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별 하나? 그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저마다 자기가 다녀온 홍콩의 룽킹힌, 마카오의 미슐랭 별 세 개짜리 광동식 레스토랑 등과 비교하고 있지만 심지어 광동식 레스토랑에 가서 북경 오리를 중국 본토와 비교하는 글들까지 난무하는데, 그래서 국내에서 광동 요리들은 어떤 발전이 있어 왔는가?
Double boil seashells with angelica root and chicken
수프 메뉴만 놓고 봐도 가짓수가 너무 초라한데 그것도 제비집과 불도장과 산라탕을 빼면 더욱 초라하다. 여전히 지방의 고소함이 존재하면 느끼하다, 건해산물이 조금이라도 들어가 있으면 잡내가 난다, 그저 수프는 담백, 또 담백해야만 잘 만든 것으로 평가하는 이 현실을 도대체 언제까지 만나야 하는가?
늘 그렇듯 간혹 가다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꽤 괜찮은 수프 메뉴는 곧바로 다음 분기에 사라져 버리는데, 그런대로 먹을만한 이 수프 역시 계속 존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구기자의 신맛이 이상하다고 하지는 않을지, 미약하나마 남아 있는 지방의 고소함은 느끼하다고 하지 않을지, 쿰쿰한 향을 맡아보니 잡내 처리 하나 제대로 못하네라는 평가를 또 보지는 않을지...
Seasonal Fish
Steamed in soy sauce with red and green chili
사이먼 셰프가 떠나고 난 뒤 새로 온 쿠 셰프의 시그니처 메뉴는 여전히 만나본 적이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종 그가 선보였던 요리들을 생각하면 사천, 호남 요리의 얼얼함과 매콤함을 접목한 것이 꽤 인상 깊었었다. 이번에도 새로 활어 메뉴가 생기면서 제철 생선을 선보였는데, 광동식 레스토랑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찐 생선 요리에서의 간장 소스는 여전히 단맛과 감칠맛이 은은하게 감돈다. 거기에 얼얼함과 매콤함이 함께하지만 튀긴 생선 뼈를 중심으로 결이 서로 다른 얼얼함과 매콤함을 새콤함과 함께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유 유안은 여느 광동식 레스토랑과 달리 아주 친절하게도 잔가시까지 거의 다 분리한 채 살코기 중심으로 이렇게 한 마리를 내놓으니 먹기에도 편하다. 그런데 과연 이 메뉴가 인기가 있을까?
Steamed dumpling with crab meat and zucchini
생강향이 매력적이라고 설명을 들었지만 내가 먹었을 때 애석하게도 생강향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심지어 딤섬의 간 자체가 싱거웠었다. 무엇이 문제일까?
내가 새 메뉴가 나올 때마다 당일에 방문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늘 며칠이 지나면 맛이 달라져 버리는데, 호텔 다이닝의 숙명이라고 하기엔 한국에서의 편차는 너무 크다. 항상 하는 이야기이지만 건강을 생각하면 파인 다이닝을 찾아서는 안된다. 맛의 쾌락을 즐기기 위한 곳에 가서 건강을 찾는 것은 대단히 모순적인 행위이다. 게다가 향신료의 사용을 언제까지 잡내를 잡기 위한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가? 생강향은 한국인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향이 아닌가?
북경 오리 - 마파 두부 - 어향 가지 - 청경채 볶음 - 게살 볶음밥 - 망고 디저트 덕분에 이번 새 메뉴 개편도 큰 변동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렇게 런치와 디너를 하나로 합쳐서 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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