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 (딤섬 런치) 에 이어서 곧바로 포스팅 하려고 했으나, 때마침 2월 설을 맞이해서 싱가포르 모든 호텔들이 설 연휴 특별 메뉴만 홈페이지에 올려서 메뉴 확인이 늦어서 뒤늦게 포스팅 한다. 그 사이에 일부 메뉴는 사라져서 메뉴명을 정확히 표기 못하는 점 양해 바란다.
앞선 글에서 언급했지만 더 풀러톤 호텔 싱가포르가 호텔을 목적으로 건물을 지은 것이 아니라 기존의 우체국 건물을 활용한 것이라 객실 뿐만 아니라 다이닝들도 조금 어수선한 느낌이다. 마치 기본 연회장에 칸막이를 설치한 급조한 티가 나는 분위기인데 그것을 감안하고 가는 것이 좋다. 점심때 면 요리를 아주 맛있게 먹어서 저녁에는 다른 요리들이 어떻게 나올까 궁금해서 곧바로 저녁을 예약했었다.
아뮤즈 부쉬는 크리스피 했었던 것 같은데 정확히 어떤 것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Sautéed Diced Wagyu Beef with Crispy Garlic in Black Pepper Sauce
점심때에도 느낀 것이지만 광동식 레스토랑임에도 불구하고 플레이팅에 꽤 신경을 썼다. 쇠고기는 부드러웠고, 대조적으로 크리스피한 마늘과 함께 흑후추 소스와의 조합도 짠맛과 감칠맛의 균형이 아주 좋았다. 그 가운데 양파의 단맛도 잘 느껴졌었는데 플레이팅은 프렌치, 맛과 형태는 광동식의 조합도 잘 어울렸다. 이 정도면 다음 싱가포르 방문 때에도 재방문 무조건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뉴가 3월 들어 개편되면서 메뉴판에서 사라졌는데, 흔히 광동식 레스토랑에 볼 수 있는 이푸 누들을 식사로 주문하였다. 요리가 먼저 나오고 면 요리가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따로 이야기 하지 않아서 그런지 면 요리가 먼저 나왔었는데, 워낙 이푸 누들 자체를 좋아하는지라 큰 흠이 없는 한 어디를 가든 만족하는 면 요리이다.
Crispy Roasted Pork Belly
메뉴판 맨 앞장에 셰프 특별 요리라고 적혀 있어서 호기심에 시켜봤는데, 특별 요리라고 자신 있게 메뉴판 맨 앞장에 소개할만 했다. 말 그대로 크리스피 한 껍질과 함께 잘 익혀서 매우 부드러운 살코기의 질감은 이미 충분히 예상 했었지만 짠맛의 밑바탕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Baked Lemongrass Char Siew Lamb Rib Loin
사실 디너에 와서 궁금해서 시켜보고 싶었던 메뉴들은 주로 바베큐 쪽이었다. 차슈 메뉴가 눈에 띄길래 주문하려고 했는데 흔히 보던 돼지 고기가 아닌 양고기여서 유 유안에서 맛봤던 메뉴도 생각나 호기심에 주문했는데, 역시나 앞서 맛봤던 삼겹살 메뉴에서 알 수 있었듯이 정말 잘 조리했었다. 짠맛이 밑바탕인 가운데 적절한 단맛의 균형도 좋았고, 부드럽게 구운 양고기의 질감 때문에 이미 배가 어느 정도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Walnut Cream with Custard Dumpling
처음 맛보는 사람이라면 좀 텁텁한 느낌이 들 수 있을텐데, 아몬드와 같은 견과류를 이용해서 만든 따뜻한 디저트 메뉴들을 광동식 레스토랑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다. 호두의 고소함과 함께 단맛이 꽤 괜찮았는데, 다만 온도 때문에 처음 맛 보는 사람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디저트라면 차가운 (이가 시릴 정도는 아닌) 것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이 메뉴도 개편된 메뉴판에는 나오지 않는데 내 기억에는 망고 사고에 코코넛 아이스크림이 들어갔었다. 포멜로도 같이 들어가 있었던가? 아닌 것 같은데, 아무튼 흔히 떠올릴 수 있는 광동식 레스토랑에서의 차가운 디저트로써 주문해봤는데 그리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iPrestige 멤버십 덕분에 30% 할인도 받을 수 있었고, 전반적으로 싱가포르의 호텔 다이닝들이 그렇게 서비스 측면에서 살갑지는 않지만 그것을 감안한다면 서비스도 무난했었고, 무엇보다 플레이팅과 함께 맛과 질감과 향의 조화가 정말 훌륭해서 무척 마음에 들었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싱가포르에 1년에 한 번 이상씩은 방문하니 다음 방문시에도 재방문 할 의사는 있는 곳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