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거 앤 포니를 알게 된 것은 몇 년 되었지만 실제로 방문한 것은 2020년 1월이 처음이었다. 2019년에 포시즌스 호텔 서울 찰스 H. 바 게스트 바텐딩 행사 때 인사를 나누고 다음 싱가포르 방문때 꼭 가겠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사실 그동안 알고 있으면서도 가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위치때문이었다. 싱가포르를 매년 갔었지만 탄종파가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그동안 다이닝 위주로 다니다보니 동선이 이쪽으로 올 일이 없었다. 알고보니 이쪽 지역에 꽤 유명한 바들도 많고, 무엇보다 서로 아주 가깝다 보니 이동하는데 시간을 낭비할 일이 없어서 좋았었다.
지거 앤 포니는 현재 아마라 호텔 안에 있다. 호텔과는 별개의 업장이며 지난번에 글 올렸었던 카페 퍼넷과 나중에 글 올릴 리브 트와이스와 같은 그룹에 속해 있다. 지난 발표 때 축하한다는 인사를 바텐더에게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달했었지만 다시 한 번, Asia's 50 Best Bars 2020에서 1위를 한 것을 축하한다.
내부 디자인은 어떻게 보면 꽤 단순한 편인데, 바가 지향하는 개념을 생각하면 그에 걸맞게 잘 꾸며놓았다.
Crystal Ramos Gin Fizz
Tanqueray London Dry Gin, clarified Ramos Fizz, orange flower bubbles
크리스탈 라모스 진 피즈는 바가 지향하는 개념에 충실하게 라모스 진 피즈를 재해석한 메뉴이다. 메뉴명 그대로 투명하고 맑으며, 향기롭고 거품 또한 매우 가볍고 부드럽게 입술에 닿는데 라모스 진 피즈를 생각하면 향, 맛, 질감 모두 가볍다라는 느낌이 든다. - 물론 그것이 나쁘다라는 의미는 아니다. - 입안에서 살짝 스쳐지나가지만 코코넛 향이 꽤 매력적이었다. 다음에 다시 가게 된다면 매일 방문해서 모든 메뉴를 다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칵테일들이 많았었다.
싱가포르라는 나라가 친절과는 거리가 먼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경우가 많은데, 재미있는 것이 바를 가게 되면 처음 방문하더라도 대부분의 바텐더들이 굉장히 친절하다는 것이다. 이날도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다른 바 소개는 물론 칵테일 이야기 - 사실 칵테일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고, 나는 여전히 술을 잘 못 마시는 편이기 때문에 음식과 달리 칵테일의 맛에 대한 평가나 묘사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 등을 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였었다. 이후 일정이 있어서 오래 있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또 만나기를 약속했었는데, 그 이후 코로나 19 상황이 발생하면서 그 약속을 언제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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