도다.

쏨땀은 여전히 단맛이 좀 더 강하긴 했지만 신맛과 감칠맛이 적절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었고, 끝에서 느껴지는 매운맛도 강렬해서 좋았다. 무엇보다 팟타이가 확실히 신맛이 개입하면서 맛의 균형이 맞아서 끝까지 질리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지난번과 달리 면도 적절하게 잘 익혔었다. 물론 나는 라임즙을 좀 더 추가로 넣어서 먹긴 했는데, 넣지 않더라도 기분 좋게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내 의견 때문인지 몰라도 레시피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데, 이쯤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 오픈 초창기에도 그랬지만 처음부터 충분히 균형 등을 맞춰 제대로 내놓을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시작하지 못했는가? 내부에서 시식 등을 통해 요리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무언가 문제가 있지는 않았을까? 짐작되는 부분이 있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기에 여기서 밝히기는 그렇지만 이건 롱침측에서 조금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Iced Watermelon






Stir Fried Minced Beef

chillies, garlic, holy basil, fried egg served with jasmine rice



새로 나온 메뉴는 아니지만 런치에만 주문할 수 있는 메뉴인데 논 알콜 칵테일 한 잔을 포함해서 나온다. 고기를 잘 볶았고, 매우면서 감칠맛이 적절해서 밥과 함께 즐겁게 먹을 수 있었는데 처음에 한글 메뉴명만 보고 주문해서 음식이 나왔을 때 잘못 나온 것이 아닌가 잠깐 생각을 했었다. 한글 메뉴명에는 볶음밥이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영어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업장측에 이야기를 했으니 메뉴판이 수정되기 전에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White Sticky Rice and Mango

coconut cream, sesame seeds, yellow beans


처음 한 입 떠먹은 순간 단맛과 선명하게 대비되는 짠맛이 놀라웠다. 찰밥에도 간이 되어 있었고, 크런치하게 씹히는 녹두의 질감과 대비되는 망고의 부드러움도 좋았다. 코코넛 크림도 고소함이 있어서 단맛과 짠맛의 대비 속에 한층 더 맛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망고의 신맛이 선명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망고의 신맛이 선명했다면 한층 더 복합적인 맛을 느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컸다. 찰밥의 경우 국산 찹쌀과 다르기에 씹히는 질감이 좀 다르게 느껴질텐데, 이 찹쌀이 수입되기 전까지 일부러 망고 찰밥은 안 냈다고 업장측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난 이것이 당연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맛의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 느껴졌기에 다른 메뉴도 확인차 다시 또 찾아갔다.






Grilled Chicken and Chilli Jam

toasted coconut, shallots, lemongrass


지난 번에 나왔을 때 조리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확실해졌는데, 이 날 닭고기의 조리 상태는 흠 잡을 것이 없었다. 소스 맛의 균형도 잘 잡혀져 있어서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는데, 롱침에서 대부분의 요리가 그렇지만 함께 제공되는 밥과 함께 먹도록 설정되어 있었기에 그냥 먹는 것보다 밥과 함께 먹는 것이 한결 더 낫다.






Steamed Jasmine Rice










Minced Pork and Prawn Soup


(역시 기억의 산물이라 확실치 않을 수 있지만) 타이항공 이용시 기내식으로 두 번 정도 이와 비슷한 요리를 먹은 적이 있었는데 당시 기내식임에도 불구하고 그런대로 먹을만해서 인상적이었던 요리였다. 혹시나 같지 않을까 싶어 기억을 더듬어 비슷하겠지라는 생각에 주문했었는데 결과적으로 꽤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맑은 국물의 감칠맛이 밑바탕에 깔린 가운데 배추의 단맛이 적절하게 가미되어 있었고, 각종 향신료의 향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깔끔하게 먹을 수 있었다. 안에 들어간 각종 재료들, 즉 새우나 돼지고기 뿐만 아니라 배추 등은 모두 과조리 되지 않아 저마다 부드럽거나 아삭한 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배가 부르지 않았다면 끝까지 다 마셨을 정도로 정말 맛있는 요리였다.






Paradise Found






Fried Rice with Crunchy Pork

spring onion, cucumber


예전에 먹었던 오리 볶음밥이 꽤 잘 만들어졌기에 혹시나싶어 주문했었는데 결과적으로 맛있었다. 잘 볶았고, 돼지고기가 크런치하다기보다 겉이 크리스피한 질감도 괜찮았다. 짠맛과 감칠맛이 받쳐주면서 함께 제공된 비네거 소스 (설명을 듣기로 여기에 피쉬 소스가 들어갔다고 들은 것 같은데,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이는 내가 메모를 하지 않아 확실치 않다.) 를 몇 스푼 흩뿌리고, 라임즙을 좀 더 가미해서 먹는다면 한층 더 맛의 층을 느낄 수 있다. 거기에 아삭한 오이가 함께 더해져서 배가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물리지 않고 끝까지 다 먹을 수 있었다.






White Sticky Rice and Mango

coconut cream, sesame seeds, yellow beans


이 날 먹었던 망고는 신맛이 잘 느껴져서 좋았다. 코코넛 크림의 고소함과 살짝 느껴지는 짠맛과 그에 대조되는 단맛이 찰밥의 짠맛과 단맛이 겹치면서 망고의 신맛까지 더해져서 한층 더 맛의 뚜렷함을 느낄 수 있었다. 여전히 부드러운 망고의 질감과 대비되는 녹두의 크런치함도 좋았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망고의 신맛이 항상 이 정도일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이런 상태가 계속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세 번의 방문을 통해서 확실히 처음보다 나아졌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 앞서 이야기 했듯이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된다면 업장측에서는 내부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헤드 셰프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차이점이 너무 드러난다든지, 새로운 메뉴가 시작되었을 때 맛의 균형이 맞지 않아 갈팡질팡한다든지, 누가 조리했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진다든지 등의 이런 문제들은 아무리 롱침이 캐주얼 다이닝이라 하더라도 심각한 문제이다. 식재료 수입부터 해서 호텔측에서 다이닝과 관련해서 여러가지로 꽤 많은 노력을 한다는 것이 눈에 보이지만 그에 따른 결과물이 그만큼 받쳐주지 못한다면 추후 어떤 일들이 일어날 것인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구든지 예측 가능하다.


어쨌든 음식들은 만족스러워졌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들이 몇 가지 눈에 띄는데, 우선 메뉴판에서 음식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앞서 말했던 볶음밥처럼 표기가 잘못된 것도 있다. 국내에서 음료 주문이 일상적이지 않다보니 대부분 탭 워터 - 국내에선 수돗물보다 정수기 물이겠지만 - 를 선택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의사를 묻지도 않고 정수기 물부터 따르는 경우도 있었는데, 별것 아닌 것 같겠지만 이런 것들이 쌓여서 전체적인 이미지를 망가트릴 수도 있다.

2018. 9. 22.






나는 태국 음식의 핵심은 복합적인 맛이라 생각한다. 달고, 맵고, 시고, 감칠맛 나고, 그런 가운데 피쉬 소스와 함께 다양한 향신료의 향들이 매력적인데,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한국에서 과연 그것이 통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한국인들은 김치를 그렇게 사랑하면서도 정작 음식에서 신맛이 느껴지면 거부감이 의외로 크다. 대체로 참기름 향만 나거나 향신료 자체를 거의 안 쓰는 문화이다보니 향신료의 거부감은 상당하다. 그런 관점에서 정말 제대로 만든 태국 음식이 통할까? 지금도 네이버 세상에 보면 "마이싸이 팍치" 를 외치는 사람들이 많은데, 고수뿐만 아니라 다른 향신료들의 향은 어떻게 할 것인가?

설사 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한다쳐도 식재료는 어떻게 구입할 것인가? 몇몇 태국 음식점처럼 알게 모르게 식재료를 수급할 수도 없다. 게다가 가성비 운운하며, 심지어 방콕 현지 식당과 비교하며 가격에 대한 거부감도 클텐데, 나는 이런 것들을 어떻게 헤쳐 나아갈 것인지 궁금하였다.






Miang of Dried Prawns


그런 관점에서 일단 시작은 좋았다. 견과류의 고소함과 함께 단맛과 짠맛과 신맛의 균형이 좋았고, 크리스피한 건새우의 질감이나 크런치한 견과류의 질감도 흥미로웠으며, 무엇보다 베텔잎의 아삭한 질감과도 잘 어우러져 기분좋게 식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Roast Duck






Pineapple Curry of Pork


그러나 이어서 나온 음식들은 너무 평범했었다. 오리고기는 잘 구웠지만 향이나 맛은 복합적이지 않았고, 커리도 마찬가지였다. 배가 고팠으니 억지로 먹긴 하였으나 먹는 내내 너무 가슴이 아파왔다. 미슐랭 가이드도 진출했고, 네이버 세상에는 너도 나도 미식가라며 글 올릴 정도로 외식들을 많이 하는데, 정작 결과물인 음식은 어떠한가?

맛의 균형이 맞지 않아 짠맛이 도드라졌던 지난 방문이 오히려 나았다. 경험은 다들 많다고 하는데, 그것이 곧 지식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이런 상황들이 너무 싫기에 한국에서는 가급적 외식을 자제하는 편이다. 그나마 몇몇 레스토랑들은 셰프나 혹은 매니저와 대화를 통해 무엇이 문제인지 서로 인식하고 있는 가운데, 소위 말하는 "어쩔 수 없는" 현실 때문에 타협을 한 경우에는 이해 가능하므로 이용을 하고 있지만 롱침은 그 간격이 너무 컸었다.






Steamed Jasmine Rice


그나마 밥 상태는 예전에 비하면 훨씬 나아졌다. 






Thai Tea Ice Cream


그래도 위안이 되어준 것은 디저트였다. 아삭하게 씹히는 코코넛 과육도 양이 과하지 않았고, 크런치한 피스타치오의 질감이 자칫 질감 차원에서 지루할 수 있는 디저트를 한층 흥미롭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태국 음식의 특색이라 할 수 있는 그 복합적인 맛을 요리에서 느낄 수가 없다면, 굳이 롱침을 다시 방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돈 더 들여서 태국으로 가서 제대로 만든 음식을 먹는게 낫다.





그래서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다시 한 번 더 가보았다. 마침 그날만 음식이 그랬을 수도 있다. 사실 형편없는 수준이라면 더 이상 가지 않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다가 비록 균형이 맞지 않아 아쉬웠지만 예전 경험을 비춰보면 이렇게 갑자기 결과물이 달라지는 것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갔었다.







뜬금없이 이 메뉴판 색상이 예쁘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캐주얼 다이닝 치곤 음료 메뉴판을 나름대로 신경 쓴 흔적이 흥미로웠다.











Grilled Pork Skewers


오징어 고를레 대신 새로 나온 메뉴인데 단맛, 신맛, 짠맛의 균형이 아주 좋다. 촉촉하게 잘 구웠고, 당연히 캐러멜화가 일어나서 색상도 그렇고 향과 맛이 더욱 좋아졌는데, 문제는 이것을 사람들이 탔다라고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탔다면 이런 복합적인 맛과 향을 느낄 수가 없다. 쓴맛이 더욱 도드라지게 느껴질텐데 물론 이 꼬치는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 살짝 스쳐 지나가는 spicy도 (맵다라는 의미가 아니다.) 흥미롭다.






Miang of Dried Prawns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맛의 변함이 없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Grilled Beef

이미 돼지고기 꼬치에서 만족스러웠지만 이 요리가 나온 순간 지난 방문때의 일은 잊게 되었다. 그냥 그때는 뭔가 주방에서 실수가 있었나 보다라고 생각하고싶다.

태국 음식에서 대체로 느낄 수 있는 복합적인 맛, 즉 맵고 시고 짜고 감칠맛이 동시에 느껴지는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 기울임이 없이 균형이 잘 맞았고, 살짝 질기긴 했지만 부드러운 고기의 질감과 아삭한 각종 채소들의 질감 대조도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 특유의 향이 인상적인 피쉬 소스의 향이 정말 좋았다. 다만 양배추가 많이 거슬렸는데, 국산 양배추의 질감을 생각한다면 나는 그냥 장식용으로 생각하고 건드리지 않았다.

한편 업장측에도 다시 한 번 건의 했지만 메뉴판에 좀 더 자세한 설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글로 적기에는 조리 방법에 대한 설명이 의외로 제약이 큰데, 그러니 영어로 조리 방법이나 재료가 어떤 것들이 들어갔는지 간단하게 써놓는다면 태국 음식이 익숙치 않은 사람들이 메뉴를 고를때 좀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캐주얼 다이닝이라 해도 굳이 사진 등으로 알려줄 필요는 없다. 






Steamed Jasmine Rice


확실히 밥 조리 상태는 첫 방문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다. 이 정도 수준만 유지한다해도 괜찮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물론 돈을 더 받더라도 더 상급의 자스민 쌀을 쓴다면 더욱 좋겠지만 말이다.






Grilled Chicken


앞서 돼지고기 꼬치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저것은 탄 것이 아니다. 훈연향도 너무 자극적이지 않아서 큰 거부감이 덜했다. 게다가 짠맛의 밑바탕이 워낙 탄탄한데다가 (한국에서는 염지를 무슨 음식에 대한 장난, 사기 수준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과조리 된 것 하나 없이 부드러운 질감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게 먹을 수 있었지만 같이 제공된 직접 만든 칠리 소스가 단맛과 함께 신맛이 잘 느껴져서 함께 곁들여 먹는다면 맛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이 정도 수준의 요리가 나오는 것이 아주 좋아할 상황은 아니다. 음식을 돈을 받고 파는 식당이라면 이 정도 수준은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에서는 그런 경우가 오히려 드물다보니 이런 것으로 기뻐해야 하는 상황이 한편으로 서글펐다.






Herb and Vegetable Salad


식사 도중 한 번 먹어보라고 나온 샐러드인데, 샐러드만 먹으면 단맛이 좀 과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신맛이 적절하게 개입하고 있어서 거부감이 들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좀 과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밥과 함께 먹으니 재미있게도 그 단맛이 과하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맛 (taste)의 균형이 아주 좋다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Thai Tea Ice Cream


마지막으로 디저트는 담겨진 그릇이 먹기가 좀 불편했었다. 제공된 숟가락도 아이스크림을 떠 먹기엔 좀 크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지난 방문을 제외하고, 그 전의 방문 결과가 아쉬웠던 것은 대체로 짠맛이 너무 도드라진다는 것이었다. 소금을 과하게 집어 넣어서 짜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단맛이나 신맛이 상대적으로 불균형을 이루다보니 짠맛이 튈 수 밖에 없었고, 그것이 한 가지 요리가 아니라 두 세가지 요리와 함께 하다보면 더욱 증폭되는 결과를 보여줬었는데, 이번 방문에서 그런 아쉬움을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만약 이런 상태가 유지된다면 - 당연히 일관성을 갖춰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건상 그러기가 쉽지 않다. - 굳이 매년 방문하는 방콕에서 태국 음식을 사 먹을 일은 거의 없을 것 같다. 방콕에서 길거리 음식은 위생 문제 때문에 개인적으로 선택하지 않는데, 파인 다이닝의 경우 아무래도 외국인 입맛 등을 고려하다 보니 너무 안전하게 음식을 만들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질 정도로 순하게 만들어서 태국 음식 특유의 복합적인 맛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태국인이 아닌 다른 나라의 사람이 만든 태국 요리가  태국 음식의 핵심을 짚어내고 그걸 또 잘 다듬어서 내놓는 결과물이 이 정도라면 나는 오히려 여기에서 더 큰 만족감을 얻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할 것이다.


덧붙여 점심이나 저녁 코스 메뉴를 보니 단품으로 주문하는 것보다 오히려 코스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더 좋다. 구성 자체가 맛 (flavor) 의 균형을 생각해서 잘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2018. 7. 27.


지난 방문때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곳인데, 그동안 얼마나 달라졌을까 궁금해서 다시 찾아갔다.







오후 두 시 조금 넘겨서 찾아가서 대부분의 점심 식사 손님들은 빠진 상태였다.






여기는 탄산수를 주문하면 바두아가 나온다. 탄산수 자체만 놓고 보면 게롤슈타이너를 좋아하는데, 식사와 함께 하기엔 산 펠레그리노를 좋아하는 편이다. 바두아는 그 두 탄산수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다고 할까?







Beef with Cumin






Charred Beef Noodles


메뉴판을 보니 일부 메뉴는 바뀌었는데, 이것 저것 시켜보기에는 혼자 와서 그렇게 많이 먹을 상태는 아니어서 기존에 있던 메뉴 두 가지를 주문하였다. 점심때 찾아갔기에 간단하게 두 가지 요리만 주문 했는데, 하필 주재료가 겹친다. 어쨌든 큐민 쇠고기의 경우 약간 과조리 되어 질기긴 했지만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쇠고기 쌀국수의 경우 쇠고기의 조리 상태는 흠 잡을 것 없이 부드럽게 잘 익혀졌었다. 다소 탄 것이 아니냐라고 오해할 수도 있을텐데 당연히 그런 상태는 아니다. 






문제는 맛이었다. 지금도 가끔 네이버 세상을 둘러보면 짠 것 아니냐라는 말이 있는데, 맞다. 짜다. 그런데 그게 소금을 과하게 투척한 그런 짠맛이 아니다.

무슨 말이냐면 짠맛을 밑바탕에 깔아 두고 그 위에 단맛, 신맛, 감칠맛, 매움, spicy, 이런 것들이 겹쳐지며 입안에서 다양한 맛 (taste) 과 향과 맛 (flavor) 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태국 음식의 매력이라고 나는 생각하는데, 분명 짠맛의 밑바탕은 잘 깔려 있지만 그 외 나머지는 거의 없거나 스쳐 지나가는 정도로 여운이 길지 않아 결과적으로 짠맛만 도드라진다. 그래서 따로 나온 피쉬 소스나 식초, 설탕 등을 넣어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춰 먹긴 했는데, 조리를 처음부터 할 때 넣는거랑 결과물에 넣는 것이랑 차이가 있기에 그 균형을 제대로 맞추기는 어려웠다.

왜 이런 설정을 했을까? 방콕은 세계적인 관광 도시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세계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 그러다보니 방콕에서 맛 볼 수 있는 대부분의 타이 레스토랑에서는 맛이 대체적으로 순한 편이다. 특히 한국인들에게 인기 많은 식당들은 더욱 그렇다. 한국인들이 언제 다양한 향신료를 접해 본 적이 있는가? 신 김치는 잘 먹으면서 의외로 요리에서 신맛이 느껴지면 거부감이 강하다. 이런 것들이 겹쳐 있다보니 업장측에서 조절 한 것은 아닐까?

식사 후 F & B 매니저와 잠깐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먼저 와서 질문한 것이 음식이 혹시 짜지 않았냐는 것이었다. 그만큼 그런 항의가 많다는 이야기일텐데, 여기에 대화 내용을 옮기는 것은 부적절하고, 아무튼 업장측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해결책을 찾고 있다는 것 정도로만 밝힌다.






자스민 라이스는 워낙 유명하다보니 이것 자체가 나오는 것만으로 반가울 수는 있겠지만 사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그냥 안 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밥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편이었는데, 업장 측에서는 대부분의 재료를 직수입 한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수입, 통관 과정에서 여러가지 사정으로 직수입 하는 재료들의 품질이 항상 일정하지 못할 문제가 있다. 게다가 밥은 처음에는 무료로 같이 나오고 이후 추가 주문시 요금을 받는다고 하는데, 꽤 좋은 품질의 쌀을 수입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을테니 그 안에서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좋은 상태의 음식을 맛 보려면 그만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한국 사회에서 언제쯤 그런 분위기가 형성될까?


맛의 설정은 너무 아쉽지만 업장측의 고충을 알기에 - 여기뿐이겠는가? 한국에서 대부분의 식당들은 맛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업소의 경우 이런 상황은 비일비재하다. - 나도 그 안에서 타협을 할 여지는 있다. 아무튼 재료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보니 아직 메뉴판에 올리지 못한 메뉴들이 있다고 들었다. 몇 가지 음식은 아주 소량으로 잠깐 맛을 볼 수 있었는데, 어느 정도 재료 수급 문제가 해결된다면 곧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니 메뉴가 또 일부 바뀌게 된다면 재방문 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