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째 같은 메뉴가 문제인 것인지 아니면 코로나 19 상황 때문에 창업자가 방문할 수 없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둘 다 때문인지 몰라도 최근에 아키라 백은 결이 다른 방향의 특선 메뉴를 내놓고 있다. 지난달에 진행했었던 면 요리와 같은 것 말이다.
Basic Beach
Vodka, Lemongrass Honey, Almond Milk, Lemon
한동안 가지 않은 동안 칵테일 메뉴가 일부 바뀌었다. 아키라 백 음식들이 짠맛과 단맛이 강하다보니 입안을 씻어 줄 칵테일도 조금 강한 측면이 있는데, 결과만 이야기 하자면 아키라 백에서 무엇을 주문하든 칵테일과 함께 즐기는 것이 좋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음식과 함께 주류도 많이 선택하는 분위기이던데, 이런 분위기가 왜 다른 파인 다이닝에까지 확대되지는 않을까?
Summer Eel Dinner Set
Clear Soup
Pike Eel, Bonito Stock
큰 틀에서 보면 여름 장어 특선 메뉴도 아키라 백 스타일이 묻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특선 메뉴 행사를 진행하는 동안 몇 번 더 먹을 생각인데, 옛 키오쿠 시절의 가이세키 요리 느낌도 약간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국의 경우 스모키향과 더불어 깔끔한 감칠맛의 잔잔한 여운이 절로 옛 키오쿠의 요리들을 떠오르게 한다.
아쉽게도 그 흐름은 곧 끝나버리지만 - 특히 디저트의 아쉬움은 너무 크다. 물론 아키라 백의 음식들을 생각하면 무난한 편에 속하지만 말이다. - 잠시나마 여운을 즐길 수 있었으니 아쉬움이 있더라도 기회가 있을때 방문해야 덜 아쉽지 않을까?
아키라 백에 속해있는만큼 완전히 가이세키 요리를 내놓을 수는 없었겠지만 한편으로 주방에서도 모든 것을 할 수 없어 일부만 내놓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도 가이세키 전문이었던 키오쿠가 사라진 것이 너무 안타까운데, 그나마 주방에 있던 인력들마저 지금은 많이 떠난 것 같아 이제는 가이세키 요리를 하고싶어도 할 수 없다고 할까?
한편 서버들도 많이 바뀌었는데, 그만큼 접객도 아키라 백 음식만큼 많이 가벼워졌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오픈 때부터 근무했었던 직원들이 가장 많이 있던 곳이었는데, 물론 나도 직장인인만큼 각자 여러가지 이유로 퇴사하거나 직장을 옮긴 것에 공감하지만 그만큼 훌륭했었던 접객이 사라진 빈 자리도 크게 다가온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