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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8. 6.

CHAORAN at SIGNIEL BUSAN - 시그니엘 부산 차오란 딤섬 2020년 7월



롯데의 교묘한 홍보는 여전하다. 하카산 런던의 셰프가 국내에 들어오는 것처럼 홍보하던데 사실은 시그니엘 서울의 스테이, 모던 레스토랑처럼 운영하고 있다. 총괄 셰프가 누구냐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실제로 요리를 누가 하고 있느냐이다. 특히 광동식 레스토랑이라면 더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인의 조리 실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웍 프라이드나 소테와 같은 요리들은 그 차이가 너무 심한데, 그걸 감안해서 먹기에는 굳이 내 돈을 주면서까지 일종의 실험체가 되고싶지는 않을 정도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정말 많이 망설였었다. 홍보와 달리 실제로 조리를 하는 사람들도, 차오란의 총괄 셰프도 한국인인데 과연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만한 가치가 있을까?






차오란 방문 직전에 들린 로비의 더 라운지는 너무 싸구려 자재로 마감한 것이 거슬렸었는데, 차오란은 어떠할까?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차오란 바이다. 예약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기에 가볍게 식전주 한 잔을 마실려고 했었는데 이곳으로 안내를 하지 않는 분위기였었다. 식전주 한 잔 주문 가능하냐는 질문에 웰컴 드링크는 테이블에서도 드실 수 있다는 대답을 들었었다.

결국 세 번의 방문을 하면서 한 번도 이 곳에 앉아서 식전주든 식후주든 칵테일 한 잔이라도 마실 기회는 없었었다. 이렇게 운영할거라면 굳이 입구쪽에 배치할 필요가 있을까? 아무리 대다수 한국인들이 레스토랑 입구에 있는 바에서 식전주 한 잔이라도 마시는 문화를 모른다 해도 식전주 주문 가능 여부를 묻는 손님에게 엉뚱한 대답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분위기는 그럴싸하게 꾸며놨는데 여전히 싼티가 나는 기분은 로비에서의 경험 때문일까, 롯데에 대한 선입견 때문일까?






한쪽에 걸린 바베큐들은 사진은 그런대로 먹음직스럽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색상이 밋밋해서 그렇게 맛있어 보이지 않는다.










아무튼 광동식 레스토랑을 표방하고 있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온만큼 음식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었다.






웰컴 드링크는 낮에는 논 알콜로, 저녁에는 논 알콜과 알콜 두 가지 중 선택 가능하다고 설명을 들었다. 복숭아 향이 매혹적이었지만 단맛이 과한 편이었다. 신맛이 좀 더 들어가면 균형이 맞을텐데, 그게 탄산이 너무 과하다거나 신맛이 너무 과해서 항의를 받다 보니 조절한 것일 수도 있지만 확인하지는 않았다.






기본적으로 차는 자스민 차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설명을 들었다. 주문 가능한 차는 총 세 가지였었는데, 주문을 할 경우 찻잔을 교체한다. 










Ajung white dew tea

여전히 차에 익숙치 않아 미묘한 차이까지 느끼기 어려웠지만 가장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차는 아정백로차였었다. 나머지 차들은 향은 좋았지만 차오란 음식들의 향이나 맛이 거의 0에 가까운 상태였었기 때문에 서로 방해가 되어서 썩 좋게 느껴지지 않았었다.

차 온도는 마시기 좋게 맞춰져 있어서 좋았는데, 차를 직접 내가 따라 마셔야했었다. 세 번의 방문 동안 딱 두 잔만 서버가 차를 채워줬었고, 나머지는 내가 틈틈이 따라 마셔야했었다. 참고로 엄청 바빠서 서버들이 도저히 신경 쓸 수 없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었다.






딤섬과 같이 곁들여 먹으라고 나온 두 가지 소스는 고추 기름과 칠리 소스였었다. 두반장이나 XO 소스가 아니고 왜 이런 소스를 내놓았을까? 딤섬을 먹는데 어떤 맛의 변화를 줄 수 없는 소스인데 말이다.

딤섬을 먹다가 짜거나 느끼하게 느껴지면 같이 곁들여 먹으면 좋다고 들었는데, 일단 차오란의 딤섬들은 짠 편이 아니었고 느끼할 수 있는 상황 즉, 지방의 고소함이 가득한 것도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국인들은 그렇게 느낄 수 있다. 실제로는 전혀 짜거나 느끼하지 않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느껴진다면 맛의 균형을 맞춰 주기 위해선 신맛이 개입해야 하는데 엉뚱하게 매운맛을 개입 시켜 버린다. 이때부터 나는 불안해졌다. 분명 여기 음식들은 이상한 방향으로 이미 변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Crispy Barbecued Pork Bun

한 입 베어물자 올라와야 할 차슈의 향은 전혀 없었고, 짠맛은 미약했으며 단맛만 입안에 맴돌았다. 번도 덜 구운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의 질감을 보여줬었다. 이것 말고도 튀기거나 구운 (baked) 딤섬들도 하나 같이 눅눅한 질감에 바삭함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고, 간도 하다 만 것 같이 짠맛과 감칠맛은 희미했었다. 다시 말해 딤섬들이 하나도 맛이 없었다.






Sour & Spicy Shrimp Dumpling

찐 딤섬들도 마찬가지였었다. 한국인들에게 새우나 돼지고기가 들어가는 딤섬을 제외하곤 익숙치 않아 하니 메뉴 가짓수가 적은 것은 이해하는데, 정말 맛없게 만들었었다. 대부분 짠맛이 희미하니 아무런 맛을 느낄 수가 없었고, 심지어 향조차 전혀 없었다. 이 딤섬도 맵기만 할 뿐 신맛이 희미했었다.

튀기거나 굽는 것의 질감 문제야 차오란의 잘못이 맞긴 한데, 맛 (taste) 과 향 (aroma) 이 전혀 없어서 전체적인 맛 (flavour) 이 전혀 없는 것은 어떻게 이해를 해야할까? 이 날 옆 좌석에선 품종과 생산연도까지 따져가며 와인을 고르고 있었는데, 딤섬이 나오자 한 입 먹고 곧바로 딤섬이 짜다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물론 딤섬은 짜지 않았고 오히려 맛이 밋밋한 편이었다.)

식재료는 제한적이고 - 그것도 코로나의 영향으로 더욱 제한적인 -, 향신료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며, 음식은 싱겁다 못해 간이 하나도 안된 것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하카산 런던의 셰프는 부산에 와서 한 달동안 컨설팅을 하며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인스타그램에 짧게 피드를 올리니 몇몇 팔로워들이 차오란은 혹평이 많네요라고 댓글을 달았던데, 내가 하는 평과 다른 사람들의 평은 분명 다르다. 이런 음식들을 만나는 것이 마냥 만드는 사람에게만 책임이 있지 않다. 그렇다고 먹는 사람에게만 있는가? 기술의 한계를 특히 중식에서 나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면죄부를 주기엔 제대로 굽거나 튀기지 못했었는데 어쩌면 이것도 너무 바스락거려서 항의를 받다 보니 조절했는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 빵이 대부분 덜 구워져 질척거리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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